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

 

80이 넘어서 백내장수술을 받게 된 것은 발 아래 등산로가 흐릿하게 보여,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고, 그래서 좋아하는 등산을 포기하게 된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백내장수술을 받은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시기라 먼 곳을 보기위한 안경도수가 정해지지 않아 사물을 뚜렷이 보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수술 받은 눈의 제 시력이 나타날 때 까지는 한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한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초점을 맞춘 인공수정체로 교체한 이후 가까운 것들은 선명하게 잘 보여, 옛날에 보던 시집을 꺼내보니, 옛날 책 작은 글씨인데도, 보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어 놀랐다.

 

국화 옆에서

 

나는 고도근시이기 때문에 가까운 곳 보는 안경과 먼 곳을 보는 안경, 두 개를 항상 가까이에 두고, 상황에 따라 바꾸어 가며, 사용해 왔으나, 70고개를 넘어서자 근거리 안경을 쓰고도 책 읽기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5년 동안은 전자책 외에는 종이책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다시 책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 변화인가? 다시 보고 싶었던 옛날 책, 엑소더스 상, 하 두 권을 꺼내 조심스럽게 보기를 시도한다. 다 낡은 책이라 보기에도 불편하고, 60여 년 전에 출판 된 책이다 보니, 생소한 표현이 낮 설기는 하지만 원작자의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솜씨에 흠뻑 빠져, 이미 상권 읽기를 마치고, 하권을 펼쳐들고 있다

 

엑소더스 상

 

책 내지

 

요즈음의 책들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만큼 현격한 차이가 나는 열악한 책들을 보면서 지내온 우리들은 옛날 책에 대한 향수(鄕愁)를 느껴, 이를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책들을 다시 볼 수 있는 시력(視力)을 다시 갖게 되다니, 좀처럼 믿겨지지가 않는다.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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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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