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 수목원 수생식물원과 민병갈 기념관
신두사구
대학동기모임인 삼목회에서 일 년에 두 차례는 부부동반으로 모인다. 올해 첫 부부동반 모임은 김광현 사장 부인의 제안에 따라, 4월 22일에 천리포수목원을 찾기로 하고, 한 달 전에 전화로 참석여부를 확인하니 반응이 매우 좋다. 손자들을 돌봐 주어야하는 김석근 부부를 제외한 여섯 팀이 기꺼이 참석하겠고 한다. 바쁜 중에도 김광현 사장이 승합차를 예약하는 등 모처럼의 나들이 준비를 한다.
출발 2일 전에 정문모 회원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4월 21일, 22일에 비가 온다는 예보이니 나들이 일자를 일주일 쯤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다. 그렇지 않아도, 참석하겠던 두 팀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이 어렵겠다는 연락을 받은 터에, 날씨 때문에 일자를 변경하면, 모임 자체가 도루묵이 될 가능성이 크겠다.
태안군 소원면의 시간별 기상예보를 검색한다. 당일 9시 이후에는 비가 갠다는 예보다. 혹시 모르니, 우산을 지참하라고 연락을 하고, 예정대로 강행키로 한다. 혹시 비가 오더라도 많은 비는 아닐 터이니, 오랜만에 부부끼리 한 우산을 받고 아름다운 숲 속을 걷는 것도 멋이 아니겠는가?
9시경, 분당선 정자역 3번 출구에서 김 사장이 몰고 올 승합차를 기다린다. 12인 승, 24시간 렌트 비용이 117,000원이라고 한다.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 쌀쌀하다. 15분 정도 시간 여유가 있어, 주위를 둘러본다. 고층건물 사이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 사무실을 드나드는 젊은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이윽고 일행이 모두 도착하여, 손명환 교수 부부와 만나기로 한 서산 휴게소로 향한다.
도심 속의 소공원
렌트한 12인승 승합차, 깨끗하고 8인이 탐승하니 널널하고 편하다.
김광현 사장은 은퇴 후 묘목을 조경수로 키워 파는 ‘나무를 키우는 사람’이다. 운전하기를 무척 좋아하고, 웬만해서는 80Km의 경제속도를 깨지 않는 원칙주의자 이기도 하다. 회원들의 모임을 위해 1종 면허를 취득하고, 혼자서 하루 종일 운전대를 놓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로 들어선다. 그렇지 않아도 차량이 붐비는 수원, 반월 구간에서 대형 노면청소차 3대가 차선 하나를 막고 있으니, 정체가 심하다. 오션파크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휴게소 주변의 벚꽃이 만개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휴게소에서 본 서해대교
손 교수와 만나기로 한 32번 국도변의 서산휴게소는 웨딩 홀로 바뀌었다. 손 교수 차를 도로변 공터에 주차하고, 일행 여덟 명을 태운 승합차는 점심식사를 하러 안흥항으로 향한다. 김 사장이 재직 시 회사 새우 양식장일로 자주 찾았던 곳이라 한다. 그 때 단골로 다니던 안흥 하우스를 찾아가니, 마침 관공버스를 타고 온 단체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안흥항
안흥 하우스
안흥 하우스를 지나 몇 집내려 서서 모범식당 간판이 붙은 천일회관으로 들어선다. 일대의 식당들은 가격협정이 되어 모두 같은 가격이다. 특별한 단골이 없으면, 그래도 모범식당 간판이 걸린 집을 찾는 것이 선택의 요령이라 하겠다. 꽃게찜 1Kg에 50,000원, 광어는 1Kg에 70,000원이다., 각각 2Kg씩을 시키고, 우럭 매운탕에 밥 4공기로 8사람이 1시간 40분 동안 포식을 한다.
천일회관
천리포 수목원으로 향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안흥성 누각을 카메라에 담는다. 수목원으로 향하는 603번 지방도로 변의 풍광이 아름답다. 가로수인 벚나무에는 만개한 벚꽃이 화사하고, 주변의 야산은 온통 진달래로 불타는데, 주택가에는 개나리, 목련 등 봄꽃이 지천이다. 종전에는 시차를 두고 피 던 꽃들이 어찌된 일인지 이곳에서는 동시상연이다.
안흥성을 지나고
이윽고 수목원에 도착한다. 주차장은 대형관광버스, 승용차, 승합차들로 붐빈다. 햇빛이 간간이 비치는 날씨에 바람도 생각보다는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입장료는 대인 7,000원, 경로우대 5,000원이다. 8명 입장료 40,000원을 카드로 지불하고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들어선다. 미국인 Carl Ferris Miller씨(한국명 민병갈)가 조성한 수목원이다. 192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출생한 그는 1945년 미 해군 통역장교로 한국에 입국한다. 한국에 오자마자 된장찌개와 김치를 즐겼다는 그는 아마도 전생에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나 보다. 1962년 천리포 해안에 2ha의 토지를 매입하여 수목원을 조성한다.
설립자 민병갈
“나는 죽어서 개구리가 될거야.”
개구리 조각 앞에 선 김광현, 정문모씨 부인
수생식물원
“천리포 수목원은 귀화한 한국인 고 민병갈 님께서 40년 세월을 바쳐 일궈낸 ‘세계에서 아름다운 수목원’입니다. 저는 우리 천리포 수목원이 이처럼 국제수목학회에 의해 세계에서 12번째로 ‘세계에서 아름다운 수목원’ 으로 지정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이보다는 여러분들이 붙여주신 ‘서해안의 푸른 보석’이라는 평가에 더욱 큰 자긍심을 느낍니다.
우리 천리포 수목원은 현재 400여 품종 1,600여 그루에 달하는 목련류를 비롯해서 총 1만 3천여 종류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곳 천리포에 수목원 터를 처음 마련하던 1962년만 해도 이곳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모래언덕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곳에 한 개인의 힘만으로 불과 40년 만에 이렇게 훌륭한 수목원을 가꿔 낸 것입니다. (이상 홈 페이지에 실린 수목원 이사장의 인사말씀 중에서)“
목련, ‘불칸’(Magnola 'Bulcan')
목련, ‘아테나’
목련, ‘스위트 하트’
목련, ‘밀키웨이’
불칸
목련 1
목련 2
개울 목련
수양버들과 늘어진 목련
목련,‘노랑새’
노랑새 목련 안내판
우리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목련뿐이 아니다. 다양한 모양의 청순한 수선화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선화 1
수선화 2
수선화 3
수선화 4
수선화 5
겹 수선화
수생식물원, 정원 같은 탐방로, 숲속의 산책길, 송림 숲을 걸으며 낮 익은 꽃, 낮선 나무들을 보고 그 다양함에 감탄한다.
수생식물원
정원 같은 탐방로
산책로
송림길
편백나무
Cupressuse arizonica/'Pyramidalis'/측백나무과
동백
흰 진달래
칠엽수
찰엽수 안내판
배롱나무
로즈 퀸 외
보랏빛 항연
예약을 하면 숙박을 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보고, 해안전망대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꽃향기를 맡으며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초가집도 있고,
아름다운 해송집
소사나무집
낭새섬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약 1시간 30분 정도 수목원을 둘러보고, 태안 8경중의 하나인 신두사구로 향한다. 약 50분이 걸려 도착한 신두리 해수욕장는 몽산포 해수욕장 못지않게 넓고 길게 펼쳐 있고, 해수욕장 뒤가 사구다. 억새가 무성한 사구는 이곳에서 서식하는 특수한 동식물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예쁜 모양의 ‘하늘바다와 땅 사이의 리조트’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넓은 해수욕장에 환성을 지르던 일행은 사구모양에 실망하여 바로 차에 오른다.
신두리 해수욕장
신두사구
신두사구 입구의 안내판
태안해안 신두사구
모래사장의 경고판
일행은 개심사로 향한다. 하지만 서산이 가까워졌을 때의 시각이 6시 5분 전이다. 날씨가 흐려 곧 어둠이 깔릴 듯 한 기세다. 아쉽지만 개심사 방문을 포기하자는 의견에 따라, 손 교수 차를 주차했던 곳으로 직행하여, 집이 대전인 손 교수 부부와 작별을 하고 서울로 향한다.
(2010.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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