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릉길 - 로프도 잡지 않고 암릉을 오르는 심산대장, 관악산에서 훈련된 몸이라 웬만한 산들은 거뜬하다고 한다.
2012년 3월 16일(금)
관악지맥 두 번째 구간을 간다. 당초에는 양재역까지 가서 관악지맥을 마친다는 계획이었으나 관악산의 암릉을 타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3시 이후부터는 간간이 빗발이 날려 오늘산행은 남태령에서 마감한다.
심산대장과 9시 30분에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만나 6번 출구로 나온다. 찬우물에서 왼쪽에 보이는 마루금으로 진입하여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능선이 군부대 도로와 중앙공무원연수원으로 훼손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에 찬우물로 가지를 않고, 바로 도로를 따라 중앙공무원연수원으로 향한다.
중앙공무원 연수원 등 도로표지판
9시 41분, 도로 건너편에 보이는 보광사를 지난다. 보광사 뒤로 보이는 능선이 마루금이겠다. 9시 51분, 공무원연수원 경비실에 도착하여 연수원 뒤쪽 능선으로 오를 수 있겠냐고 물어 보지만, 경비원 아저씨는 연수원경계가 모두 철책으로 둘러져 있어 갈수가 없다며, 건너편 밤나무 길로 가라고 알려준다.
도로 건너편에 보이는 보광사
공무원 연수원 앞
9시 55분, 국군통신사령부 후문으로 이어지는 밤나무 길을 따라 올라, 9시 59분, 통신사령부 후문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10시 2분, 야생화 자연학습장 안내판이 보이는 갈림길에 이른다. 등산로는 왼쪽이라는 팻말도 보이고, 직진하는 길은 개인집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선답자의 기록에 의하면, 이곳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지 말고, 개인집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서,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밤나무길
갈림길
개인집 입구로 들어서서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찾아보지만,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데, 개울 건너에는 연수원 철책이 엄중하게 둘러쳐져있고, 철책을 타고 이동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다시 갈림길로 나와 주위의 산세를 둘러본다. 관악산이 홈그라운드인 심산대장은 왼쪽에 보이는 능선이 인덕원에서 오르는 관양능선이니, 마루금은 개인집 뒤로 보이는 능선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시 개인집 입구로 들어서서,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찬찬히 찾아본다. 과연 잡목 숲 속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희미하게 보인다.
개울가로 이어지는 족적을 발견하고
10시 13분, 개울과 연수원 철책이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곳에 이르자, 개울건너 왼쪽에 등산로가 보이고, 표지기가 걸려있다. 1분 후, 물 없는 개울을 건너고, 철조망을 넘어 산길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10시19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이정표를 만난다. 이정표대로라면, 3분 거리에, 연수원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개울건너 등산로가 보이고 표지기가 걸려 있다.
이정표
10시 21분, 무덤가를 지나고, 완만한 슬랩을 오르며 공무원교육원을 굽어보고, 훼손된 마루금을 머리 속에 그려본다. 10시 33분, 고도 약 250m정도의 암봉에 올라, 가야할 능선과 그 뒤로 삼봉을 바라보고, 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긴다. 이어 공터를 지나다 나뭇가지에 걸린 낮 익은 표지기를 반갑게 만난다. ‘竹泉’, 일본냄새가 물씬 풍기는 표지기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화요맥’이라는 모임에서 정맥을 하면서 만난 동료다. 가끔은 부부가 같이 산행을 하는 젊잖고 건실한 맥꾼이다.
슬랩을 오르며 교육원을 굽어보며 훼손된 마루금을 그려보고
슬랩 위에서 본 백운봉과 광교산 방향의 조망
무명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좌) 과 그 뒤로 삼봉
10시 40분, 이정표를 지난다. 역시 연수원에서 이곳으로 오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삼봉까지의 거리가 1,2,Km에, 소요시간은 1시간이라고 알려준다. 10시 48분, 로프가 걸린 슬랩을 통과하고, 10시 56분, 고도 35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가야할 암릉과 삼봉을 가까이 본다. 암릉길을 오른다.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 사이로 등산로가 구불구불 이어진다. 11시 11분, 시야가 트인 너른 마당바위에서 삼봉을 더욱 가까이 보고, 남동쪽으로 과천과 청계산, 남서쪽으로 지나온 능선을 굽어본다.
이정표
기암
마당바위에서 가까이 본 삼봉
지나온 능선, 멀리 백운봉과 광교산이 보인다.
마당바위를 내려서서 무덤 2기를 지나고, 11시 28분, 삼봉 아래애 있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는 국기봉 1.2Km, 소요시간 35분이라고 알려준다. 암릉길이 이어진다. 로프가 걸린 가파른 슬랩을 오르다. 왼쪽의 관영능선을 가까이 본다. 등산로는 험한 암봉을 좌우로 우회하며 이어진다.11시 50분, 낮 익은 국기봉과 6봉능선을 가까이 본다.
암릉길
워킹길, 왼쪽으로 우회
경고문, 왼쪽으로 우회
국기봉과 육봉능선을 가까이 보고
등산로를 따라 육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11시 59분, 국기봉 아래, 관영능선 갈림길에 오르고, 1분 후, 국기봉에서 주위를 둘러본다. 심산대장이 앞장서서 국기봉을 내려서서, 관악산 주능선의 아기자기한 암릉길로을 걷는다. 홈그라운드의 실력을 발휘 해, 우회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줄곧 좁은 암릉을 오르내린다. 어디 한번 따라와 보라는 몸짓이다.
인
덕원 능선 갈림길
국기봉
삼성산 방향
교육원과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
기암과 KBS 송신탑
지나온 암릉과 국기봉
12시 50분, 삼거리 간이매점에 도착한다. 비시즌에 주말도 아니 여서인지 간이매점은 휴업 중이다. 매점의 식탁을 빌어 점심상을 차리고, 20여분 동안식사를 한 후, 1시 13분, 산행을 속개한다. 1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KBS 송신소를 지나고, 다시 암릉길을 걸으며 기상대와, 연주대 그리고 사당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가파른 내리막 암릉을 내려서서, 1시 36분, 이정표가 있는 연주암 갈림길 안부를 지난다.
이정표
기상대, 연주대 그리고 사당능선
연주암 갈림길 이정표
1시 38분, 암릉길에서 기상대, 관악산 정상, 그리고 연주대를 가까이 보고, 2분 후, 말바위를 지난다. 1시 50분, 포토 존에서 연주대와 559m봉을 카메라에 담고, 4분 후, 평일이라 한적한 관악산 정상을 지나, 잠시 연주대에 들러,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기상대, 관악산 정상, 연주대
연주대 안내문
가까이 본 연주대와 559m봉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서 본 기상대와 주변의 기암
2시 3분, 정상으로 되돌아와 매점 뒤, 쇠줄이 걸려있는 직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며, 559m봉 왼쪽의 사당능선과 오른쪽의 용마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13분, 쇠줄과 로프가 걸린 직벽을 내려서고, 2시 20분, 둥산로 우회 안내문을 지나, K21/119 표지목(관악문 상)에 이른다.
매점 옆 직벽 하산길 입구
사당능선
뒤돌아 본 직벽길
2시 30분, 지도바위와 관악문을 지나고, 2시 33분, K20/119표지목(관악문 하)을 통과한다. 2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연주암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2시50분, 토치카와 헬기장이 있는 559m봉에 올라 잠시 주위를 둘러 본 후, 직진하여 헬리장을 가로 지르고, 이어 봉우리를 내려서서 바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관악산을 수백 번 오르내린 심산대장도 이 길은 처음이라고 한다.
지도바위
관악문
토치카
559m봉/헬기장
뒤돌아본 지나온 길
2시 55분,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에 보이는 나지막한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마루금이고, 남태령 넘어, 평탄한 우면산이 가야할 곳이다. 3시 3분, 무명봉에서 가야할 마루금을 다시 확인하고, 3시 5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선 후, 3시 10분, 안내판과 경고판이 있는 안부에서 정면의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가야할 능선(왼쪽)
갈림길, 좌
우회한 암봉
경고판
3시 16분 너른 공터를 지나고, 2분 후, 연등이 걸려있는 마애불상을 만난다. 출입금지구역의 불상과 연등....무언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3시 29분, 고도 435m 정도의 바위 많은 봉우리에서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가야할 마루금을 가까이 본다. 3시 36분, 철조망과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잠시 능선을 벗어나 왼쪽으로 우회하고, 3시 45분, 깃대와 참호가 있는 끝봉에 오른다. 가랑비가 부실 부실 내리기 시작한다.
마애불상과 연등
가야할 마루금
지나온 능선
능선을 막아 놓은 철조망과 안내문
왔던 길로 되돌아가라는 경고판이 땅바닥에 누워있고, 곧이어 접근을 금한다는 엄중한 경고판이 길을 막는데, 군부대 쪽에서는 총소리가 요란하다. 3시 50분 경, 2중 철조망 뒤에 있는 군 초소 앞에서 초병의 제지를 받는다. 오른쪽으로 남태령로 이어지는 도로가 가까이 보이고, 차량들의 소음이 시끄럽게 들린다. 초병은 묻지도 않았는데, 길을 잃었냐고 하더니, 두 사람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어디엔가 보고를 한 후, 철책을 따라 오른쪽으로 조심해 내려가라 고한다.
되돌아가라는 경고문
선답자의 기록에는 왼쪽으로 내려서면 2분 후에 시멘트도로가 나타나고, 다시 12분 후면 남태령에 도착한다고 했다. 하여 오른쪽으로 내려서기가 마뜩치가 않아, 왼쪽으로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초병은 왼쪽은 길이 복잡해 길을 잃을 염려가 있으니 오른쪽으로 내려서라고 재차 권한다. 관악산이 홈그라운드인 심사대장이 이미 앞장서서 저 만큼 내려서고 있다.
초소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철조망을 따라 내려선다. 희미한 족적이 이어 지지만, 바로 내려서기가 망설여지는 암릉도 두어 차례 만나는 고약한 길이다. 그 뿐인가?" 고도가 낮아지자, 철책이 바로 고개 쪽으로 향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작은 둔덕을 넘어선 후에, 한동안 부대를 감싸고 왼쪽으로 진행한 후에야, 고개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만난다. 11시 47분, 비로소 남태령에서 과천 쪽으로 한참 떨어진 도로로 내려서고, 4시 53분, 남태령에 이른다. 군 초소를 출발한 후 거의 50분이 경과한 시각이다. 실제로 가본 사람의 기록을 믿지 못하고, 눈앞에 보인다고 쉽게, 오른쪽으로 내려선 것이 잘못이다.
남태령
오락가락 하던 비는 멎었지만, 철조망을 따라 내리면서 잡친 기분 때문에 산행을 속개할 마음이 되질 않아, 오늘산행은 남태령에서 마감을 하고 귀가한다. 하지만 남태령에서 우면산을 지나 양재역으로 이어지는 약 4km에 달하는 남은 구간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숙제로 남는다.
(201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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