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본 원효산과 천성산


2008년 8월 19일(화).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시작한 낙동정맥 종주가 서울에서의 이동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귀경시간 문제로 한 여름에도 속도를 내어 걸어야 한다. 후미의 하산이 늦어져 지하철이 끊긴 후 서울에 도착하게 되면 한바탕 난리가 난다. 한 여름에는 시간당 도상거리 2Km 이상을 걷는 것이 무리인 나는 몰운대까지 4구간을 남긴 시점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중도하차를 한다.


나머지 네 구간은 심산대장과 함께 한 번에 두 구간씩을 소화하기로 하고, 우선 19일, 20일, 1박 2일의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코스는 『원효암 삼거리-군부대 우회-596m봉-범고개-운봉산-남락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2.5Km이다.


이 구간은 낙동정맥에서 가장 골치 아픈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째 원효암 삼거리까지 오르려면 정해진 시간에 운행하는 셔틀 버스를 타야하는 불편함이 있고, 둘째 마루금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군부대를 약 38분 동안 지루하게 우회하여, 계곡을 건너는 등 마루금을 벗어나고, 셋째는 1시간 13분 동안을, 키를 넘는 억새밭인 방화로를 급하게 내려섰다, 운봉산까 다시 거친 억새밭을 한 없이 헤치고 올라야하는 고역스런 구간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6시 30분,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심산대장과 만난다. 심산대장이 유 사장과 함께 나와 오늘 산행인원은 모두 세 사람이다. 7시 부산행 차표를 사고,(1인 19,800원) 기다리는 동안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우등에 비해, 10,000원 가까이 싸기 때문인지 이른 아침인데도 버스에는 빈자리가 없다.


맑게 갠 청명한 날씨다. 그늘에 들어서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더위를 모르겠다. 며칠 전의 무더위와는 많이 달라진 날씨다. 바람마저 솔솔 불어주니 산행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버스는 선산 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 것 외에는 부산까지 논스톱으로 달려, 11시 20분 경, 금정구 노포동에 있는 부산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 남쪽으로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서다. 1077 지방도로가 분기하는 곳에서 길을 건너, 언양 행 12번 시내버스를 탄다. (요금 1,200원) 버스는 약 40분 동안을 달려,12시 10분, 대성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1시 출발하는 원효암 셔틀버스를 타기까지는 아직 시간여유가 있다. 길 가의 만두집으로 들어가 간단히 만두로 점심을 때운다.


(주) 경도 정문 옆, 원효매점 앞에 버스가 서 있는데, 원효매점은 잠겨 있고, 기사도 손님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혹시 운행이 중단 된 것은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된다. 전화를 해 봐도 받지를 않는다. 마침 모습을 보인 인근 공장의 종업원에게 물어본다. 절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내려올 터이니 조금 늦더라도 걱정 말고 기다리라는 고마운 대답이다. 

원효암 셔틀버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2:41) 원효암 매점-(13:07) 봉고출발-(13:33) 원효암-(13:41) 원효암 삼거리/산행시작-(14:43) 갈림길, 우-(13:47) 비포장도로-(13:51) 왼쪽 산길진입-(14:08) 분기봉, 우-(14:17) 비포장도로-(14:19) 군부대, 통제지역/우회-(14:35) 계곡-(14:57) 우회로 끝-(15:19) 596m봉-(15:23) 신기산성 갈림길, 좌-(15:29) 방화로 시작-(15:32) 범고개-(16:06) 공터-(16:37) 헬기장-(16:43~16:48) 운봉산 정상-(16:52) 갈림길, 좌-(17:01) 임도-(17:24) T자, 우-(17:31) 돌탑-(17:34) 능선분기, 좌-(17:39) 송전탑-(17:48) 송전탑-(17:50) 299.4m봉/삼각점-(17:58) 봉, 우-(18:00) 임도-(18:06) 유락농원고개-(18;23) 시멘트도로, 좌-(18:29) 봉, 좌-(18;34) 임도-(18:47) 마을 시멘트도로-(18:49) 남락고개』휴식시간 포함, 총 6시간 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1시 7분, 과연 봉고차 한대가 모습을 나타낸다. 승객이 적을 때는 버스대신 봉고차를 운행을 하는 모양이다. 봉고차를 타고 원효암으로 향한다. 승객은 우리 셋뿐이다. (요금 3000원) 봉고차는 비포장도로를 털털거리며 굽이굽이 오르더니, 1시 33분, 원효암 입구에 우리들을 내려준다. 나는 지난번에 원효암을 둘러보았고, 두 사람은 절에는 관심이 없어, 산행준비를 마치고, 바로 차를 타고 왔던 길을 되내려와 넓은 공터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선다.

공터에서 원효산을 뒤돌아보고

공터를 가로 질러 숲으로 들어선다.


숲으로 들어서자 바로 갈림길이다. 오른쪽의 급한 비탈길로 내려서서 비포장도로에 이르고, 도로를 따라 남진하다, 1시 51분,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무성한 억새밭이 이어진다. 억새를 헤치고 수로덮개를 밟으며 오르막을 오른다. 수로덮개 쇠 손잡이에 발이 자꾸 걸려 성가시다. 전망바위에 올라 원효산과 천성산을 돌아보고, 110도 방향으로 평산리를 굽어본다.

도로

평산리


2시 8분, 능선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다시 도로에 이르러 이를 따라 걷는다, 2시 19분, 도로가 오른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 왼쪽으로 철조망이 삼엄하게 쳐져있고, 지뢰 위험지대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등산로는 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긴 우회로다. 몇 차례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건너고, 30분이 넘게 우회로를 걷다, 2시 57분, 겨우 마루금으로 진입한다.

부대 철문과 철조망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고


조용한 숲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빠르게 진행한다. 심산대장과 유 사장이 길가의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 합류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걷는다. 몇 발자국 지나지 않아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오르막을 거치지 않아 596m봉까지는 좀 더 걸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빨리 도착한 것이다. 길가의 삼각점을 지나 정상부위에 이르자 왼쪽 잡목 사이에 제대로 된 삼각점<양산 448 1998 재설>이 보인다.

호젓한 숲속

삼각점 1

삼각점 2


3시 23분 신기산성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억새지대를 지나고, 3시 29분, 운봉산으로 이어지는 긴 방화로로 내려선다. 억새가 무성한 급경사 내리막이다. 길은 미끄러운데 발밑은 보이지 않는다. 조심조심 내려선다. 햇볕을 가려줄 나무 한그루 없어 땡볕이 따갑다. 3시 52분, 수원지보호 경고팻말이 있는 범고개에 내려선다.

신기산성 갈림길

운봉산으로 이어지는 긴 방화로

범고개 안부


운봉산으로 이어지는 방화로를 오른다. 억새가 허리를 넘고, 곳에 따라서는 키를 훌쩍 넘는 거친 억새밭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지루하게 오른다. 끝났나 싶으면 다시 방화로가 이어지기를 몇 차례나 반복한다. 뒤를 돌아본다. 지나온 방화로가 띠처럼 이어지고, 북동방향으로 정맥 산줄기가 유유히 흐른다. 4시 6분, 공터를 지니고, 30분 후, 억새가 무성한 폐 헬기장을 거쳐, 4시 43분, 운봉산 정상(534m)에 오른다. 수보(水保)라고 음각한 돌 표지와 현대중공업에서 세운 정상목이 보인다.

운봉산 방화로 오름길

지나온 방화로

동북 방향으로 보이는 정맥줄기

운봉산 정상


정상에서 약 5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4분 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임도에 내려선 후, 건너편 산길로 들어선다. 빽빽한 송림사이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5시 14분,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한 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암릉길 나타나고 작은 돌탑을 지난다.

빽빽한 송림

돌탑


5시 34분, 능선 분기봉에 올라, 풀 속의 새둥지를 카메라에 담고,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이어 송전탑 2개를 지난다.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아마도 299.4m봉의 삼각점인 모양이다.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6시 5분, 유락농원 표지판이 보이는 2차선 도로에 이르러, 왼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으며 절개지를 오른다.

풀 속의 새둥지

삼각점

유락농원고개


6시 23분, 시멘트도로에 이르러 이을 따라 잠시 걷다,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6시 29분, 작은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서 임도를 건너고, 6시 42분, 225m봉을 지난다. 숲 속은 벌써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5분 후, 마을 시멘트도로에 내려서고, 2분 후, 107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남락고개에 이른다.

225m봉

마을 시멘트길

남락고개


높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도로다. 차량통행이 빈번하여 무단횡단은 위험하다. 왼쪽으로 300m~400m의 거리에 굴다리가 있고, 오른쪽으로도 그 정도 내려서면 횡단이 가능한 교차로를 만날 수 있다. 당초 계획했던 지경고개까지의 산행을 오늘은 이곳에서 마감키로 하고, 오른쪽으로 천천히 내려선다. 이윽고 교차로에 이르러 7번 국도로 들어선 후, 12번 버스로, 동래 온천장으로 이동한다.


(2008. 8. 22.)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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