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객의 정기산행

잡기 2023. 2. 15. 11:35

용마산 정상

 

70고개를 훌쩍 넘어서자, 순발력이 떨어지면서, 산악회를 따라 산행하기가 어려워진다. 최후미로 쳐져, 여러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생기다 보니, 산악회를 졸업해야할 때가 왔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산행을 접을 수도 없는 일.  그래서 집 근처의 적당한 산을 골라 혼자서라도 정기적으로 산행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여 서울 근교의 산 가운데 집에서 가깝고,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산으로 불암산(佛巖山)을 선택한다.

 

불암산은 50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크게 보면 거대한 바위 하나로 된 산이라 할 수 있어, 티베트의 6,638m의 명산 수미산(須彌山)처럼 웅장하다, 그리고 산 밑에까지 아파트와 학교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래서 유흥업소들이 없어 조용하다. 게다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그런 산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불암산(펌)

 

                카일라스(수미산)

 

불암산에는 정규등산코스가 10여 군데 있지만 나는 2014년부터,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6코스로 정상에 오르고, 4코스로 하산하여 상계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줄곧 고수해 왔다

 

이처럼 2014년부터 2021년 겨울까지 약 7년 동안 월, , , 3회 줄곧 불암산을 다녔었는데, 21년 겨울산행을 하다 보니, 웬 지 몸의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는 느낌이 들고, 인근에 멧돼지가 출현한다는 안내판을 보게 되니 겁이 더럭 난다. 하여 불암산 산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가까운 도산공원의 10.000보 아침산책으로 대신한다.

 

2022년 가을, 도봉산 만월암에서 포대능선까지, 그리고 거북골로 이어지는 단풍이 일품이라는 소리를 듣고 단풍구경에 나선다. 코스는 <도봉탐방지원센터 만월암 포대능선 정상 주봉 - 거북바위 도봉탐방지원센터>으로 산행거리는 7Km,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인데, 3.6Km정도의 구간은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포대정상 가는 길의 단풍

 

1년 가까이 산행을 안 하다가, 옛날 생각만하고 떠난 단풍구경은 11시경에 도봉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13시경에 도상거리 2,5Km 떨어진 만월암에 도착하고, 만월암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신선봉, 주봉 갈림길에 도착한 시간이 1520분경이다. 이곳에서 잠시 망설인다. 예정대로 주봉을 지나 거북바위 계곡으로 진행하면 해지기 전의 하산은 불가능하겠다.

 

어쩔 수 없이 마당바위 쪽으로 하산기로 하고, 1735분경에 도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치고, 충격에 빠진다. 1년 가까이 산행을 중단하고, 공원산책으로 대신한 결과가 이런 것인가? 아니면 80고개를 넘어서고 보니 1년도 안되어 그 만큼 늙었다는 이야기인가? 아마도 두 가지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한다. 그렇다면 산행을 포기한 결정이 너무 성급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 앞으로는 주 2, 2시간 정도 산행을 계속해볼 생각이다.

 

이제 6코스 등정, 4코스 하산의 불암산 산행은 무리인 것 같아 제외하고, 용마산과 아차산둘레길을 선정하여 정기산행지로 삼으려고 한다. 참고로 정기산행지로 선정한 용마산과 아차산둘레길의 트레킹코스와 통계자료를 올린다.

 

                             용마산 트랙과 통계

 

                              아차산둘레길 트랙과 통계

 

 

(2023. 2. 10.)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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