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자봉 정상

 

2011년 12월 28일(수)
한파경보가 내릴 정도의 강추위가 닷새 동안 지속하다 오늘부터 날씨가 풀려, 낮 최고기온이 영상으로 오른다는 예보에, 움츠려 들었던 마음을 추슬러, 앵자지맥 다섯 번째 구간산행에 나선다. 9시시 15분, 곤지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건업리고개를 통과하는 양평 행 광주시내버스를 타려고, 7시에 집을 나와 9시경에 곤지암터미널에 도착해보니, 9시 15분 발 버스는 없어지고, 9시 30분 발 버스가 있다고 한다.

 

날씨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대합실도 없는 곤지암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가까이 버스를 기다리려니 발이 시리다. 다음부터는 다소 무겁더라도 중등산화에 모 양말로 중무장을 하라고 발이 일깨워준다. 9시 30분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9시 48분 건업리고개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길 건너 등산로 입구 쉼터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9시 50분, 등산안내도 옆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안내도에는 앵자봉까지의 거리가 3.4Km라고 적혀있다.

건업리고개 버스정류장

 

저 앞에 노인 한분이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곤지암버스터미널에서 같이 버스를 타고 온 노인이다. 이천에서 오신 분인데, 자작봉까지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오늘 6시간이 넘게 산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은 오직 이 노인뿐이다. 나무계단을 오르자, 오른쪽의 이정표가 작은 앵자봉(585m)까지의 거리가 2.7Km라고 알려준다.

산행시작

 

산행들머리의 고도가 약 150m 정도이니, 2.7Km 떨어진 585m봉과의 고도차는 435m나 되지만, 업 다운도 심하지 않는 꾸준한 오름세가 지속되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남쪽능선이라 눈이 말끔히 녹아 뒤돌아보는 북쪽사면의 눈 덮인 모습과는 다른 세계를 걷는 느낌이다. 10시 1분, 앵자봉 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건업리를 굽어본다.

왼쪽으로 보이는 건업리

 

10시 7분, 자작봉의 높이와 자작봉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를 만난다. 하지만 누군가가 표지판의 거리표기를 긁어놓아 이정표가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등산로가 잠시 능선 왼쪽 임도로 이어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10시 17분, 글자 판독이 불가능한 삼각점이 있는 392.7m봉을 지난다.

392.7m봉의 삼각점

 

10시 23분, 431m봉에 올라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골프장을 굽어보고, 왼쪽으로 내려서서 넓은 안부를 지난다. 이어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0시 51분, 소양수양관장의 안내문이 있는 자작봉에 이르러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직진하여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잔설이 남아 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자작봉 정상

잔설이 남아 있는 가파른 내리막

 

10시 58분, 이정표가 있는 샘골 소망수양관 갈림길을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자작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나무줄기 하나를 땅속에 묻고 있는 특이한 모양의 소나무를 지나고, 11시 4분, 별다른 표시가 없는 573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다시 자작봉 정상에서 보았던 소양수양관 안내팻말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특이한 모양의 소나무

 바위 위의 노송

 

11시 15분, 로프가 설치된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안부에서 직진하여 송전탑 공사장을 지난다. 추운 날씨인데도 작업이 한창이다. 작업장을 지나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11시 27분, 나무계단과 로프가 걸린 가파른 암릉을 지나, 암봉 위에서 이스트벨리CC를 가까이 굽어본다.

송전탑 공사장

나무계단

암봉

 이스트벨리CC

 

11시 43분, 27번 송전탑을 지나고, 눈앞의 앵자봉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11시 47분, 앵자봉 정상(666.8m)에 오른다. 비교적 넓은 정상에는 정상석, 조망 안내판 2개, 이정표 등이 보인다. 2009년 9월, 관음리에서 관산을 거쳐 이곳에 올랐을 때는 조망이 좋았었다는 기억이 새로운데, 지금은 시계가 흐려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그래도 사방이 탁 트인 이곳에서 아쉬운 대로 한동안 주위를 둘러본 후, 천진암(양자산 방향) 팻말이 있는 오른쪽 의 로프가 걸린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선다.

앵자봉 오르는 길

무갑산, 관산 방향의 조망

천덕봉 방향의 조망

 

11시 58분, 핑크색 이정표가 있는 안부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고, 12시 4분, 헬기장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내리막 능선이 북향이다 보니, 남아있는 잔설에서 겨울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12시 8분, 이정표가 있는 두 번째 헬기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1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세 번째 헬기장에 이른다.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양지산 가는 길이다.

북향 능선의 잔설

양자산 갈림길 이정표

 

헬기장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12시 17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의 안내로 오른쪽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내리막으로 진행한다. 표지기들이 없다면 십중팔구 직진하게 될 곳이다. 이어 안부를 지나 바위지대를 통과한 후, 12시 25분,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추운 겨울 산속에서 혼자 하는 식사처럼 처량하고 썰렁한 것도 없겠다. 뜨거운 컵라면을 먹다보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콧물이 줄줄 흐른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속개하여, 등산로 위에 쓰러진 채로 버려진 녹색 철책을 지난다.

갈림길, 오른쪽 내림 표지기

 

1시 1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4분 후, 이상한 표지판이 걸린 고도 약 55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가볍게 오르내리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여, 1시 16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 낙엽송 숲을 카메라에 담는다. 쓸모는 별로 없는 나무라고는 하지만, 하늘로 쭉쭉 뻗은 낙엽송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550m봉의 표지기

낙엽송 숲

 

1시 20분, 낙엽송 숲이 끝나가는 나지막한 봉우리에 오른다. 봉우리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잘려지고, 차량이 지나다닌 흔적이 있는 넓은 길이 이어지더니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는 이 근방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롤 내려선다고 했는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왼쪽으로 진행하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 지나친 것은 아닌 가해서 낙엽송 숲까지 다시 되돌아 가보만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하고, 다시 벌목봉으로 돌아와 조금 더 진행하니, 정면에 높다랗게 걸린 표지기가 보인다.

 벌목봉, 차량이 지난 흔적이 있는 넓은 길로 이어진다.

10여분을 헤매다 발견한 반가운 표지기

 

표지기를 따라 직진하여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눈 덮인 임도가 내려다보인다. 이윽고 임도에 이르러, 이를 따라 걷다, 11시 54분, 임도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직진하여 안부를 지난 후, 2시, 103번 송전탑이 있는 둔덕에서 오른쪽의 항금리 쪽을 굽어본다. 2시 7분, 갈림길에서 소나무 묘목이 심어져 있는 오른쪽 오르막길로 진행하고, 104번 송전탑이 있는 안부에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눈 덮인 임도

 

갈림길에서 오른쪽 소나무 묘목 조림지 언덕으로

 

 

2시 22분, 서낭당 흔적이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자작나무 조림지를 가파르게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길가에 묻힌 드럼통을 지난다. 2시 40분, 430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105번 송전탑을 거쳐,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른다. 오른쪽에 눈을 이고 있는 묘 2기가 눈길을 끈다.

자작나무 조림지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430m봉

눈 덮인 묘

 

2시 57분, 잘 손질된 묘를 거쳐, 3시 2분, 106번 송전탑에 이르고, 이어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 3시 23분, 판독이 불가능한 삼각점이 있는 관음봉(501m)에 오른다. 한동안 머물며 주위를 둘러보고 왼쪽 완만한 길을 따라 진행하여 능선을 가볍게 오르내리고, 3시 36분, 무명봉에 오르기 직전에 표지기들의 안내로 로프가 걸려 있는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관음봉

무명봉 정상 직전, 오른쪽에 걸린 표지기

 

내리막길이 잣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3시 48분, 양쪽에 표지기가 걸려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방향도 틀리고 또 골짜기로 떨어지는 길같아 보여, 계속 직진한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더니, 이윽고 잡목넝쿨이 무성한 계곡으로 떨어진다. 아뿔사! 등로이탈이로구나... 지도룰 꺼내 현재 위치를 가늠해 본다. 계곡의 흐름이 마루금 능선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는데다, 지도에도 능선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가 보인다. 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계곡을 따라 내려서기로 한다. 잡목넝쿨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니 희마한 산길이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오른쪽 갈림길을 지나 계속 직진한다.

 

4시 18분, 계곡을 벋어나 너른 임도로 들어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으로 마루금 능선과 송전탑이 가까이 보인다. 임도에서 마루금이 멀지는 않지만,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 사방이 어둑해 지기 시작함으로, 마루금 복귀를 포기하고 천천히 임도를 따라 내린다.

임도에서 가까이 보이는 오른쪽 마루금

 

임도는 어느 사이에 포장도로로 바뀌어 마을로 이어진다. 낮선 발자국소리에 놀란 개들이 사방에서 짖어댄다. 4시 45분, 탑선사를 지나고, 탑선동 마을회관 앞에서 동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렌탈 차를 불러, 88번 도로변에 있는 털보 셀프 바베큐 앞에서 타고 퇴촌으로 나온다.

탑선사

털보 셀프 바비큐

산행지도 - 녹색이 마루금, 붉은 색은 등로이탈 후 진행궤적

 

오늘의 산행거리는 약 13Km에, 걸은 시간은 중식시간 25분을 포함하여 총 7시간 10분이다.

 

 


(2011. 1. 1.)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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