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2.9m봉에서 본 파노라마, 가운데가 금물산, 그 왼쪽이 682m봉이다.
어제, 그제는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려 겨울 가뭄을 일거에 해소한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내려졌던 일부 지방의 건조주의보, 건조경보들도 모두 해제된다. 참으로 다행이다. 계절로 보면 당연히 비가 아니라, 눈이 와야 하겠지만, 하늘이 하는 일이니, 왈가왈부할 일이 못된다. 그나마 강원도 산골에는 30센티 가량의 눈이 내렸다하니, 주말 산꾼들에게는 더 없이 기쁜 소식이겠다.
백두대간을 함께 종주했던 3차대 대원들은 오늘 방태산을 갈 예정이다. 30센티 정도 눈이 내렸다면, 이미 쌓여 있던 눈과 합쳐, 그야말로 심설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부럽다. 나는 한강기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방태산 산행을 포기했지만, 강원도에 눈이 왔다는 소리를 들으니, 생각이 달라진다. '나중에 땜방을 하고, 이번에는 방태산을 따라가 봐?' '에이, 그래도 그게 아니지, 한강기맥은 목적산행이 아닌가? 목적산행이 우선해야지.'
2006년 1월 14일(토).
오늘은 6번째로 한강기맥을 간다. 본래는 매월 4번째 토요일에 산행을 하지만, 이달은 4째 토요일이 구정 연휴라, 둘째 토요일로 앞당긴 것이다. 산행코스는 <<시동리-648m봉 안부-금물산-782.9m봉-상창고개-601m봉-삼마치>>로 총거리는 약 14.3Km이다. 유인물에는 산행시간을 5시간 30분이라고 기재하고 있으나, 산악회 김 회장은 코스를 설명할 때, 산행시간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미끄러운 길을 감안하여, 안전산행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인 모양이다. 하지만 5시간 30분에 들머리 소요시간 1시간 정도를 가산한 6시간 30분 정도가 적당하겠다.
6시 50분 경, 선능역에 대기 중인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다른 때와는 달리 차 안이 썰렁하다. 반 넘게 비어있는 좌석의 이름표를 확인하며, 내 자리를 찾는다. 30번 좌석에 내 이름이 놓여있다. 7시 5분이 지나, 버스가 선능역을 출발한다. 하지만 반 넘게 빈 좌석은 여전하다. 잠실역을 거쳤는데도 큰 변화가 없다. '모두들 강원도 설산으로 달려갔나?' 불안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천호역에서 한강기맥꾼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차에 오른다. 금방 버스 안이 그득해진다. '그러면, 그렇지. 목적산행을 하는 분들이 눈을 따라 갔을 리가 없지.' 비로소 안심한다. 하지만 버스가 팔당대교를 건너고, 6번 국도로 접어드는데도, 몇몇 낮 익은 얼굴들은 보이지 않고, 좌석도 몇 자리가 비어 있다. 아마도 갑작스런 일정 변경의 영향인 모양이다.
김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한 후, 오늘은 땅이 녹아 버스가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494번 지방도로, 시동리 입구에서 정차를 해야 하기 때문에 들머리가 길어진다고 양해를 구한다. 그리고 오늘의 산행코스에는 샛길도 많고, 자주 임도로 내려서야 하기 때문에, 알바를 할 가능성이 많으니, 산악회의 산행리본을 주의 깊게 살피며 진행하라고 당부한다. 회장 자신은 후미를 보면서, 힘들어 하는 대원들이 있으면, 상창고개에서 함께 탈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버스는 6번 국도를 버리고 44번 국도로 진입하여, 다대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다. 송 선배님이 커피를 마시자고 나와 산정 산악회 대간 팀, 2차대의 김영길 대원을 부른다. 칠순이 가까운 송 선배는 여전히 건강하고, 소탈하시다.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한대 얻어 피울 까 해서 눈치를 살피니, 새해 들어 금연 중이라고 한다. 갸륵한 후배가 이처럼 만천하에 이 사실을 공지하니, 이제 선배님의 새해 금연결심은 작심삼일로 끝 날 수는 없게 돼 버렸다.
버스는 9시 7분 경, 사동 4 리 마을 입구에 정차한다. 버스에서 내려 스패츠를 착용하는 등 산행준비를 하느라 꾸물거리다보니, 9시 11분경에야 비로소 시멘트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선다.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앞서 달리는 것이 버릇이 돼 버린 송 선배님과 김영길 대원은 언제 출발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시동 4 리 마을입구 돌표지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9;11 산행시작-9;55 계곡 진입-10;27 주능선-10:51 기암-11;08 금물산 정상-11:23 682m봉 능선 분기-11;44 73번 철탑-12:16~40 782.9m봉에서 중식-13:12 임도-13:49 눙선분기-14:15 상창고개-14:30 능선마루-14:47 472m 봉-15;00 임도-3;31 주능선-3:37 삼마치>> 중식시간 24분포함, 약 6시간 2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 길은 어제까지 내린 비로, 얼음과 눈이 녹아내려, 물이 줄줄 흐르고, 그 아래로 얼음이 깔려 있어 몹시 미끄럽다. 스틱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미끄러운 길을 빠르게 걸어, 앞선 대원들을 뒤 쫒는다. 마을로 접어들자, 개들이 요란하게 짖고, 닭들이 목청껏 울어댄다. 논에는 물이 그득하고, 논둑의 나무들이 싱그럽다. 날씨가 개는 지, 낮게 드리워졌던 구름이 산록을 타고 기어오르고, 왼쪽의 너른 사동 저수지에는 하얀 구름이 떠있다. 아름다운 마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느라 다시 뒤로 쳐진다.
이틀간 내린 단비로 논에 물이 가득하다.
하늘 비친 사동 저수지
마을을 지나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에는 아직도 눈이 하얗다. 9시 55분 경 임도를 버리고, 계곡으로 들어선다. 몸이 더워지자, 안경알에 수중기가 서리고, 돌 많은 계곡 길에 신경이 쓰인다. 할 수 없이 속도를 죽이고 천천히 걷는다. 얼어붙은 개울을 몇 차례 건너 본격적으로 산 사면을 비스듬히 오른다. 키 작은 관목들이 갈 길을 방해한다. 이윽고 등산로는 급사면을 타고 곧바로 이어진다. 앞서간 사람들이 밟아, 녹기 시작한 눈이 몹시 미끄럽다, 안경알의 수중기가 거추장스러워 아예 안경을 벗어들고,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걷는다.
눈 덮인 임도, 오른쪽으로 굽은 곳이 지난번에 봉고 승합차가 대기한 곳이다.
10시 27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쉬고 있는 주능선에 오른다. 능선의 풍광이 계곡과 판이하다. 태양은 구름에 가려 빛을 잃고, 안개가 자욱한 속에서, 능선을 따라 상고대가 활짝 피어있다.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다. 지난번에 내려왔던 648m 봉이 북쪽 반은 상고대로 하얗고, 남쪽 반은 겨울나무 모습 그대로, 갈색을 띄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좌우 모습이 다른 648m봉
왼쪽으로 상고대 사이를 헤집고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오른다. 발아래 낙엽이 비에 젖어 번들거린다. 고도가 높아짐에 안개 속의 주위 풍광이 뚜렷해진다. 지금 걷고 있는 이 능선이 바로 홍천군과 횡성군을 가르는 경계가 된다. 남쪽의 횡성군과 북쪽 홍천군 쪽의 풍광이 완연히 다른 것이 흥미롭다. 정면으로 상고대 넘어, 빼꼼하게 보이는 금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오른쪽으로 안개에 싸인 성지봉이 웅장하다.
주능선의 상고대
가까이 찍은 상고대
주능선에서 내려다 본 남쪽 사면
안개 속의 성지봉
상고대 너머 금물산
10시 51분, 능선 길에 우뚝 솟은 기암을 카메라에 담고, 정면의 가파른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왼쪽 바위는 북쪽 사면이라 눈과 서리로 번들거린다. 손잡이는 확실하지만, 발 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조금 덜 미끄러운 곳으로 발을 뻗어 보지만, 숏 다리에게는 거리가 멀어, 무리하게 발을 뻗으니, 다리에 쥐가 날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고, 발은 가볍게 딛고, 양손으로 몸을 강하게 당겨, 위험지역을 통과한다.
기암
다시 거대한 암봉이 다가선다. 등산로는 산 사면을 따라 왼쪽으로 우회하여, 암봉 뒤 능선으로 이어진다. 능선에 오르니, 산사랑 님이 "수고하십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금물산 정상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지나친다. 항상 선두를 달려, 산행 중에는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이처럼 만나니 무척 반갑다.
금물산 정상(791m)에 선다. 대원들 몇 사람이 간식을 들며 쉬고 있다. 정상에는 아무 표지도 없다. 통신 탑인지 스텐 구조물이 한개 우뚝 솟아 있을 뿐이다. 주위의 조망도 안개에 가려 별로다. 다만 남쪽으로, 바로 앞에 안개를 비집고 날카로운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고, 그 뒤 오른쪽으로 성지봉이 안개에 가려 희미하다.
금물산 정상
금물산 남쪽 봉우리와 성지봉
금물산을 내려서서, 동쪽으로 이어진 능선 길을 걷는다. 금물산을 우회했던 북쪽 사면을 우연히 바라보던 나는 놀라움에 숨을 멈춘다. 말로만 듣던 부로켄 현상을 본 것이다. 서둘러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고, 정상에서 쉬고 있는 젊은 대원들을 소리쳐 부른다. 뛰어 내려온 젊은 대원들도 둥근 무지개라고 신기해한다. 아마도 부로켄 현상이라는 말은 들어 보지 못한 모양이다.
브로켄 현상
브로켄이란 주위가 트인 산봉우리에서 태양을 등지고, 앞쪽으로 입자가 고른 젖은 안개를 바라볼 때, 그 안개 속에서, 둥근 무지갯빛 광채 안에 자신의 그림자가 비치는 현상을 말한다.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할 정도로 희귀한 브로켄 현상을 본 것이다. "산에서 브로켄을 목격하면 결코 산에서는 죽지 않는다." 라는 전설이 있어, 더욱 더 신비로운 부로켄 현상을 지금 금물산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숨이 막힌다.
젊은이들과 브로켄을 뒤로 하고 비탈길을 내려선다. 아름다운 상고대가 이어진다. 하지만 브로켄을 보고 흥분된 기분은 쉽게 진정되지를 않는다. 부드러운 능선길을 걸어, 11시 23분, 능선 분기봉에 이른다. 역시 주위의 상고대가 아름답다. 오른쪽으로 가면 682m봉으로 오르게 되지만, 산악회 리본은 왼쪽에 걸려 있다. 왼쪽의 등산로는 평탄한 산책길로 이어진다. 이윽고 4 거리가 분명한 안부에 이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유치 저수지로 이어지는 길이다.
상고대 길
안부를 가로 질러 완만한 오름세를 오른다. 햇볕이 비추자, 상고대가 녹아 내려 마치 비가 오는 것 같이 물방울이 떨어진다. 이런 경험도 또한 처음이다. 낙엽이 물에 젖어 미끌거린다. 11시 44분, 43번 철탑을 지나 오르막 능선 길을 걷다가 뒤돌아 금물산과 682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오른쪽으로 저 아래 눈 쌓인 임도가 구불구불 흐르고, 그 뒤로 멋진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뒤돌아 본 금물산과 682m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임도와 멀리 멋진 봉우리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자, 길가에 송 선배님이 쉬고 있다. 이미 점심을 마치고 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자리가 좋으니, 그 자리에서 점심을 하라고 하지만, 782.9m봉에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을 코앞에 두고 점심을 할 곳은 아니다. 선배님과 함께 782.9m봉 앞의 전위봉을 오른다. 길가에서 한 무리의 젊은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하다가 늙은이들이 지나는 것을 보고, 소주 한 잔 들고 가라고 부른다. 선배님만 합류키로 하고 나는 꾸벅꾸벅 가파른 비탈길을 오른다.
12시 10분, 전위봉을 넘어,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지는 782.9m봉을 오른다. 6분 후 정상의 전망바위 위에 선다. 북쪽과 서쪽의 조망이 훌륭하다. 서쪽으로 금물산과 682m봉, 그리고 그 뒤로 성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고, 멀리 북서쪽으로 갈기산 이 우뚝 솟아 있다. 북쪽 발아래로는 시동리가 아름답게 펼쳐있어, 시동 저수지, 유치 저수지가 파랗게 보인다.
782.9m봉에서 본 금물산, 682m봉, 그뒤로 성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멀리 북서 방향의 갈기산
시동리 마을
전망 좋은 이곳에서 송 선배님과 정상 주를 나눠 마신다. 이어 선배님이 먼저 하산을 하고, 나는 전망바위에 앉아 도시락을 펼친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도 없다. 주위를 완상하며 천천히 점심을 즐긴다. 커피까지 마시고 배낭을 챙겨 일어선다. 좁은 정상에는 벌목 후 버린 잔가지들이 흩어져 있고, 그 사이로 삼각점이 보인다. <홍천 469, 1988 재설>
눈 덮인 북쪽 사면을 내려선다. 가파른 암릉길이 무척 미끄럽다. 위험하다 싶은 곳은 엉덩이를 깔고 주저앉아 조심조심 내려선다. 암릉길이 끝나고 가파른 낙엽길이 이어진다. 낙엽아래 눈이 얼어있어, 더욱 더 미끄럽고 위험하다. 아이젠을 신을까? 생각도 해 보지만, 이제까지 신지 않고 버틴 걸 생각하고 조금 더 상황을 보기로 한다.
정상에서 부터 약 20분간 계속되던 급경사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한다. 북쪽으로 직진하던 마루금이 오른쪽으로 휘어지고, 앞에 임도가 보인다. 등산로는 절개지를 지나, 좌우로 굽어지는 임도 한가운데로 떨어진다.
앞에 보이는 절개지를 내려서서 임도에
임도를 건너 마주보이는 길을 걷는다. 등산로는 247번 송전탑을 지나 송림으로 들어서더니,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아름다운 소나무 산책길로 이어진다. 멀리 들리는 비행기 소리가 조용한 숲 속의 정적을 깬다.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왼쪽으로 깊은 참호가 보이고, 등산로는 475.8m 능선 분기봉을 올라,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급경사 내리막을 거쳐, 1시 52분,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뒤돌아 본 782.9m봉
247번 철탑
아름다운 송림길
"2000년 솔잎흑파리나무 방제 주사지역"이라는 노란 입간판이 떨어져, 길가에 걸쳐 있고, 그 앞 나뭇가지에 산행리본이 나풀거리며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준다. 숲으로 들어서서 소나무가 무성한 작은 언덕을 넘는다. 오른쪽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이후 등산로는 임도와 숲을 번갈라 드나들더니, 오른쪽 숲을 지나, 2시 15분, 2차 포장도로가 지나는 상창고개로 내려선다.
상창고개
도로를 건너, 맞은편 사면을 오른다. 길이 가파르다. 2시 30분 능선 마루에 올라선다. 등산로는 아름다운 송림 길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차 소리가 요란하다. 삼마치 터널로 이어지는 너른 아스팔트길로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422m봉에 선다. 정면으로 저 아래 임도가 보이고, 절개지를 기어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삼마치 터널로 이어지는 도로
임도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는 대원들
2시 34분 임도에 내려서서, 맞은 편 절개지를 타고 올라, 능선 위에 선다. 능선길이 가팔라지며,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방향으로 철탑과 봉우리들이 역광 속에서 검은 모습으로 우쭐우쭐 솟아 있다. 4시 48분, 커다란 고사목이 서 있는 472m 정상에 오른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굽어,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지고, 3시경,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가까이본 절개지, 왼쪽으로 비스듬이 오른 발자국이 보인다.
능선에서 뒤돌아 본 풍광
472봉 정상
임도를 따라 걷는다. 젊은 대원 두 사람이 뒤 따라 온다. 지도를 보면서 숲길로 들어서는 곳을 가름하는 동안, 젋은이들이 도착한다. 한 젊은이가 발을 다쳐, 자기들은 계속 임도를 걷겠다고 한다. 젊은이들과 함께 천천히 임도를 따라 걷는다.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한다.
20여 분간 임도를 걷다보니, 능선과 자꾸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다. 불안해진 나는 젊은이들과 헤어져, 왼쪽 사면을 타고 올라 능선 위에 선다. 아니나 다를까? 이 능선은 주능선에서 분기된 지능선이다. 이곳에서 주능선 쪽으로 이어지는 낙엽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을 따라 오른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더니, 능선 분기점에 이르고, 그곳에 산악회 산행리본이 보인다.
3시 31분, 교통호가 어지럽게 이어진 곳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리막길을 달린다. 저 아래로 산악회의 붉은 버스가 도로변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도로가 면한 왼쪽 절개지는 절벽수준이다. 등산로는 횡성 쪽으로 내려서더니, 이윽고 시멘트 옹벽 위로 이어진다. 3시 37분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소주를 반주로 산악회가 준비한 국과 밥으로 식사를 한다.
삼마치
후미를 보던 김 회장이 먼저 내려와 있다. 최후미 팀을 이끌고, 성창고개에서 탈출을 한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도를 걷던 젊은이들이 도착하고, 이어서 후미가 도착하여 식사를 마친다. 버스는 4시가 조금 넘어 서울을 향해 출발 한다.
(2006.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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