구게왕국 유적지
우리들은 6월 4일(화) 한국을 출발하여 비행기, 기차, 그리고 전용 승합차를 동원하여 6월 13일(목) 카일라스 코라의 관문인 다르첸에 도착하고, 6월 14일부터 2박 3일 동안에 카일라스의 외부코라와 내부코라를 모두 마쳤다. 날씨관계로 코라 중에 카일라스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첫날 하루뿐이었다.
5년 전, 불목하니님이 카일라스 내부코라를 할 때에는 이틀이 걸렸다고 한다. 그 때에는 5,800m에 있는 사리탑을 지나, 거의 6,000m 가까이 올랐던 모양이다. 이번 티베트 여행은 20박 21일 동안의 비교적 긴 여행이지만 워낙 범위가 넓고, 방문지역이 많아, 카일라스에 집중하기를 원했던 분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점차 티베트의 여행규제가 완화되고, 개별적인 자유여행이 가능해지면, 이번 여행을 경험 삼아, 머지않아 자신이 원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수미산 코라를 마치고 구게왕국으로 향하는 도중 비가 내리더니, 산간에서는 눈으로 변해, 밤새 내린다. 눈 덮인 고산지역의 풍광이 환상이고, 귀로에 둘러 본 마나사로바 호수 주변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된다.
한 여름인데도 아리지구에는 폭설이 내리고
마나사로바 호수 주변의 잔설
2013년 6월 17일(월)
다르첸의 남북사해반점(南北四海飯店)에서 아침식사를 한 일행은 8시 30분 경, 다시 승합차에 분승하여, 구게왕국의 유적지를 둘러보기 위해 다르첸에서 약 225Km 떨어져 있는 자다(扎达,3,650m)로 이동한다. 우리들은 다시 G219번 국도로 들어서서,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달린다. 잔뜩 흐린 하늘 아래 너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다르첸을 떠나고 나서 1시간 쯤 지난 시각, 우리들은 먼투(門土)에 이르러 검문을 받는다. 이정표가 보이고, 길가 너른 공터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순간 테베트인들의 데모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만, 군경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학생들이 운동시합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먼투 도착
10시 25분, 바얼(巴尔)에 도착하여 G219 국도를 버리고 왼쪽 지방도로로 진입하여 자다로 향한다. 잘 포장된 도로가 산간으로 이어진다. 지도에 6261m의 라지아(拉加)산이 보인다. 산허리를 잘라 만든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는데, 후둑후둑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어느 사이에 눈으로 변해 주위가 하얗게 변한다.
산허리를 크게 돌아 오르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어느새 눈으로 변해 주위가 하얗게 변 한다
도로는 고개를 넘어 평원을 달린다. 하얗게 눈 덮인 평원에 검은 야크들이 떼 지어 이동을 하고 있다. 도로는 다시 산허리를 타고 오르더니, 12시 30분 경, 우리들을 전망대로 안내한다. 안내판이 있는 전망대에 서니, 토림(土林)이 잔설을 이고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미국의 그랜드 캐넌과 흡사하다.
눈 덮인 평원과 야크 떼
다시 산허리를 타고 오르고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 본 토림
마왕당 관경대
전망대에 서면 눈 덮인 산 아래에 토림의 바다가 펼쳐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이곳이 토림으로 둘러싸인 지방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것입니다. 앞을 내다보면 황갈색의 토림과 햇빛 아래 반짝이는 눈 덮인 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토림은 반 응고된 바위로 이루어 진 것인데, 두꺼운 것은 300 미터, 얇은 것은 겨우 몇 미터에 불과하여, 각양각색의 다양한 모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전망대 안내판은 토림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자료에는 본래 바다 밑에 잠겨 있던 이 지역이 지각 변동으로 크게 융기하여 고지대를 형성하고, 오랜 세월 동안 뻘이 굳어져 바위가 되면서, 비바람에 씻겨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토림은 황혼 무렵에 보는 것이 가장 아르답다고 한다. 아래 그림은 전형적인 토림의 홍보사진을 퍼 온 것이다. 뒤로 보이는 만년설의 히말라야산맥 너머가 인도다. 5,600Km²에 달한다는 이 토림은 보는 곳에 따라 그 모양이 실로 다양하다.
홍보용 토림사진(토림)
수트레지강과 토림
전망대를 내려서서 자다로 접근한다. 고도가 낮아지며 눈은 다시 진눈깨비로 변하고, 차창 밖으로 강이 보인다. 카일라스에서 발원하여 인더스 강으로 흘러드는 수트레지강(象泉河)이다. 구게왕국은 이물을 끌어들여 목축과 보리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수투레지 강이 흐르고
1시가 조금 넘어 가랑비가 내리는 자다로 들어서고, 이어 산성주가(山城酒家)라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자 비도 멎었다. 일행은 다시 차에 올라 18Km 떨어진 구게왕국 유적지로 향한다. 매표소에서 차들이 멈추고, 움직이지를 않는다. 잠시 후, 카일라스님이 모습을 보이더니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왕궁의 보수공사로 유적지 내부는 볼 수가 없어, 겉만 둘러볼 수밖에 없다고 알려준다.
자다
입구의 돌표지
뒤돌아본 돌표지와 토림
유적지 1
유적지 2
유적지 3
유적지 4
티벳의 토번왕국(吐蕃王國)의 마지막 왕 랑다마(郞達瑪)가 암살되고 그의 아들 주지더니마(吉德尼瑪) 왕자가 권력쟁탈 전에서 패하자, 그는 라싸를 빠져나와 아리(阿里) 지역으로 도피해 새로운 왕국을 세우고, 이후 왕국을 셋으로 나누어 아들들에게 주었는데, 인도 북서부 파키스탄과 접경지역인 캐시미르의 라다크(Ladahk)왕국과 인도, 네팔과의 접경지역인 서부 티벳의 푸랑(普蘭)왕국, 그리고 구게(古格)왕국의 세 곳이라고 한다.
동서교역의 중심에 위치한 구게왕국은 700여 년 간 16명의 왕이 통치를 하고, 세력이 강할 때에는 서쪽이 캐쉬미르 일대와 지금의 파키스탄 일부까지 지배했다고 한다.
지금의 구게왕성은 10세기에서 16세기에 이르는 동안 꾸준히 증축되어, 황토산 전체를 왕궁과 사원, 방어시설, 그리고 주거지 등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게왕국은 1635년 캐쉬미르의 라다크인들의 집요한 공격에 굴복하여 멸망했다고 한다.(이상 관련자료 요약)
특히 이 왕궁에서 유명한 것은 왕실사람들의 거주지인 황토산 꼭대기의 여름궁전과 산 밑바닥에 있는 동궁(冬宮)인 지하궁전을 연결하는 비밀통로와 2Km에 달하는 회전식 취수도(取水道)를 이용하여 산꼭대기에 물을 끌어 올렸다는 시설 등이다. 하지만 뜻밖의 보수공사로 이런 것들을 보지 못하고 겉만 훑어보게 되니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일행은 구게왕국 유적지의 겉만 둘러보고, 다시 자다로 돌아와 하북원건(河北援建) 호텔에 숙소를 정한 후, 낮에 점심식사를 했던 곳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이제 여행도 절반 이상이 지나고, 티베트의 서쪽 끝까지 왔다는 안도감에서 일까? 대원들은 늦게까지 고량주를 마시며 여정(旅情)을 달랜다.
하북원건 호텔
호텔 로비 벽에 걸린 장식
(201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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