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 속의 천황봉, 향로봉, 구정봉
2010년 2월 9일(토)
송암산악회 안내로 땅끝기맥 세 번째 구간을 간다. 맹위를 떨치던 입춘추위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자정에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산악회버스를 기다리려니 몹시 춥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한다. 오늘 참여인원은 3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다. 산악회에서는 명산인 월출산을 지나는 구간이라 맥꾼들 외에 일반인들의 참여를 기대했으나 여의치가 못한 모양이다. 하기야 무박으로 명산을 가겠다는 사람이 있겠는가?
산행지도
오늘은 월출산 국립공원의 출입금지 구역을 지나야한다. 김동화 회장은 아직까지 이곳에서 과태료를 징구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별일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선두로 밤재에 내려서던 대원 세 사람이 적발되어 50만원씩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땅끝기맥을 하는 산꾼들이 밤재에 내려선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감시요원들이 차량 3대를 동원, 밤재에서 대기하다, 차량 당 한 사람씩 3사람을 적발하고 철수를 했다고 한다.
고래대장이 GPS로 측정한 불치재에서 밤재까지의 실제거리는 17.5Km라고 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5:17) 산행시작-(05:38) 337m봉-(05:47) 묘-(05:51) 누릿재-(05:55) 출입금지 팻말-(06:21) 산죽밭-(06:35) 묘-(06:57) 밧줄 걸린 직벽-(07:31) 경포대 삼거리(07:39) 통천문 삼거리-(07:45) 통천문-(07:52~07:54) 천황봉 정상-(07:59) 흔들바위-(08:28) 남근석-(08:32) 바람재-(08:42) 베틀바위 갈림길-(08:44~08:59) 베틀바위/식사-(09;03) 구정봉-(09:06) 향로봉 삼거리-(09:37) 헬기장-(09:39) 미왕재-(09:41) 헬기장-(09:42) 갈림길, 우-(09:43) 묘 2기-(09:47) 대나무 울타리/출입금지-(09:51) 425m봉-(10:13) 430m봉-(10:29) 도갑산-(10:34) 도갑재-(11:25) 주지봉 갈림길-(11:30) 330m봉-(11:34) 전망바위-(11:50) 352m봉-(12:02~12:12) 묘 2기/휴식-(12:20)월각재-(12:47) 월각산 삼거리-(12:48) 전망바위-(13:00) 383m봉-(13:13) 밤재 갈림길-(13:23) 바위가 있는 봉-(14:06) 국립공원 표지말뚝-(14:08) 대나무 울타리/출입금지-(14:12) 묘 1기-(14:14) 밤재』식사 및 휴식 25분 포함, 총 8시간 5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새벽 3시 30분 경 백양사 휴게소에 도착하여 전주 콩나물 국밥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버스는 5시가 조금 넘어, 들머리인 불치재에 도착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서둘러 버스에서 내린다. 쌀쌀한 날씨에 하늘에는 반달이 높다랗게 걸려있다. 5시 17분, 출입금지 안내판 옆,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에서 내려 본 들머리 주변
산행시작
절개지를 오르니 뚜렷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지다 점차 가팔라진다. 5시 38분, 337m봉에 오르니, 화요맥에서 함께 산행을 했던 죽천대원의 표지기가 보인다. 반갑다. 5시 47분, 묘1기를 지나고, 4분 후,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누릿재인 모양이다.
337m봉
5시 55분, 출입금지 차단물을 우회하여 안으로 들어선다. 한 동안 임도같이 너른 길을 편하게 걷다, 이윽고 잡목 숲으로 들어서고, 이어 키를 넘는 산죽 밭을 통과한다. 앞서 걷던 여자대원이 안경을 잃었다며 당황해한다. 산죽대에 걸려 안경이 벗겨진 모양이다. 대원들이 멈춰 서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핀다. 드디어 뒤따르던 대원이 안경을 찾고, 멈췄던 행렬이 다시 움직인다.
키를 넘는 산죽 밭.
6시 35분, 커다란 석물이 있는 묘를 지나고, 양면석불 갈림길은 어둠 속에서 모르고 지나친다. 이어 암릉지대로 들어서서,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밧줄이 걸린 짧은 직벽을 통과한 후, 또 다른 암봉은 왼쪽으로 우회한다. 여명이 시작된다. 동녘하늘이 붉어지고, 암봉들의 윤곽이 들어난다.
여명
암봉들의 윤곽이 들어나고
좌우로 우회한 암봉
암릉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연실봉, 매봉, 사자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우람하다. 안부를 지나 전망대에 오른다, 천황봉과 향로봉,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월출산 주능선이 뚜렷이 모습을 보인다. 7시 31분, 출입금지 울타리를 우회하고, 이정표가 있는 경포대 삼거리를 지나 천황봉으로 향하다, 사자봉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본다.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은 곳곳에 얼음이 얼어 있어 미끄럽다.
어둠 속에 모습을 보이는 오른쪽 암봉
천황봉
향로봉,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경포대 삼거리 이정표
일출
7시 39분, 통천문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고 나무계단을 올라, 천황봉의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을 지난다. 다시 계단길이 이어지고, 7시 48분, 천황봉 0.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암벽 앞에서 남쪽으로 일남저수지를 굽어보고, 이어 전망바위에 올라, 북동쪽으로 영암읍을 내려다본다. 암릉길을 오른다. 바람이 거세고 서리가 내린 암릉이 미끄럽다. 7시 52분, 천황봉(812.7m)에 오른다.
통천문
일남저수지
영암읍
정상의 동판지도
정상석과 삼각점을 카메라에 담고, 조망 안내판의 도움으로 월출산의 서쪽 경관을 둘러본다. 맑은 날씨에 시계는 좋은 편이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몹시 춥다, 서둘러 하산을 하다 흔들바위를 카메라에 담는다.
정상석
삼각점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노적봉과 목포 앞바다
강진방향의 조망
흔들바위
한동안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서고,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잠시 뒤를 돌아본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우뚝 선 천황봉과 그 주위의 기암들이 아름답다. 8시 28분, 남근석을 지나고, 4분 후, 이정표가 있는 바람재 삼거리에 이른다. 바람이 여전히 거세게 분다. 2003년, 처음 월출산에 왔을 때도 바람이 심하더니, 오늘도 마찬가지다.
뒤돌아 본 천황봉과 기암
남근석
8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베틀굴 갈림길에서 베틀굴로 향한다. 8시 44분, 베틀굴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 바람을 피해, 굴속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후미대장과 또 한사람의 대원은 떡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는 춥다며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혼자 남아 어한주를 마시고 라면을 먹는다. 15분 동안에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일행들 뒤를 쫓는다.
베틀굴 안내판
베틀굴
9시 3분, 구정봉에 오르지만 아무도 없는 바위에 바람만 거세다. 서둘러 향로봉과 첫 번째 얼어붙은 바위 웅덩이를 카메라에 담고, 암봉을 내려선다. 9시 6분, 이정표와 산행안내판이 있는 향로봉 아래, 삼거리에 이르러 뒤돌아 지나온 천황봉과 암봉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문자 그대로 형형색색의 기암들로 이루어진 만물상이다. 등산로는 향로봉을 오른쪽으로 10여 분간 우회더니 이윽고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능선을 따라 내리며 노적봉(586m)과 주지봉(490.7m)을 카메라에 담는다.
구정봉에서 본 향로봉
얼어붙은 물 웅덩이
뒤돌아 본 천황봉과 지나온 길
산행 안내판
노적봉
주지봉
9시 24분, 억새밭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앞선 대원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는 암릉길을 오르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정면으로 보이는 묘한 모양의 기암을 당겨 찍는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월각산(456m)과 멀리 밤재 너머 별매산(465)이 바라다 보인다. 9시 37분,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 미왕재를 굽어본다. 저 앞에 후미대장의 모습이 보인다.
억새밭 0.6Km를 알리는이정표
당겨찍은 정면 기암
월각산과 별매산
미왕재
9시 39분, 미왕재 삼거리에서 직진하고, 출입금지 팻말 앞에서 잠시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목책을 넘어 헬기장을 지나서 무심히 뚜렷한 길을 따라 내린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무성한 산죽 밭 속으로 이어진다. 방향이 이상하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니 오른쪽으로도 억새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이고, 그 끝으로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심히 들어섰던 왼쪽 길은 무이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출입금지
지나온 길
9시 43분, 묘 2기를 통과하고, 3분 후, 도갑주차장 3.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자, 츨입금지 표지판이 걸려있는 대나무 울타리가 길을 막는다. 울타리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을 이어간다. 이제까지의 암릉과 달리 부드러운 육산길이다. 9시 51분, 425m봉에 올라, 왼쪽으로 성전저수지와 월각산을, 그리고 정면으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 후, 왼쪽으로 내려선다.
성전저수지와 월각산
가야할 능선
9시 59분, 도갑주차장 3.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가볍게 오르내리는 능선을 따라 걸으며 좌우의 조망을 즐긴다. 이어 도갑주차장 3.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430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산죽밭 능선을 오르면, 도갑산 정상(375.8m) 이다. 준.희 님의 정상표지판이 없으면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인 평범한 봉우리다. 정상에서 성전저수지 뒤편의 백운동을 굽어본다.
도갑저수지와 도갑리
도갑산 정상
성전저수지와 백운동
도갑산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10시 34분, 이정표가 있는 도갑재를 지나고,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지루하게 오르고 내린다. 키를 넘는 산죽밭을 지나고, 능선을 좌우로 우회하는 가하면, 좁은 날등 능선을 지나 펑퍼짐한 안부에 내려선다. 11시 25분, T자 능선에 오른다. 좌우 양쪽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오른쪽은 주지봉로 이어지는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진행하여, 33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서, 동남방을 향한다.
도갑재 이정표
주지봉 갈림길에서 좌
11시 33분, 전망바위에 올라, 북서쪽으로 주지봉을, 북동쪽으로 월출산을 바라 본후, 이어 능선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본 능선으로 진입하여 봉우리에 오른다. 준.희 님이 걸어놓은 352m봉 표지판이 보인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묘 2기가 앞을 막고, 오른쪽 내리막길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정면으로 월각산이 지척이다. 무덤가에 앉아 월각산을 바라보며 10분 동안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든다. 월각산 쪽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전망바위애서 본 월출산
주지봉
352m봉
12시 20분, 월각재에 내려서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산죽밭을 통과한다. 12시 47분, 이정표가 있는 월각산 삼거리에 오른다. 인근 지역에서 올라 온 등산객들인 모양이다. 젊은 남녀 등산객들이 월각산으로 오르는 능선에 모여 앉아 버너를 피워놓고 점심준비를 하느라 떠들썩하다. 이들을 헤집고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난 월각산으로 오르려다 단념하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산행을 시작한지 7시간이 넘어, 지치기도하고, 2시 30분 전에 하산을 하려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월각재
월각산 삼거리
12시 48분, 전망바위에 서서, 왼쪽으로 월각산을 바라보고, 성전저수지와 백운동을 가깝게 굽어본다. 1시 정각, 383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능선을 따라 걸으며, 왼쪽으로 다시 아름다운 월출산을 바라본다. 1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밤재 갈림길에서 오른쪽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340도 방향으로 주지봉을, 그리고 20도 방향으로 월각산과 멀리 추월산을 바라본 후, 남쪽의 월평제, 밤재와 다음 구간에 가야할 별매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전망바위에서 본 월각산
성전저수지와 백운동
능선길에서 본 월출산
밤재 갈림길 이정표
340도 방향의 주지봉
밤재와 별매산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서자, 이후는 부드러운 산책로가 이어진다. 동백나무 숲을 지나고 등산로는 이리구불 저리구불 여러 차례 방향을 바꾼다. 2시 6분, 국립공원 표지 말뚝을 지나고, 2분 후, 입산금지 표지판이 걸린 대나무 차단막을 우회한다. 이어 묘 11기가 모여 있는 묘역을 지나, 2시 14분, 2번국도가 지나가는 밤재에 내려선다.
가파른 암릉길
동백나무 숲
밤재 이정표
도로변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오르니 자리가 많이 비어 있는 것이 분위기가 이상하다. 선두 세 사람이 국립공원 감시요원들에게 적발되자. 김동화 회장이 하산하지 않은 대원들에게 전화를 해서, 마루금을 벗어나라고 지시를 하고, 아울러 방금 하산한 후미대장을 산으로 되 올려 보냈다고 한다. 이윽고 대피했던 대원들이 입이 잔뜩 부어 도착하자, 버스는 3시 26분, 인근 식당으로 향한다. 대원들은 3시 36분, 서창휴게소에 도착하여 한 상 그득히 차려주는 백반으로 식사를 한다. 술을 안 하는 김동화 회장이 식사를 일찍 끝낸 모양이다. 4시에 버스가 출발한다며, 식사가 덜 끝난 대원들을 또 한바탕 몰아세운다.
서창휴게소
(201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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