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구니 마을 김영순 씨의 산채식당 겸 민박집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비수구미 마을과 평화의 땜을 둘러본다. 들머리인 해산령에서 비수구미 마을까지가 약 6Km이고, 비수구미 마을에서 평화의 땜까지가 다시 6Km다. 따라서 모두 걸으면 12Km이지만, 비수구미 마을에서 모터보트를 타게 되면, 6Km정도를 걷는 가벼운 트레킹코스다. 회비는 왕복교통비조로 19,000원을 받는다.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비수구미 마을은 청정자연을 간직한 오지로 유명하다. 호젓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서 숲이 울창하게 조성돼 있고 넓은 바위가 곳곳에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한다. 아기자기하게 핀 야생화,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소리만이 가득한 비수구미에서는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휴가철에도 한적한 편이다. 산과 강, 계곡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멋진 사진처럼 인상적이다. 비수구미 폭포는 시원한 물줄기로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준다.
과거 이 마을엔 사람이 많이 살았다. 6·25전쟁 이후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화전을 일궜다. 100가구가 넘게 촌락을 이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면서 화전민들은 하나둘 도시로 떠나갔고, 현재 마을에 3가구만 살고 있다.
트레킹을 즐긴 뒤에는 주변 관광명소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평화의 댐을 비롯해 안보전시관과 비목공원, 해산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계곡 아래쪽 파로호에서는 낚시를 즐기며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관련자료 발췌)
2013년 9월 23일(월)
6시 59분, 분당선 강남구청역 발 보정 행 지하철에 오른다. 산악회버스가 경유하는 보정역까지는 21분이 소요된다. 산악회버스의 보정역 경유시간 7시 25분 보다 5분 여유가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배낭을 멘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대기 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7시 40분경에 도착한 버스에 오른다. 40석 버스에 빈 좌석이 없고, 가까스로 조수석을 차지한 사람은 행운아다. 이윽고 버스는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시원하게 뚫린 경춘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7시 35분 경 춘천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라고 25분 동안 정차한다. 여유 있게 아침식사를 즐긴 대원들이 차에 오르자, 버스는 8시 정각에 휴게소를 출발한다.
화천을 지나며 북한강을 보고, 버스가 계속 460번 도로를 따라 북상하자, 추색이 완연한 들녘 너머로 비로소 파로호가 그 모습을 보인다. 파로호(破虜湖) 는 일제가 대륙 침략을 위한 에너지원으로서 1939년에 착공하여 1944년 완공된 댐이다. 본래 이름은 화천호였지만, 6.25때의 화천전투에서 중공군 수만 명을 이곳에 수장(水葬)한 큰 승리를 기념하여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이 파로호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 북한강을 보고
가을 들녘 너머로 파로호가 보이고
10시 7분, 버스는 긴 해산터널을 지나, 트레킹 들머리인 해산령에 도착하여 우리들을 내려준다. 왼쪽에 해산령(해발 650m) 돌 표지 그리고 해산령 쉼터가 보이고, 오른쪽에 있는 이정표는 비수구미 마을 6Km, 평화의 땜 10.6Km라고 알려준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사이에 대원들은 이미 모두 사라져버리고, 들머리에는 나와 커다란 카메라를 둘러멘 또 한사람만 남아 있다.
해산터널
해산령 돌표지
해산령 쉼터
동촌2리 마을안내도
이정표와 들머리 쪽문
10시 14분, 열려있는 철책 쪽문으로 들어서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돌 많은 임도를 따라 내린다. 잔돌이 많아 신경이 쓰이는 길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임도가 이어진다. 왼쪽에서 들리는 청아한 계곡물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울창한 숲에 가려 계곡은 잘 보이지 않는다.
최후미로 쳐져 잔돌 많은 임도를 따라 내린다.
초가을 햇볕이 따갑지만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이 싱그러워 더운 줄 모르겠다. 오른쪽에 우뚝 솟은 해산(日山-1190.3m)은 화천지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고, 예전에는 호랑이가 출몰했었다고 하니, 우리들은 지금 심심산골 계곡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들이 우리들을 반긴다.
들꽃 1
가파르게 떨어지던 임도가 완만해지며 이따금씩 계곡이 모습을 보인다. 10시 39분,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면서 다시 가파른 돌길이 이어진다. 발목과 무릎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로소 스틱을 꺼내 사용한다.
갈림길을 지나고
들꽃 2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계곡
10시 44분, 비수구미 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다리를 지난다. 대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제부터 청아한 소리를 내는 계곡은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10시 48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멋진 나무를 지난다.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훌륭한 쉼터다.
첫 번째 다리에서 기념촬영
멋진 쉼터
임도 주위의 숲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비수구미가 알려진 이후 방문객들이 많은 모양이다. 길가에 간이 화장실을 마련해 놓았다. 야생화와 때 이른 단풍이 선을 보이는 청정계곡으로 옥 같은 물줄기가 아름답게 부서져 내린다
하늘을 가리 정도로 울창한 숲
청정계곡
가지가지 들꽃들로 수놓아 진 멋진 길을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11시 13분, 두 번째 다리를 건넌다. 옥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여인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하게 웃는다.
들꽃 3
들꽃 4
들꽃 5
맑은 계류와 여인
고도가 낮아지며 계곡이 넓어지고 임도가 산책길처럼 평탄하게 이어진다. 11시 16분, 비수구미 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길섶의 야생화들은 더욱 흐드러지고, 넓어진 계곡에는 푸른 소(沼)가 모습을 보인다.
넓어진 계곡과 산책길
흐드러지게 핀 길섶의 야생화
들꽃 6
들꽃 7
들꽃 8
소
비수구미마을이 가까워지며 계곡은 더욱 넓어진다. 11시 49분 마을로 들어서서, 비수구미 생태길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 11시54분, 점심식사를 하러 민박집으로 들어선다.
넓어진 계곡
마을로 들어서고
비수구미 생태길 안내판
비수구니 민박집
민박집의 꽃 1
민박집의 꽃 2
김영순 씨
이곳은 지난 7월 KBS1TV에서 방영한 인간극장 5부작으로 전파를 탔던 김영순(64·)씨의 산채식당이다. 한때 영순 씨 가족은 먹고 살 길을 찾아 수도 없이 이사하던 끝에, 이곳으로 들어와 20대 후반 때부터 낚시꾼들을 상대로 밥을 지어주기 시작한다. 이후 음식솜씨가 좋고 손이 큰 영순 씨의 식당이 점차 알려지면서, 지금은 수많은 손님들로 붐비는 오지 속의 명소로 변했다고 한다.
식사는 산채 비빕밥이다. 산에서 채취한 7가지 산나물과 10가지 정갈한 밑반찬을 재료로 각자 자기 입맛에 맞게 밥을 비벼 먹는다. 구수한 된장국과 힘께 먹는 비빕밥 맛이 일품인데, 밥, 산나물, 밑반찬, 그리고 된장국은 모두가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취향에 따라 캔 맥주, 생 막걸리 또는 소주를 반주로 즐길 수 있다. 식대는 7,000원, 평화의 땜 갈 때, 모터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3,000원 을 추가하여 10,000원을 받는다.
건너 펀에서 본 비수구미 민박집
산채 비빕밥 재료
식사를 줄기는 대원들
큰 며느님
하지만 영순 씨는 요즘 들어 마을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오지여도 너무 오지인 비수구미마을에서 38년을 보내며 자식 셋을 키워냈지만, 버스 한 대 다니지 않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라도 도시로 나가 컴퓨터나 요리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고 싶다.
영순 씨는 올해 안에 장사를 접고 시내로 나가 살겠다는 목표까지 세우게 된다. 그런데 마을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일을 맞닥뜨린다. 큰아들 부부가 비수구미 마을에서 살겠다며 마을로 들어오게 된 것. 과연 영순 씨는 비수구미 마을을 떠날 수 있을까? (이상 국민일보 기사 펌)
(201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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