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레마을 민가 담장 안에 핀 능소화

 

2012년 7월 10일(화)
경춘선 변 산행의 두 번째 대상으로 금병산을 정하고 상봉역에서 9시 15분발 춘천행 전동차를 탄다. 평일 오전이라 빈자리가 많아서 좋다. 앞자리에 앉은 할머니 세분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처음에는 춘천에 사는 할머니에게 춘천의 명소를 묻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어느 사이에 친숙해 졌는지, 소소한 일상사가 화제의 대상이 되며 한없이 이어진다. 차창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기도하다 보니 어느새 김유정 역에 도착한다.

김유정 역 1

 

  ‘신남 역’이였던 이 역의 이름이, 신남면 증리(실레마을)에서 태어난 김유정을 기리기 위해, 2004년 12월 1일, 김유정 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소설가의 이름을 역명으로 붙인 유일한 케이스라고 하니, 마을사람들이 긍지를 가질 만도 하겠다. <봄 봄>, <동백꽃> 등 향토색 짙은 주옥같은 단편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유정의 출생지인 실레마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되어, 금병산 산행은 금상첨화라 하겠다.

김유정 역 2

 

생각보다 많은 등산객들이 김유정 역에서 내린다. 역시 김유정 문학촌 탐방과 금병산 산행을 일거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인 모양이다. 월간지 산의 기자는 금병산을 소개하는 글을 “신남역에서 열차를 내리면 역사 지붕 위로 하늘금을 이루는 금병산이 시야에 들어온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역사 지붕 위가 아닌 실레마을 뒤로 금병산이 보이는데, 시멘트 전주, 얼기설기 이어진 전선, 그리고 산중턱에 삐죽삐죽 솟아있는 송전탑들이 산의 모습을 망쳐 놓고 있다.

김유정 문학촌에서 본 금병산, 전주와 전선줄은 피했지만 송전탑은 어쩔 수가 없다.

 

역을 나오면 금병산 가는 길은, 좌우 양쪽, 두 길이 있다. 왼쪽은 김유정 생가가 있는 김유정 문학관을 거치는 길이고, 오른쪽은 실레마을 입구를 지나 금병산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다. 역을 나온 단체등산객들을 비롯한 거의 모든 등산객들은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나가고, 나처럼 혼자 산행에 나선 두 어 사람만이 왼쪽 길을 택해 김유정 문학촌으로 향한다. 역에서 왼쪽으로 4분 정도 걸으면, 길 건너 신남정육점과, 신남산장 사이로 김유정 문학촌 가는 샛길이 보이고, 샛길로 들어서면 바로 문학촌이다.

김유정 문학촌 가는 길

김유정 문학촌

안내문(사진을 크릭하고 보세요.)

<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와 닭인가?"

 

기념관 내부

김유정과 박록주

<봄 봄>의 무대

김유정 동상

김유정 생가

디딜방앗간

생가 안내문

 

10여분 정도 문학촌을 둘러보고 금병산으로 향한다. 갈림길에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보인다. 등산안내도의 A코스로 금병산에 오른 후, B코스를 따라 하산하기로 하고, 왼쪽 길로 들어선다. 도로를 따라 2분 쯤 진행하니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이정표는 왼쪽으로 가라고 지시를 하지만, 3층 건물과 금병산은 오른쪽에 보인다. 잠시 망설이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등산 안내도(사진을 크릭해 보세요.)

이정표

두 번째 이정표

 

10시 59분, 왼쪽의 완공된 3층 건물과 오른쪽의 짓다만 건물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통과하고, 산국농장을 지나, 11시 8분, 임도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다, 4분 후, 금병산 등산로 4지점을 통과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목책이 쳐진 잘 정비된 임도를 걷는다. 오른쪽 가까이에 송전탑이 보인다.

완공된 건물과 짓다만 건물

금병산 등산로 4지점

목책 길

 

잘 정비된 임도가 구불구불 오르내리며 엉뚱한 방향으로 이어지며, 점차 고도가 낮아지는데, 오른쪽 산으로 오르는 길은 좀처럼 보이질 않아 마음이 불안한데, 마침 인근의 산책객이 마주 다가온다. 인사를 하고 이 길을 따라가면 금병산에 오를 수 있느냐고 물으니, 맞는다는 대답이다. 11시 23분,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길’ 팻말이 있는 곳을 지난다.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 길

 

11시 29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 길이 금병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거리가 2.52Km에 65분이 소요된다고 알려준다. 헌데 직진방향으로 진행하면 김유정 문학촌까지 1,29Km에 25분이 소요된다고 적혀있다. 문학촌을 출발해서 이곳까지 오는데 약 40분 정도가 소요됐는데, 아마도 반대쪽에서 오는 빠른 지름길이 있는 모양이다.

금병산 갈림길 이정표

 

오른쪽 넓은 등산로로 들어선다.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넓은 등산로가 이어지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도 보인다. 11시 38분, 작은 통나무다리를 건너, 왼쪽 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저 앞에 등산객 한 사람이 쉬고 있다. 다가가 인사를 하고 보니 할머니다. 할머니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서울서 왔다니까, 먼데서 왔는데 쉬었다 가라며, 금병산이 참 좋은 산이라고 자랑을 한다.

잣나무 숲길

통나무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할머니와 작별을 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유장하게 걷는다. 모르는 사이에 길이 임도처럼 넓어져 굽이굽이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더니, 11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으로 오른다. 왼쪽이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저수지로 하산하는 길이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1.6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이정표

현 위치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올라, 12시 2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3분 후 암름 길을 지나 오른 봉우리에서, 나뭇가지사이로 금병산을 바라본다.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진달래군락지를 지나고, 노송들이 빽빽한 송림을 지난다. 멋진 능선이다.

암릉길

진달래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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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 숲길

 

오르막 경사가 급해지자, 한동안 로프길이 이어지더니 12시 38분,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그리고 전망대가 있는 금병산 정상에 오른다. 전망대에 있는 조망안내도에 의하면. 북으로는 화악산의 중봉과 매봉, 북동쪽으로 안마산 너머 춘천시가지와 봉이산,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 용화산, 오봉산, 구봉산, 사명산이, 동쪽으로는 대룡산이 보인다고 하지만. 지금은 장마철, 잔뜩 흐린 날씨라, 유감스럽게도 가까운 안마산과 봉이산, 그리고 춘천 시가지가 내려다보일 뿐이다.

정상석과 삼각점

전망대

이정표

조망안내판(일부)

안마산, 봉이산, 그리고 춘천시가지

대룡산

 

전망대에 앉아 춘천 시가지를 굽어보며, 떡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1시경 하산을 시작하여, 신작로처럼 넓은 길을 가파르게 따라 내린다. 1시 11분, 묵은 헬기장을 지나고, 1시 15분, 저수지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산골나그네 길을 이어간다. 노송들이 가득한 운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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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길 길섶에 핀 나리꽃

 

1시 28분, 이정표와 현 위치를 알려주는 등산로 안내판을 지난다. 산골나그네 길을 절반 쯤 내려선 곳이다. 등산로는 잘 정비된 탄탄대로이고, 가끔씩 나뭇가지에 표지기들도 보인다. 길 잃을 걱정이 없는 안전한 산책로다. 1시 47분 이정표가 있는 김유정 역 갈림길에 이르러, 잘 정비된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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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역 하산 길 이정표

089

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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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길

 

등산로가 울창한 잣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금병산 삼림욕장이다. 2시 1분, 임도로 내려서서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김유정 역으로 이어지는 마을길로 들어서서, ‘금병산 봄 봄’과 ‘김유정 실레이야기길 안내판’을 지나,, 김병의숙 터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본다. 민가 담장 안에 핀 능소화가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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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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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산 삼림욕장 안내판

099-자르기

김유정 실레이야기길 안내판(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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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의숙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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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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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마을 입구

 

2시 22분, 김유정 역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2시 38분 발, 상봉행 전동차에 올라 귀가한다.

 

 

(2012. 7. 11.)




오메가 at 07/13/2012 06:24 am comment

구경 잘 했습니다...한번 가보고 싶네요...

 

우림 at 07/13/2012 10:11 am reply

안녕하세요?서울에서는 교통도 편하고, 생각했던 것 보다 훤씬 좋은 산이네요.김유정 문학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요.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려면 가을이 좋겠고, 부드러운 육산이라, 눈 내린 겨울이면, 설경이 환상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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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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