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분기봉(좌)과 삼성산


<오룡고개 - 마치재>는 지난 4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느라 참여하지 못했던 구간이다. 적당한 때 이 구간을 산행하는 산악회를 따라 땜방을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따라서 27개 구간 중 유일하게 빠트린 구간이다 보니 단독산행을 해서라도 땜방을 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2008년 9월 18일(목).

오룡고개에 이르는 교통편이 쉽지가 않다. 여러 교통편을 검토한 결과 <서울-대구-영천-오령고개에 이르고 산행 후는 마치재-경주-서울> 이 최선의 경로라도 판단하고, 서울고속버스 터미널에서 6시 20분발 대구행 버스를 탄다. 소요시간 3시간 40분, 요금은 14,600원이다.


10시에 동대구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로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고, (기본요금/ 2,000원 지불 ) 10시 10분발 영천 행 버스를 탄다. (요금 3,900원) 10시 52분, 영천에 도착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11시 28분, 오룡고개에 이른다. 택시요금은 19,500원, 20,000원을 주고 내린다. 약 5시간에 걸쳐, 버스 두 번, 택시 두 번을 타고, 차비 40,500원을 지불하고서야 오룡고개에 도착한 것이다.

영천 시외버스터미널

오룡고개와 천장산


오늘의 산행코스는『오룡고개(250m)-368m봉-삼성산 갈림-521.5m봉-349.8m봉-시티재(200m)-382.9m봉-어림산(510m)-마치재(290m)』로 도상거리는 약 13.5Km이다.


오늘구간은 고도는 높지 않지만, 삼성산 갈림길까지의 오름길 약 300m, 어림산 오름길 약 250m의 두 차례 급 오름세가 있고, 시티재를 지나서는 한동안 거친 잡목지대를 통과하여야 한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틍산로에 쳐놓은 거미줄에 시달리는 것이다. 연이어 거미줄이 얼굴에 휘감겨오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마도 한동안 사람들 통행이 없었나보다.


가을이지만 한낮의 더위는 한여름 못지않다. 다만 습기가 덜하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 다소 낫기는 하지만, 더위는 여전하고, 조망도 시원치 않으니 지루하고 힘이 드는 산행이다. 반면 산길이 뚜렷하고, 곳곳에 표지기들이 걸려있어, 방향이 바뀌는 곳에서 지도를 확인하는 정도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산행 내내 사람 하나 만나지 못한 호젓한 곳이다. 산토끼가 달리고, 꿩이 날아올라 사람을 놀라게 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8) 오룡고개-(11:30) 산행시작-(11;34) 묘, 좌-(11:35) 본능선-(11:47) 368.4m봉-(11:55) 경주최씨 묘-(12:02) 안부-(12:03) 갈림길, 우-(12:26) 우측 사면길-(12:32) 삼성산 갈림길, 우-(12:34) 521.5m봉-(12:42) 묘-(12:46) 안부-(13:00) 갈림길, 좌-(13:05) T자, 좌 급내림-(13:12) 봉, 우 급내림-(13:18) 수봉학원 기념 산행 팻말-(15:39) 349.8m봉-(13:45) 쌍묘-(13:51~14:02) 시티재-(14:12) 묘, 좌-(14:22) 묘-(14:27) SK 기지국-(14:37) 봉-(14:43) 호국봉 말뚝-(14:46) 389.2m봉-(15:03) 봉-(15:09) 능선 우측우회-(15:17~15:32) 능선분기봉/간식-(15:35) 안부-(15:41) 벙커봉-(15:45) 갈림길, 우-(15:48) 잡목지대-(15:57) 묘-(16:09) 능선분기, 좌-(16:22) 밀양박씨 합장묘-(16:23) 갈림길, 우-(16:25) 서낭당 안부-(16:43) 갈림길, 좌-(16:55) 송전탑-(17:02) T자, 좌-(17:08) 갈림길, 우-(17;22) T자, 우-(17:30) T자, 우-(17:34) 어림산-(17:38) 김씨 묘-(17:44) 갈림길, 우-(17:48) 성터 흔적봉-(18:08) 마치재』간식및 휴식 26분 포함, 총 6시간 3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오룡고개에 도착하여 택시를 보내고 나니, 가을햇살이 밝게 쏟아지는 텅 빈 고개 위에는 나 혼자다. 조용하다. 들머리를 찾아 산행준비를 마친 후, 11시 30분, 잡초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으로 밋밋한 삼성산이 보인다. 4분 후, 무덤가에 이르러 표지기를 따라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시야가 트이며 뒤로 도덕산이 우뚝하다.

삼성산

도덕산


이어 어린 소나무들이 빽빽한 본 능선에 진입하고, 11시 47분, 잡목이 무성한 368.4m봉에 오른다. 나뭇가지에 표기들이 요란하게 걸려있으나, 잡목 속에 숨어 있는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하고 내려선다. 11시 55분, 407m봉과 경주김씨 묘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을 달려 내려 안부에 이르러 직진한다.

368.4m봉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2시 3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잔돌이 많은 척박한 땅이 계속된다. 비가 온지 한참 됐는지 오르막 등산로는 먼지가 일 정도로 메말랐다. 거미줄이 얼굴에 귀찮게 휘말린다. 땀과 거미줄을 훔쳐내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아무 생각 없이 꾸벅꾸벅 오른다. 머릿속이 텅 비는 느낌이다.

갈림길, 우


12시 26분, 급경사 오르막이 끝나고, 등산로는 오른쪽 사면 길로 이어진다. 6분 후, T자 능선에 오른다. 왼쪽에 삼성산 팻말이 보인다. 삼성산의 조망이 좋다고는 하지만, 왕복 약 30분이 걸리는 거리다. 산행 후 경주까지 가서 서울로 올라가야하는 형편이라 시간여유가 없다. 아쉽지만 바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삼성산 갈림길


12시 24분, 삼각점이 있는 521.5m봉에 오른다. 정상에 월성이씨 묘가 자리 잡고 있다. 묘비와 망부석이 갖추어진 규모 있는 묘이지만, 봉분에는 떼 한 조각이 없이 왕모래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무덤을 뒤로 하고 급한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12시 42분, 다시 묘역에서 250도 방향으로 하곡리를 굽어본다.

521.5m봉

삼각점

하곡리


12시 46분,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리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왼쪽 삼성산이 가깝게 보인다. 1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출입금지/개조심' 현수막이 보인다. 송이버섯 재배지라고 한다. 1시 5분, T자 능선에서 왼쪽 급 내리막으로 내려서고, 이어 고도 약 33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삼성산을 바라본 후, 오른쪽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삼성산


1시 18분, 수봉학원 개교 70주년기념 산행팻말을 지나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며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이어 안부를 지나고, 1시 39분, 묘와 삼각점이 있는 349.8m봉에 오른다. 등산로는 거친 간벌지역을 내려서고, 쌍묘를 통과한 후, 1시 51분, 28번 국도가 지나가는 시티재로 떨어진다. 왼쪽에 안강휴게소가 보인다.

수봉확원 산행팻말

349.8m봉 삼각점

쌍묘

시티재

안강휴게소


안강휴게소에 들러 캔 맥주를 사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행히 휴게소 앞 도로에는 중앙분리대가 끊겨있다. 이곳을 이용하여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노견을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절개지를 오른다. 허리를 넘는 빽빽한 잡목지대 사이로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도로를 건너 갓길을 걷고

절개지를 오른다.

거친 잡목지대


잡목지대를 지나 급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2시 22분, 묘를 지나고, 5분 후, SK 기지국을 통과한다. 이어 갈림길에서 왼쪽 숲으로 들어서고, 부드러운 산판길을 걸어, 봉우리 하나를 넘고, 호국봉 팻말을 지난 후, 2시 46분, 삼각점이 있고, 표지기들이 다닥다닥 걸려있는 389.2m봉에 오른다.

SK 기지국

호국봉 팻말

389.2m봉


부드러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거미줄만 없으면 쾌적한 산길이겠는데, 계속해서 얼굴에 휘감겨와 무척이나 성가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모처럼 하곡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등산로는 안부에 내려섰다 봉우리에 오르는 등 가볍게 오르내리더니, 능선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고경저수지가 가까이 보인다. 3시 17분, T자 갈림길에 올라, 간식을 먹으며 약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하곡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로 내려서는데 오른쪽으로 낡은 철조망이 따라 온다. 3시 35분, 철책 문이 열려져 있는 안부를 지나고, 이어 벙커 같은 시설물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 철조망을 따라 진행한다. 빽빽한 잡목지대가 한동안 이어지고. 요소요소에 걸린 표지기들이 길안내를 한다. 3시 57분, 묘 1기를 지나고, 4시 9분 커다란 소나무가 있는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철책 문이 있는 안부

벙커 봉

표지기

능선분기봉


좁은 능선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20도 방향으로 도덕산과 삼성산이 보이는데, 가까운 봉우리 하나는 채석장인지, 한 면이 봉우리 꼭대기까지 보기 흉하게 붉게 파 먹혔다. 이어 등산로는 급 내리막으로 이어져 안부를 지나고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4시 22분, 밀양박씨 합장묘를 지나고, 1분 후,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한다.

도덕산, 삼성산, 그리고 회손 된 봉우리


4시 25분, 서낭당 안부를 지난다. 이수골과 보현사로 통하는 안부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세 개를 잇달아 넘고, 4시 43분, 갈림길에서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린다.  능선은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으로 이어지더니, 4시 55분, 송전탑을 지난다.

서낭당 안부

송전탑


5시 2분, 등산로는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비로소 어림산 급 오름길이 시작된다. 5시 8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급 오름을 거쳐, 두 차례나 능선에 올라섰는데도 정상이 아니더니, 5시 34분, 세 번째에 가서야, 표지판과 삼각점이 있는 어림산 정상(510.4m)에 이른다. 이름과는 달리 표지석도 없는 초라한 정상이다,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어림산 정상

삼각점


5시 38분, 김씨 묘를 지나고,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확 꺾어 내린다. 5시 48분, 성터 흔적이 있는 봉우리를 넘어서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린다. 이어 마지막 봉우리를 지나고, 6시 8분, 92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마치재에 내려서서, 경주 택시를 부른다.

김씨 묘

성터 흔적이 있는 봉우리

마치재


지도상으로 추정한 마치재에서 경주까지의 거리는 약 12~13Km 정도다. 15분 후 택시가 도착하고, 6시 50분 경,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 이른다.(택시요금 13,000원) 매표소에서 제일 빠른 서울행 버스시간을 알아본다. 8시발, 우등버스다. 티케팅을 하고 (26,000원) 터미널 화장실에서 간단히 땀을 닦아낸 후, 땀에 젖은 상의를 바꿔 입는다.


가까운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시간이 충분하여 삼겹살을 주문했더니, 1인분은 안 판다는 대답이다. 할 수 없이 갈치찌개와 맥주를 주문한다. 서비스로 나온 전어 회 무침이 맛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오늘 비용을 개산해 본다. 식대포함 약 10만원 가까운 금액이다. 이래서 낙동정맥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이다.


8시에 출발한 버스는 밤 12시 정각,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2008. 9. 20.)











at 07/17/2010 05:17 am comment

산풍경을 보면 마음이 잔잔하게 됩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우림님 복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kkk500 at 11/02/2008 07:11 am comment

에궁 고생 많이 하셨군요. 저는 지금 서울 살지만 상기 지역 일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 이에 추억젖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돌산 깎인 것은 대구포항 도로확장 공사때 재료로 쓴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안강휴게소에서 올랐을때 호국봉을 지나 보이던 철조망은 탄약을 제조하던 풍산금속의 푹발물 처리장일 것입니다. 어림산 정상 소위 김씨묘소는 바로 우리조상님의 묘입니다. 이런 곳의 사진을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어린 시절 묘사지낼때 코흘리며 묘사떡 얻어 먹으러 자주 올랐던 곳입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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