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본 달마산 정상
칼날능선,
하얀 항적을 그리며 땅끝마을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
2010년 4월 29일(목)
4월 하순인데 날씨가 요상하다. 비가 잦고, 기온이 뚝 떨어져, 강원도 산간에는 함박눈이 내린다고 한다. 바람마저 심해 서울에서의 체감온도는 영하로 떨어진다. 이런 날씨 때문에 당초에는 27일(화) 해남에 내려가 일박하고, 28일(수)에 땅끝기맥 마지막 구간을 산행하려던 계획을 하루 미루어 28일, 5시 55분 발 해남 행 버스에 오른다. (요금 20,300원)
버스가 기흥을 지날 무렵부터 비가 몹시 쏟아진다. 와이퍼가 차창에 흐르는 빗물을 닦아내느라 분주하고, 승객 댓 명을 태운 버스 안이 썰렁하다. 기사양반이, “에어콘을 킬 때인데 히터를 켜야겠네요.”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난방을 시작한다. 버스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빗방울이 가늘어 지기는 하지만 광주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비는 여전하고, 도로변에는 “강풍주의”의 붉은 경고등이 점멸한다.
해남지방에는 밤부터 비가 그치고, 29일에는 구름이 많은 날씨에 바람도 심하지 않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출발한 것인데 이처럼 비가 그칠 줄 모르니, 은근히 걱정이어, ‘하루 더 연기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깜박 잠이 든 모양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버스는 해남으로 들어섰고, 다행히 비는 내리자 않는다. 10시 25분 경, 버스는 터미널에 도착한다. 바람에 밀렸나? 예정보다 30분 이상 빨리 도착했다.
버스터미널 부근의 남도모텔에 투숙한다.(25,000원) 찜질방이 싸서 좋기는 한데 잠을 잘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번에는 잠을 제대로 자 보려고 모텔에 투숙한 것이다. 4시 30분, 알람소리에 잠이 깨고, 5시 15분, 모텔을 나선다. 벌써 사위가 밝아오는 느낌이다. 비는 말끔히 개었고, 바람도 강하지 않아 다행이다.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떡으로 식사를 하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는다.
매표소에서 표 파는 아가씨는 닭골재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한다. 지도를 보여주자, 이번에는 요금을 얼마를 받아야 할지 난감해 한다. 남창까지 표를 끊으라고 하니 꽤나 미안해 한다.(2,800원) 6시 10분 발, 남창 행 버스승객은 시골 아주머니 한 분과 나뿐이다. 기사 양반에게 닭골재에서 내려달라고 하자, 닭골재가 어딘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아주머니가 어느 지점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비로소 감이 잡히는 모양인지, 어디서 온 양반인데, 새벽부터 혼자 배낭을 메고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서울서 어젯밤 해남에 내려와 일박하고, 오늘 닭골재에서 달마산을 거쳐 땅끝까지 간다고 하니, 놀랍다는 표정으로 흘끗 돌아본다.
버스가 두어군데 마을에 들러, 아주머니들이 타고 내린다. 중년의 기사양반은 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계속 닭골재의 위치를 물어 확인한다. 6시 40분, 버스는 고개 마루턱에 이르러 멈춰 선다. “닭골재에 다 왔습니다. 조심해서 산 타시구요” 정확한 장소에 내려주려는 기사양반의 성의가 피부로 느껴진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린다.
버스는 떠나고 고개마루턱에 혼자 남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낮선 곳에 혼자 떨어지면 외롭다. 도로 저편으로 완도의 숙승봉이 우뚝하다. 오른쪽 절개지 위,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보인다. 정확한 지점에서 하차한 것이다. 하지만 절개지가 가파르고 풀이 늘어져 있어 몹시 미끄럽겠다. 절개지 낮은 곳을 향해 되돌아 고개를 내려선다. 도로 건너편에서 인부들이 둘러서서 맨손체조를 하고 있다. 작업 전에 몸을 풀고 있는 모양이다. 반갑다.
닭골재
도로공사장 인부들이 맨손체조를 하고 있다.
절개지 낮은 곳에서 수로를 따라 올라, 6시 43분, 표지기들이 걸린 산길로 들어선다. 오늘 구간은 도상거리로 18Km 정도다. 하지만 바람재에서 도솔봉까지 약 6Km 구간이 암봉의 연속이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산악회 무박산행에서는 보통 10시간 정도에 주파하지만, 지도상의 봉우리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혼자 산행하는 산꾼들은 통상 12시간 정도가 걸리는 구간이다. 땅끝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광주행 막차시간이 6시 15분이다. 이걸 놓치면 당일 귀가가 불가능함으로 6시 15분 전에 땅끝마을에 도착해야한다. 하루 종일 이 부담감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자유로워지려면 아직 멀었다. 늦으면 땅끝마을에서 하룻밤 잔다는 생각은 왜 못하나?
수로를 따라 능선으로 향하고
능선 진입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6:40) 닭골재-(06:43) 등산로 진입-(06:47) 경주김공 묘-(06:50) T자, 좌-(06:59) 139m봉-(07:01) Y자, 우-(07:16) 편백나무 숲-(07:17) 작은 닭골재-(07;20) 임도 갈림길, 좌-(07:23) 헬기장-(07:33~07:40) 227m봉/휴식-(07:46) 바람재-(07;56) 암릉 시작-(08:08) 암벽 오른쪽 우회-(08:40) 434m봉-(09:35~09:38) 불선봉-(09:45) ‘달마산 중간’ 표지판-(09:56) 이정표/통천문 아래-(09:58) 통천문-(10;01) 문바위 뒤편-(10:10~10;20) 문바위 사거리/간식-(10:31) 작은샘능선 안부-(11:12) 대밭 삼거리-(11:20) 471m봉-(11:44) 450m봉-(11:55) 하숙골재-(12:09) 떡봉-(12:35) 359m봉-(12;57) 도솔암 갈림길-(12:59) 도솔암-(13:05) 헬기장 갈림길, 직진-(13:16) 중계소 입구-(13:18) 정상석 확인하러 마루금 역주행 -(13:32~14;03) 중식-(14:04) 중계소 입구 회귀-(12:05) 갈림길, 우-(12;10) 도솔봉 정상석-(12:24) 시멘트도로-(14:26) 갈림길, 직진-(12:30) 산책로 팻말, 좌-(12:34) 헬기장-(14:45) 264m봉-(14:51) 남평문공 묘-(15;08) 241m봉-(15:25) 247m봉-(15;45) 헬기장‘/시멘트도로-(15:48) 갈림길, 좌-(15:54) 232m봉-(15:56) 호화묘, 좌-(16:17~16;22) 225.4m봉/휴식-(16:30) 갈림길, 좌-(16:50) 납골당-(17:02) 160m봉-(17:07~17:09) 갈두재-(17:17) 임도, 좌-(17:19) 호화묘-(17;28) 팔각정-(17:37) 사거리 안부-(17;42) 주차장-(17:54) 땅끝마을 선착장』중식 및 휴식 52분 포함, 총 11시간 4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잘 정비된 뚜렷한 등산로를 서둘러 오른다.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맑은 날씨다. 6시 47분, 경주김공 묘를 지나고, 3분 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곳곳에 철쭉이 화사하고, 울창한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의 연두 빛 신록이 상큼하다. 기분이 더 없이 상쾌하다.
아름다운 산길
6시 59분, 오른쪽에 보이는 묘 4기를 지나 139m봉에 오르고, 2분 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안부에 내려섰다, 출입금지 표지가 보이는 사유지를 로프를 따라 진행한다. 7시 16분,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통과하고, 1분 후, 작은 닭골재인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시멘트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걷고, 7시 20분, 임도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올라, 3분 후 헬기장을 통과한다.
130m봉
출입금지 표지가 있는 사유지
측백나무 숲
작은 닭골재
7시 33분, 227m 관음봉에 오른다. 정면으로 달마산 암봉이 우뚝하고 뾰죽뾰죽한 암릉이 험상궂은데, 왼쪽으로는 아침 안개 속에 둥실 떠 있는 것 같은 완도는 평화롭기만 하다. 227m봉에서 겉옷을 벗고 얇은 윈드 재킷으로 갈아입은 후, 물을 마시며 약 7분간 휴식을 취한다.
달마산 암봉
봉우리를 내려서서 안부를 지난 후, 철쭉 능선을 오른다. 간간이 가시넝쿨이 발목을 휘감고, 잡목가지가 얼굴을 때린다. 등산로 주변을 잘 정비한 지금도 이정도 이니, 그 이전에는 어떠했을까를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7시 46분, 바람재 임도를 건너 능선에 오른다.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와 완도가 아까보다는 뚜렷한 윤곽을 드러낸다.
다도해와 완도
7시 56분, 암릉으로 들어선다. 닭골재에서 출발 한 후, 1시간 15분 정도 경과한 시점이다. 등산로는 험준한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가파르게 오르며 고도를 높인다. 8시 8분, 이번에는 등산로가 깎아지른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한차례 떨어졌다 능선으로 진입한다. 이어 조망이 좋은 암릉에서 가야할 434m봉 바라보고, 보다 더 넓게 보이는 바다를 굽어본다.
험한 암릉을 왼쪽 우회하고
깎아지른 암벽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우회한다.
가야할 암릉
오른쪽으로 우회한 암봉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들과 완도
8시 24분, 밧줄이 걸린 암릉을 오르고, 8시 40분, 434m봉에 오르니, 정면으로 달마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힘차게 흐른다. 뒤를 돌아보면 두륜산, 대둔산, 위봉, 그리고 410m봉들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8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송촌 갈림길 안부에 내려선다. 관음봉 능선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불선봉까지의 거리가 2.0Km라고 알려준다. 송촌 쪽 방향으로 마치 외계인처럼 생긴 기암 하나가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434m봉에서 본 달마산 정상
두륜산, 대둔산, 그리고 위봉
관음봉 능선 이정표
외계인처럼 생긴 기암
9시 4분, 또 다른 암봉에 올라, 달마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모처럼 부드러운 능선길을 굽어보고, 10분 후, 지도상의 달마산인 470m봉에 올라, 눈앞의 불선봉을 가까이 보고,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본다. 9시 35분, 돌탑, 이정표, 그리고 조망안내판이 있는 불선봉(512m)에 오른다. 조망이 뛰어나다. 다도해와 완도, 미황사를 굽어보고,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 후, 9시 38분, 불선봉을 내려선다.
달마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
470m봉에서 본 불선봉
470m봉에서 본 434m봉과 지나온 길
불선봉 돌탑,
이정표
당겨 찍은 미황사
다도해와 완도
조망안내판
뒤돌아본 불선봉
다시 암릉길이 이어지고 북서풍이 거세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암봉을 넘어서자 길섶에 해남소방서의 표지판이 떨어져 있다. 9시 47분, 밧줄이 걸린 암릉구간을 통과 하니 커다란 문바위가 우뚝 앞을 막아선다. 9시 50분, 긴 계단을 내려서며 다도해를 굽어보고, 9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통천문 아래로 내려선다.
해남소방서 표지판
문바위
문바위 옆으로 보이는 윤도산과 백일도, 흑일도
통전문 아래 이정표
통천문 위로 남근석이 하늘을 찌를 듯 힘차게 솟아있다. 9시 58분, 통천문을 지나, 문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10시 1분, 표지판이 걸린 문바위 뒤편을 지난다. 이어 계단길을 통과한 후, 10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문바위 사거리에 내려서서,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그늘에 앉아 간식을 들며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통천문을 지나고
통천문 위의 남근석
문바위 사거리 이정표
10시 21분, 꿀맛 같은 휴식을 끝내고, 칼날 같이 날카롭게 솟은 바위들을 좌우로 우회한다. 10시 33분, 이정표가 있는 작은샘 능선안부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미황사다. 불선봉에서 0.8Km 떨어진 지점이고,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45분이 걸렸다. 직진하여 작은 너덜을 지나고, 밧줄이 걸린 암릉을 통과한 후, 뒤돌아 만물상 같은 기암들을 돌아본다.
작은샘 능선 이정표
만물상 같은 기암들
시야가 탁 트인 암릉길이 이어진다. 가야할 방행으로 멀리 중계탑이 있는 도솔봉을 바라보고, 뒤돌아 문바위와 지나온 능선, 그리고 왼쪽으로 다도해의 백일도외 흑일도를 바라본다. 11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대밭 삼거리에 내려선다. 오른쪽은 역시 미황사 방향이다. 직진하여 밧줄이 늘어진 암릉을 오른다. 산벚꽃 나무 한 그루가 하얀 꽃으로 덮여있다. 11시 20분, 전망 좋은 471m봉에 올라, 숙승봉, 백운봉,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완도의 산줄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안부에 내려선 후, 밧줄을 잡고 가파른 암릉을 오르고, 나무계단을 지나, 11시 44분, 450m봉에서 도솔봉을 가까이 본다.
문바위와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과 도솔봉 중계탑
대밭 삼거리
가까이 본 완도의 산줄기
밧줄이 걸린 암릉
450m봉을 내려선다. 돌 많은 길이 이어지더니 가파른 흙길로 변한다. 11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하숙골재에 내려선다. 산죽밭 사이로 잘 정비된 등산로가 이어진다. 다시 아기자기한 암름을 오르며 뒤돌아 450m봉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9분, 이정표가 있는 떡봉(442m)에 오른다. 지도상의 도솔봉이다. 하지만 실제 도솔봉은 저 앞에 보이는 중계탑이 있는 봉우리라고 한다. 300도 방향으로 혜원저수지와 남해가 펼쳐진다.
하숙골재 이정표
뒤돌아 본 450m봉
떡봉 이정표
가까이 보이는 도솔봉 중계탑
300도 방향의 조망
부드러운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일반등산로인 모양이다. 12시 29분, 마주 내려오는 등산객을 만난다.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다. 무척 반갑다. 12시 35분, 359m봉에 올라 160도 방향으로 윤도산을 굽어보고, 8분 후, 밧줄이 걸린 암릉을 올라 능선으로 진입한다. 도솔암 요사채와 우회로가 보인다. 등산로는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12시 57분, 도솔암 갈림길에 이른다. 잠시 오른쪽 도솔암 쪽으로 진행하여, 도솔암과 도솔암 연혁을 카메라라에 담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너른 임도를 따라 도솔봉으로 향한다.
윤도산
도솔암 갈림길
도솔암
도솔암 연혁
1시 5분, 팻말이 걸려있는 헬기장 갈림길에서 편안한 임도를 따라 직진한다. 임도는 우횟길이고, 헬기장 쪽으로 들어서는 것이 마루금 능선으로 진입하는 길인데, 무심히 지나치고 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바람이 거세지만 임도를 따라 편하게 걷는다. 1시 16분, 도솔암 입구 표지판, 달마산 등산 안내도 등이 있는 중계소 입구로 나온다. 시멘트도로가 중계소로 이어지고, 공터에 차량 몇 대가 세워져 있다.
달마산 등산 안내도.
달마산 등산 안내도를 들여다 본 것이 잘못이다. 등산안내도의 현 위치는 도솔봉을 지나온 곳이다. 중계탑 있는 곳이 정상이니 당연하다. 혹시 중계탑 부근에 정상석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중계탑 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역 방향으로 진행한다. 산길은 철조망을 따라 이어지며 가볍게 오르내린다. 오른쪽으로 중계탑을 지나 12시 24분, 작은 둔덕에 올라서니, 정상석은 없고, 저 아래에 헬기장이 보인다. 할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서다, 1시 32분, 바람을 막아주는 길가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도솔봉 정상석을 확인한 답시고, 귀중한 17분을 허비한 셈이다.
정상석 확인을 위해 도솔봉 쪽으로 역주행
약 30분 동안 떡과 컵라면으로 점심식사를 즐기고, 2시 3분, 중계소 입구로 나와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라 내리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서 빽빽한 철쭉 능선을 오른다. 뒤를 돌아보니 중계소 입구와 도솔봉, 그리고 중게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2시 10분,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 오르니, 한 구석에 정상석이 보인다.
뒤돌아본 중계소
도솔봉 정상석
거친 철쭉능선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2시 24분, 시멘트도로에 이르고, 이어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왼쪽 넓은 길은 윤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도로 왼쪽으로 통호리 일대와 흑일도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2시 30분, 땅끝 전망대 진입산책로 팻말이 세워진 곳에서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이어 4분 후,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아름다운 산책로를 빠르게 진행한다.
시멘트 도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리며 본 왼쪽 조망
아름다운 산책로
2시 45분, 264m봉에 오르고, 6분 후, 남평 문공과 죽산 안씨 부인의 합장묘를 지나, ‘미황사 천년 역사길’이라는 팻말 만난다. 3시 8분, 아무 표시도 없는 삼각점이 있는 241m봉을 지나고. 이어 부드럽고 순한 길을 빠르게 달린다. 3시 24분,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며, 뒤돌아 도솔봉을 카메라에 담고, 1분 후, 준,희 님의 표지판이 걸려있는 247m봉에 오른다.
뒤돌아 본 도솔봉
247m봉
3시 45분, 헬기장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를 건너, 너른 임도로 들어선다. 3분 후,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진입한다. 이어 김해 김씨 묘를 지나고, 3시 54분, 232m봉에 오른 후, 오른쪽으로 2분 내려서니, 넓은 묘역에 호화롭게 치장한 가족묘를 만난다. 호화 묘 앞에서 임도는 끊어지고, 등산로는 왼쪽 숲으로 이어진다.
호화묘
4시 17분, 225.4m봉에 오르니, 나뭇가지 사이로 땅끝 전망대가 보인다. 목적지가 멀지 않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길가에 배낭을 내려놓고 약 5분 간 휴식을 취한다. 순탄한 길을 빠르게 걷다보니 목도 마르고 많이 지치는 느낌이다. 이어 밀양박공의 합장묘로 이어지는 너른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4시 32분, 전주 이씨 부인의 외로운 묘를 지나고, 2분 후, 쌍묘가 있는 묘역에서 땅끝 전망대를 카메라에 담는다.
묘역에서 바라본 땅끝 전망대
4시 50분, 납골당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를 건너, 5시 2분, 160m봉에 오른 후, 다시 5분을 더 걸어, 7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갈두재로 나온다. 도로를 오른쪽으로 따라 올라 마루턱으로 향한다. 고개 마루턱 직전, 왼쪽 시멘트 옹벽 위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하지만 도로변 수로를 따라 쌓은 옹벽이 높아 혼자 힘으로 오르기가 어렵겠다. 할 수 없이 철책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와 철책을 잡고 옹벽에 오른 후 표지기들이 걸린 곳에서 희미한 발자취를 따라 절개지를 올라 임도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테마파크호텔이 보인다.
납골당
갈두재 산책로 표지판
철책 잡고 옹벽을 오르고
공사를 재개하는 테마파크호텔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5시 19분 호화묘를 지나, 팔각정이 있는 168m봉으로 이어지는 긴 계단길을 오른다. 5시 28분, 팔각정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남쪽으로 전망탑이 가깝고, 북동쪽으로 멀리 도솔봉이 아득한데, 북서쪽으로 송호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땅끝마을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한 척이 긴 항적을 그리고 있다.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광이지만 마음은 몹시 바쁘다. 광주행 막차 시간인 6시 15분 까지는 이제 40분 정도가 남았다.
계단길
팔각정
멀리 도솔봉과 지나온 능선
송호리 해수욕장 방향
뛰듯이 나무계단을 달려 내린다. 5시 37분, 땅끝 탐방로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안부에서 직진하여 주차장에 오른다. 이때의 시각이 5시 42분이다. 전망대가 있는 사자봉에 올랐다, 땅끝 탑을 거쳐, 버스정류장이 있는 갈두선착장까지 가려면 시간이 부족하고. 땅끝 전망대와 땅끝 탑은 가족들과 함께 두 어 차례 둘러 본 곳이기도 하여, 아쉽지만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기로 하고, 도로로 따라 땅끝마을로 향한다.
땅끝 탐방로 안내판
주차장에서 본 전망탑
하산 길
도로를 따라 내리다, 오른쪽의 지름길을 택해, 5시 50분, 모노레일 승강장에 내려서고, 4분 후, 버스정류장이 있는 선착장에 이른다. 이제 표를 사고, 화장실에서 간단히 땀을 씻고 버스에 오르면 된다. 승차권을 파는 슈퍼로 들어선다. 어린아이가 계산대에 앉아 있다. 6시 15분, 광주 직행표가 얼마냐고 묻는다. 6시 15분에는 차가 없고, 6시 40분 발 막차가 해남을 거쳐 광주로 간다고 한다. 모르는 사이에 버스시간이 변경된 모양이다. 맥이 빠진다.
모노레일 승강장
선착장
14,300원을 주고, 표를 끊는다. 광주까지 2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근처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버스 출발시간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간단히 식사를 하려고 근처 식당을 찾는다. 어찌된 일인지 모두 문이 잠겨 있다. 겨우 한 군데 문이 열린 집을 찾아드니, 오늘은 동네에 초상이 나서,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다.
포구
할 수없이 슈퍼에 들러 맥주를 주문하고 남은 떡으로 요기를 한다. 6시 40분에 3 사람의 승객을 태운 버스는 해남에 들러 여러 명의 손님을 더 태우고, 9시에 광주에 도착한다. 광주에서 9시 20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고(23,700원) 토스토와 캔 맥주를 사들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12시가 조금 넘어 센트럴 시티 터미널에 도착하고, 택시로 집에 오니(5,000원) 1시가 채 못 된 시각이다.
(2010.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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