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지심도는 거제 장승포항에서 불과 5km(15분소요) 떨어져 있는 섬으로

편안한 산책길과 운치 있는 원시 동백숲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아 지심도라고 한다.

지심도 동백길()

 

해안선 길이 3.7km, 500m, 길이 1.5km의 작은 섬(11만평)이지만, 지심도에는 후박나무, 소나무, 동백나무, 풍란, 팔손이나무 등 모두 37종의 식물이 자생하는데, 이 중 동백나무가 전체 면적의 60~70%를 차지하고 있고, 숲의 원시상태가 가장 잘 유지되어 동백섬이라고도 불린다.

원시상태 그대로의 울창한 숲

 

숲으로 들어가면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동백 숲 터널이 이어지고, 12월초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고 지는 동백꽃으로 숲길을 걸을 때마다 바닥에 촘촘히 떨어진 붉은 꽃을 일부러 피해 가기도 힘들 정도로 동백꽃이 무성하다.

지심도 동백

 

201438()

동백꽃으로 유명한 지심도를 가보려고 아침 750분 경, 잠실역 3번 출구, 너구리동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마운틴여행사 버스에 오른다. 31인승 우등버스에는 이미 선객(先客)들로 가득하다. 다행히 앞에서 세 번째 1인용 좌석이 비어 있어 자리를 잡는다. 8시가 다 되어, 남자 노인 두 분이 앞의 빈자리 두 곳을 차지하여 만석이 된 후에도, 남은 좌석이 없느냐고 묻는 아주머니들이 차 안을 기웃거린다.

 

참석자들의 절반은 중년의 아주머니들이고, 여기에 부부동반이 서너 팀, 그리고 남자 노인 두 팀에, 나처럼 혼자 온 사람 서너 명인데, 눈을 씻고 보아도 젊은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다.

 

제일 앞자리 1인용 좌석에서 아침식사를 준비는 기사양반을 도우러 아주머니 두 분이 나서자, 기사양반은 운전대를 잡고 차를 출발시킨다. 도우미로 나선 아주머니들은 그야말로 숙달된 조교의 솜씨를 발휘하여, 능숙하게 밥과 반찬을 접시에 담고, 앉아 있는 승객들을 통해 접시를 뒤로 전달하게 하여, 삽시간에 배식을 끝낸다.

 

메뉴는 찰밥에 김치를 포함하여, 반찬이 다섯 가지나 된다. 국물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간이 맛아 먹을 만하다. 식욕이 좋은 부부 팀은 한 접시를 더 배정받아 말끔하게 비운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자 도우미 아주머니가 식기와 쓰레기를 회수하며 아침식사 과정이 모두 종료된다. 감탄할 정도로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다.

 

나중에 기사양반의 설명에 의하면, 회사에서 출발을 확정하고 예약을 받았지만, 예약 인원이 20명에 그쳐, 가이드를 배치하지 않았으나, 어제 밤 늦게 네 사람이 예약을 하고, 오늘 현장에서 여섯 사람이 탑승하여 만석이 됐다고 한다.

 

식사가 끝나자 어수선하던 차안이 조용해진다. 이따금씩 버스 중간쯤에서 나는 아주머니들의 수다소리가 차안의 정적을 깨지만, 얼마 안가 이분들도 잠이 들었는지 그 소리가 사라지자, 윙윙거리는 차 소음만 가득한 속에서, 문득 차내에서는 일체 대화를 못하게 하던 김유림의 아름다운 여행을 떠 올리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 (보길도 여행 참조, 지금은 여성 전용 여행사로 변신했다고 한다.)

 

참여자들의 용무 편의를 위해 죽암휴게소에서 약 15분 정도 머물었던 버스는 950분 경, 다시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기사양반은 오늘 여행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설명을 한다.

 

- 오늘은 주말이라 탐방객들이 무척 많아, 여객선이나 섬 산책로가 인파로 붐벼 쾌적한 여행분위기를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는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다.

- 12시 경, 뷔페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식대는 각자부담이다.

- 320, 장승포항에서 승선하고, 15분 후에 지심도에 도착한다.

-  지심도에 도착하면 산책로를 따라 섬을 둘러보고, 귀선시간 10분 전에 선착장에 도착하여, 53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탈 수 있도록 줄을 서서 승선차례를 기다려야한다. 배를 놓쳐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서울에의 귀경시각은 1015분경이 될 것이다.

 

이윽고 버스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쉬지 않고 달려, 통영시를 지나rh, 12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14번 국도변에 있는 호반휴게소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이곳에서 7,000원 짜리 한식뷔페로 점심식사를 한다.

호반휴게소 

 

점심식사를 마치고 일행들이 모두 차로 돌아오자, 기사양반은 승선명단을 작성하고, 회비를 걷는다. 회비는 47,000원이다. 지심도 왕복 승선료 12,000원이 포함된 가격이니, 회사에서는 천리(千里)가 넘는 먼 거리를 버스로 왕복 하고, 아침,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대가로 35,000원을 받는 셈이니 별로 남는 것도 없겠다.

 

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잠시 특산물 직판장을 들른다. 남자들은 관심이 없어 주변 풍광을 즐기지만, 여자들은 값이 싸고 물건들이 좋다며, 생굴, 미역, 멸치, 젓갈류 등을 사서 버스 짐칸에 싣는다. 이어 버스는 구 거제대교를 건너 230분 경 장승포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특산물 직판장

 

 

직판장에서 본 통영 앞바다

 

 

구 거제교를 건너며 본 남해

 

장승포는 규모가 큰 포구지만 지심도 행은 일반 여객선 터미널과는 떨어진 곳에 별도로 전용 터미널과 선착장을 가지고 있다. 정기 운항은 하루 5회이지만, 주말이나 공휴일, 그리고 성수기에는 수시로  증선 운영한다고 한다.

 장승포 1

 

 

 장승포 2

 

 

지심도 터미널

 

 

터미널  매표소

 

 

 지심도 행 선착장

 

 

여객선

 

선착장 바로 옆에 건어물 좌판장이 개설되어 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몰리는데,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가까이 가서 말을 들어보니 독일 사람들 이다. 날씨가 흐리고 추운 탓인지 주말이지만 기사양반의 말과는 달리, 많이 붐비지 않는 선착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뱃시간을 기다린다.

건어물 좌판장

 

 

건어물 1

 

 

건어물 2

 

 

갈매기

 

뱃시간이 되어 배에 올라 지심도로 향한다. 선실 안이 답답하여 바람이 거세지만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으며 바다 풍광을 즐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앞에 지심도가 보이고, 곧이어 여객선이 선착장에 접안한다.

장승포를 뒤로 하고

 

 

바다낚시

 

 

어선

 

 

지심도 1

 

 

지심도 2

 

 

선착장

 

배에서 내려 잠시 선착장 주변을 둘러보고 바로 탐방코스로 들어선다. 지심도 탐방코스는 잘 꾸며진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1시간 30분 정도면 모두 돌아볼 수가 있다.

 

1.선착장2.동백하우스3.마끝(해안절벽)4.운동장5.국방과학연구소6.포진지7.탄약고8.활주로9.방향지시석10.해안선전망대11.망루12.(되돌아오는 길)몽돌해수욕장13.선착장

 

지심도

 

 

지심도 휴게소

 

 

탐방코스 초입의 전망대

 

 

잇달아 들어오는 여객선

 

탐방코스 초입의 가파른 오르막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포장길을 따라 오르자, 오른쪽에 표지판이 보인다. 말뚝밑 낚시터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이다. 낚시꾼만 가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어떤 길인가 궁금하여 낚시터로 향한다. 울창한 동백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원시림 속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오솔길 위에 떨어진 동백꽃, 그리고 길을 막는 썩어가는 통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3분 쯤 걸어 낚시터에 이르지만 텅 빈 낚시터가 괴괴하기 만하다.

표지판

 

 

동백숲 오솔길

 

 

썩어가는 통나무 사이로 오솔길이 이어지고

 

 

괴괴한 말뚝밑 낚시터

 

안내판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와 시멘트 길을 따라올라,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해피하우스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른다. 지심도에는 10여개의 팬션들이 관광객들이나 낚시꾼들의 민박을 받고 있다.

해피하우스 가는 길

 

 

해피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가족

 

해피하우스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마끝 해안절벽으로 향한다. 탐방로는 동백나무숲 사이로 이어지지만 동백꽃이 시원치가 않다. 주민에게 물으니, 지심도 동백꽃 만개시점은 3월 중순이지만, 동백꽃이 해 걸이를 하는 탓에, 작년에 많아 피고, 올해는 시원치가 않다는 대답이다.

마끝 해안 절벽 가는 길

 

 

동백 숲 1-동백꽃이 해걸이를 하는 탓에 올해는 시원치가 않다고 한다.

 

 

동백 숲 2

 

 

해안절벽

 

 

마끝 낚시터 가는 길

 

 

낚시터

 

 

낚시터에서 본 바다

 

동백나무는 주로 바닷가 근처의 산이나 마을에서 자란다고 한다. 겨울()에도 잎이 푸르다()라는 뜻에서 동백(冬柏)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 나비가 없는 겨울철에 동박새의 도움으로 가루받이를 한다. 잎은 광택이나고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며, 꽃은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리고 붉은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남해안과 도소지방에 주로 자생한다.(이상 관련자료 펌)  

동백나무

 

 

동백터널

 

 

동백꽃

 

 

백동백

 

 

나무 등걸 위의 동백꽃

 

 

동백꽃 하트

 

해안절벽을 뒤로 하고 국방연구소 쪽으로 이동하면서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숲과 동백꽃, 그리고 활짝 핀 매화꽃에 매료되고, 곱게 꾸며 놓은 웰빙하우스 안내에 시선을 빼앗긴다.

울창한 숲 1

 

 

울창한 숲 2

 

 

매화 1

 

 

매화 2

 

 

웰빙하우스 입구

 

43, 국방과학연구소 앞에 이르러, 포진지를 향해 오른쪽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환상의 오솔길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소 앞 이 정표

 

 

포진지 가는 길

 

만주사변에 이는 중일전쟁을 앞두고 구 일본 참모본부는 193511월 지심도에 포진지 건설계획을 입안한다. 이듬해 일본 육군축성본부는 지심도에 거주하고 있던 주민 10여 가구를 강제 이전 시킨 후, 4개의 포대와 탄약고, 군 막사, 초소 등을 건설한다. 지심도에는 아직도 이때 건설한 포대, 탄약고 등이 남아 있어 일본의 침략 야욕을 증언하고 있다.

포진지

 

 

탄약고

 

 

욱일승천기 게양대

 

 

안내판(크릭하면 커짐)

 

416, 활주로로 나와 주위를 둘러본 후, 동백터널을 거쳐 해안선 전망대에서 해식절벽을 카메라에 담는다.

활주로

 

 

활주로 옆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바다

 

 

높은여 낚시터

 

 

동백터널

 

 

해안전망대에서 본 해식절벽

 

 

안내판

 

433, ‘그대 발길 돌리는 곳에 이르러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왔던 길을 되돌아 선착장으로 향하다, 440분 경,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선착장 우회로로 들어선다.

그대 발길 돌리는 곳

 

 

샛끝벌여 낚시터

 

 

발길 돌리는 곳에서 본 해안절벽

 

445, 구 일본군 전등소(電燈所) 소장 사택 자리에서 장승포를 바라보고, 이어 고목과 대숲들이 정겨운 해안가 오솔길을 걷다가, 448, 몽돌해수욕장 가는 길 안내판을 보고, 시간도 충분하여, 오른쪽 길로 내려서서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전등소 소장 사택 자리에서 본 장승포

 

 

사택 안내판(크릭하면 커짐)

 

 

몽돌해수욕장 가는 길 안내판(나올 때 찍음)

 

 

해수욕장 가는 길 1

 

 

해수욕장 가는 길 2

 

 

몽돌해수욕장

 

453, 다시 갈림길로 나와, 멋진 해안가 산책로를 유장하게 걷는다. 이어 515, 선착장에 도착하고, 535, 배에 올라, 장승포로 돌아 온 후, 일로 서울로 향해 달린다. 서울 잠실에 도착 시각은 정확히 1015분이다.

울창한 숲

 

 

 귀로 1

 

 

 귀로 2

 

 

 선착장 200m

 

 

 민박 안내

 

 

 지는 해

 

지심도는 유인도(有人島) 중에서 원시림이 가장 잘 보존된 섬이라고 한다. 구지 동백꽃이 아니더라도,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한적한 시기에, 민박집에 묵으면서 한가롭게 섬 곳곳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다.

 

 

(201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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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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