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한북정맥(漢北正脈)은 백두대간 추가령(752m)의 백산(1,120m)에서 분기하여, 백암산(1111m), 장암산(1,052m)을 거쳐 남하 하다가 적근산(1073m)에 이르러 남한 땅으로 넘어와 대성산(1174m), 수피령(740m), 광덕산(1046m), 백운산(907m), 국망봉을 거쳐,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장명산까지 이어지는 약 245Km의 산줄기를 말한다.

 

북한 땅에 속하는 백산, 백암산, 장암산 등은 통일이나 되어야 갈 수 있겠지만, 남한 땅으로 들어온 적근산, 대성산도 군사분계선 안에 있어 군의 허가를 받기 전에는 산행을 하 수 없는 곳이다.

한북정맥과 대성산(펌)

 

화천군청은 산천어축제를 널리 알리고, 11월 30일(토)에 거행하는 점등식에 보다 많은 외지인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이날 특별히 군 당국으로부터 대성산 산행허가를 받는다. 그 결과 멀리 공주산악회, 대전 산악회, 그리고 서울의 좋은사람들산악회, 월 산악회의 4개 산악회를 통해 200여명의 등산객들이 대성산을 찾는다.

 

2013년 11월 30일(토)

복정역 1번 출구를 나와 산악회버스에 오른다. 41안승 버스가 만석이다. 나는 11월 19일 운 좋게 하나 남은 39번 좌석을 배정 받는다. 버스는 7시경 복정역을 출발하고, 9시 전에 화천군청에 도착하기 위해, 논스톱으로 새벽길을 달려 9시 5분 전에 화천군청에 도착한다.

화천군청

 

화천군청 청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대원들은 다시 버스에 올라, 군청직원이 탐승한 선두 차를 따라 산행 들머리인 군남면 육단리를 향해 56번 국도를 달린다. 버스 차창을 통해 보이는 풍광은 모두 하얗고, 멀리 보이는 산들이 골짜기, 골짜기의 모습을 그대로 들어 내 놓고 있어, 마치 우람한 근육질의 나신을 보는 느낌이다.

차창 밖 풍광 1

 

 

차창 밖 풍관 2

 

들머리가 가까워지자 검문소에서 버스가 정차하고, 한동안 검문을 받는다. 아마도 미리 제출한 참여자들의 인적 상황을 확인하는 모양이다. 10시 18분, 들머리에 도착한다. 대형버스 4대에서 대원들이 내리고, 대표자가 우리들을 안내할 군인을 소개 한 후, 몇 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을 전달한다.

 

1. 군사도로를 벗어나 이동하지 말 것

2. 군사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위풍광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있지만 군 시설은 찍지 말 것

3. 정상에서 북한쪽의 사진을 찍지 말 것.

 

이어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10시 30분 경, 앞장 선 군인을 따라 군사도로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200여명 가까운 인원이 함께 모이니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커 보인다.

들머리 도착

 

 

단체기념사진

 

 

산행시작 1

 

 

산행시작 2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며, 흙길이 씨멘트도로 바뀌고, 뒤를 돌아보니 56번 국도 건너편에 우뚝 솟은 634.5m봉이 우람하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육단리 들머리-대성산-절골고개-수피령』이다. 등반대장은 총거리 16Km라고 하지만 1/50,000를 바탕으로 실측한 도상거리는 들머리-대성산이 약 3.5Km, 대성산-수피령이 약 5Km, 합계 8.5Km이다. 도상거리와 실제거리, 능선과 군사도로 등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산행코스 (1/50,000 지도)

 

부대로 오르내리는 차량들을 위해 군사도로의 눈은 말끔히 치워지고, 곳곳에 제설도구들을 비치해 놓은 것이 눈에 뜨인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북쪽으로 화천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도로변의 잎 떨어진 나무들의 앙상한 모습에서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말끔히 치워진 군사도로 위의 눈

 

 

화천평야 1

 

 

화천평야 2

 

 

겨울나무 1

 

 

겨울나무 2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가까이 지났다. 가파른 도로를 오르느라 모두들 힘들어한다. 어지간히 고도가 높아진 모양이다. 56번 국도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고, 산들이 발아래에 누워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는 대원들

 

 

아득히 내려다보이는 56번국도

 

 

발아래 산들

 

한바탕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 대원들이 쉬고 있는 오른쪽 눈 덮인 공터를 지나자 비로소 도로가 완만해지며, 눈앞의 작은 봉우리의 허리를 자르며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나자, 깨끗이 눈을 쓸어 놓은 도로는 왼쪽으로 급격히 꺾어져 산 위의 부대로 이어지고, 대성산으로 가는 직진 길에는 눈이 그대로 있어, 외줄기 발자국이 길게 이어진다.

완만해진 도로

 

 

눈길 1

 

 

눈길 2

 

제법 쌓인 눈을 밟고 자박자박 걷는 기분은 이제까지 시멘트 길의 지루함을 말끔히 씻겨준다. 눈 쌓인 완만한 길을 따라 산허리를 한 구비 굽어 도니, 보라! 오른쪽으로 가야할 능선과 대성산의 정상부가 눈앞에 펼쳐지지 않는가?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가야할 능선과 대성상 정상

 

바람이 일고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왼쪽 도로변에 커다란 시멘트 구조물이 보인다. 아마도 군사 장비를 보관하기 위해 마련한 구조물인 모양이다. 대원들 한 무리가 이곳에서 점식식사를 하자며 구조물 안으로 들어선다. 새벽 5시 30분경에 새벽밥을 먹은 후 7시간 가까이 지난 시각이라 나도 이들을 따라 구조물로 들어서서 자리를 잡고 앉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눈도 없고 바람도 완벽하게 막아주어 식사자리로 안성맞춤이다.

도로변의 시멘트 구조물을 지나고

 

이분들은 대전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여, 참여했다고 한다. 대단한 열성이다. 이들과 함께 30분 가까이 점심식사를 하고 먼저 일어나 정상으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눈길을 혼자서 걷는다. 정면으로 불어오는 바람결이 거세어, 거위 털 다운재킷의 목 주위를 단단히 여미고, 모자의 귀마개를 내린 후, 후드를 뒤집어쓴다. 황량하게 이어지는 끝없는 설원을 혼자 걷는 느낌이다.

점심식사를 한 곳

 

작은 언덕을 넘어서자 눈앞에 대성산이 길게 누워있다. 안부를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뒤돌아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1시 34분, 대성산 정상의 시설물이 한눈에 보이는 지점을 지나, 대원들이 모여 있는 대성산 테마공원에 이른다.

대성산

 

 

지나온 길

 

 

대성산 정상

 

 

대성산 테마공원

 

 

대성로 돌 표지-1983년 12월 승리부대가 개통한 도로라고 한다.

 

 

한북정맥 돌표지

 

 

대성산에 오르다.

 

한동안 대성산 테마공원을 둘러보고 거센 바람을 가르며, 시설물들이 있는 정상에 오르지만, 운무에 싸여 주위 조망을 즐길 수 없어 유감이다. 다시 테마공원으로 내려서서, 1시 50분 경, 수피령을 향해 남쪽 군사도로 들어선다.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남쪽 군사도로는 깨끗하게 제설작업이 돼 있어 다시 지루한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정면으로 복계산이 우뚝하고 한북정맥 마루금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정상에서 본 남쪽 하산 길

 

 

남쪽 군사도로

 

 

복계산(우)와 한북정맥 마루금

 

 

하산길

 

시멘트도로를 따라 하산하다 뒤돌아 대성산 정상을 바라본다. 운무가 걷힌 밝은 모습이다. 2시 13분 적설봉을 지난다. 막대눈금이 2m 20cm까지 표기 되어 있다.

뒤돌아 본 정상

 

 

 적설봉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지루하게 내려선다. 그런대로 지루함을 달래주는 것이 겨울산과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이다.

겨울산 1

 

 

겨울산 2

 

 

겨울나무 1

 

 

겨울나무 2

 

3시 30분 경, 수피령에 도착하여 대성산회관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한 후, 5시 경, 화천군청을 향해 출발하여, 화천 산천어 점등식에 참석한다.

대성산 회관

 

 

 식사

 

 

화천군민의 집-화천군청

 

 

선등거리

 

 

행사장 1

 

 

행사장 2

 

 

행사장 3

 

 

170 점등

 

 

점등 후 1

 

 

점등 후 2

 

점등식에 참여한 후, 일행은 버스로 돌아와 7시 3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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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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