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소금강

 

대학동창 중에 주문진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친구가 있다. 아파트에서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해수욕장, 어시장이 가깝다. 친구가 간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때 장기요양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의사소견에 따라 부인이 장만한 집이다.

 

다행히 친구는 간염 치료가 잘 되어 장기요양의 필요성이 없어졌지만, 집을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부부가 때때로 내려와 휴식을 취하는 모양이다. 특히 단풍철이면 가까운 오대산 소금강을 둘러보는 것이 일과처럼 됐다고 한다.

 

금년에도 진고개에서 출발하여,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 단풍을 구경할 계획이라며 동참을 권유한다. 김광현 사장과 내가 함께 가기로 하고, 1023730, 죽전에서 만나, 친구 부인이 운전하는 차에 탑승한다. 차가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박무가 낀 차창 밖 풍광이 아름답다.

 

횡성휴게소에서 소고기국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10시 경에 진고개에 도착한다. 다리가 아픈 김 사장과 친구 부인은 소금강 주차장에서부터 쉬엄쉬엄 거꾸로 올라와, 구룡폭포 정도에서 진고개에서 출발한 우리들과 만나기로하고 차를 돌린다.

 

10년 전에 백두대간을 하면서 대관령을 출발하여, 노인봉을 거쳐, 진고개로 내려온 적이 있어 낮이 익은 곳이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많이 정비된 모습으로 바뀌어 반갑다. 휴게소 앞 주차장도 더 넓어진 것 같고, 오대산 국립공원안내, 등산로안내 등 안내문이 계시되어 있는가 하면, 비나 눈이 오면 꽤나 질퍽거리던 곳이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이 되고, 등산로에는 촘촘하게 돌을 깔아 놓아 진고개라는 이름이 무색해져 버렸다.

한적한 진고개 휴게소

 

산행준비를 하고 102,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진고개에서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으로 내려서는 코스는 약 13.3Km로 소요시간은 5~6시간 정도라고 한다.

탐방로 안내

 

고도표

 

산행시작

 

진고개의 고도가 1000m. 운해가 건너편 황병산 산허리에 걸려있다. 촘촘히 깔아 놓은 돌길을 오른다. 정면으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뚜렷하고, 단풍철이라 평일인데도, 그 위를 걷는 등산객들이 점점이 눈에 들어온다. 평화롭고 한가한 풍광이다.

산허리에 걸린 운해

 

고산 분위기가 느껴지는 돌길

 

능선 오르는 길

 

진고개 0.9Km/노인봉 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자 가파른 나무계단길이 이어진다. 전에 없던 시설이다. 긴 계단길이 끝나고 전형적인 고산 등산로가 이어진다. 고도가 높은 이곳은 낙엽을 모두 떨어뜨린 나무들이 앙상한 모습으로 도열해 있다.

계단길

 

낙엽 진 산길

 

등산로가 왼쪽으로 90도 굽어지는 곳에 노인봉 2.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한 무리의 등산객들을 지나친다. 거창에서 산악회를 따라 온 분들이라고 한다. 아주머니들이 거창은 지금 단풍이 한창인데, 오대산은 이미 단풍이 모두 져 버렸다고 아쉬워한다.

거창에서 온 분들을 만나고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멀리 황병산 정상의 시설물들이 보인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관목지대가 이어진다. 1123, 이정표가 있는 노인봉 삼거리에 이르러, 0.3Km 떨어진 노인봉으로 향한다.

당겨 찍은 황병산 정상

 

관목지대

 

노인봉 삼거리 이정표

 

1130, 기념사진을 찍는 인파로 붐비는 노인봉 정상에 올라, 한동안 주위를 둘러본다. 모처럼 맑고 좋은 날씨라 조망이 일품이다. 1142,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소금강으로 내려선다.

노인봉 정상

 

노인봉 정상석

 

두루봉 방향의 조망

 

백마봉 방향

 

황병산과 대간길

 

조망 안내판

 

1146, 노인봉 무인대피소(해발1,297m)를 지난다. 이정표는 소금강분소까지의 거리가 9.2Km라고 알려준다. 낙엽이 진 황량한 나무들 사이로 거친 등산로가 이어진다. 대피소에서 낙영폭포까지의 약 1.6Km는 경사가 매우 급한 내리막이다.

노인봉 대피소

 

하강길 1

 

하강길 2

 

하강길 3

 

하강길 4

 

하강길 5

 

1217, 이정표가 있는 낙영폭포(해발 1170m) 위를 지난다. 경사가 더욱 가팔라지며 나무계단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물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물가로 내려서서 자리를 잡고 앉아, 가져 온 떡과 빵 그리고 음료수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며 20여분 머물다 출발을 한다.

  긴 계단 길

 

점심식사를 한 물가

 

여전히 내리막 경사가 급하다. 껍질만 남은 죽은 나무가 하늘을 향해 절규하듯 길을 막고 있다. 다시 계단길이 이어지고, 계곡의 물살이 빨라진다. 이틀 전에 전국적으로 비가 제법 내렸다더니 계곡의 수량이 많이 늘었나보다. 130, 이정표가 있는 낙영폭포에 이른다. 계단을 내려서며 2단계 폭포를 카메라에 담는다.

  길을 막고 선 고사목

 

계곡의 물살이 빨라지고

 

이정표

 

낙영폭포 1

 

낙영폭포 2

 

고도가 800m대로 떨어지자 여기저기 단풍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계곡을 바라보고, 발아래 소용돌이치는 물살을 굽어본다. 친구는 가을에 여러 차례 소금강에 와보았지만 오늘처럼 날씨가 좋고, 계곡에 물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단풍 1

 

단풍 2

 

발아래 소용돌이치는 물살

 

152분 사문다지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내려온다. 고도 652m, 노인봉에서 3.5Km 떨어진 지점이다. 사문다지가 무슨 뜻인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터인데, 국립공원쯤 되면 안내판 하나쯤은 세워둘 필요가 있겠다. 지도를 보면 소황병산에서 내려오는 지계곡 입구인 모양이다. 좁은 바위 틈 사이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물살이 빠르게 흘러내린다.

  사문다지 이정표

 

협곡의 계류 1

 

협곡의 계류 2

 

계곡을 따라 길에 이어진 쇠다리를 한동안 걸어내려 광폭포 이정표를 지난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내린다. 다리를 건너며 보는 계곡 주변의 단풍이 곱다. 물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들린다. 좁은 바위틈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쇠다리

 

광폭포 이정표

 

광폭포

 

다리를 건너며 보는 단풍

 

급류

 

217, 삼폭포 이정표를 지난다. 주변의 단풍이 곱다. 삼폭포?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 소금강이 시작되는 낙영폭포에서 부터 세 번째 폭포라는 뜻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정설인지 확인 할 길이 없다. 이어 백운대를 지난다. 이정표는 고도 503m, 노인봉 4.9Km 지점이라고 알려준다.

  삼폭포 이정표

 

단풍 1

 

단풍 2

 

삼폭포(?)

 

백운대

 

고도가 낮아지며 계류의 흐름이 유연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골짜기가 좁아지며 물살이 다시 빨라진다. 데크 길을 내려서며 보는 계곡이 무척 깊어 보인다. 좌우가 깎아지른 절벽인데, 절벽 위 단풍이 저리 곱다.

유연해진 물살

 

계곡은 다시 좁아지고

 

깊은 계곡

 

양안(兩岸) 절벽

 

급류 1

 

급류 2

 

절벽에 핀 단풍

 

좁은 계곡에 놓인 철책 길을 따라 내린다. 주변의 단풍이 곱다. 정면에 꼭 성난 거시기 같이 생긴 암봉이 우뚝한데 중간 중간에 사람 얼굴 모양이 보인다. 만물상이 가까운 모양이다. 쇠다리가 지그재그로 계곡을 건넌다. 눈앞에 아치형 다리가 모습을 보인다.

철책길 1

 

철책길 2

 

단풍

 

성난 거시기 같이 생긴 바위

 

계곡에 걸린 아치형 다리

 

아치형 다리에서 본 지나온 길

 

절벽에 핀 단풍

 

아치형 다리를 건너, 귀면암 안내판을 만난다, 아까 보았던 성난 거시기가 귀면암인 모양이다. 아름다운 계곡에 끌려 발걸음이 자주 멈춘다. 눈길을 끄는 노란 단풍과 만물상 이정표가 있는 부근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현재 위치는 고도 463m, 노인봉에서 5.5Km 떨어진 지점이다.

  귀면암

 

노란 단풍

 

만물상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본 계곡

 

등산로가 잠시 계곡을 벋어나 숲길로 들어섰다 다시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계곡 건너편에 또 다른 암봉이 우뚝하다. 아마도 만물상을 이루는 또 하나의 기암인 모양이다.

아름다운 숲길

 

기암

 

협곡

 

고도가 낮아지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느낌이다. 학유대라고 짐작되는 곳의 계곡, 바위, 계류 그리고 단풍이 어우러진 풍광이 환상이다. 이어 입산통제소를 지난다. 하절기에는 2, 동절기에는 1시가 입산통제 시간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단풍 1

 

단풍 2.

 

학유대

 

학유대 이정표

 

입산 통제소

 

38, 이정표가 있는 구룡폭포에 이른다. 모처럼 사람들이 붐빈다. 소금강분소에서 3Km 떨어진 지점이다 보니, 평상복 차림의 산책객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구룡폭포! 과연 소금강을 대표하는 폭포답다. 9개의 폭포와 담 중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하단과 상단의 2개뿐이고 나머지는 출입이 금지된 계곡 안쪽에 숨어 있고 한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출입금지 지역이 가장 많은 곳이 오대산이라고 한다.

이정표

 

하단 폭포

 

상단폭포

 

구룡폭포에서 2시간 이상 우리들을 기다린 김 사장을 만나 함께 하산한다. 난대인(難待人)! 사람 가다리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호인인 김 사장은 싫은 내색도 없이 허허 웃으며 반긴다. 이어 다리를 건너고 이정표와 안내문이 있는 식당암을 지난다.

식당암 안내문

 

식당암 계곡

 

330분 경, 금강사(金剛寺)를 잠시 둘러본다. 신라시대 관음사가 있던 곳에 새로 지은 비구니 사찰이라고 한다. 이어 연화담 , 십자소를 지나, 358, 이정표가 있는 무릉계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금강사 대웅전

 

무릉계

 

이정표

산은 역시 커야 제멋이 난다. 모처럼 1,338.1m나 되는 노인봉에 오르고, 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소금강에서 가을 정치를 만끽한다.

 

 

(20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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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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