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8일(토)
오늘 당일 대간 산행은 제23소구간 『버리미기재(450)⇒장성봉(915.3)⇒막장봉 갈림길(877)⇒악휘봉 삼거리(821)⇒악휘봉 왕복⇒은티재(520)⇒은티마을(200)』로 산악회 자료로는 마루금 도상거리 약 10Km, 은티마을까지 하산 거리 약 2Km, 소요시간은 약 6시간이 기준이다. 이 산악회 산행 기준시간은 연이어 4구간 째 꼭 같은 6시간이다.
장성봉은 800m대 긴 능선이 만리장성처럼 길게 이어진 곳에 우뚝 솟은 봉우리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져 있어 장성봉을 산행하면서 보는 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북쪽의 악휘봉을 비롯하여 오른쪽 방향으로 구왕봉(898m), 희양산(999m), 애기암봉(731m), 둔덕산(970m), 대야산(930.7m), 군자산(910m)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이 모든 산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널널한 마음으로 산행을 해 보고 싶은 곳이다.
아침에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잠깐씩 눈을 부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됐다. 음성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정차했던 버스는 8시 30분 괴산으로 향한다. 913번 지방 도로를 타고 속리산 국립공원 지역으로 들어서니 차창 밖의 풍광이 아름답다. 날씨는 쾌청, 차창밖으로 햇볕은 여전히 강하게 내려 쪼이나, 쨍하는 느낌은 많이 가셔, 가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는 듯 싶다.
10시 5분 경 버스는 버리기미재에 도착, 10시 7분 경에 산행이 시작된다. 장성봉 정상까지는 1시간이 목표다. 발걸음을 호흡과 일치시키며, 비교적 빠른 속도로 걸어 본다. 하지만 아직 호흡에 발걸음을 맞추며 빠르게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힘이 든다. 경사가 급해지면서 뒤에 오던 분들에게 길을 비켜준다.
집채바위를 돌아 가파른 오르막에 올라 11시 40분 경 전망대에 이른다. 남쪽 정면으로 곰넘이 봉, 촛대봉으로 이로 이어진 능선이 보이고 저 멀리 대야산이 누워 있다. 동남쪽으로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마을이 보인다. 지나가는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
<장성봉 오르다 본 곰넘이 봉>
<소나무 너머로 보이는 가은읍 완장리 마을>
<전망대에서 본 희양산>
전망대를 지나니 참나무 숲이 이어진다. 다시 전망이 좋아진다. 아마도 907.8m봉이 가까워 지나보다. 쉼터를 지나 조금 더 걸으니 장성봉 정상석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 때가 11시 5분 경이다. 목표대로 1시간 이내 도착했다 정상의 작은 공지는 주위가 나무로 둘러 싸여 동쪽과 북쪽 방향의 시계를 방해한다.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후미 팀 일행이 도착한다.
<장성봉 정상의 정상석>
<장성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913번 지방도로>
정상에서 정상주를 나눠 마시며 10분 정도 휴식한다. 이어서 왼쪽으로 떨어지는 내리막길을 따라 877m 봉으로 향한다. 15분쯤 내려오니 이정표가 막장봉 갈림길을 알려준다. 완만한 오르막, 내리막길을 빠르게 진행한다. 852m봉, 827m봉은 지나는 지도 모르고 지나친다.
<막장봉 갈림길의 이정표>
12시 15분 경 전망대에 도착한다, 장성봉을 출발해서 약 1시간을 걸었다. 빠르게 진행했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목표시간에 도달한 것이다. 종전처럼 널널하게 걸었으면 많이 늦을 뻔했다. 너른 바위 위에는 오늘 이 구간 땜빵으로 대간을 졸업한다는 몇몇 분들이 쉬고 있다. 빨리 따라왔다고 격려해 주며, 앞에 보이는 먼 산이 회양산이라고 일러준다. 뒤 미쳐 다른 회원 두 분이 도착하자, 방을 빼 주겠다며 일어선다. 전망대에서는 장성봉에서 내려 온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회원들과 회양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서둘러 출발한다.
<전망대에서 본 뇌정산(991m)>
<뒤돌아 본 장성봉 능선>
787m봉에 접근하나 보다, 오름 길에 올라서니 북쪽으로 시야가 확 트인다. 정면으로 악휘봉이 보인다. 악휘봉은 대간 길서 왼쪽으로 비켜 서있지만 산악회에서는 거리도 멀지 않고, 악휘봉에서 보는 전망이 일품이라고, 꼭 들렀다 오라고 권하다. 사거리 공터를 지나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른다. 1시 23분 이정표가 서있는 악휘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목표 시간보다 다소 빠른 진행이다.
<멀리서 본 악휘봉>
악휘봉으로 향한다. 등산로는 바위 턱을 넘어 비탈길로 이어진다. 악휘봉 정상에 회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인다. 선두그룹의 몇몇 분은 벌써 악휘봉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되돌아온다. 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지며 암봉이 나타난다. 멋지게 생긴 바위가 암봉과 소나무 사이에 우뚝 솟아 있다. 입석바위 또는 하늘 바위란다. 사진을 찍고 1시 34분 악휘봉 정상에 도착한다.
<이정표>
<악휘봉 오르다 본 하늘바위>
정상에서는 중위그룹의 점심식사가 한창이다. 날씨가 쾌청하여 멀리까지 잘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고, 정상석 부근에서 도시락을 푸는데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합류한다. 언제나 후미구릅의 점심이 제일 화려하단다. 시원한 열무김치도 있고, 전 부침, 오징어 무침, 더덕구이등 실로 다양하다. 2리터 물병에는 더덕 술이 담겨있다. 중위구룹에서 식사하시던 몇 몇 분이 지리를 옮겨 합세하고, 여자 분들도 컵을 들고 와 술을 나눠간다. 선두구룹은 거의 점심다운 점심을 않는 다고 한다. 초코파이을 먹고 달린다고 농담을 한다.
악휘봉에서는 남쪽으로 산줄기가 몇 겹으로 겹쳐 펼쳐있다. 식사를 마친 회원들이 모여 지도와 나침반을 놓고 산을 찾는다. 제일 뒤로 보이는 능선이 속리산 능선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장성봉, 대야산, 둔덕산, 군자산등의 위치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동쪽으로는 은치재로 뻗은 능선과 구왕봉 그리고 멀리 회양산이 보인다. 은티마을이 굽어보이고, 3번 국도가 멀리 뻗어 있는 모습도 잡힌다. 주위 풍광이 좋아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악휘봉에서 본 마분봉 능선 - 멀리 조령산(1026m)이 보인다.>
<악휘봉 정상에서 본남쪽의 연봉들 - 제일 뒤가 속리산 능선이다.>
2시 10분이 지나서 은치재로 향한다. 점심을 먹고 주위 풍광에 빠져있는 동안 시간은 훌쩍 30여분이 흘렀다. 다시 삼거리로 나와 능선 길을 따라 내려온다. 점심을 먹고 오르는 820m봉 오름길이 힘겹다. 이어서 대간 길은 곳곳의 암릉 길을 지난다. 계곡과 암릉이 아름답다. 722m봉을 지나자 비교적 완만한 암반 슬랩구간이 몇 군데 이어진다. 3시 40분 경 은티재에 이른다.
골짜기를 내려서서 마을의 고추밭을 지나니 사과밭이 보인다. 붉고 탐스러운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봉지를 씌운 배도 보인다. 사면을 따라 제법 너른 과수원이 펼쳐있다. 아름답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온다. 이윽고 논이 보인다. 벼가 훤칠 자라 바람에 녹색 물결이 일렁인다. 마을 어귀 개울가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마을로 향한다. 4시 40분 경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서 하산 주 파티가 한창인 일행들과 합류한다.
일행들과 어울려 두부김치를 안주로 막걸리 2 대접을 비운다. 막걸리 맛이 좋다. 상점에서는 과수원에서 딴 복숭아를 팔고 있다. 대간 산행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는 집인 모양이다. 상점 안에는 벽면 가득히 산행 표지 리본이 걸려있다.
<은티마을 상점 벽을 가득 채운 표지리본>
5시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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