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마을을 지나며 본 국사봉

활성산 오르다 본 월출산

 

송암산악회를 따라 땅끝기맥 두 번째 구간을 간다. 가시넝쿨, 잡목, 그리고 벌목지대 등 땅끝기맥의 악명을 높여 준 대표구간이다. 지난해 3월, 이 구간을 산행한 고래대장의 기록을 보면, GPS로 측정한 실제거리는 약 23.8Km, 중식 및 휴식시간 47분을 포함한 총 산행소요시간은 11시간 44분이다. 고래대장이 본래 마루금에 충실하고 산행시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거리에 비해 시간이 이처럼 많이 걸린 것도 역시 악명 높은 이 구간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개념도

지난번 첫째 구간에서 함께 동행 했던 추장호 씨에게 3가지 신기록을(산행 중 식사시간 외에는 한 번도 쉬지를 못하고, 제한시간을 초과하여, 꼴찌로 도착) 세우게 했더니, 이 양반 이번에는 함께 가겠다는 소리가 없다. 민폐를 끼치는 것이 부담이 됐던 모양이다. 산악회는 이번 구간의 산행시간을 약 10시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래대장의 기록을 감안할 때, 내 경우라면 12시간 이상이 걸릴 터이니, 고민이다.

 

추장호 씨처럼 깨끗이 포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이미 시작한 것이니 해볼 때가지 해보는 것이 옳은 건지? 좀처럼 판단이 서지 않는다. 포기를 해 버리면 간단하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궁여지책으로 짜낸 묘안이라는 것이, 송장고개에서 활성산 근처까지의 약 5Km의 구간은 마루금을 포기하고, 시멘트도로를 걸어 마루금을 제대로 밟는 선두와의 시간차를 줄이기로 작정을 하고, 비로소 산행신청을 한다.

 

2010년 1월 30일(토).
산행지인 장흥 일대에 비가 내리고, 이 비는 내일 오전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다. 한밤중에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잡목 숲을 헤쳐 나간다고 생각하니 정나미가 떨어진다. 못 간다고 연락을 할까? 아니지, 이제까지 대간이나 정맥, 기맥을 하면서 눈이나 비가 온다고 산행을 거른 적이 없었지.... 11시 45분, 서초구청 구민회관 앞으로 나간다. 5~6명의 대원들이 모여든다. 수지 정류장은 그냥 통과한다. 오늘 참여인원은 30명 정도라고 한다.

 

버스는 정안 휴게소에서 한 차례 쉰 후, 3시 30분 경, 백양사 휴게소에 도착한다. 비가 그쳐 다행이다. 식욕이 있을 턱이 없는 시간이지만 전주 콩나물 국밥을 주문한다. 버스는 5시 30분 경, 아크로 CC 정문 앞에 도착하고, 오늘은 대기시간 없이 바로 출발한다고 한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린다. 남쪽이라 새벽인데도 추운 줄 모르겠다. 5시 35분, 골프장 정문, 오른쪽 임도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5:35) 산행시작-(05:39) 통신탑 봉-(05:59) 묘 2기-(06:27) 전망바위-(06:30) 송전탑-(06;35) 사슴농장-(06:59) 노룡재-(07:14) 차일봉 정상-(07:18) 벌목지대-(07:29) 323m봉-(07:34) 모개나무재-(07:46) T자, 좌-(07:55) 산판길-(08:09) 434m봉-(08:11) 주당고개/이정표-(08:35) 전망바위-(08:38~08:56) 국사봉 정상/식사-(08:58) 전망바위-(09:02) 갈림길, 우-(09:13) 갈림길, 좌-(09:19) 쌍계사지 갈림길, 좌-(09:26) 개 사육장-(09:33) 가음치-(09:36) 남양 방씨 가족묘-(09:42) 갈림길, 좌-(09:47) 해주 최공묘-(09:54~10:39) 송장고개~축사/마루금 벗어나서 도로 따라-(10:40) 삼거리, 우-(10:44) 영암목장 입간판-(10:55) 오른쪽 잡목 숲-(11:02) 정상부근 초지-(11:09) 활성산-(11:12) 부대 좌측 도로-(11:16) 우측 임도-(11:22) 철조망 넘고-(11:36) 묘 2기-(11:40) 벌목지대-(11:46) 임도-(11:47~11:56) 휴식 후 왼쪽 능선-(11:58) T자, 좌-(12:23) 353m봉-(12:36) 임도-(12:45) 338m봉-(13;01) 돈밭재-(13:23) 347m봉-(13:45) 338m봉-(14:03) T자, 좌-(14:20) 330m봉-(14;30) 송전탑-(14:35) 불치재』식사 및 휴식시간 27분 포함, 총 9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역시 비가 왔던 모양이다. 축축하게 젖은 임도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추위에 대비해 중무장을 한 터라, 높은 습기에 금방 땀이 나기 시작한다. 5시 39분,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 사진을 찍다보니, 앞선 사람들이 간곳이 없다. 밤눈도 어두운데 길마저 희미하니 길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리저리 길을 찾는데, 산행준비가 늦었던 대원들이 합류하여, 함께 길을 찾아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앞 사람들을 놓칠까 허겁지겁 정신없이 따라 내린다. 5시 59분, 묘 2기가 모셔진 잘 손질된 묘역을 지난다.

간신히 길을 다시 찾고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는다. 좌우로 마을 불빛이 보인다. 6시 13분,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6시 27분, 전망바위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이어 송전탑을 통과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밭을 지난다. 마을이 가까운 모양이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시멘트 건물이 있는 곳(아마도 선답자들의 후기에 나오는 사슴농장인 모양이다.)에서 도로는 왼쪽마을로 떨어지는데, 오른쪽 능선으로 붙는 길을 찾을 수 없다. 한동안 헤매다 다시 밭을 건너, 간신히 능선으로 붙는다. 문자 그대로 암중모색이다.

발이 빠지는 밭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6시 59분,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노령재에 내려선다. 버스정류장이 보이고, 야광 안내판이 강기갑이처럼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너희들도 무죄다.’ 라고 중얼거리며 빙긋이 웃는다. 오두재에서 노령재까지의 실제 거리는 약 3.5Km라고 한다. 암중모색을 하면서 이 구간을 1시간 24분 만에 주파했으니, 상당히 빠른 진행이다. 어둠의 덕인 모양이다. 골프장 입구에서 길을 건너,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다. 대원들이 모여 있다. 등반대장이 힘이 드는 사람들은 도로를 따라 진행하고, 능선을 탈 사람들은 오른쪽 절개지로 오르라고,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초장부터 도로를 따를 수는 없는 일,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버스 정류장

공중부양과 무죄판결을 연상시켜 준 야광 표지판

 

가파른 능선길이 이어진다. 오른쪽 버섯재배단지에 그물망이 쳐져있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더욱 가팔라진다. 7시 11분, 성곽 흔적의 돌무더기를 지나고, 2분 후, 평평한 정상에 오르니,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묘 2기를 지난다. 이어 나뭇가지에 걸린 준.희 님의 차일봉(382m) 정상표지판을 발견하고, 이를 반갑게 카메라에 담는다. 정상을 내려서서 성가신 벌목지대를 지난다. 왼쪽 저 아래에서 야호 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도로를 따르다 어둠 속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정상

정상표지판

 

사위가 부옇게 밝아오고 왼쪽으로 석교산의 윤곽이 뚜렷하다. 하지만 날씨가 흐려 여명의 붉은 빛은 볼 수가 없다. 생각보다 잡목, 넝쿨이 심하지 않은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날이 밝아져 길 잃을 염려가 없다보니, 죽어라고 앞 사람을 따라갈 필요가 없어지고,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늦어지나 보다. 대원 한 사람이 “편하자고 도로를 따라 갔다 혼이 났다.” 며 추월해 나간다.

사위가 밝아지며, 왼쪽으로 산의 능선이 뚜렷하다.

 

7시 29분, 큰 바위가 있는 323m봉을 넘고, 부드러운 산판길을 지나,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들어선다. 모개나무재라고 짐작을 한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여자대원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간다. 아마도 도로를 따라 차일봉을 우회했던 대원인 모양이다. 밤길에 여자 혼자서 길을 찾아 헤맸을 터인데도, 뒷모습이 당당하고, 발걸음이 가볍다. 대단한 산꾼이다.

부드러운 산판길, 잡목과 넝쿨을 정비했다.

모개나무재를 지나는 여자대원

 

7시 39분, 나무가 쓰러져 있는 봉우리를 넘고, 7분 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7시 50분, 고도 약 39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국사봉이 보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멋진 산판길이 이어진다. 상쾌한 아침, 산책하듯 부드러운 길을 걷는다.

나무가 쓰러져 있는 봉우리

 

능선이 좁고 가팔라진다. 최근에 등산로 주변을 손질한 흔적이 역력하고 무성한 산죽도 많이 잘랐다. 악명 높은 땅끝기맥 마루금이 이처럼 잘 정비된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참으로 묘한 기분이다. 8시 9분, 434m봉에 올라 국사봉을 더욱 가까이 바라보고,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주당고개에 내려선다.

잘 정비된 등산로

주당고개 이정표

 

국사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또 다른 봉우리 하나는 왼쪽의 잘 정비된 사면 길로 우회한다. 이어 시야가 트여, 110도 방향으로 펼쳐지는 첩첩한 산세를 잠시 굽어본 후. 8시 28분, 산죽을 베어 낸 너른 공터에 이르러, 표지기들이 걸린 왼쪽의 넓은 길을 따라 오른다. 8시 35분, 전망바위에 올라 북쪽으로 입석제와 쌍효제를, 동북쪽으로 석교산, 북서쪽으로 멀리 아크로 CC, 그리고 국사봉의 산불감시탑을 카메라에 담는다.

상 직전의 공터

입석제와 쌍효제


석교산

산불감시탑

 

8시 38분, 산불감시탑을 지나며 남쪽 조망을 굽어보고, 대원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국사봉 정상(614m)에 이른다. 잡목과 산죽을 베어 낸 깔끔한 정상에는 나주 출신의 한 양반이 두 부인과 함께 잠들어 있는 묘택, 영암군에서 세운 국사봉 유래 안내판, 정상석, 삼각점 등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정상석 옆에 자리를 잡고 정상주를 마신다. 이어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주위를 조망한다. 남서쪽으로 활성산, 월출산이 그림 같고, 그 오른쪽으로 가야할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불감시탑에서 본 남쪽조망

국사봉 정상

정상석과 후미대장

국사봉 유래와 삼각점

 

컵 라면을 맛있게 먹는다. 옆에 있는 후미대장이 무선으로 김 회장에게 야단을 맞는 소리가 들린다. 후미가 너무 쳐졌다며, 송장고개에서 둔덕치까지는 마루금을 타지 말고, 도로를 따라 쫓아오라고 지시를 하는 모양이다. 해도 너무한다. 활성산도 오르지 말라는 소리다. 오두재에서 국사봉까지는 약 7.6Km에, 보통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구간이다. 오늘 후미가 약 3시간 정도에 국사봉에 올랐으니, 빠르면 빨랐지, 결코 느린 진행은 아니다. 후미대장과 대원들이 서둘러 뒷정리를 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에 혼자 떨어져, 나머지 라면을 마저 먹고, 8시 56분, 서둘러 일행의 뒤를 따른다. 8시 58분, 전망바위에서, 가야할 송장고개, 활성산, 그리고 멀리 뾰죽한 월출산을 바라본다.

활성산과 월출산

송장고개와 저수지, 그리고 활성산

 

9시 2분, 표지기를 따라 주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능선에 산죽이 무성하다. 9시 13분, 쇄락한 묘역에서, 다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선다. 9시 19분, 정자와 이정표가 있는 쌍계사지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내린다. 저 앞에서 컹컹 개들이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개 사육장을 지나면 임도는 시멘트도로로 바뀌어, 23번 국지도가 지나가는 가음치까지 계속된다. 9시 33분, 가음치 고개를 건너 절개지를 타고 오른다.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서고

표역에서 좌

쌍계사지 갈림길

개사육장으로 이어지는 임도

가음치, 23번 도로

 

9시 36분, 남양 방씨 가족묘를 지나 울창한 숲 사이로 이어지는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진행한다. 방향이 조금 이상하게 굽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군데군데 표지기들이 보여, 안심하고 진행한다. 9시 42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며 비로소 방향도 잡히고, 이어 해주 최공 묘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저 앞에 저수지 둑이 보인다.

갈림길, 좌

해주 최공 묘

 

9시 48분, 임도가 왼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라는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바닥에 깔려있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도 보인다.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서 거친 잡목 숲을 지나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 지나온 국사봉을 카메라에 담고, 9시 54분, 송장고개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오른쪽 능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마루금이다. 하지만 땅에 깔린 산악회 종이 표지판은 도로를 따라 오르라고 강력하게 지시를 하고 있다.

임도 버리고 오른쪽 능선으로

송장고개

 

아마도 선두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원들은 마루금을 포기하고 도로를 따라 진행한 모양이다. ‘과연 몇 명이나 마루금을 탔을까? 궁금해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선두가 마루금을 타지 않고 도로를 따라 진행했다면, 또 일찌감치 불티재에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릴 것이 아닌가? 모처럼의 잔꾀가 도루묵이 되어 다시금 마음이 바빠지고, 한편으로는 진행위주로 마루금을 쉽게 포기하게 하는 산악회의 안내에 거부감을 느낀다. 도로는 커다란 저수지를 끼고 오른다, 오른쪽으로 마루금 능선이 따라온다. 부리나케 도로를 따라 오른다. 저 앞에 대원들 뒷모습이 보인다.

저수지

오른쪽 마루금 능선

 

한동안 걷다보니 장갑 한 짝이 보이질 않는다. 조금 전, 지도를 꺼내보고, 시간을 가늠하다 빠뜨린 모양이다. 비싼 장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여 정이 든 물건이다. 멀지 않은 도로 위에 떨어져 있을 것이 분명한데, 아무리 바빠도, 그냥 버리고 갈 수는 없다. 뒤돌아 5분 쯤 뛰듯이 달려간다. 도로 위에 검은 장갑 한 짝이 외롭게 하늘을 보고 누워있다. 10시 8분, 뱅뱅 삼림욕장 입구를 지난다. 오른쪽의 민가를 지키는 커다란 개가 사납게 짖어댄다.

뱅뱅 삼림욕장 입구

 

10시 12분, 450년 된 느티나무를 카메라에 담고, 이어 금오마을 마을회관을 지난다. 왼쪽으로 국사봉의 단아한 모습과 11시 방향으로 활성산의 통신탑을 바라보며, 완만한 오르막길을 서둘러 걷는다. 10시 39분, 텅 빈 축사들을 지나고, 이어 갈림길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 아스팔트도로로 들어선다.

보호수 느티나무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활성산

텅 빈 축사

 

10시 44분, (주)서광의 영암목장 입간판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리며, 왼쪽으로 넓은 목장을 바라보고, 오른쪽의 아름다운 월출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간간이 도로 변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10시 55분, 도로변의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희미한 족적이 무성한 잡목 속에서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이윽고 7분 후, 활성산 정상이 가까운 초지로 나온다. 정상으로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영암목장 입간판

텅 빈 목장

오른쪽 잡목 숲으로 유도하는 표지기

정상 직전의 초지

 

11시 9분, 통신탑이 있는 활성산 정상에 서서, 북동쪽으로 국사봉을 바라보고, 북쪽으로 보이는, 아쉽게 포기한 마루금을 카메라에 담은 후, 직진하여 시멘트 도로로 내려선다. 도로 건너편은 철조망이 쳐진 군부대다. 군부대를 오른쪽에 끼고, 도로를 따라 걷는다. 마루금은 군부대가 있는 능선에서 남서쪽으로 휘어지는데, 군부대로 들어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서니, 길을 찾는 대원들이 우왕좌왕 모여 있다. 이윽고 선두와 무선통화를 한 후미대장이 마루금 능선 왼쪽으로 이어지는 묵은 임도로 대원들을 유도한다.

활성산 정상

포기한 마루금

부대 옆 도로

마루금 능선 왼쪽의 임도

 

임도를 걷다 뒤돌아, 군부대가 있는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는 마루금을 카메라에 담는다. 11시 22분, 표지기들이 걸린 철조망을 넘어서면서, 비로소 마루금으로 진입한다. 악명 높은 땅끝기맥의 가시넝쿨 잡목 숲의 시작이다. 희미하게 이어지는 족적과 표지기를 따라 조심, 조심 진행한다. 여름에는 거의 통과가 불가능해 보이는 잡목 숲이다. 11시 36분, 묘 2기를 지나고, 이어 벌목지대로 나온다. 아마도 이 근방의 어딘가가 개념도에 표기된 달뜬 봉일 터인데, 확인을 하지 못하고 11시 46분, 임도로 내려선다.

뒤돌아 본 마루금 능선

철조망을 넘고

잡목 숲 1

잡목 숲 2

벌목지대

임도.

11시 47분, 임도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곳에서 후미 일행이 모여, 약 10분간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하고, 표지기를 따라 왼쪽 능선으로 들어선다. 11시 58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가볍게 오르내리는 능선을 따라 빠르게 진행한다. 12시 19분,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고, 12시 23분, 353m봉을 넘어선다.

울창한 소나무 숲

353m봉을 넘고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다시 넘고, 12시 36분, 임도를 건너 직진하여, 울창한 측백나무 숲을 통과한다. 12시 44분, 돌 많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시야가 트이며, 월곡제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12시 50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남서쪽으로 학송리 너른 벌과 월출산을 바라보고, 1시 1분, 83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돈밭재에 내려선다. 커다란 표지석이 보인다.

측백나무 숲

월곡제

월출산

표지석

 

도로를 건너 절개지에 올라, 오른쪽으로 쌍정제가 내려다보이는 긴 오르막을 걷는다. 1시 23분, 347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산죽밭을 지나, 1시 45분, 338m봉에 오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선 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키를 넘는 산죽밭을 통과한다.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2시 3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등산로는 375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부드러운 능선을 달려내려, 2시 20분, 330m봉을 지난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넘자니, 지루하고 힘이 든다. 이윽고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2시 30분 송전탑을 지나고, 5분 후, 13번 국도가 지나가는 불치재에 내려서서 버스로 다가간다.

쌍정제

375m봉 오른쪽 우회

불치재

청풍원 휴게소.

 

2시 43분, 청풍원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한다. 식사는 뷔페다. 식대는 1인당 8,000원, 기준 식대를 3,000원 초과하다 보니, 산악회의 추가부담이 약 100,000원 쯤 되겠다. 김 회장은 추가비용의 찬조를 호소하지만 반응이 없다. 이런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대원들에게 3,000원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겠지만 그러자는 사람도 없다. 약 30분 정도 식사를 즐기고, 버스는 서둘러 서울로 출발을 한다. 서울의 양재역 도착시간은 7시 30분이다. 오늘 산행 중, 송장고개에서 영암목장까지의 약 5Km 구간에서, 마루금을 벗어난 것이 못내 아쉽다.

 

(2010. 2. 2.)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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