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봉에서 본 북쪽 조망
2011년 12월 15일(목)
날씨가 추워졌다. 오늘 산행지의 낮 기온이 영하 2~3도에, 북서풍이 초당 3~4m의 속도로 불겠다는 예보다. 하지만 내일부터 주말까지는 더 매서운 강추위가 예상된다는 소리에, 오늘을 산행일로 잡고 8시경 집을 나선다. 지난번 두 차례 산행에 동행을 했던 김 도권 회장은 앵자지맥이 이번 구간부터 용인시를 벗어나게 되자, 함께 가겠다는 소리가 없다. 그러다보니 또 다시 독립군 신세가 된다.
지난번 산행을 마쳤던 방도 1리, 속칭 성황당고개로 가는 교통편은 곤지암 버스터미널에서 있다. 진우리-방도리 간을 운행하는 39-4번 광주공영버스와 광주시내버스가 성황당고개를 지나고, 터미널 출발시간이 8시 35분, 10시 5분, 10시 30분, 11시 20분 등이다. 8시 35분 버스는 너무 이르고, 11시20분은 너무 늦어, 10시 5분, 또는 10시 30분차를 이용하려고, 8시에 집을 나서서, 강동역에서 8시 45분 동원대 행 1113-1번 광역버스를 탄다. (요금 카드 2,000원)
버스가 10시 정각, 곤지암버스터미널에 도착해준 덕에, 10시 5분에 출발하는 광주시내버스에 오르고, 10시 20분 성황당고개에서 하차하여, 들머리를 찾는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곤지암물류센터’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른다고 했는데, 버스에서 내린 사거리에서는 (주) 화승물류센터 입간판만 보인다. 도로를 건너 화승물류센터 경비실에서, ‘곤지암물류센터’가 어디냐고 묻는다. 경비실 아저씨는 곤지암물류센터는 모르겠다며, 찾는 곳이 어느 회사 물류센터냐고 되묻는다. 할 수 없어,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본다.
성황당고개의 (주) 화승물류센터 입간판
자기가 알기로는 등산로는 없는데, 이따금씩 배낭을 멘 등산객들이 회사 앞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는 것을 보았고, 또 때로는 되돌아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도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으로 많은 창고들이 보이고, 도로 아래, 오른쪽에도 여러 회사들의 물류창고들이 눈에 뜨인다. 시멘트도로는 막다른 창고로 이어진다. 마침 종업원인 듯한 아저씨 한분이 나오 길 레, 등산로를 묻자, 등산로는 없다는 대답이다. 혹시 ‘곤지암물류센터’가 어딘지 아시느냐고 묻자, 사거리로 다시 내려가 왼쪽(버스에서 내린 곳에서는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바로 ‘곤지암물류센터’ 입간판이 보일 것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주) 한국관광용품센터 곤지암물류센터 입간판
10여 분을 헤맨 끝에, 10시 32분, 드디어 (주) 한국관광용품센터(KTS) 곤지암물류센터 입간판을 찾아, 도로를 따라 오른다. 도로 양쪽에 여러 회사들의 창고가 보인다. 갈림길도 무시하고, 곧장 계속 따라 올라 막다른 곳에 이르니, 그곳이 바로 곤지암물류센터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경비실 뒤로 낙엽 쌓인 능선사면에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보인다. 잠시 산행준비를 마친 후, 10시 40분, 수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발자취를 따라 걷는다. 맑은 겨울날씨다. 볼에 와 닿는 바람이 시리게 차다.
이 경비실 뒤에서 수로를 따라 이어지는 발자취를 찾으면 된다.
곤지암물류센터, 창고 뒤 왼쪽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루금이다.
능선사면으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발자취
10시 43분, 임도 삼거리에 내려서서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3분 후, 임도는 묘 앞에서 끊기고, 오른쪽에 보이는 표지기들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0시 59분, 고도 약 3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1시 9분 해룡산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이 해룡산 가는 길이고,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오른쪽 능선이 마루금이다.
해룡산 갈림길에서 오른쪽 마루금 방향에 걸려있는 표지기들
마루금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지척인 해룡산을 향해, 왼쪽 길로 접어들어, 11시 12분, 나뭇가지에 정상표지판이 걸려있는 해룡산 정상(366.3m)에 오른다. T자 능선형의 정상이다. 좌우로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져 있고.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판독이 불가능한 삼각점이 보인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 마루금으로 들어선다.
해룡산 정상
11시 17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 길로 내려서서, 지금은 낙엽에 덮여 팻말만 보이는 등산로 주변의 꽃밭을 지나고, 멀리서 보면 흡사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흰색의 커다란 나뭇잎이 떨어져 있는 숲을 지난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잎이 떨어진 후박나무 숲이 아닌가 싶다.
등산로 주변의 꽃밭 - 팻말만 서 있다.
앙상한 나무줄기
돌무더기처럼 보이는 나뭇잎
11시 36분,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 건너편 숲에 표지기들이 여럿 달려 있지만, 선답자의 산행기를 따라 임도 왼쪽으로 진행하여 정면에 팬션 같은 건물들이 보이고, 오른쪽 울창한 잣나무 숲으로 임도가 갈라지는 곳에 이르러 산세를 보니, 임도로 내려서서 직진하여,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숲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른 길 같아 보인다. 하여 11시 41분, 원 위치로 되돌아와 건너편 숲으로 들어선다.
임도 건너편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숲길
낙엽이 쌓인 부드러운 능선길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이 바른 길을 걷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속삭인다. 11시 56분, 표지기들을 따라 양각산 분기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2분 후, 서낭당 흔적이 보이고, 고목 한 그루가 눈길을 끄는 회고개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회고개
12시 3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12시 9분, 중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어한주를 마신다. 라면이 다 되자, 집사람이 아침에 만들어준 샐러드 빵을 곁들여 식사를 한다. 저 아래 고속도로로 장난감 같은 차들이 빈번히 지나가는 것을 내려다보며 하는 식사지만 추운 겨울 산속에서 혼자 하는 식사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하다. 12시 38분, 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속개한다.
고속도로를 굽어보며 식사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며 뒤돌아 나뭇가지 사이로 제법 높아 보이는 양각산(384m)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49분, 표지기와 비닐표지판이 걸려있는 386m봉에 오른다. 3,000 산 오르기를 목표로 하는 한 현우 씨라는 분이 금년 7월, 2708번째로 이 봉우리(각씨봉)에 올랐다는 비닐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386m봉
12시 58분, 고도 345m 정도의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달려내려, 1시 2분 절개지에 이르고, 이어 왼쪽으로 내려서며 도로 건너편 채석장과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1시 21분, 굴다리 앞에 내려서서, 첫 번째, 두 번째 굴다리를 지나, 돌 채취가 한창인 채석장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도로로 로 들어선다.
절개지를 내려서면서 본 채석장과 가야할 마루금
두 번째 굴다리를 지나
채석장 뒤 능선으로 붙어야겠는데, 한동안 채석장도로를 오르내리며 살펴보아도, 접근로가 만만치가 않다. 채석장 중장비가 지난 길을 따라 공사장 위에 올라 접근할 만한 곳을 찾아본다. 결국 채석장 도로 중간쯤에서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 능선에 붙기로 하고, 다시 채석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이윽고 도로가 갈리지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작업장을 지나, 능선을 향해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가슴높이 까지 와 닿는 빽빽한 잡초줄기 사이로 사람이 지나간 발자취가 이어진다.
채석장 뒤 능선으로 붙어야하는데 길이 없다.
가운데 맨 뒤 중장비가 보이는 작업장을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향한다.
오른쪽 작업장으로 들어선 지점
이윽고 간벌한 나뭇가지들이 지천으로 갈려있는 능선에 오른다. 오른쪽 얕은 골짜기 너머로 주능선이 건너다보인다. 골짜기를 건널까하다, 저 위에서 두능선이 만나는 것을 보고, 가파른 벌목능선을 지그재그로 힘들게 오른다. 1시 50분, 주능선 등산로로 들어선다. 도로변에서 바로 코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약 25분 동안 악전고투 끝에 오르고 나니,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다. 2시 11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만나는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안부사거리에서 직진
2시 38분, 국수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국수봉으로 향한다. 2시 41분, 65번 송전탑 앞에 선다. 오른 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동원대학과 가야할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2시 47분, 나뭇가지에 비닐표지판이 걸려있는 국수봉 정상(427m)에 이르러, 잠시 주위를 둘러 본 후 왔던 길을 내려선다.
65번 송전탑 앞에서 본 동원대학과 가야할 마루금
국수봉 정상
2시 53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마루금으로 들어선 후, 가벼운 오르내림을 거쳐, 3시 16분,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 마을을 굽어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동원대학과 멀리 이천시가지를 바라본다.
송전탑 봉에서 본 30도방향의 조망
동원대학과 멀리 이천시가지
3시 27분, 사면 전체를 벌목하여 시야가 확 트인 능선에 올라, 북쪽을 조망하고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며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등산로가 숲속으로 이어지며 희미해진다.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고, 방향을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진행하여, 3시 47분, 앞에서 언급한 한 현우 씨가 걸어놓은 ‘풍목골산(275m)’이라는 비닐표지판을 거쳐, 3시 49분, 69번 송전탑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선다.
벌목능선에서 본 북쪽 조망
풍목골산(?)
길 안내
3시 54분,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르고,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능선을 따라 가볍게 오르내린다. 4시 13분, 아리골산이라는 비닐표지판을 지나고 이어 왼쪽으로 송전탑을 본다. 4시 22분, 삼각점이 있는 284m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4시 28분, 한국세라믹 갈림길 입간판이 있는 안부를 지나, 넋고개 절개지 위에 선다.
안부 사거리, 직진
아리골산(?)
284m봉 삼각점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절개지를 내려서야하지만, 편한 길을 택해 왼쪽으로 내려서서, 커다란 건물 옆을 지나 도로로 내려선다. 풀어 놓은 강아지 두 마리가 맹렬히 짖으며 달려든다. 쌍 스틱을 풍차처럼 돌려 강아지들의 접근을 막고, 4시 43분, SK주유소 옆 3번 국도로 나와 산행을 마친다.
절개지에서 왼쪽 건물 옆으로 내려서고
넋고개를 지나는 3번국도
오늘 걸은 거리는 약 10Km,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30분을 포함하여, 총 6시간 23분이다. 버스정류장에서 1113-1번 버스를 타고, 강동역을 거쳐, 귀가한다. 모처럼 영하의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즐긴 겨울산행이다.
(201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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