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부히말 트레킹을 함께 했던 정성원 사장은 빛고을 광주가 고향이지만, 제주도의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10여 년간을 벼르다, 드디어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해변 가에 100여 평의 대지를 확보하고, 지금은 제주도민이 되어 펜션을 짓고 있다. 곽지리는 곽금 8경, 곽금 올레가 지정될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곽지해변
곽금 4경 장사어포
쪽빛 바다
해변 가에서 본 애월읍
해안산책로
기암 1
기암 2
이런 정성원 사장이 제주도의 속살을 보여주겠다며, 추자도를 포함한 3박 4일 일정의 제주도여행에 우리들을 초대한다. 참여의사를 밝히자, 5월 30일(월) 1시 35분, 김포공항 발, 제주행 이스타 항공을 타라는 문자가 날아온다. 항공료가 40,200원이라고 한다. 아무리 저가항공이라지만 KAL이나 OZ의 절반도 못되는 가격이 놀랍다.
고속버스터미널 역에서 11시 55분, 지하철 9호선 급행을 타니, 불과 27분 만에 김포 역에 도착한다. 1$ 정도의 교통비로, 30분 이내에 도심까지 이동할 수 있는 공항은 세계에서 김포공항뿐이라는, 며칠 전에 본 신문기사가 문득 떠오른다. 전철 안에서 만난 김도권 회장과 국내선 청사로 이동하여,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탑승수속을 마치고, 탑승구에서 추장호, 김연수 두 대원을 반갑게 만난다.
비행기에 오른다. 월요일인데도 만석이다. 기내 서비스는 주스 한잔에 불과하지만, 승객과 승무원이 가위 바위 보로 최종 승자를 가려, 선물을 주는 등 분위기가 무척 가족적이다. 이윽고 비행기가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짐을 찾으러 가보니, 항공기 4대가 거의 동시에 도착하여, 짐 찾는 곳이 몹시 붐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가 연간 600만 명이 넘는다는 보도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겠다.
공항을 빠져나와 정 사장이 몰고 온 찦차에 올라 제주도 속살 순례에 나선다. 가장 많이 찾은 곳이 오름이다. 오름은 기생화산의 분화구다. 부드럽고 풍만한 언덕이다. 제주도에는 이런 오름이 368개, 또는 추자도에 있는 것까지 합치면 45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64-1번지의 아부오름이고, 이어 부근의 아끈다랑쉬오름, 용눈이 오름을 잇달아 찾는다.
방아오름, 돈네코 코스로 하산하며 본 방아오름, 부드럽고 풍만하다.
아부오름, 다랑쉬오름, 용눈이 오름의 위치(펌)
아부오름은 개인소유의 목장이라고 한다. 입구에 앞오름이라고 음각한 돌표지가 있고, 하단에 아부오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소들이 나오지 못하게 쳐 놓은 철조망을 벌리고 목장 안으로 들어선다. 영화 ‘연풍연가’의 ‘고소영 나무’ 옆에서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아부오름 돌표지
안내문
고소영 나무
완만한 오르막길을 산책하듯 오른다. 시야가 넓어지며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답다. 10분도 채 못 되어 분화구에 오른다. 어린 아이들도 오를 수 있는 쉬운 오름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돈다. 조망이 끝내준다.
아부오름 오르며 굽어본 백악이오름
목장 안의 소들
분화구 주위를 걷고
삼나무가 무성한 분화구 안
다랑쉬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 6번지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고도 382m, 비고 200m인 분석구(Cinder Cone, Scoria Cone)로 제주도에 분포하는 360여 오름들 중에서 오름의 규모, 경사, 분화구 등 화산지형의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내주고 있는 대표적인 오름이라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동부지역의 다랑쉬오름, 서부지역의 노꼬미오름을 제주도 오름 랜드마크로 설정했다.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본 다랑쉬오름
다랑슁오름 건너편에 아끈다랑쉬오름이 나지막하게 누워 있다. 정 사장은 가야할 오름이 아직도 많으니, 가파른 다랑쉬오름은 생략을 하고, 아끈다랑쉬오름에 올라 억새구경을 하자고 한다. 모든 것을 정 사장에게 일임한 터라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억새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3~4분 오르면 분화구에 이른다. 나지막한 분화구 안에도 억새가 무성하다.
아끈다랑쉬오름
안내판
오름길
분화구 주위를 돌며 주위 경관을 즐긴다. 돌담으로 둘러싼 고씨 부인 유택이 분화구를 지키고 있다. 북서쪽 억새너머로 다랑쉬오름이 가깝고, 남쪽으로는 용눈이오름이 부드러운 자태를 뽐내는가 하면, 동쪽 멀리 성산일출봉이 아련하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부드럽고 정감이 있는 풍광이다.
고씨 부인 유택
용눈이오름
동쪽 조망
용눈이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 28번지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오름의 형상이 마치 용이 누워있는 것 같다고 해서, 또는 3개의 분화구가 용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용눈이오름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표고 247.8m, 비고 88m, 둘레 2,685m로 어린이들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부드러운 오름이다. 제주도를 사랑했던 김영갑 사진작가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오름이고, 그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오름이기도 하다.
용눈이오름 1
용눈이오름 2
용눈이오름 3
용눈이오름 4
용눈이오름에서 본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에서 본 풍력 발전기
서귀포시 성산읍 437-5번지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있다. 두모악은 두무악(頭無岳)이 변한 말로 한라산을 뜻한다고 한다.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영갑은 서울에서 살며, 사진작업을 위해 몇 차례 제주도에 내려갔다가, 그만 제주도의 자연풍광에 매료되고 만다. 1985년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제주도로 이주하여 가난 속에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는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1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2
생전의 모습
하지만 불행하게도 루게릭병에 걸려 손가락으로 카메라 셔터마저 누를 수 없게 되자, 폐교된 초등학교를 임대하여, 점점 퇴화하는 근육을 일깨워, 이를 갤러리로 개조한다. 2002년 여름, 두모악 갤러리가 오픈되고, 2005년 5월, 그는 숨을 거둔다. 그의 뼈는 두모악 갤러리 마당에 뿌려졌다.
조각 1
조각 2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시킨 김영갑 사진작가! 범인들이 느끼지 못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사진작품으로 남기고 갤러리에 모아, 제주도의 오름, 초원, 억새, 파도, 바위, 바람, 빛,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의 모든 것들을, 보다 깊게 느낄 수 있도록, 우리들을 돕고 있다.
용눈이오름을 걷고 있는 김영갑
그의 사진작품들
백약이오름(百藥岳)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번지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오름이다. 표고 357m, 비고 132m, 둘레 3,124m로 분화구 둘레가 비교적 긴 오름이다. 예로부터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고 하여 백약이오름이라 불린다고 한다. 도로변에서 약17분 정도 오르면 분화구에 이르고,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 데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백약이오름
오름 소개
분화구 1
분화구 2
백약이오름에서 본 남쪽조망
저지오름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산 51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표고 239.3m, 비고 104m, 둘레 2,542m의 아담한 오름으로 올레 13코스 끝 부분이기도 하다. 서쪽에 위치하여 낙조가 일품이라는데 안개가 끼어 낙조를 보비 못해 유감이다.
저지오름 안내판
계단 길과 200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 수상 안내판
계단을 오르면 아름다운 둘레길이 이어지고
정상 오름길을 만난다.
정상으로 오르다 본 바다, 낙조대신 갈치 잡이 배들의 불빛이 보인다.
한라산 방향의 조망
정자
이외에 절물오름과 사려니오름도 올랐으나, 이들은 절물자연휴양림과 사려니 숲길을 다룰 때 정리할 예정이다. 3박 4일의 일정이, 사려니 숲길 방문과 한라산 철쭉꽃 구경을 위해, 5박 6일로 연장이 된다. 잠자리는 정 사장 펜션 공사장 가까이에 있는 바리민박집이다. 노년으로 접어드는 부부가 집 앞의 너른 텃밭을 가꾸며 생활하면서 성수기에만 2층 방에 민박을 받는 것을, 정 사장이 특별히 부탁해, 방 하나를 얻었다. 베란다에 조리시설이 갖추어진 너른 방이다. 4사람이 자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하루 숙박비는 50,000원이다.(성수기 때도 같은 가격이라고 한다.)
바리민박
추자도 왕복 운임, 변검 쇼, 서커스 관람비용 등을 포함한 5박 6일 동안의 총 비용을 4등분하니, 한 사람 몫이 47만원이다. 이 중에 식대가 절반쯤을 차지한다. 3Kg 자연산 광어를 75,000원에 사기도 하고, Kg당 30,000원 하는 전복, 1인분이 15,000원인 돔베돈 등 말고기만 빼 놓고, 제주도의 좋다는 먹거리는 모두 시식을 해 보고, 제주도 막걸리, 한라산 소주, 맥주 등으로 식사 때마다 반주를 했으니 식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식대가 많은 것은 식탐(食貪)을 한 우리들의 탓이다. 정 사장의 살림살이 솜씨는 대단하다. 12,000원 하는 변검 쇼와 서커스 표를 인터넷에서 반값이하로 사고, 첫날 저녁 식사 때 보니, 동문시장에서 15,000원을 주고, 자리돔, 참돔 등을 산 후, 가까이 있는 금메달식당에서 회 뜨고, 물회 만들고, 무치고, 굽게하여, 5사람이 포식을 한다. 술값을 뺀 5인분 총 비용이 40,000원에 불과하니, 1인당 8,000원 꼴이다.
금메달 식당
정 사장의 이런 솜씨는 제주에코여행사의 빅토르 랴센세브(Victor Ryashentsev) 러시아 사장 뺨칠 정도다. 아마도 정 사장이 라센세브 사장보다 못한 것은 제주도 사투리 정도가 아닌가 싶다. 라센세브 사장은 제주도 사투리도 유창하다고 한다. 정 사장의 펜션은 9월경이면 완공이 된다고 한다. 펜션이 완공되면 싼값으로 손님들에게 제주도 속살을 안내하겠다는 것이 정 사장이 꿈이다. 이미 펜션이름도 짓고, 로고도 완성을 했다.
제주도 속살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지금이라도 정 사장에게 연락을 하면, 원하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1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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