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야청청(獨也靑靑)
2011년 11월 26일(토)
춥던 날씨가 어제 오후부터 풀리고, 오늘은 더욱 따듯해져서 한낮의 기온이 10도를 웃돌 것이라고 한다. 구름 많은 흐린 날씨지만, 비는 오지 않고, 바람이 불겠지만 남서풍이라 훈풍으로 느껴질 것이라는 예보다. 검단지맥 마지막구간 산행을 위해 아침 7시경 집을 나선다.
7호선, 2호선, 8호선을 차례로 갈아타고, 산성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남한산성으로 가는 9번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도착안내판이 9번 버스가 3분 후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무작정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보다 버스 도착시간을 미리 알 수 있게 됐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것도 버스도착 안내시스템이 젊은 학생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고 하니 더 더욱 반갑다.
버스도착안내
버스는 8시 34분, 남한산성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북문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른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기온은 영상이지만, 예보와는 달리 차가운 북서풍이 강하다. 등산복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산책객들이 종종걸음을 치며 스쳐지나간다. 8시 40분, 북문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북문 가는 길
남한산성 성벽들은 거의 다 복원되었는데, 성 밖으로 둘레 길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라 여기저기 쌓인 자재들이 어지럽다. 남한산성 성벽 길은 여러 차례 걸어서 낮이 익은 곳이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정비가 잘 되어 무척 아름다운 곳이라, 사계절을 통해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이른 아침 호젓한 성벽 길을 걸으며 벌봉을 가까이 보고, 운무 속에 섬처럼 떠 있는 북동쪽의 산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벌봉
운무 속 북동방향의 산들
9시 1분, 동장대암문에 도착하여 성 밖으로 나오고, 이어 외성인 오른쪽의 봉암성을 지나 벌봉으로 향한다. 9시 18분, 이정표가 있는 한성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본성과 달리 외성의 성벽들은 허물어진 모습 그대로이다. 9시 22분, 벌봉암문에 이르고, 3분 후, 벌봉 정상(515m)에 서지만, 운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병자호란 때 벌봉을 점령한 청군이 남한산성 내부를 속속들이 드려다 볼 수 있어, 삼전도의 굴욕을 앞당기게 했다는 비극의 봉우리이다. 벌봉을 내려서서 남한산으로 향한다.
동장대 암문
봉암성
안내문
벌봉 암문,
벌봉 정상
남쪽에서 본 벌봉
9시 35분, 능선 분기봉인 남한산(521.1m)에 올라, 성벽 위의 삼각점(422 재설/76.9. 건설부)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내려서서 은고개로 향한다. 직진 길은 한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허물어진 성벽을 따라 내려서며, 가야할 용마산과 검단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왼쪽에서 들리는 기계소리에 성 밖을 내다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벌목작업이 한창이다. 둘레길 만든다고 애꿎은 나무들이 봉변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남한산 정상의 갈림길
용마산(우)와 검단산(중앙)
벌목
9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은고개까지의 거리가 3.9Km라고 알려준다. 9시 49분, 또 다른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다시 왼쪽으로 내려서고, 419m봉에 올라 직진하여 내려선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 나무계단으로 진행한다. 이후 두어 차례 갈림길이 나오지만, 이정표나 표지기의 도움이 있어 마루금을 벗어날 걱정은 없겠다.
은고개 갈림길 이정표
419m봉
갈림길에서 오른쪽 나무계단으로
10시 15분, 사거리 안부, 장구마기고개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송전탑이 있는 348.4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0시 27분, 84번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를 넘고, 이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정표는 은고개까지의 남은 거리가 0.9Km라고 알려준다.
장구마기고개
10시 43분, 학교림 안내판이 있는 300.4m봉에 오르지만,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하고, 왼쪽으로 내려서며, 정면 나뭇가지사이로 용마산과 검단산을 바라본다. 이어 묘 2기를 지나고 내려선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바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묘역으로 들어서서, 돌계단을 지나, 10시 57분, 43번 국도가 지나가는 은고개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뒤돌아 본 묘역과 돌계단
은고개
은고개 삼거리에서 두 차례 횡단보도를 건넌 후, 반대편 도로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잠시 진행한다. 11시 1분, 버스정류장에 이르기 직전에 왼쪽에 보이는 희미한 길로 들어서서, 낙엽이 쌓인 가파른 오르막을 미끄럽게 올라, 벌목지대를 지나고, 11시 12분, 194m봉에 오른다.
버스정류장 직전, 왼쪽 산길로
194m봉 정상
벌목한 나뭇가지들이 어지러운 정상에는 이정표도 없고, 사람들이 지난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 선답자의 기록에 따라,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서서, 철조망이 쳐진 어둑한 잣나무 숲으로 들어서고, 이어 차 소리가 요란한 절개지 위에 선다. 오른쪽으로 희미한 발자국 흔적이 보인다. 발자취를 따라 잠시 잡목넝쿨을 헤치며 진행한 후, 왼쪽 넓은 묘역으로 내려서고, 이어 묘길을 따라, 11시 25분, 지하통로 입구에 이른다.
철조망과 잣나무 숲
묘역 위 절개지에서 본 동쪽 조망
지하통로
지하도 두 개를 잇달아 지나 중부고속도로를 건너고, 11시 27분, 낚시터로 이어지는 도로로 들어선다. 이어 선답자의 기록대로, 왼쪽에 보이는 수로를 따라 228m봉으로 향한다. 긴 수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수로 양쪽으로 발자국 흔적은 보이지만, 정상적인 등산로는 아니다. 힘들게 수로가 끝나는 곳까지 올라 조금 더 진행하니, 왼쪽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수로가 앞을 막는다. 하지만 수로가 너무 가파르고, 수로 주변의 잡목들이 빽빽하여 수로를 따라 오르기가 어렵겠다.
수로를 따라 오른쪽 228m봉으로
할 수 없이 수로를 건너, 길 없는 길을 만들며, 오른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능선으로 향하고,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228m봉 정상에 오른 후, 낙엽 쌓인 부드러운 능선을 왼쪽으로 따라 내리다, 12시 9분, 반가운 표지기를 만난다. 능선이 점차 낮아지며, 오른쪽으로 비닐하우스 등이 내려다보인다. 12시 12분, 표지기가 보이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이어 임도로 내려선다.
228m봉을 내려서며 반가운 표지기를 만나고 정면으로 용마산을 본다.
임도
임도에서 오른쪽 낚시터 방향으로 진행한다. 잡목덤불 사이로 뚜렷한 길이 이어지더니 슬그머니 흐지부지 없어진다. 2009년 9월, 검단산과 용마산 연계산행 시, 낚시터를 지나, 지하통로에 이르고, 43번국도 은고개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한 적이 있다. 이때는 228m봉을 오른쪽에 둔 마을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낚시터를 찾으려면 뒤돌아 마을길로 내려서야하는데, 후퇴를 하자니 영 기분이 내키지가 않는다. 하여 임도로 내려섰던 곳으로 되돌아와, 정면에 보이는 주능선을 향해 바로 치고 오르기로 한다. 12시 25분, 임도를 건너 묘역에 이르니 가야할 415m봉이 시커멓게 앞을 막는다.
임도를 건너 묘역에 이르고, 묘역 뒤로 보이는 415m봉
415m봉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10시 방향으로 능선을 가로 질러, 서서히 봉우리를 우회한다. 부드러운 사면이라 곳곳에 묘역이 있고, 묘로 이어지는 길이 있어 진행이 생각보다 수월하다. 12시 44분, 안악김씨 부인 묘에 이르자, 왼쪽에 표지기가 보이고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마루금에서는 벗어났지만,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분명하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 1시 2분, 주능선에 오른다. 왼쪽으로 용마산, 오른쪽으로 415m봉이 보인다.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안악김씨 부인 묘에서 만난 등산로는 밤골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인 것 같다.
안악김씨 부인 묘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표지기
비로소 주능선으로 진입하고
왼쪽 용마산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바람이 심하고 몹시 춥다. 1시가 넘어 점심식사를 해야겠는데, 능선길이라, 바람을 막아줄 적당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1시 28분, 이정표, 삼각점,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용마산 정상(595.4m)에 오른다. 오른쪽 깃대에 걸린 태극기가 요란힌 소리를 내며 바람에 펄럭인다. 이정표는 검단까지의 거리가 3.7km라고 알려준다. 춥고 바람이 심해, 토요일인데도 등산객들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희미하게 보이는 팔당호를 굽어보고, 직진하여 용마산을 내려선다.
용마산 정상
팔당호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왼쪽 길가로 벗어나, 1시 40분, 커다란 나무아래에 앉아 어한주를 마시고, 컵라면에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한다. 어한주를 들고, 뜨거운 라면국물을 마시는데도 춥다. 2시 3분, 서둘러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2시 16분, 524m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서며, 가야할 고추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524m봉
정면으로 보이는 고추봉
2시 22분, 119표지판이 있는 삼거리 안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다, 뒤돌아 용마산과 지나온 봉우리를 카메라에 담고, 2시 41분, 고추봉(566m)에 오른다.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검단산이 우뚝하다. 고추봉에서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커다란 바위가 있는 안부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이어 무명봉에서 모처럼 만난 등산객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왼쪽으로 내려서서, 신작로 같은 능선길을 걷는다.
고추봉
신작로 같은 능선길
3시 3분, 송전탑이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막길을 올라 검단산으로 향하면서, 오른쪽으로 독야청청한 한 그루 푸른 소나무와 고추봉, 그리고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3시 22분, 이정표, 119표지판, 검단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산곡초교 갈림길 안부에 내려선다.
고추봉과 지나온 능선
신곡초교 갈림길 안부
안부에서 직진하여 작은 둔덕을 넘고, 이어 나무계단을 오른다. 3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곱돌약수터 갈림길을 지나, 3시 39분, 검단산 정상에 오른다. 검담산은 북한강, 남한강, 두물머리, 그리고 팔당 땜이 내려다보이고 예봉산, 운길산 등이 건네다 보이는 하남의 명산으로 정상에는 항상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오늘은 날씨가 험해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 유길준 묘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검단산 정상
정상석
이정표와 고추봉, 그리고 용마산
예봉산, 운길산, 그 뒤로 청계산
헬기장을 지나고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4시 1분, 전망대에서, 팔당 땜과 두물머리를 굽어보고, 지나온 검단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4시 14분, 전망바위에 이르러, 팔당대교와 한강을 굽어보고, 4시 30분, 쉼터를 지난 갈림길에서 등산객들은 모두 왼쪽 애니메이션고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혼자서 직진하여 창모루 마을로 향한다.
전망대
검단산
전망바위
팔당대교와 한강
삼거리 하산길
이정표
4시 32분, 291.9m봉에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내려서서 부드러눈 능선길을 빠르게 달려 내린다. 4시 51분, 차 소리를 들으며 113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2분 후 송전탑을 지난다. 4시 55분, 남원윤씨 부인 묘를 지나고, 3분 후 창모루 마을에 내려서서, 왼쪽 애니메이션 고 쪽으로 이동한다. 오늘 걸은 거리는 약 16Km, 산행시간은 중식시간 23분을 포함하여, 총 8시간 18분이다.
291.9m봉의 삼각점
115m봉
창모루 마을 앞 도로
5시 15분 경, 43번국도로 나와 잠실역 행 버스를 타고, 강동역에서 지하철로 바꿔 탄 후 집에 도착한다.
(201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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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늘~정성어린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불변의흙-
안녕하세요?계절이 바뀌면서 연일 햇빛을 보기가 어려운 음산한 날씨가 이어지네요.밝고 흥겨운 음악이라도 들으시며 밝은 기분으로 즐거운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긎은 비가 쉼없이 내리고 쌀쌀한 날씨입디다불순한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즐거운 날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불변의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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