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 다리
백두대간이 함백산(1572.9m)의 만항재에서 서쪽으로 백운산(1426.2m)과 두위봉(1465.9m), 질운산(1171.8m)과 예미산(989.2m), 망경대산(1087.9m)과 응봉산(1013m), 계족산(889.6m)으로 이어지는 두위지맥을 분기하고, 이 두위지맥의 백운산에서 다시 남서쪽으로 매봉산(1271.6m)을 지나, 계속 서쪽으로 이어지다, 직동천과 옥동천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의 끝에 솟아 올린 산이 단풍산이다. 단풍산은 암릉이 하얀 병풍을 두른 듯하다 해서 '흰병산'으로 불리던 산이다.
두위지맥(펌)
2011년 10월 1일(토).
안전산악회를 따라 정선의 단풍산과 매봉산을 간다. 기온이 크게 떨어져 강원 산간지역에는 첫 얼음이 얼 것이라는 예보다. 산악회 버스가 경유지를 모두 들르고,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차내에는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1000m대의 호젓한 능선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10월 3일이 개천절. 초가을의 연 사흘의 황금연휴를 맞아 길을 떠나는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가다 서다를 반복할 정도로 붐빈다. 버스가 천호역을 출발한지 1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이천휴게소에 도착하여 주차장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그리고 가지나물과 김치 등의 반찬이 입맛에 맞아, 회원들에게는 다른 산악회의 김밥이나 떡보다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제천에서 38번국도로 갈아탄 후, 석항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31번국도로 들어서서, 11시 18분, 산행 들머리인 솔고개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솔고개-철탑-전망바위-단풍산-서봉-매봉산-멧둔재-멧둔골-아시내 마을』 로 도상거리 약 11.5Km에, 산악회가 배정한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4시 50분 까지 하산을 완료하라고 당부한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차 안에서 산행준비를 마쳤는지, 선두대장을 따라, 뛰듯이 달리며 산행을 시작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산악회도 달리기 시합을 하는 산악회인 모양이다. 산행 들머리인 솔고개에는 조선무약이 상표로 사용하는 멋진 소나무가 있고, 산솔공원이 조성되어 주변조경이 훌륭하다. 그뿐인가? 정면으로 보이는 단풍산의 병풍 같은 암릉이 압권인데도 전혀 달리기 선수들은 도데체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솔고개 돌표지석
솔고개 유래
산솔공원
산행시작
유명한 소나무와 뒤로 보이는 단풍산 암릉
조선무약에서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보호하고 있다는 정이품 송(正二品 松)을 닮은 소나무는 수령이 280년에, 높이 14m, 나무둘레가 330Cm라고 한다. 이 멋진 소나무를 둘러보고,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 11시 30분, 이정표가 있는 단풍산 등산로로 진입한다. 이정표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2.5Km라고 알려준다.
소나무 1
소나무 2
소나무 둘레
이정표
단풍산 암릉
11시 37분, 시멘트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이정표의 지시를 따라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산 사면을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11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송전탑 앞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 가파른 능선을 천천히 오른다. 돌 많은 산길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후미로 쳐져 앞선 사람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지만 서둘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꾸준히 오른다.
송전탑 앞 이정표.
돌 많은 가파른 길
암릉이 나타나고, 가파른 곳에는 로프가 걸려 있다. 비로소 앞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12시 35분, 전망바위에 서서 저 아래 산솔마을과 그 왼쪽의 옥동천을 굽어본다. 산솔마을 뒤로 보이는 산은 운교산(925m)이겠다. 12시 37분, 험한 암릉을 한동안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로프가 걸린 가파른 긴 협곡을 허위허위 오른다. 산솔마을에서 올려다보았던 병풍 같은 암릉을 크게 우회하는 모양이다.
암릉길
산솔마을과 옥동천
암릉 우회
로프가 걸린 긴 협곡
12시 53분, 본 능선으로 진입하여, 전망바위에서 만경대산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고, 뒤돌아 단풍산의 고스락을 바라본다. 고도가 1,000m를 넘어, 고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1시 15분, 이정표와 정상석이 있는 단풍산 정상(1150m)에 올라 동쪽으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고, 정상주 한 모금을 마신 후, 곧 바로 출발한다.
만경대산 방향의 조망
단풍산 정상
아름다운 능선길
정상석
가야할 능선
1시 43분, 고도 약 1,16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10분간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 후,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정면으로 뾰족하게 보이는 매봉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000m가 넘는 고지에서 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2시 7분,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1분 후, 1190m봉에 오른다. 정상석은 1150m봉에 있지만, 이곳이 실질적인 단풍산 정상이라고 하는 봉우리이다.
1160m봉에서 휴식
단풍산을 지난 능선에서 본 매봉산
고산 분위기가느껴지는 능선
실질적인 단풍산 정상인 1190m봉
비교적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이라 부지런히 걸어도 앞선 사람들의 뒷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후미대장과 함께 오는 최후미와의 거리는 점차 벌어지는 느낌이다. 2시 16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잠시 능선안부에 내려섰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는다, 이어 능선을 약 8분 동안,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본 능선으로 진입하여 키 작은 산죽밭을 지난다.
고산 능선길
능선 오른쪽 우회
산죽밭
2시 56분, 다시 능선을 오른쪽으로 잠시 우회한 후, 시야가 트이며, 오른쪽으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3시 21분, 넓은 공터를 지난다. 땅바닥에 깔아 놓은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방향을 알려준다. 이어 부드러운 오르막 능선을 올라, 3시 32분, 서봉 갈림길에 이른다. 서봉에 올라 조망을 보고 싶지만, 산행 마감시간인 4시 50분 까지는 약 1시간 20분이 남아 있는데, 갈 길이 멀어, 민폐를 끼칠까 신경이 쓰인다. 하여 오른쪽에 보이는 전망바위에 올라, 나뭇가지사이로 잠시 서봉을 바라본 후, 3시 40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매봉산으로 향한다.
능선 오른쪽 우회
단풍 시작
공터
부드러운 능선
되돌아 온 서봉 갈림길
3시 51분, 정상석, 삼각점(태백 25/1995 복구),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매봉산 정상(1,268m)에 오른다. 정상 주변의 나무들에서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잠시 배낭을 벗어 놓고 정상주를 마신 후, 3시 56분, 다시 길을 재촉한다.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고, 이어 어지러운 바위지대를 지난다. 산악회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길잡이 노릇을 한다.
매봉산 정상
정상 주변에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이정표
바위지대
4시 17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오른쪽 멧둔골로 내려선다. 산행을 마치려면 아직도 3Km 정도를 더 걸어야하는데 시간이 없다. 구르듯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푸른 숲 속에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가 눈길을 끈다.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카메라에 담는다. 이윽고 임도로 내려서자, 오른쪽 계곡에서 땀을 씻는 대원들이 보이지만, 이미 마감시간이 지난 터라 아쉽지만 그대로 통과한다.
멧둔골 갈림길 안부
골짜기의 단풍
5시 5분,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뒤돌아 험상궂은 가메봉(1170m)을 돌아 본 후, 매봉산 정상 3.7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는 도로로 나와, 5시 10분, 버스에 배낭을 벗어 놓고, 뒤풀이 장소로 끼어든다.
가메봉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5시 45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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