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암봉


2008년 8월 20일(수).

1박 2일 산행의 두 번째 날이다. 오늘코스는 『남락고개(1.2Km) -지경고개(1.5Km)-계명봉(1.5Km)-746.6m봉(2,3Km)-금정산(4Km)-산성고개(4Km)-원덕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4.5Km다.


동래의 천일장 온천은 오래된 건물이지만 온돌방이 넓어 좋다. 온천욕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식당이 있어 편리하다. 엊저녁에는 꼼장어 구이로 1차, 전어회 안주로 2차까지 마시며 늦게 잠자리에 들다보니 아침기상이 늦다. 7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8시 30분경에야 택시를 잡는다. 버스를 타면, 남락고개까지 도로변을 따라 1Km 정도를 걸어야하기 때문에 택시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헌데 문제가 생긴다. 택시기사가 남락고개를 모른다. 도중에 차를 세우고 지도를 보여주자 겨우 감이 잡히는지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며 난폭하게 질주한다. 유 사장이 젊잖게 한마디 한다. "속이 울렁거리니, 얌전히 좀 갑시다." 경상도 사나이인 기사양반이 기분이 상한 모양이다. 길을 몰라 그러니, 남포동에서 장거리를 뛰는 택시로 바꿔 타라며 남포동 택시 타는 곳에 차를 세운다. 아침부터 남의 동네에 와서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요금 7,000원을 주고 내린다.


장거리를 뛰는 택시는 메타요금을 받지 않고, 행선지에 따라 금액이 정해져 있다. 남락고개로 간다고 하니, 기사들끼리 위치를 확인하고, 15,000원을 내라고 한다. 메타로 하면 10,000원도 안 되는 거리인데, 너무하다. 실랑이 끝에 10,000원으로 흥정을 하고, 택시를 탄다. 헌데 이 양반 역시 가는 길을 확실히 모른다. 지도를 보며 이리저리 헤매다, 9시 50분경에야 비로소 산행들머리에 차를 댄다. 기사양반이 애쓴 걸 생각해서 15,000원을 주고 택시에서 내린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9:50) 남락고개-(09:52) 시멘트도로-(09:57) 농원 왼쪽 밭둑길-(10:02) 산길-(10:10) T자, 좌/주능선-(10:14~10:18) 암봉/조망-(10:26) 대나무 숲-(10:33) 녹동교-(10:38) 지경고개-(10:40) 자두농원-(10:48) 밭-(10:50) 억새지대-(10:58) 사거리안부, 직진-(11:04) 갈림길, 좌-(11:20) 바위지대-(11:39) 전망바위-(11:42) 철쭉능선-(11:44~11:50) 계명봉 정상-(12:11) 사거리 안부, 직진-(12:23) 갈림길, 우-(12:26) 사거리, 직진-(12:51) 전망바위-(12:55) 억새지대-(12:59~13:23) 746.6m봉/중식-(13:36) 샘터-(14:08) 이정표 있는 사거리<금정산 정상 0.7Km>-(14:14) 범어사 사거리-(14:30~14:35) 금정산 정상-(14:51) 고담봉 안내판-(14:52) 세심정-(14:54) 북문-(15:07) 이정표<동문 3.6Km>-(15:18) 원효봉-(15:27) 이정표<동문 2.7Km>-(15:30) 의상봉-(15:33) 망루-(15:37) 부채바위-(15:50) 이정표<동문 1.3Km>-(16:07) 동문-(16:12) 산성고개』중식 24분 포함, 총 6시간 22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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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사료농장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다, 간이차고에 이르러 왼쪽 밭둑길로 내려서서, 표지기의 안내로 숲 속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뚜렷이 이어진다. 10시 10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비로소 마루금 능선에 진입한다.

농장 입구 시멘트도로

간이차고

밭둑길


10시 16분, 전망바위에 선다.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다. 경부고속도로, 1077번 지방도로, 7번국도가 교차하고, 계명봉, 장군봉, 그리고 멀리 금정산이 보인다.

지나온 능선

교차로 그리고 양산

계명봉, 장군봉, 그리고 멀리 금정산


전망바위를 지나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이어 작은 대나무 숲을 벗어나니, 고속도로 위에 걸린 녹동교가 보인다. 11시 33분, 녹동교로 이어지는 도로에 내려선다. 반대쪽으로 보이는 부산CC의 녹색 페어웨이가 싱그럽다.

고속도로와 녹동교

부산 CC

녹동교를 건너고


녹동교를 지나고 횡단보도로 7번 국도를 건넌다. 이어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여 지경고개 마루턱에 이르러, 표지기의 안내로, 자두농원으로 이어지는 왼쪽 길로 들어서서, 아름다운 벚나무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이윽고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는 밭에 이르러, 표지기의 안내로, 억새가 무성한 오른쪽 밭둑으로 향한다.

지경고개

벚나무 길


밭에서 일 하던 아저씨가 남의 밭 밟지 말고, 가운데 길로 가라고 호통을 친다. 미안하다고 응답하고, 밭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이윽고 밭이 끝나고 허리를 넘는 억새지대가 이어진다. 오른쪽에 보이는 능선을 향해 보이지 않는 길을 찾으며 억새지대를 통과하여 숲으로 들어서고,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밭 가운데 길

억새지대

사거리 안부


11시 4분, 갈림길에서 왼쪽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긴 오르막이다. 바위지대를 지나고,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능선과 1077번 지방도로를 굽어본다. 능선이 좁아지며 날등길이 이어지고 철쭉단지를 지나, 11시 44분, 정상석이 있는 계명봉 정상(601.7m)에 오른다. 정상에서 747.6m봉과 금정산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지나온 능선과 1077번 지방도로

계명봉 정상

747,6m봉과 금정산


11시 50분, 오른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좌우로 여러 갈래 갈림길들이 보이지만, 개의치 않고, 북서쪽을 향해 능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내려선다. 12시 11분,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신작로 같이 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12시 23분, 넓은 등산로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고, 3분 후,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안부 사거리

넓은 등산로


12시 51분, 전망바위에 서서 부산CC를 굽어보고, 억새지대를 지나며 지나온 능선과 부산 시가지를 바라본 후, 12시 59분, 돌탑이 있는 746.6m에 올라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에 넋을 잃는다. 멋진 장군봉이 지척이고, 마치 손짓하며 우리들을 부르는 것 같지만, 심산대장이 무릎이 안 좋은 모양이다. 장군봉 왕복을 포기하고, 돌탑 뒤 그늘을 찾아 점심상을 펼친다.

부산CC

지나온 능선과 부산 시가지

747.6m봉의 돌탑

장군봉


1시 22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금정산을 향해 비탈길을 내려선다. 240도 방향으로 낙동강이 보인다. 1시 36분, 샘터에 이르러 수통의 물을 시원한 샘물로 바꿔 채운다. 아름다운 송림사이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2시 8분, 금정산 0.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4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 아래 앉아 있는 심산대장의 모습이 무척 피곤해 보인다.

분기봉을 내려서며 본 금정산

낙동강

샘터

송림길

이정표 사거리

사거리를 지나 5분 쯤 진행하니, 금정산 험한 암봉이 전모를 나타낸다.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 우회로와 직진로의 두 갈래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우회로를 버리고 직진하여 암봉을 오른다. 물개모양의 바위가 보이고, 허공에 우뚝 선 입석을 지나 등산로로 들어서면서 낙동강를 굽어보고, 암릉 너머로 계명봉을 바라본다. 정면으로 금정산 정상이 지척이다.

금정산 정상

물개바위와 입석

암릉과 계명봉

정상


나선형 철계단을 올라, 2시 31분, 정상(801.5m)에 선다. 정상석이 있고, 앉은뱅이 이정표가 동문까지의 거리가 5Km라고 알려준다. 탁 트인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본다. 남서쪽으로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동남쪽으로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석

이정표

낙동강

340도 방향의 조망

가야할 능선


2시 35분 경 계단을 따라 금정산을 내려선다. 이제부터는 탄탄대로로 나있는 일반등산로를 따르면 된다. 중간 중간에 이정표가 있어 위치 파악에도 어려움이 없다. 2시 51분고당봉 안내판을 읽어보고, 이어 세심정을 들렀다 북문을 자나며 뒤돌아 금정산을 바라본다.

고당봉 안내판

세심정

북문

뒤돌아 본 금정산


성벽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성벽으로 다니지 말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동문 3.6Km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시 18분, 삼각점이 있는 원효봉에서 부산 시가지와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이어 원효봉을 내려서면서 의상봉을 가까이 보고 동문 2.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

문화재 보호 안내문

원효봉 삼각점

부산 시가지

가야할 능선

의상봉


3시 33분, 망루를 지나며 뒤돌아 의상봉을 보고, 잠시 후 부채바위를 카메라에 담는다. 3시 50분, 동문 1,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4시 7분, 동문을 거쳐, 5분 후 산성고개에 이른다. 이제 안덕고개까지는 약4Km가 남았다. 하지만 심산대장이 많이 피곤한지 오늘 산행을 여기서 끝내자며 스틱을 접는다. 마침 버스가 다가오고 심산대장은 앞장서서 버스에 오른다.

뒤돌아 본 망루와 의상봉

부채바위

동문

산성고개


이제 몰운대까지는 약 33Km가 남았다. 1박 2일이면 바쁘고, 2박 3일이라면 여유 있는 구간이다. 온천장 지하철역에서 버스를 내려 어제 숙박했던 천일장을 찾아, 목욕을 하고, 횟집을 찾아들어 갯장어 회(일본말 하모로 통칭된다.)를 안주로 하산 주를 즐긴다. 안주가 좋아 길어진 술자리를 끝내고,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노포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8시 30분발 우등 버스표를 산다. (1인 29,400원) 서울 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4시간 20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다.


(2008. 8. 2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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