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2008년 7월 1일(화)

송 선배, 심산대장과 함께 한남금북정맥 10번째 구간의 땜방 산행에 나선다. 코스는『구치재(280m/2.2Km)백석고개(310m/2.5Km)-수철령(460m/1.2Km)-구룡치(480m/2.5Km)-새목이재(520m/2Km)-말티고개(420m/2.8Km)- 화엄이재(410/1.7Km)-갈목재(395m)』로 도상거리는 약 14.9Km이다.


송 선배와 심산대장은 5시간 이상은 걷지 않겠다며 말티고개에서 산행을 마감하겠다고 한다. 함께 행동하여 말티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게 되면 갈목이재까지의 약 4,5Km가 이빨이 빠진 것처럼 남게 되니 혼자서라도 갈목이재까지 가기로 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함께 산행을 마치지 못하게 되니 기분이 언짢다.


도상거리가 15Km도 못되고, 600m 분기봉이 최고봉으로, 대체로 500m대에서 능선이 오르내리지만, 생각보다 오르막 능선이 많아 체력소모가 심하다. 아울러 591m봉에서 부터 말티고개로 내려서기 전까지 한 시간이 넘는 긴 능선 위에 보기 흉한 특수작물 단지의 시커먼 펜스가 가설 되어 능선을 훼손하고 산의 분위를 온통 망쳐 버렸다. 그뿐인가?  펜스 공사로 표지기들이 모두 철거되어, 말티고개로 내려서는 오른쪽 능선을 찾기가 어렵다.

 

말티고개를 지나, 속리산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화엄이재에서 천황봉까지의 약 10.2Km구간이 자연보호를 위해 새롭게 출입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면서 주변의 표지기들을 철거하여, 무심히 지나다 보면 갈목재로 하산하는 지점을 모르고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남서울 버스터미널에서 7시 10분 발, 보은 행 우등버스를 탄다. 요금 11.900원에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잔뜩 흐린 날씨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에는 밤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바람이 간간이 불어 덥지 않으니 산행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날씨라 하겠다.


버스는 8시 30분경, 청주터미널에 도착하여, 30분간 정차한 후, 9시에 보은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출발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다. 헛되이 30분 을 보내지 않으려면, 서울서 청주까지 오고, 청주에서 보은으로 가는 방법을 택하던가, 아니면 기사 양반에게 부탁하면, 바로 출발하는 보은 행 버스로 바꿔 태워준다고 한다. 이런 요령을 몰랐던 우리는 청주에서 30분간을 허송한다.


9시 청주를 출발한 버스는 시내를 지나는 동안은 시내버스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무척 커진 청주를 빠져나오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버스가 미원에서 정차하고, 정류장 근처에 택시가 보인다. 버스가 출발한 이후에야 보은까지 가지 말고 미원에서 내렸더라면 시간과 택시비 모두를 절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순발력이 떨어진 것을 한탄하며, 열심히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옆에 앉은 할머니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보은에 가서 산행을 시작하는 구치재까지 택시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리니, 그렇다면 보은까지 가지 말고, 다음에 버스가 정차하는 창리에서 내려, 택시로 구치재로 가라고 친절히 일러준다. 고마운 할머님이시다.


창리에서 내리니 태시가 2대나 대기하고 있다. 그중 검정색 그랜저에 다가가 구치재로 가자고 하자, 대뜸 한남금북정맥을 하느냐고 묻는다. 자주 산꾼들을 태운다고 한다. 나올 때의 택시 부르는 요령을 묻는다. 말티고개에서 라면 보은 택시를 부르고, 갈목재라면 속리산 택시를 부는 것이 택시비가 적게 들지만, 세 분이라면 갈목재라도 보은 택시를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알려준다. 택시는 10시 7분, 낮 익은 구치재에 도착한다. 요금은 10,000원, 정액요금이다. 고마운 할머님 덕에 시간과 택시비를 공히 절약한다.

구치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07) 구치재-(10:10) 산행시작-(10:13) KBS 시설물-(10:20) 335m봉, 직진-(10:25) 안부 사거리, 직진/임도에서 오른쪽 숲-(10;27) 임도-(10;28) 안부-(10:31) 봉, 좌-(10;33) 밀양박씨 묘-(10:36) 왼쪽 산판길-(10:42) 오른쪽 사면길-(10:43) T자, 좌-(10;48) 봉, 우-(10:51) 고령박씨 묘-(10:53) 묘군-(10;57) 백석고개-(11:00) 간이집하장-(11;02) 축사-(11:05) 시멘트 갈림길, 좌-(11;09) 수로-(11;10) 왼쪽 숲-(11:14) 안부사거리, 직진-(11:28) 갈림길, 우-(11:40) 600m 분기봉-(11:53) 갈림길, 직진-(11:54) 묘봉, 우-(12:01) T자, 좌-(12:05) 인동장씨 묘-(12:09) 봉, 우-(12:18) 수철령-(12;20) 묘 1기-( 12:25) 안부, 직진-(12:30) 544m봉, 오른쪽 우회-(12:32~12:52) 중식-(12:54) 봉, 우-(12:55) 갈림길, 좌-(13:02~13;05) 구룡치, 직진-(13:17) 560m봉-(13:27) 586m봉, 우-(13:39) 576m봉, 좌-(13:53) 591m봉/철책-(14:24) 592m봉, 좌-(14;51) 전주이씨 합장묘-(14:57~15:16) 하산능선 입구 찾기-(15:20) 전망바위-(15:27~15:37) 말티고개-(15:43) T자, 좌-(15;47) 묘봉-(15:55) 너럭바위-(15:57~15:59) 암봉-(16:03) 무인산불감시초소-(16:13) T자, 우/ 알바시작-(16:29) 547.9m봉/탈출-(17:18) 서원리 505번 지방도로』중식 20분 포함, 총 7시간 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산행준비를 마치고 구치재 유래비 앞의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몇 걸음 들어서다. 묘지 망부석이 보이는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니, 어지럽게 걸린 표지기들이 반긴다. 등산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KBS 방송시설을 지나고, 10시 20분, 고도 335m 정도의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들머리 산길

첫 번째 봉우리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임도를 따라 걷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고, 이어 고개 하나를 넘어,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하지만 곧바로 표지기들이 다시 오른쪽 산길로 들어오라고 부른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를 넘고, 커다란 느티나무와 서낭당 터 흔적이 보이는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10시 31분, 고도 30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안부 삼거리


10시 33분, 밀양박씨 묘가 보이는 임도로 나온다. 말티고개에서 산행을 마치겠다던 송 선배와 심산대장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충청도 출신 같아 보이는 두 양반은 호흡이 잘 맞는 모양이다. 잠시 묘역에 서서 340도 방향으로 못골과 탁주봉을 카메라에 담고 임도를 따라 걷는다.

밀양 박씨 묘, 마루금은 왼쪽 밭 뒤로 이어진다.

못골과 탁주봉


10시 36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판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굽어져 북쪽을 향한다. 약 5분 정도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떨어져 고령박씨 묘를 지나 임도로 내려선다. 이어 임도는 여러 기의 묘들이 있는 묘역을 지나 오른 쪽으로 이어진다. 정면으로 백석리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600m 분기봉이 우뚝하다.

아름다운 산판길

백석리 마을

600m 능선 분기봉


10시 58분, 아스팔트도로를 건너, 시멘트도로로 들어서서 마을로 향하는 일행이 보인다. 묘역에서 마을로 내려서는 길을 찾느라, 시간이 걸린 모양이다. 2분 후, 간이집하장을 끼고 오른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축사를 지난다. 인기척에 놀란 소들이 큰 소리로 울어댄다. 축사 안의 어린 송아지들이 무척 귀엽다.

축사를 끼고 오른다.


11시 5분, 왼쪽 축대위로 문화 유씨 묘가 보이는 지점에서 시멘트도로는 Y자로 갈린다. 왼쪽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시멘트도로는 곧 임도로 바뀌고, 벼가 파랗게 자라고 있는 논이 임도까지 파고드는데, 수로를 건넌 등산로는 숲으로 이어진다. 아마도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의 방향을 바꾸어주기 위한 인공수로인 모양이다.

Y자 갈림길

뒤돌아 본 수로와 논


왼쪽 숲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등산로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이장을 했는지 봉분이 있던 자리가 뻘건 황토 바닥이다. 11시 14분,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완만하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송 선배와 심산대장이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나는 천천히 걷지만, 좀처럼 쉬지를 않는다. 일행을 지나쳐, 약 6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잡초가 무성한 묘 1기가 있는 600m 능선분기봉에 이른다. 왼쪽은 장구봉(480.8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 내리막이다.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왼쪽 숲으로 들어서라고 부르는 표지기들

600m 능선분기봉의 잡초가 무성한 묘


산의 크기에 비해 제법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에서 능선이 좁아지더니 갈림길을 만나 직진하여 능선을 타고 오른다. 오른쪽은 우회로 같아 보인다. 이어 묘가 있는 530m봉에 오른다. 오른쪽에 표지기가 보이지만, 앞에서 만났던 우회로라고 보고, 직진하는 희미한 길을 따라 내린다. 언제 따라왔는지 봉우리 위에서 심산대장이 오른쪽 길이 마루금이라고 소리친다. 봉우리로 돌아와 지도를 보니, 과연 마루금이 오른쪽으로 크게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심산대장의 뒤를 따른다. 하지만 순식간에 일행은 시야에서 사리지고, 이후는 일행을 만나지 못한 채 끝까지 혼자서 산행을 한다.

울창한 숲

530m봉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굽어 내려서고


12시 1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4분 후, 인동장씨 묘를 지나, 낙엽이 깊게 깔린 아름다운 능선을 타고 오른다. 12시 9분, 약 53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2시 17분, 고도 460m 정도의 사거리 안부, 수철령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묘 1기를 지나며, 경사가 가팔라져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낙엽이 두텁게 깔린 아름다운 능선

수철령

12시 30분,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본 능선에 오른다. 그러고 보니 우회한 봉우리가 지도상에 삼각점이 있는 554m봉 인 것 같다. 봉우리로 되올라가 삼각점을 확인하고 싶지만, 일행과 너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포기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544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


12시 32분,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도시락을 펼치며 심산대장에게 전화를 한다. 자기들은 구룡치를 지난 것 같다며 점심을 먹으며 기다릴 터이니 천천히 따라오라고 한다. 12시 52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2분 후, 고도 약 52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여, 1시 2분. 구룡치에 내려서서 왼쪽 길을 따른다.

구룡치


1시 17분, 좁은 능선길을 올라 560m봉에 오르지만, 식사를 하며 기다리겠다던 일행은 보이질 않는다. 1시 27분, 586m봉에 올라, 오른쪽 벌목지대로 내려선다. 등산로가 희미하게 이어진다. 이윽고 안부에 내려섰다 급경사 오르막을 거쳐, 1시 39분, 576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약 10분 간격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톱날 능선이 계속된다.

586m봉


1시 53분, 591m봉을 오른다. 봉우리 위에 시커먼 천막 같은 것이 둘러져 있다. 봉우리에 오르니 시커먼 천막을 뒤집어씌운 철책이 능선을 따라 세워졌고, 임도가 철책을 따라 이어진다. 나중에 게시문을 보니, 산삼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철책이라고 한다. 이 보기 흉한 철책은 말티고개로 내려서는 능선이 분기되는 곳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진다.

안내문


한강기맥의 오음산과 용문산, 팔공지맥의 팔공산의 군부대 철책 길만큼 고약하지는 않지만, 철책을 세우느라 능선이 온통 훼손되고, 시커먼 철책이 줄곧 왼쪽 시야를 가려, 산의 분위기를 온통 버려 놓았다. 등산로는 이따금 오른쪽 숲으로 들락거리지만, 결국 1시간을 넘게 철책을 벗어나지 못하고, 말티고개로 하산을 하게 된다.

잠시 오른쪽 숲길을 걷기도 하지만, 바로 다시 철책길로


철책을 따르다보니, 새목이재를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고, 2시 24분, 592m봉이라고 짐작되는 봉우리에 올라, 철책은 왼쪽으로 급격히 꺾어져 내린다. 내리막길에서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나뭇가지사이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이번에는 등산로가 철책을 따라 좁게이어진다. 철책을 만들기 위해 뚫어 놓은 임도는 철책 안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592m봉

철책길


2시 51분, 전주이씨 합장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나니, 철책을 따라 넓은 임도가 다시 이어진다. 넓은 임도를 터덜터덜 걷는다. 임도가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고개 위로 이어진다. 시야기 트이며 130도 방향으로 구병산(876m) 줄기가, 40도 방향으로 속리산 줄기가 보이고, 임도는 동북쪽으로 방향으로 떨어진다. 순간 마루금을 벗어났다는 느낌이 든다.

전주이씨 합장묘

다시 넓은 임도가 이어지고

구병산 줄기

속리산 줄기


왔던 길을 되돌아 내린다.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고개 마루턱을 넘어서면서, 왼쪽을 주의 깊게 살핀다. 드디어 고개 마루턱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산길을 발견한다. 공사 중에 철거를 했는지 표지기는 한매도 보이지 않는다. 3시 16분, 산길로 들어서고, 1분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선다.

임도 오른쪽의 산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3시 20분, 전망바위에 서서, 장재 저수지와 37번 국도를 굽어본 후, 3시 27분, 정자, 도로개통 기념비, 돌장승 그리고 돌 표지석이 있는 말티고개에 내려선다. 칙 뿌리 주스를 파는 아가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헌데 먼저 내려와있어야 할 일행은 보이질 않는다. 아가씨에게 물어도 다른 등산객은 못 봤다는 대답이다.

장재 저수지

말티고개로 오르는 37번 국도

도로개통 기념비와 돌장승

표지석


칙 뿌리 주스를 마시며 심산대장에게 전화를 한다. 알바를 하는 바람에 하산이 늦었다며 지금은 말티재가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있다는 대답이다. 나는 갈목재까지 갈 터이니 기다리지 말고 먼저 서울로 올라가라고 이르고 전화를 끊는다. 전화 통화내용을 듣고 있던 아가씨가 갈목재에서 속리산 택시를 부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011-461-7151, 박천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3시 36분, 도로를 건넌다.

말티고개


등산로 입구에 출입금지 팻말이 세워져있다. 야생 동, 식물 서식지 및 자연보호를 위해 화엄이재 공원경계부터 천황봉까지의 10.2Km 구간을 통제한다는 내용이다. 못 본 척 무시하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3시 43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4분 후, 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등산로 입구에 세워진 출입금지 팻말


3시 55분, 펑퍼짐한 바윗길을 지나,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암봉 위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 후 왼쪽으로 내려선다. 4시 3분, 무인산불 감시시설 있는 봉우리에서 지나온 암봉과 서쪽으로 장재리, 오창리를 굽어보고,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암봉 위의 이정표,

지나온 능선 - 가운데 능선이 말티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가까이 본 구병산 줄기

무인 산불감시 시설

장재리, 오창리

돌아본 암봉


안부를 지나, 4시 13분, 벤치와 이정표가 있는 545m T자 능선에 오른다. 나중에 귀가하여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면밀히 검토해 보니, 이곳애서 무심히 이정표가 가리키는 '숲속의 집'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 알바의 시작이다. 마루금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높게 걸린 표지기 방향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출입금지를 시키며 낮게 걸린 표지기들을 모두 떼어 버린 덕에 그냥 모르고 지나쳐버린 것이다.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

마루금(푸른선)과 알바 및 탈출경로(주황선)

T자 능선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알릉길에 밧줄이 걸려 있고 가파른 내리막에는 통나무 계단을 까는 등 잘 정비된 등산로다. 4시 18분,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안부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4시 29분 , 잡목이 무성한 봉우리에 오른다. 고도계의 고도는 약 540m 정도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봉우리가 마루금에서 남쪽으로 약 500m 정도 벗어나 있는 지도상의 547.9m봉이다.

안부 삼거리


공터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한다. 길은 사라지고, 잡목을 헤치고 전진하니, 엉뚱하게 폐 무덤의 봉분 위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봉분에서 내려서니 이번에는 봉분 절반이 잘려져 나가 텅 빈 묘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이다. 기분이 으스스 하여 봉우리로 되 돌아와 동쪽으로 하산로가 있는지를 찬찬히 살핀다.  

잡목이 무성한 547.9m봉


다행히 등산로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다니 흔적이 분명한 희미한 길 보인다. 족적을 따라 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을 타고 내린다. 족적이 없어지면, 능선 형태를 살피며 무조건 동쪽으로 내려선다. 5시 경주 김씨와 두 부인을 합장한 묘를 지나면서 묘로 오르내리는 길이 뚜렷하여 이를 따라 편하게 하산을 한다.


5시 15분, 시멘트도로를 따라 마을로 내려서서 서원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5시 17분, 505번 지방도로에 내려선다. 하산해야 하는 갈목리에서 남쪽으로 한참 처진 곳이다. 도로를 따라 갈목리로 향하다. 왼쪽에 문이 닫힌 상점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린다. 상점 뒤로 '속리산 고시원'이라는 흰색의 큰 건물이 보인다.

서원리, 저 앞에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한숨 돌리고, 소개를 받은 박천규 씨에게 전화를 한다. 15분에서 20분 후면 올 수 있다는 대답이다. 의자에 앉아 남은 간식을 꺼내 먹는데, 상점 뒤 민가에서 영감님 한 분이 나온다. 상점주인 같아 보여, 캔 맥주가 있느냐고 물으니 있다며, 상점 문을 연다. 노인이 어쩌다 혼자 여기까지 왔느냐고 묻는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보은을 거쳐 서울로 올라간다니까, 시간이 충분하다며, 여기서는 보은으로 나가는 것이 빠를 거라며, 택시를 부르면 보은까지 10,000원이면 갈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5시 35분 경 택시가 도착한다. 속리산까지 요금을 물으니 20,000원을 달란다. 몇 시에 버스가 있느냐고 묻자, 지금가면 속리산에서 6시 차를 탈 수 있다고 한다. 보은으로 나가면 요금이 얼마냐고 묻는다, 22,000원이고, 지금 보은으로 나가면, 보은에서 6시발, 청주행 버스를 탈 수 있다는 대답이다. 요금이 10,000원 정도 비싼 느낌이지만, 부른 차를 보낼 수도 없어, 22,000원에 보은까지 타고 나온다.


보은에서 6시 행 버스를 타고, 6시 15분 경, 청주에 도착하고 (요금 5,300원), 6시 20분 동서울 행 버스표를 산 후 (요금 7,100원), 다시 캔 맥주 한 개를 사들고 버스에 오른다. 달리는 버스에서 천천히 맥주를 마시며, 오늘 하루를 반추해 본다. 인삼재배를 위한 철책으로 볼 상 사납게 훼손된 한남금북정맥의 마루금과의 조우, 세 사람이 같이 왔다 혼자 쳐져 귀가해야 하는 상황, 엉뚱한 알바로 마루금 약 1,8Km를 빼 먹은 미완성의 산행, 바가지요금...등, 화불단행이라더니, 무려 네 가지 화가 겹쳐진 피곤한 하루다.

 


(2008. 7. 3.)

































at 03/16/2011 02:19 pm comment

다시 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at 05/23/2010 03:45 p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감사하며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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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산 전망바위에서 본 파노라마-소매저수지, 백마산 그리고 지나온 능선


2008년 6월 24일(화).

심산대장과 함께 한남금북정맥에서 중간에 빼어 놓았던 보광산 구간을 산행한다. 빠진 이처럼 허전했던 곳을 비로소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오늘 코스는『행치고개(190m/1.8Km)-가정자(190m/1.7Km)-보천고개(230m/1.8Km)-내동고개(340m/2.7Km)-고리터고개(330m/1.8Km)-보광산(525m/1.8Km)-모래재(220m)』로 도상거리는 약 11.6m이다


속리산의 천황봉(千皇峰)에서 분기하여 서북으로 뻗어 충북의 북부 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 안성군 칠장산(七長山)에 이르는 도상거리 152Km의 산줄기인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과 금북정맥, 한남정맥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알려진 명산이 없는데다, 악명 높은 잡목지대가 많아, 9정맥 종주를 완성하려는 산꾼들 외에는 찾는 이들이 드믄 인기가 없는 정맥이다.


오늘구간도 예외가 아니다. 행치고개에서 보천고개까지의 고도가 낮은 지역에는 인근마을과 연결되는 도로들을 자주 만나 마루금 찾기가 쉽지 않고, 키를 넘는 잡복넝쿨지대에서 가시나무에 시달리며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 힘겹게 진행해야 한다. 보천고개 이후는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능선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뚜렷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산대장과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 8시발 음성 행 버스에 오른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푸른 하늘이 보인다. 무덥지 않고, 바람이 솔솔 불어주니, 산행하기에 썩 좋은 날씨다. 9시 30분 경, 예정보다 빨리 음성에 도착하여, 택시로 행치고개로 이동한다. 산꾼들을 자주 태웠는지, 내용을 잘 아는 기사양반은 행치휴게소 옆, 36번 국도를 건너는 굴다리를 지나, 차를 세워준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생가가 가깝다. 산행 전에 잠시 생가를 구경한다. 광주 반씨 집성촌인 모양이다. 문패마다 반씨 성이다. 생가는 철거되어 비닐하우스가 차지하고 있는데, 복원계획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세워져있다.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명소로 복원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기문 총장의 생가 터

복원계획 안내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9:45~09:56) 행치재 굴다리/반기문 생가-(9:58) 굴다리/오른쪽 도로-(10:01) 왼쪽 절개지-(10:05) 절개지 위, 좌-(10:09) 봉, 오른쪽에 철선-(10:11) 임도-(10:20) T자, 우-(10;21) 봉, 좌-(10:23~10:29) 갈림길/길 찾기, 우-(10:32) 잡목넝쿨, 왼쪽 우회-(10:35) 주능선 진입-(10:41) 임도-(10:42) 가정자-(10:47) 아스팔트도로-(10:49) 왼쪽 절개지-(11:01) 시멘트도로, 직진-(11:08) T자, 우-(11:12) T자, 좌-(11:16) 묘 3기-(!!;23) T자, 우-(11:28) T자, 우-(11:36) 378.5m봉-(11:40) 봉, 약 340-(11:41) 갈림길, 우-(11:42) 밀양박씨 합장묘-(11:50) 안부-(11:54~11:55) 보천고개, 직진, 임도-(11:57) 왼쪽 산길-(12:23) 벌목봉-(12:28~12:54) 봉, 약 430/중식-(13:01) 377.9m봉-(13:06) T자, 좌-(13:09) 봉-(13:22) 안부사거리, 직진-(13:29) 백마산 갈림길-(13:36) 봉-(13:46) 봉-(13:48) 갈림길, 좌-(13:52) 봉-(13:57) 골짜기 같은 안부-(14:05) 봉-(14:06) 고리터고개/임도-(14:10) 395.4m봉-(14:26) T자, 우-(14:29) 봉-(14:41) 보광산 갈림길-(14:43) 보광산-(14:48) 전망바위-(14:55~14:58) 보광산-(15:00) 보광산 갈림길-(15:03) 봉학사 사지 5층탑-(15:07) 갈림길, 우-(15:09) 임도-(15:14) 보광사 삼거리, 직진-(15:15) 갈림길, 우-(15:16) 이정표, 삼거리-(15:25) 갈림길, 우-(15:28) 갈림길, 우/송전탑-(15:33) 34번국도-(15:36) 지하도-(15:39) 모래재/2차선도로』중식 26분 포함, 총 5시간 4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굴다리를 나와 석재공장 옹벽을 끼고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왼쪽 능선으로 오를 수 있는 적당한 곳을 찾는다. 첫 번째 표지기가 걸린 곳은 너무 가파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역시 적당한 곳에 표지기가 보인다.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10시 5분, 절개지 위에 서서 큰산과 행치고개를 바라본 후 왼쪽으로 내려선다.

굴다리 나와 오른쪽으로

왼쪽 사면을 오르고

큰산과 행치고개를 본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비탈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철선이 따라온다. 10시 11분, 임도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고, 묘 2기를 지나, 가파른 오막을 오른다. 이어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조용한 산 속,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더니, 빽빽한 잡목 숲 안부를 지난다. 키를 넘는 잡목 사이를 허리를 굽히고 걷는다. 산딸기나무 가시가 사납게 손등을 긁는다.

임도를 건너고

오르막을 오르다 본 200도 방향의 조망


10시 23분, 작은 봉우리를 지나 갈림길에 이른다. 방향은 직진 길이 맞는데, 표지기들은 오른쪽에 보인다. 직진 길을 잠시 따라 내려선다. 등산로가 왼쪽으로 굽어지더니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한동안 뚜렷이 이어지던 등산로가 빽빽한 잡목넝쿨 앞에서 사라져 버리고, 왼쪽 사면을 따라 희미한 발자국 보인다. 아마도 잡목넝쿨을 우회한 발자국인 모양이다.

갈림길 오른쪽의 표지기들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3~4분 정도 잡목넝쿨을 우회한 후, 뚜렷한 등산로로 진입하지만, 다시 빽빽한 잡목 숲이 앞을 막는다. 키를 넘는 잡목 숲을 한동안 힘들게 헤집고 통과하여 임도에 내려서고, 이어 시멘트도로 삼거리로 나온다, 지도상의 가정자다.

빽빽한 잡목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

가정자


직진하여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다. 왼쪽으로 제법 규모가 큰 양봉 가옥이 보인다. 시멘트도로가 아스팔트도로를 만난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의하면 직진하여 능선으로 붙으라고 되어있으나, 표지기도 보이지 않고, 잡목이 빽빽한 절개지에는 사람이 지난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 요즈음은 한남금북정맥을 안내하는 산악회가 보이질 않고, 개별 산꾼들만 이따금씩 지나서인지 이처럼 끊겼다 이어지는 곳에서 진입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양봉 가옥

아스팔트도로에 내려서서 절개지 진입로를 찾는다.


좌우로 도로를 따라 내리며 끊긴 마루금의 형태를 살피다. 드디어 절개지를 오른 희미한 발자취를 찾아낸다. 잡목을 헤치고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능선에 올랐는데도 잡목은 여전하고, 그 사이로 희미한 발자취가 끊겼다 이어졌다하는데 표지기도 보이질 않는다. 마루금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진행방향이 옳은 것만 믿고 고집스럽게 잡목을 헤쳐 나간다. 드디어 반가운 우군을 발견한다.

빽빽한 잡목

우군 발견


계속 잡목을 헤집고 진행한다. 등산로가 왼쪽을 굽어지고, 개 짖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11시 1분,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삼포가 가깝다. 도로를 건너 바로 앞에 보이는 밭을 지나,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절개를 오른다.

시멘트도로


오르막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고도를 높인다. 11시 16분, 잡초가 무성한 묘 3기를 지나고,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산허리를 깎고 들어앉은 공장이 보인다. 저런 것이 어떻게 허가가 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잡목 사이를 꾸준히 오른다. 다시 오른쪽이 트이며 이번에는 백마산(464m)과 안골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산속의 공장

백마산과 마을


11시 36분, 삼각점이 있다는 378.5m봉에 오르지만 워낙 잡목이 무성하여 삼각점도 확인하지 못하고 내려선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북쪽으로 멀리 음성읍이 보인다. 11시 42분, 밀양박씨 합장묘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 길을 달려 내린다. 다시 잡목이 빽빽한 안부를 지나고, 임도로 내려선 후, 11시 54분, 커다란 보호수가 있는 보천고개에 이른다.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음성군, 원남면 교통 표지판이 보인다.

378.5m봉의 잡목

음성방향의 조망

보천고개의 보호수- 수령 450년의 느티나무다.


도로를 건너, 오른쪽 임도를 따라 걷다, 11시 57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잡목 숲 오르막을 지나, 황폐한 묘역, 너른 공터를 지나고, 고도 420m정도의 벌목 봉을 왼쪽으로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백마산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숲길-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없다.

황폐한 공터, 묘역

벌목지대

280도 방향의 조망


12시 28분, 고도 약 430m 정도의 좁은 봉우리에 올라, 점심식사를 한다. 바람이 알맞게 불어주어 더위를 식혀준다. 12시 54분, 식사를 마치고 좁은 능선을 따라 내린다. 1분 후, 묘가 있는 안부를 지나 오르막 능선을 오른다. 이윽고 오르막이 끝나고,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1시 1분, 등산로 위에 삼각점이 있다. 비로소 이곳이 377.9m봉이라고 짐작한다.

점심식사를 한 봉우리

377.9m봉의 삼각점


1시 6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3분 후, 고도 약 38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왼쪽으로 마을과 도로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1시 22분, 왼쪽에 묘가 보이는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올라, 1시 29분, 백마산 갈림길을 알려주는 비닐 표지판을 지난다. 이어 봉우리 두 어 개를 넘고,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여, 1시 57분, 잡목이 가득한 마치 계곡 같은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백마산 갈림길

골짜기 같은 안부


완만하게 이어지던 오르막길이 가팔라지더니, 봉우리 하나를 넘어 직진하여 내려선다. 2시 6분, 오른쪽 나뭇가지에 걸린 고리터고개라는 비닐표지판을 지나니 바로 임도다. 임도를 건너 맞은편 절개지를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2시 10분, 국립지리원 안내판과 삼각점이 있는 395.4m봉에 이른다.

고리터고개

임도 건너 절개지 오름

395.4m봉 삼각점


봉우리를 내려서서 바로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에 이른다. 왼쪽으로 임도가 내려다보인다. 2시 26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고도 약 40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커다란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완만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가팔라지더니, 2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보광산 갈림길에 이른다.

사거리 이정표

마루금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오른쪽, 보광산으로 향하여, 2분 후, 정상석이 있는 보광산 정상(530m)에 오른다.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주위의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500m 쯤 떨어진 곳에 전망대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배낭을 벗어 놓고 전망대로 향한다. 

 보광산 정상


2시 48분, 전망바위 위에 선다. 북쪽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였다. 2시 55분, 보광산으로 되돌아온다. 심산대장이 모래재에서 올라온 젊은 등산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배낭을 둘러메고 하산을 시작한다.

소매저수지와 소매리

20도 방향의 지나온 능선

인근 마을의 젊은 친구


3시, 보광산 갈림길을 지나 모래재로 향한다. 3시 3분, 소박하고 아담한 봉학사지 5층 석탑을 둘러보고, 3시 7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왼쪽으로 따라 내린다. 3시14분, 보광사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산길로 들어서고, 갈림길에서 오른쪽 비탈길로 올라서면, 이정표<보광산 20분, 사동말 40분, 모래재 30분>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보광산 갈림길 이정표

봉학사지 5층 석탑

임도

보광사 삼거리


모래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송전탑을 통과하여, 3시 33분, 34번 국도에 내려선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지하도를 건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모래재에 이른다. 심산대장이 보이질 않는다. 전화를 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보광산 관광농원 앞에서 기다린다.

지하도

모래재


이윽고 젊은이의 승합차를 빌어 탄 심산대장을 만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3시 50분, 증평 행 버스를 탄다. 버스는 15분도 못되어 증평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우리는 4시 20분발 서울행 티켓을 끊는다.


* 차비 (2인)

1. 서울-음성 버스 : 15,400원

2. 음성-행치고개 택시 : 7,000원

3. 모래재-증평 버스 : 2,200원

4. 증평-서울 버스 :14,400원

계 39,000원


 

(2008. 6.26.)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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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 2리 버스정류장에서 본 큰산


2007년 9월 28일(금).

내일은 꼭 참석해야하는 결혼식이 있어, 예정된 금북정맥 산행을 포기하고, 대신 오늘 심산대장과 함께 한남금북정맥 네 번째 땜빵산행에 나선다. 한남금북에서 남은 구간은 승주고개에서 모래재까지의 약 21.3Km와 구치재에서 갈목이재까지의 약 15Km이다. 그러니 이제 3번 정도로 나누어 산행을 하면 한남금북정맥도 마무리가 되겠다.


오늘코스는『감우리-승주고개-보현산(478m)-돌고개-삼실고개-큰산(509.9m)-행치고개』로 도상거리 약 10.3Km 정도다. 행치고개에서 음성의 택시를 부르기가 편하기 때문에 짧게 끊는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7시 30분발 음성 행 버스를 타고, 9시경 무극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무극은 현지 사람들은 금왕이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버스터미널에는 항상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감우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요금은 7,000원. 이어 산행준비를 마치고 9시 8분, 산행을 시작한다.


구름이 많은 잔뜩 흐린 날씨지만 비는 오지 않고, 가을을 알리는 안개가 자욱하다. 비교적 낮은 구릉지대를 오르내리지만, 큰산 직전의 517.2m봉을 오를 때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돌고개와 상실고개 사이의 긴 잡목넝쿨지대는 무척 성가시고 귀찮다.


비교적 등산로가 뚜렷하고, 표지기들이 마루금을 인도하지만, 갈림길이 많고, 엉뚱하게 잘못 걸린 표지기들 때문에 두 차례나 크게 마루금을 이탈한다. 따라서 표지기에 의존하지 않고, 지형도에 의해 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더욱 더 독도능력을 배양 할 필요성을 실감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9:08) 감우리 도착, 산행시작-(09:25) 승주고개-(9:35) 유공 합장묘-(9:41) 산불감시초소-(09:52) 보현산-(09:57) 임도-(09:59) 묘 3기-(10;03) 갈림길, 좌-(10:07) 시멘트도로-(10:12) 코스모스 임도-(10:13) 임도 3거리-(10:19) 묘 1기-(10:22) 동읍리 포장도로-(10:29) T자, 우-(10:36) 사거리, 직진-(10:47) 송전탑-(10:48) T자, 좌-(10:50) 갈림길, 우-(10;58) 임도-(11;02) 능선분기, 우-(11:06) 임도, 직진-(11:10) 갈림길, 우-(11:18) 갈림길, 직진-(11:21) 돌고개-(11:28) 516 도로 삼거리-(11;38) 무명봉-(11:50) 351.7m봉-(12:00) 344m봉-(12:00~13:42) 중식/ 등로이탈-(12:42) 삼실고개-(13:55) 무명봉, 좌-(14:38) 큰바위, 좌측 우회-(14:45) 517.2m봉, 좌-(14:55) 임도-(14:49) 오른쪽 숲으로-(15:07~15:10) 큰산-(15;11~16:16) 갈림길, 좌/ 등로이탈/ 상당 2리 버스 정류장』두 차례의 등로 이탈로 마루금 일부를 빼먹고도 총 7시간 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감우리 버스정류장에서 승주고개로 이어지는 약 700~800여 미터의 임도 초입에는 팬션 같은 주택들이 여러 채가 있고, 도로도 시멘트로 포장이 돼 있다. 아침부터 침입한 이방인들을 보고 한 집에 두세 마리씩 기르는 개들이 악다구니를 하고 짖어댄다. 이윽고 시멘트 포장도 끝나고, 잔돌이 많은 안개가 서린 임도로 들어서니 개 짖는 소리도 멀어지고 제법 깊은 산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승주고개


9시 25분, 승주고개에 도착하여, 조끼를 벗어 배낭에 챙기고, 왼쪽의 넓은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타고 오른다. 약 10분 후, 제주 고공(高公)과 강능 유씨(劉氏)의 합장묘에 이르러, 잠시 뒤돌아, 지난번 내려섰던 안개 낀 능선을 바라본다.

지난번 지나온 안개 낀 능선


임도같이 너른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올라 9시 41분, 산불감시초소에 이른다. 나뭇가지에 준.희님이 걸어놓은 부용지맥 분기점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안개 낀 송림 숲을 산책하듯 기분 좋게 걷는다. 9시 52분, 아무 표시도 없지만, 보현산이라고 짐작되는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고, 경사가 급한 내리막을 달려 보현산신 제단이 있는 임도에 내려선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걸린 부용지맥 분기점

안개 낀 송림 산책길

보현산신 제단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다, 건너편 숲으로 들러서고, 묘 3기가 나란히 누워있는 묘역을 지난다, 이어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고,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좌우 어디를 보아도 능선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두리번거리다 도로 건너 편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발견하고, 희미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묘 3기

시멘트도로 건너편의 표지기들


등산로를 따라 사면(斜面)을 거쳐 능선에 오르고 , 이어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임도로 내려선다. 이윽고 정면의 임도 삼거리에서 등산로는 절개지를 거쳐 숲으로 이어진다. 무덤 1기를 지나고, 10시 22분, 보현산 약수터 표지석과 임도 안내판이 있는 동읍리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뒤로 안개 낀 보현산이 보인다.

임도가의 코스모스

임도 삼거리, 마루금은 정면의 절개지로 이어진다.

동읍리 도로

보현산 약수터 표지석

안개 낀 보현산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2~3m 내려서다, 오른쪽 숲에 걸린 표지기들을 보고 시멘트 옹벽을 넘어 숲으로 들어선다. 너른 소나무 숲 사면이 펼쳐지고, 족적(足跡)이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편한 곳을 골라, 정면에 보이는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네거리에서 직진하면, 송전탑을 만난다. 10시 48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흰 돌이 박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임도다.

도로 건너로 이어지는 마루금

너른 소나무 숲 사면- 정면에 보이는 능선으로 오른다

임도- 왼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임도를 건너 표지기의 안내를 받아 절개지를 거쳐 능선에 오른다. 11시 2분, 능선 분기봉에 오른 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임도에 이르고. 임도를 건너 능선을 따라 걷는다. 이후 두어 차례 갈림길을 만나, 표지기들의 지시에 따르다보니, 11시 21분, 돌고개 표지석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선다.

돌고개 표지석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진행하여 516번 지방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른다. 근처에 식당이 있으면 점심을 할 요량이었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식당이 있을 분위기는 아니다. 할 수 없이 횡단보도를 지나, 앞에 보이는 무덤 뒤, 숲으로 이러지는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묘 뒤 숲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진입 전에 본, 516번 지방도


11시 38분,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50분, 삼각점이 있는 351.7m봉에 오른다. 준.희 님의 정상 팻말이 걸려있다. 351.7m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자 잡목 넝쿨지대가 이어진다. 한여름의 서슬 퍼런 기세는 사라졌지만, 키를 넘는 넝쿨지역을 통과하는 것은 역시 고역이다. 약 10분 후, 344m봉을 지나 능선이 분기하는 곳에서, 잘못 걸린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첫 번째 알바의 시작이다.

351m봉의 삼각점

정상 표지판


아래 지형도를 보면 능선이 분기하는 곳에서 마루금은 왼쪽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들은 표지기를 따라 무심코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다시 잡목 넝쿨지역으로 들어선다. 키를 넘는 잡목 속으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마을과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12시 8분, 표지기들이 여러 매 걸려 있는 곳을 지나 잡목이 가득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어느 사이에 길은 없어지고, 표지기들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마루금은 푸른색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붉은색 능선으로 진행하여 한 시간이 넘게 등로이탈을 한다.

엉뚱한 곳에 걸려있는 표지기들


비로소 등로를 이탈한 것을 인식하고, 마지막 표지기가 붙어있던 곳으로 되돌아와 주위를 아무리 맴돌아보아도 우리가 내려섰던 곳 이외에는 전혀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을 찾지 못하겠다. 12시 30분, 마지막 표지기가 걸려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심산대장과 대책을 논의한다.

표지기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하다 내려다 본 삼실고개 (왼쪽)


344m봉을 지나, 능선이 분기한 곳으로 회귀하는 것이 원칙이겠으나, 잡목 넝쿨 숲을 다시 거슬러 오른다는 것이 끔찍하고, 회귀하는 시간이면, 눈앞에 보이는 도로로 내려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식사 후, 정면으로 돌파하여 도로로 내려서기로 한다. 12시 45분, 식사를 마친 후, 넝쿨을 헤치며 도로를 향해 길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간다.


1시경, 희미하게 이어지는 묵은 임도에 내려서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진행하여 1시 27분, 시멘트도로에 이른다. 이어 1시 34분,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서서, 왼쪽에 보이는 고개마루턱으로 향하다, 도로 변의 민가에 들러 고개 마루턱이 삼실고개라는 것을 확인하고, 1시 42분, 표지기가 보이는 삼실고개에 도착한다. 선답자들의 기록을 보면 능선이 분기되는 곳에서 삼실고개까지 약 20분 정도 소요됐다고 한다. 결국 능선을 잘못 들어선 덕에 우리는 한 시간이 넘게 잡목 넝쿨 속을 헤맨 것이다.

삼실고개를 확인한 민가와 축사

삼실고개


이제 행치고개까지는 3.2Km 정도가 남았지만, 어처구니없이 한동안 등로 이탈을 하고보니 맥이 풀려,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오른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어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오르며 뒤돌아 마루금과 등로를 이탈했던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1시 55분,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급히 꺾어 내린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상생리 방향이 조망된다.

등로 이탈 현장- 오른쪽 능선이 마루금, 우리는 왼쪽 능선에서 헤메다 가운데 시멘트길로 내려서서 삼실고개에 도착한다.

오른쪽 조망


2시 15분, 잡목이 무성한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2시 38분,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사면을 네발로 기어올라,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517.2m봉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선다.

517.2m봉


2시 55분, 낙석주의 표지판이 있는 임도에 내려서서, 표지판 오른쪽의 임도를 따라 오르다, 4분 후,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오래된 통나무 계단이 군데군데 보인다. 저 앞에 큰산의 구조물이 보인다. 3시 7분, 큰산 정상에 올라, 삼각점과 주위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역시 준.희 님의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큰산 정상의 구조물

큰산 삼각점

20도 방향의 조망

340도 방향의 조망

정북 방향의 조망

정상 표지판


3시 10분경, 하산을 시작하여, 바로 갈림길에 이른다. 이번에는 선답자의 산행기록에 따라 직진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진행한다. 완만한 내리막 능선길이 동북 방향으로 이어진다. 지형도에 표시된 마루금은 동남 방향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등로를 이탈했음을 짐작하면서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책로가 좋아 그대로 진행한다. 3시 45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7분 후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마을에 들어서서 주민에게 동네 이름을 물어보니 상당 2리라고 한다.

푸른색이 마루금, 우리는 선답자의 산행기를 따르다 붉은색으로 진행하여 두 번째 등로이탈을 한다.

마을의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4시 16분, 36번국도, 상당 2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택시회사에 전화를 한다. 10여분 후 택시가 도착하고, 음성버스터미널 부근의 식당을 소개받아, 식당 앞에서 내린다. 메타요금 5,300원, 6,000원을 지불하고, 식당으로 들어선다.

36번국도와 상당 2리 버스 정류장


도가니탕, 꼬리곰탕이 8,000원인데, 자기네 식당에서 특허를 낸 소고기와 밤, 대추, 인삼, 대파 등을 넣고 끓인 찹쌀 죽이 별미라고 식당 주인이 추천을 한다. 가격은 10,000원,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소주를 반주로 뜨거운 찹쌀 죽으로 식사를 한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괜찮다. 식사를 마치고 터미널에 도착하여, 6시 30분 발 서울행 차표를 산다.


서울로 달리는 버스 속에서 오늘 산행을 반추해 본다. 아직 독도 실력이 미숙하여, 표지기에 의존하고 선답자의 산행기를 따르다 보니, 오늘도 두 차례나 등로를 이탈하여 마루금 일부를 밟지 못했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독도실력이 몸에 배일 것이라고 자위를 해 본다. 버스는7시 45분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2007. 9. 30.)


소요비용

1. 서울 - 무극 버스요금 : 13,000원

2. 무극 - 감우리 택시비 : 7,000원

3, 상당 2리 - 음성 택시비 : 6,000원

4. 식대 29,000원

5, 음성 - 서울 버스요금 : 15,400원

계 (2인) 70,400원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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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리산을 내려서서 만난 정감 있는 임도


2007년 9월 22일(토).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다. 산악회에서 고속도로가 붐빌 것을 예상하고 22일의 산행일정을 29일로 변경하는 바람에 22일에는 산행계획이 없다. 바쁜 심산대장을 꼬드겨 한남금북정맥 3번째 구간을 땜방 하기로 한다. 코스는『방아다리-봉곡 1리(21번국도)-소속리산(431.8m)-346.3m봉-승주고개-보현산(478m)-돌고개』로 도상거리 약 17Km에 달하는 구간이다.


귀성객들로 고속도로가 붐빌 터인데 무리하게 산행을 떠났다가 고생만 할 것 같으니, 집에서 쉬라는 집사람의 만류는, "고작 음성까지 가는 건데 밀려야 얼마나 밀리겠어?" 라고 가볍게 넘기고, 21일 저녁 심산대장에게 전화를 받는다.

 

"친구들 하고 저녁을 먹는 중인데, 내일 산행을 한다니까 펄쩍 뛰며 말리네. 고속도로의 정체가 심해 산악회들도 산행을 취소하는 판인데, 공연히 고생하지 말고, 관악산이나 가자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글쎄, 어느 정도야 밀리겠지.... 일단 내일 버스터미널에서 만나, 상황을 보고, 귀성객들로 고속도로 정체가 아주 심하다면, 지하철을 이용해서 갈만한 곳으로 행선지를 바꾸자고." 라고 밀어 붙인다. 하지만 혼자 고집을 부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나가보니 사람들이 제법 붐빈다. 하지만 7시 30분 발, 음성 행 버스는 승객이 1/3도 차지 않아 썰렁하다. 텅 빈 시내를 쉽게 빠져나온 버스는 동서울 톨게이트에서부터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곤지암을 지나서 정체가 풀리고 이천에서부터 버스는 제 속도를 내고 달려, 9시 40분경,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게 무극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무극에는 비가 제법 내리고 있다. 출발할 때 서울에는 구름이 잔뜩 끼기는 했어도 비는 내리지 않았고,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가을비가 내려야 얼마나 오겠냐고, 스패츠도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이곳의 비 오는 모양세가 심상치 않더니 산행 내내 비를 맞는다.


버스터미널에서 우중산행 채비를 한다. 스위스에서 샀다는 특수 방수화와 스패츠에서 오버트라우저까지 우중 산행준비가 완벽한 심산대장은 배낭커버와 방수재킷뿐인 내 허술한 장비가 무척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이윽고 산행준비를 마치고 택시로 방아다리로 향한다. 기사양반이 그 지명을 알아 다행이다. 메타 요금 4,200원, 5.000원을 주고 내린다.


82번 도로에서 독수리 자동차공업사 입구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고개 마루턱 같이 보인다. 신호등이 있는 곳이다. 이곳을 방아다리고개라고 짐작하고 유심히 주위를 둘러보아도 표지기는 보이지 않는다. 10시 정각, 82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걸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방아다리에서 21번 도로가 지나가는 봉곡 1리까지 약 2.7Km의 구간은 도로나 임도를 따라 걷기도 하고, 야산의 덤불을 헤집고 지나서 남의 공장을 통과하는 등 마루금이 불분명하여, 길 찾기가 쉽지 않고,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그 이 후는 전형적인 정맥 마루금으로 등산로가 뚜렷하고, 요소요소에서 표지기들이 길 안내를 하여 알바를 할 걱정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비가 와서인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봉곡 1리 바리가든에서 식사를 하노라고 한 시간 이상을 보내고, 서둘러 걷지는 않았지만, 알바도 한 적이 없는데, 보현산 직전, 승주고개에 내려섰을 때의 시간이 5시 45분이다. 당초에 계획했던 돌고개까지는 아직도 4.9Km나 남아있으니, 2시간은 더 걸어야하는 거리다. 비는 계곡 내리고, 찜찜한 기분으로 승주고개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 탈출을 한다.

방아다리고개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00) 방아다리 산행시작-(10:06) 금왕논공단지 입구-(10:08) 임도 갈림길-(10;09) 묘-(10:21) 4차선 포장도로-(10:23) 82번 도로 교차로-(10:27) 목우촌-(10:33) 월드사우나-(10:52) 주능선-(10:56) 시멘트도로/오른쪽 숲으로-(11;59) 약 290m 무명봉-(11:08) 쇠락한 무덤 3기-(11:11) 경주 김공 합장묘-(11;12) 시멘트도로-(11;21) 갈림길, 좌-(11:25) 임도-(11;32) 공장-(11:38) 약 210m 무명봉-(11:44) 시멘트도로-(11:49) 봉곡 1리 버스정류장-(11:55~13:02) 바리가든/중식-(13;09) 임도-(13:18) 공터/오른쪽 숲으로-(13:19) 안동 권공 합장묘-(13:46) T자, 우-(13:53) 346m봉-(14;02) Y자, 좌-(14:12) 약 220m 무명봉-(14:17) Y자, 좌-(14:38) Y자, 우-(14:40) 송전탑-(14:44~14:45) 소속리산 정상-(14;51) 갈림길, 90도 왼쪽-(14:57) 쇠락한 묘-(15;08) Y자, 우-(15:14) 송전탑-(15:25) 두 번째 송전탑-(15:58) 임도/삼거리/ 오른쪽 송림-((15:56) 숙부인 광주 반씨 묘-(16;04)354m봉-(16;21) 346.3m봉-(16:30) 약 360m 무명봉-(16:48) T자, 우-(16;50)약 415m 무명봉-(16;56) 약 380m, 무명봉-(17;06) 약 405m 무명봉-(17:26) 430m봉-(17:45) 승주고개』중식 67분 포함, 총 7시간 4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논공단지 버스정류장을 지나 대각선상에 보이는 LG 주유소 직전의 신호등에서 오른쪽 비포장도로 들어선다. 택시기사가 이곳에는 어제부터 비가 내렸다더니, 비포장도로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다. 왼쪽에 보이는 잘 손질된 묘 뒤의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희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잡목을 헤치고 진행하다보니, 금방 아랫도리가 축축하게 젖어온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땅에서는 물이 솟는 느낌이다.

LG 주유소 직전, 신호등 앞에서 오른쪽 비포장도로로 들어서고


임도로 내려선다. 능선은 앞의 숲으로 이어지겠지만 잡목넝쿨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으로 사람들이 들어선 흔적이 없다. 정면 돌파는 너무나 무모한 짓이라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니 밭이 나오고, 정면으로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편한 곳을 골라, 밭고랑, 밭둑 그리고 잡초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걸어, 10시 21분, 4차선 도로에 내려선다.


인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서 교차로에 이르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잡초가 무성한 너른 공터를 왼쪽에 끼고 충주, 음성방향으로 진행한다. 이윽고 도로 건너편에 목우촌 건물이 보이고, 4차선 도로의 중앙분리대가 끊긴 곳에서 무단 횡단하여 왼쪽으로 진행한다.

82번도로 교차로

목우촌


10시 33분, 월드사우나의 공터에 이르러 오른쪽 절개지에 올라, 왼쪽에 보이는 2개의 통신탑 방향으로 진행한다. 잡목과 잡초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이 어느 틈에 사라지고, 간벌하고 버려둔 나뭇가지들이 갈 길을 방해한다. 길 없는 길, 가급적 진행하기 편한 곳을 골라 길을 만들며,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오른다.

월드사우나


10시 52분, 등산로가 뚜렷한 능선에 오른다. 왼쪽은 사우나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여, 10시 56분,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1~2m 걸어, 삼거리에 이르고, 그곳에서 오른쪽 절개지에 걸려 있는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아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고,

표지기들의 안내로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오른쪽의 철조망을 따라 이어진다. 10시 59분, 고도 약 23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공장지대를 내려다보며, 절개지 사면으로 좁게 이어지는 미끄러운 길을 지나 다시 능선에 선다. 이어 쇠락한 무덤 3기를 지나고, 11시 11분, 잘 손질된 경주 김 공의 합장묘를 거쳐 1분 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경주 김 공의 합장묘


시멘트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고, 철조망을 따라 걷다가,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한다.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등산로는 울창한 송림으로 이어진다. 비 오는 송림, 상큼한 공기냄새, 빗방울 소리 외에는 한없이 정밀한 공간에 홀대모 대간꾼의 표지기가 걸려있다. 동병상린, 고독을 스스러워 하지 않고 외로움을 외로움대로 있게 할 줄 아는 동지를 만나니 반갑다.

비 내리는 소나무 숲과 홀대모 대간꾼의 표지기


11시 25분, 임도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여 왼쪽에 보이는 흰 공장 건물 쪽으로 진행하여야 하는데 잡초에 묻혀 길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적당히 길을 만들며, 공장 안에 들어서니 개가 사납게 짖어댄다. 숙소 같은 건물에 불이 켜져 있지만 내다보는 사람도 없다. 헌데, 정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고 울타리가 둘러쳐져있어 공장을 빠져 나오는 일이 난감하다. 잠겨 있는 정문 창살 사이로 머리를 넣어본다. 다행이 겨우 머리가 들어간다.

창살 사이로 공장을 빠져 나오고


어렵사리 창살사이로 공장을 빠져나와 표지기들이 걸려 있는 숲으로 다시 들어선다. 11시 38분, 고도 210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쇠락한 무덤을 지나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마루금은 도로를 건너 숲으로 이어지지만, 왼쪽으로 21번 도로가 보이는데, 물투성이의 숲으로 다시 들어설 생각이 없다. 하여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하고, 21번 도로에 이르러, 건너편 봉곡 1리 버스정류장으로 뛰어 들어, 배낭을 벗어 놓고, 잠시 쉬면서 앞으로 가야할 길을 확인한다.

봉곡 1리 버스정류장


2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조금 내려서니, '바리가든'이라는 식당이 보인다. 식당으로 들어선다. 비가 오는데도 손님들이 제법 있다. 음식이 괜찮은 모양이다. 삼계탕을 시키고, 백세주를 주문한다. 밑반찬을 안주로 백세주를 마신 후, 펄펄 끓는 삼계탕을 먹는 맛이 그만이다.

바리가든


방아다리에서 봉곡 1리까지의 도상거리 약 2.7Km를 2시간 가까이 걸었으면서도, 점심식사로 1시간을 넘게 소비한다. 느긋해서 좋다. 1시 2분, 식당 오른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속개한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린다. 1시 9분, 오른쪽 임도로 들어서서 봉분 묘와 납골당이 나란히 있는 묘역 앞에 선다. 정면에 보이는 능선이 마루금인 것은 분명한데 능선으로 오르는 길 불분명하다. 좌우로 살피느라 5~6분을 헤매다 드디어 묘역에서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다 만나는 공터에서 오른쪽 숲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족적과 표지기를 발견한다.

봉분 묘와 납골당의 공존


1시 19분, 안동 권공과 한양 조 씨의 합장묘를 지나고, 1시 46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걸으며 빗속에 펼쳐진 대소면을 굽어본다. 이어 1시 53분, 삼각점이 있는 346m봉에 오른 후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Y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2시 12분, 고도 약 220m 정도의 봉우리를 넘는다. 비는 멎었지만 대신 바람이 강하게 분다.

안동 권공 합장묘

346m봉의 삼각점


이어 다시 갈림길을 지나고, 그만그만한 봉우리 두 개를 넘은 후,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2시 40분, 송전탑을 지나고, 4분 후, 삼각점이 있는 소속리산 정상(431.6m)에 오른다. 준.희 님의 비닐표지판이 보인다. 사방이 잡목에 가려 조망은 즐길 수 없다. 잠시 사진을 찍은 후 왼쪽으로 내려선다.

소속리산 정상

삼각점

비닐 정상표지판


소나무가 있는 너른 공터를 지나, 갈림길에 이르러,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으로 90도 꺾어져 내린다. 이어 낡은 묘에서 왼쪽으로 돌고, 3시 8분, 다시 Y자에 이르러,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3시 14분, 첫 번째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두 번째 송전탑을 거쳐, 3시 28분, 임도로 내려선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 내리고

두 번째 송전탑


임도에서 왼쪽으로 2~3m 진행하여, 삼거리에 이르고, 삼거리에서 오른쪽 절개지를 올라 능선으로 들어선다. 3시 36분, 등산로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고, 비는 소강상태를 보인다. 소나무 숲에서 잡초가 무성한 너른 공지를 만난다. 숲속의 잡초들은 이미 누렇게 시든 모습이다. 왼쪽으로 임도가 따라오다 오르막길에서 서쪽으로 멀어진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절개지로

소나무 숲 공지의 잡초는 이미 누렇다.


3시 56분, 숙부인 광주 반 씨의 묘를 지나고, 4시 4분, 354m봉을 넘어 빠른 걸음으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가야할 산줄기가 뚜렷하게 보인다. 4시 21분, 삼각점이 있는 346.3m봉에 올라, 잠시 쉬면서 가야할 거리를 검토한 후 결국 승주고개에서 탈출하기로 결정을 한다.

가야할 능선

346.3m봉의 삼각점


346.3m봉에서 마루금은 동쪽으로 이어진다. 4시 30분, 고도 360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T자 갈림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섰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3개를 넘고, 5시 26분, 430m봉을 내려서며, 가야할 보현산과,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지만, 안개가 없어, 능선이 뚜렷하게 보인다. 5시 45분, 이미 어둑해진 승주고개 내려서고,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탈출한다. 6시경, 37번 도로, 감우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택시회사에 전화를 한다.

가야할 보현산

지나온 능선


10분 정도 지나 택시가 도착한다. 음성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주위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식사를 한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김치찌개도 간이 맞는다.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커피까지 얻어 마신 후, 7시 30분차로 서울로 향한다. 귀경길은 막힘이 없다. 9시 15분경,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을 나서니 서울에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2007. 10. 24.)


소요 비용

1. 서울 - 무극 버스비 :13,000원

2. 방아다리 택시비 : 5,000원

3. 중식대 : 22,000원

4. 음성 택시비 ; 12,000원

5 저녁 식대 : 10,000원

6. 음성 - 서울 버스비 15,400원

계 (2인) 77,400원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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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산에서 본 음성군 삼성면과 멀리 진천군 일대


기승을 부리던 폭염도 계속되는 비에는 맥을 못 추지는 지,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느낌이 든다. 더위는 서서히 물러가는 것이 아니라, 절정을 향해 무섭게 치닫다가, 어느 순간에 재빠르게 퇴각하는 모양이다.


9 정맥을 모두 답사한다고 할 때 가장 어려운 곳은 호남, 낙남의 두 개의 정맥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무박산행은 하지만 당일로 안내하는 산악회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 산악회의 안내로 종주를 하다가 불가피한 일로 결간을 했을 때, 이른바 땜방을 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 따라서 9 정맥을 모두 답사하려면, 산악회의 안내가 없는, 개별산행이 불가피해진다.


2007년 8월 31일(금).

심산(深山)대장과 함께 한남금북정맥 두 번째 구간의 땜방 산행에 나선다. 당초에는『차현고개(180m)-망이산(472m)-대야리 2번군도-8번군도- 583번지방도-전문건설공제조합기술연수원-583번지방도-쌍봉초등학교- 583번지방도-143.3m-육군 헬기부대-583번지방도-협진주유소(583번지방도) -방아다리』까지의 약18Km를 산행구간으로 잡았다.


산악회 안내가 없는 개별산행에는 장단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단체의 움직임에 맞추어 마치 산악훈련 하듯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자기 스타일에 맞는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먼저 하산한 사람들을 기다리게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누리려면 응당 이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한다. 산행계획을 세우고, 차편(車便)을 조사하고, 지형도로 사전에 코스를 면밀히 검토하고,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하여 도움을 받고, 동반자를 물색하고... 실로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구간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준비를 했지만, 구간 자체가 마루금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다, 설상가상으로, 소지했던 선답자의 산행기를 산행 중에 잃어 버려 지형도에만 의지하다 보니, 삼각점이 있는 143.3m봉에서 마루금에서 벗어난 북동쪽의 우등산(禹登山, 264m)을 오르게 되고, 할 수 없이 진골 쪽으로 하산을 한다. 이어 군부대가 운영하는 무극회관에 도착하여, 택시를 불러 타고, 무극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나온다.


좀 더 침착하게 지형도를 보고 방향을 잡았어야 하는데, 심산대장과의 의견 차로 다소 고양된 기분에서 앞에 보이는 우등산을 175m봉으로 착각하고, 무작정 우등산까지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무척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우등산의 정상석을 발견하고 현 위치를 알아, 쉽게 하산했기에 망정이지, 정상석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느라 무척 고생을 했을 것이다.


아침 7시 10분, 심산대장과 남서울 터미널에서 만나, 7시 30분 발 제천행 버스를 타니, 8시 40분 경, 죽산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지난 번, 칠장산 산행 시 만났던 우 기사에게 연락하여, 택시로 차현고개로 향한다. 택시는 시원스럽게 583번 지방도로를 달려, 8시 49분, 마이산 등산 안내도가 보이는 화봉육교 앞에 멈춘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8:50) 화봉육교-(8:53) 산행시작-(9:00) 벤치-(9:03) 묘 1기-(9;20) 공터/벤치-(9:27) T자, 우-(9:30) 망이산성 해설판/헬기장-(9:45) 망이산성 남문터-(9:55) 400m봉, 좌-(10:01) 능선분기, 좌-(10;11) 십자로 안부-(10;14) 325.7m봉 갈림길, 우-(10:19~10:41) 잡목넝쿨지대-(10:41) 200m봉, 좌-(10:45~10:55) 갈림길, 우/알바 후 원점회귀-(11:01) 공터/플밭-(11:11) 부부합장 묘-(11:16) 대야리 군도-(11:20) 사료공장-(11;26) T자, 우-(11:44) 임도, 우-(11:46) 6 갈래길, 직진-(12:00~13;06) 8번 군도/식당 중식-(13:17) 갈림길, 좌-(13:24) 시멘트도로 건너 비포장도로-(13:26~14:32) 583번 도로/알바-(14:33) 왼쪽 시멘트도로-(14:45) 무덤 1기-(14:49) 오른쪽 임도-(14:53) 삼거리, 좌-(15;05) 연구소 정문-(15:20) 583번 도로-(15:24) 도로 분기, 우-(15:34) 쌍봉초교-(15:44) 서우전기 정문-(15:46) 583번 도로-(15:48) 코니아이랜드/ 왼쪽 시멘트길-(15:50) 임도-(16:08) 마을통과-(16:12) 취수조 있는 봉-(16:21)-(16:21) 민가 마당 지나, 시멘트길, 좌-(16:23) 143.5m봉』


* * * * *


화봉육교 앞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등산 안내판 뒤 절개지를 오르니,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등산로가 보인다. 잡목능선에 맨땅이 들어난 척박한 등산로다. 별도의 수로가 없는지 등산로에는 빗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뚜렷하다. 서두를 것도 바쁠 것도 없다. 완만한 능선을 천천히 오른다. 아침이라 아직 더위도 느껴지지 않는다. 잔뜩 낀 구름이 햇볕을 가려준다.

마이산 등산 안내도


9시, 왼쪽 작은 공터에 낡은 벤치 두 개가 놓여있는 곳을 지나. 계속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오른쪽으로 마이산 정상부분을 보고, 9시 3분, 오른쪽에 낡은 묘 1기를 지난다. 이어 소나무 간벌지역에 이르지만. 여전히 등산로는 맨땅이다. 9시 20분, 제법 넓은 공터에 역시 벤치 2개가 보이고, 등산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소나무 간벌지역, 역시 등산로는 맨땅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며, 비로소 등산로에 솔잎이 깔려 있다.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9시 27분, T자 능성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9시 30분, 망이산성 해설판 앞에 선다. 선답자들이 이야기한 정상석은 치웠는지 보이지 않는다. 해설 내용을 보면, 이 산 이름은 마이산이 아니라, 망이산(望夷山)인 모양이다. 남쪽으로 음성군 삼성면과 멀리 진천군 일대의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군사상의 요지라 봉수대를 설치하고, 성을 쌓았다고 한다.

망이산성 해설판


곧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9시 33분, 망이산성 서문지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직진한다. 이어 봉수대 해설판을 지나지만, 봉수대는 흔적도 없다. 9시 36분, 제법 널찍한 마이산 정상에 오른다. 삼각점, 정상석, 그리고 아담한 소나무 한그루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마이산 정상

정상석

정상의 소나무


정상에서 물을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위를 조망한다. 남쪽 방향이 확 트여 음성군 삼성면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북쪽은 경기도다. 약 6분간 정상에서 머물다, 9시 42분,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9시 45분, 경기도 기념물 138호라는 망이산성 남문터를 지나고,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9시 55분, 고도 약 400m정도 되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선 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평평하고 편안한 송림을 지나, 10시 1분,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망이산성 남문터


10시 11분, 움푹 꺼진 십자로 안부에서 직진하여 비탈길을 오른다, 10시 14분, 325.7m봉 갈림길에서 오른쪽 90도 방향으로 전환하여 10시 19분 경, 잡목넝쿨 숲으로 빠져든다. 키를 넘는 잡목 숲이지만, 사람들이 통행한 족적이 분명하고, 곳곳에 표지기가 걸려 있어 넝쿨에 발이 걸리고, 잡목에 손등을 긁히는 등 성가시기는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이 진행한다.

잡목 넝쿨지대로 들어서고

잡목 넝쿨지대의 표지기들

잡목지대에서 본 325.7m봉


10시 31분, 임도로 내려선다. 반대쪽에서 홀로 정맥길을 걷는 산꾼을 반갑게 만난다. 약 1분 쯤 임도를 따라 편히 걷다보니, 왼쪽에 걸린 표지기들이 다시 잡목지대로 유도한다. 10시 34분, 안부에 이르러 오른쪽 참나무 능선으로 오르면서 잡목지대를 벗어난다. 10시 41분, 고도 약 2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잡목지대를 벗어나 뒤돌아 마이산을 본다.

 

 

046 잡목지대를 벗어나. 고도 약 200m 정도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내리다 보니, 오른쪽이 훤히 트이며, 삼성면이 내려다보인다. 하지만 마을 쪽으로 이어지던 등산로가 도중에 흐지부지 사라져 버린다.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아도, 그럴듯한 길은 보이지 않는다. 나침반을 보니 설혹 길이 있더라도 방향이 틀린다. 아마도 왼쪽으로 들어서는 길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모양이다. 오른쪽을 찬찬히 살피며 내려온 곳을 되오른다. 과연 오른쪽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표지기를 따라 10시 55분, 뚜렷한 등산로로로 들어선다.


차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도로가 가까운 모양이다. 11시 1분, 등산로는 다시 풀이 무성한 너른 공지에 이르러 끊기고. 왼쪽으로 차량 지나는 소리가 가까이 들리는데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적당히 내려설 곳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풀밭 공지를 가로지르고, 붉은 지붕의 민가 뒤를 통과하여, 11시 11분, 부부 합장묘에 내려서자, 왼쪽으로 임도가 보이며,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넓은 풀밭 공지

합장묘

임도


11시 16분, 대야리 2번 군도에 내려선다. 어찌 보면 여기까지가 산행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후 마루금은 임도를 따르고, 인삼밭, 공장지대를 통과하는 등 나지막한 정맥산줄기 주변의 다양한 형태의 삶의 터전을 지남으로 산행이라기보다는 국토순례라고 하는 것이 보다 더 적당하겠다.


물을 마시며 한숨 돌린 후, 정면에 보이는 사료공장 뒤 쪽 능선으로 오르기 위해 공장 내부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선다. 11시 26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은 후, 왼쪽으로 내려서니, 오른쪽은 가시넝쿨로 가득하여 통과가 불가능해 보이는데, 왼쪽으로 우회길이 보인다. 우회 길을 따라 11시 44분, 빗물이 고인 임도에 내려서고, 그 곳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도로 건너 사료공장과 공장 뒤의 마루금인 능선

마루금 진행을 막는 가시넝쿨

능선 바로 아래는 바로 삶의 터전이다.


11시 49분, 6갈래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 공장에서 강아지 두 마리가 낮선 사람을 보고 뛰어 나오다 스틱을 보더니 겁을 먹었는지 주춤한다. 6갈래 길에서 직진하여 오른쪽 공장, 왼쪽의 인삼밭 사이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걸어, 12시 정각, 8번 군도를 건넌다.

6갈래 길 공장에서 뛰어나 온 강아지들

공장과 인삼밭 사이를 걸어

8번 군도

8번 군도변의 사슴 사육장


도로를 건너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왼쪽 저 아래 식당이 보인다. 다시 도로로 내려와 약 150m 정도 떨어진 식당으로 향한다. '대정식당' 영업 중이라는 팻말을 보고, 문을 밀고 들어선다. 넓지 않은 식당 안은 텅 비어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음식이 담긴 철가방을 들고 나온다. 이어 식당 문이 열리며 젊은 남자가 철가방을 받아들고 나간다.


맥주를 주문하고, 메뉴를 보니, 식사와 안주류가 제법 갖추어져 있다. 안주용 제육볶음과 밥 두 공기를 시키자, 된장찌개는 서비스로 주겠다고 한다. 맥주 안주로 호박전을 내준다.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호박전이다. 둘이서 한 접시를 후딱 먹어치우자, 다시 한 접시를 가져다준다. 이어 제육볶음과 함께 나온 깻잎이 싱싱하고, 김치도 식당에서 직접 담근 것인 모양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성찬을 즐기며,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는다. 주위에 공장이 많아 점심 주문이 쏠쏠하고, 저녁에 공장 종업원들의 회식도 있어, 외딴 도로변의 식당이지만 그런대로 운영이 된다고 한다. 가끔 등산객들도 들른다고 한다. 아마도 정맥꾼들이 우리처럼 간판을 보고 찾아드는 모양이다. 음성에 웬 인삼 밭이 이렇게 많으냐고 물으니, 금산의 인삼 재배 밭이 모자라 음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대답이다.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즐긴 후, 식당 문을 나선다. 이제는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가 거의 없어진 느낌이다. 지방 식당의 음식이 서울의 웬만한 식당보다 더 나아 보인다.

대정식당

8번 군도- 식사 후 앞에 보이는 고개마루턱으로 향한다.


1시 6분, 고개 마루턱에서 왼쪽 시멘트도로로 접어들며,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시멘트도로는 곧 비포장도로로 바뀌고, 도로를 따라 걸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뒤쪽으로 지나온 마니산이 온 모습을 드러내고, 남쪽으로 인삼밭과 마을이 가깝다. 1시 17분, 공장지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시 24분, 시멘트도로를 건너, 비포장도로로 직진하여 진행한다. 이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마루금은 직진인데, 선두의 심산대장은 무심코, 왼쪽 비포장도로로 들어선다. 오늘 첫 번째 알바의 시작이다.

산행 계속

뒤돌아 본 마니산

너른 인삼밭과 마을

시멘트도로 건너 비포장도로로


비포장도로가 끝나고 밭이 나타난다. 심산대장은 밭둑을 따라 계속 진행한다. 밭둑이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잡목이 앞을 가로막자, 그제야 갈 길을 몰라 멈춰 선다. 알바가 분명하니, 7~8분 진행한 갈림길로 되돌아가 가자는 의견과 잡목을 헤치고, 그 아래 보이는 도로로 내려서자는 의견이 갈린다.


잡목을 헤치고 비포장도로로 내려서서, 멀리 차량들이 지나가는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하니, 시멘트도로가 나타나고, 왼쪽에 (주)맥스필과 (주)건영이 보인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본 기억이 있는 공장이라 소지했던 산행기를 참고 하려고 찾아보니 아뿔사! 어디서 흘렸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양손에 스틱을 쥐고, 지형도와 산행기를 번갈라 보며 진행하다 보니, 항상 손이 바쁘다.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에서 흘린 모양이다.

(주) 맥스필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이런 지형에서 산행기나 표지기의 도움 없이 지형도에만 의지하여 길을 찾는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배낭을 벗어 놓고, 심산대장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이르고, 산행기를 찾아 온 길을 되 집어 달려간다. 급한 김에 찾아 나서기는 했지만 어디서 흘렸는지도 모르는 채 찾는다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 약 10분간 진행하다 포기하고 다시 돌아선다.


심산대장이 시멘트도로에서 왼쪽으로 비포장도로가 분기하는 길목에 앉아 있고, 비포장도로 쪽으로 표지기가 보인다. 다시 힘을 내고, 기분을 새롭게 하여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이어 공장지대로 들어서며 시멘트도로가 나타난다. 2시 15분, 583번 도로에 이르지만, 현재 위치가 어딘지 가늠하기가 난감하다. 마침 주민에게 물어, 오른쪽 고개마루턱으로 향한다. 신호등이 있는 고개마루턱을 지나 1분쯤 내려서니, 표지기가 걸려있는 비포장도로가 오른쪽에 보인다. 알바가 시작된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비포장도로인 것이다.

583번 도로

고래대장의 산행기를 보면, 8번 지방도로에서 이곳까지 24분이 소요됐으나, 우리는 알바를 하고도 원점회귀 원칙을 무시한 죄로 1시간 22분을 소비한 다. 2시 33분, 다시 신호등이 있는 고개마루턱으로 되돌아와 왼쪽 (주) 건영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다. 

 고개마루턱에서 (주) 건영의 간판이 있는 왼쪽 시멘트 길로


2시 45분, 왼쪽으로 무덤 1기를 보고, 2시 49분,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약 45분 전에 지났던 길이다. 이어 공장지대로 들어서고, 2시 53분,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3시 5분,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연구소 정문으로 내려선다. 이어 정문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583번 도로 직전에서 다시 임도로 들어서고, 3시 20분, 583번 도로로 내려선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연구소 정문


도로를 따라 남동쪽으로 진행하다, 3시24분, 에스더블유(주)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도로로 진입하고. 3시 31분,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시 34분, 쌍봉초등학교 정문을 지나고, 이어 오른쪽으로 돌아 임도를 따르다가 공장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마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 후 왼쪽으로 올라, 선우전기정문을 통과한다.

에스더블유 입간판 쪽으로 진입

쌍봉 초등학교

선우전기


3시 46분, 다시 583번 도로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도로를 건너, 코니아일랜드 왼쪽 시멘트도로로 진입하니, 정면에는 민가가 막아서고, 왼쪽 풀 섶으로 길이 보인다. 길을 따라 임도롤 내려서서 진행한다. 이어 마을을 통과하고 오른쪽 표지기를 따라 숲으로 들어서서, 4시 12분, 작은 봉우리 위에 있는 취수조에 이른다. 이어 남의 집 앞마당으로 내려선 후,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니, 고개 마루턱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143.3m봉이다.

코니아랜드 공장

취수장

143.3m봉의 삼각점


표지기를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잘못 왼쪽으로 내려서서 정면에 보이는 우등산을 173m봉으로 착각한다. 이리하여 대형 알바가 시작되고, 한남금북 정맥 종주 두 번째 구간의 산행은 이곳에서 미완성으로 마감된다.

우등산- 이걸 173m봉으로 착각하고 오른다.


돌이켜 보면 갈림길에서 확인을 하지 않고, 무심코 진행하는 부주의, 알바를 한 후에는 원점회귀를 하라는 원칙을 무시하는 오만, 지형도보다 감에 의존하는 판단 (예컨대 143.3m봉에서 173m봉은 동쪽인데, 북동방향의 우등산을 173m봉으로 오판) 등이 오늘 산행을 미완성으로 만든 주요 원인이라 하겠다. 실패에서 배우는 교훈이다.

 

 


(2007. 9. 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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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158.1km의 산줄기이다. 이름 그대로 한강의 남쪽 울타리이면서 동시에 금강의 북쪽 울타리 역할을 한다. 속리산(俗離山,1508m), 칠현고개, 선도산(仙到山, 547m), 상당산성, 좌구산(座龜山, 657m), 보현산(普賢山, 481m), 칠장산으로 이어진다.


산경표에서는 한남금북정맥은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을 백두대간에 이어주는 겹침 산줄기로 보고, 속리산에서 칠현산(七賢山, 516m)까지 그 시작과 끝을 명백히 하고 있지만, 한남과 금북의 정확한 갈림길은 칠현산이 아닌, 칠현산(516m)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칠장산(七長山, 492m)의 동남 봉우리이다.


요즈음은 정맥을 안내하는 산악회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 정맥종주 손님이 그만큼 없다는 소리다. 9정맥을 모두 마치려면, 백두대간 종주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더 들기 때문에, 웬만큼 미친 산꾼이 아니면 감히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 하는 모양이다.


가고파 산우회가 적자를 보면서도 꾸준히 안내를 해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이 드는 모양이다. 그런 가고파 산우회 덕에 모래재에서 속리산 천왕봉까지의 약 100Km의 구간은 답사를 했지만, 칠장산에서 모래재까지의 약 53Km는 보충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서울서 비교적 가까워, 4구간 정도로 나누어 산행을 하면 가능하겠기에 산악회 안내 없이 스스로 보충해보기로 계획을 세운다.


2007년 8월 18일(토).

대학 동창인 심산(深山)대원과 함께 산행하기로 하고, 아침 7시 10분, 남부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다. 터미널에 나가보니, 진천 출신의 학교 후배인 유 사장이 심산대원과 함께 나와 있다. 대간종주는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 같아 싫다고 하더니만, 고향 부근의 산행이라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칠장산에서 가까운 죽산까지는(요금 5,000원)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진천 행 버스를 타고 가고, 죽산에서 칠장사까지는 하루 4번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6시 40분, 9시 40분, 14시40분, 18시 40분의 4회- 죽전 면사무소에 전화를 해보니 모른다는 답변이라, 칠장사에 전화를 해서 운행시간을 확인한 것이다.) 남부터미널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니, 9시에 죽산에 도착한다. 죽산에서 칠장사까지의 버스 요금은 1,000원이지만, 40분 을 기다려야한다. 택시 요금을 알아보니 10,000원이면 된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칠장사로 향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칠장사(1.2Km)-칠장산(492m/1.2Km)-북전현(330m/2.3Km)-걸미고개(180m/2.3Km)-당목리도로(170m/2.8Km)-저티고개(230m/2.3Km)-황색골산(351m/0.7Km)-차현고개/화봉육교(180m)』로 도상거리는 약 12.8Km 정도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오늘 오후부터 비가 내려 주말은 좀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다는 예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맞아야 말이자, 맞는 때보다 틀릴 때가 더 많으니, 민망할 따름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일기예보가 정확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백성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세금 낼 것은 다 내면서도 정확한 일기예보 정도의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니 말이다.


고도 200m 내외의 습기 많은 숲 속은 찜통이다.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아랫바지까지 흠뻑 젖어온다. 하루살이가 극성이다. 코로 달려들고, 입안으로 들어온다. 끊임없이 울어대는 불 매미 소리가 지겨워, 더위가 더 심하게 느껴진다. 한동안 지나 간 사람도 없는 숲길이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거미줄이 얼굴에 휘감겨온다. 고역이다.


하지만 간간이 불어주는 청풍이 고맙고, 무엇보다도 기다리는 산악회 버스를 의식하지 않아 좋다. 심하게 덥게 느끼면, 잠시 쉬며 물을 마시고, 점심식사 시간을 한 시간 동안 즐겨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어 좋다. 어디 그뿐인가?  산행이 끝난 후 대중목욕탕에 들러 온탕, 냉탕까지 즐기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등산로는 뚜렷한 편이고, 요소요소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어 길 찾기도 용이하다. 다만 도솔산을 지난 후 만나는 잡목지대가 거칠고,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주의해야 할 곳이다.


수더분하고 사람 좋게 생긴 죽산택시의 우정덕 기사(011-314-9322)는 하산지점인 화봉육교에서 죽산까지 택시 요금이 얼마쯤 되고, 전화를 하고 어느 정도 기다리면 차가 올 수 있느냐고 묻자, 요금은 만 원 정도이고, 15분이면 차를 댈 수 있다고 알려주며, 놀라는 눈치다. 칠장사에서 화봉육교까지는 거리가 얼만데? 이 더운 날씨에 산행을 할 거냐고 묻는다. 유 사장이 웃으며 명함 한 장을 받아 챙긴다. 택시는 9시 17분, 칠장사에 도착한다.


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운 절로 궁예와 임꺽정의 설화가 전해져오는 천년 고찰이다. 궁예는 어렸을 때 이곳에서 활쏘기 연습을 했고, 임꺽정은 스승인 갓바치 병해스님과 함께 오랫동안 이 절에 머문 적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수도하던 혜소국사가 일곱 악인을 교화시켰다는 고사가 전해 오고, 이 고사에 따라 산 이름이 칠현산이며, 일곱 현인이 머문 절이라고 하여 칠장사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혜소국사비는 칠장산으로 올라가는 등로 입구에 있다.


절을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설명문도 찬찬히 읽어 본다. 산악회를 따라 왔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이윽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9시 30분, 칠장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고색창연한 칠장사 대웅전

단아한 3층 석탑

봉업사 석불입상-봉업사 터인 죽산중학교에 있던 것을 칠장사로 옮긴 것.(보물 제983호)

새로 지은 제중루(濟衆樓)의 날아갈 듯한 모양

궁예 5세 때의 활 연습도

혜소국사와 일곱 현인

혜소국사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9;30) 산행시작-(9:31) 입산통제 안내문-(9;34) 방송시설-(9:48) 능선분기, 우-(9;58~10:00) 칠장산-(10:02) 좌측능선 진입-(10:04~10:05) 3 정맥분기봉-(10:17) 안부 사거리-(10:27~10:31) 370m봉/ 휴식-(10:35) 쉼터봉-(10:44) 산불감시탑-(10:45) 갈림길, 직진-(10;54) 복진현-(10:58) 좌벼울고개-(11:03) 292m봉, 좌-(11;05~11:11) 안부/알바대원 기다림-(11:19~11:30) 안성골프장-(11:34) 이동통신탑-(11:37) 267m봉-(11;51~12:49) 걸미고개/식사-(12:55) T자, 좌-(13:06)- 능선분기, 좌-(13:23) 293m봉-(13:35) 도솔산 보현봉-(13:37) 안부사거리, 직진-(13:44) 도솔산 비로봉-(13:36~14:07) 잡목 숲에서 헤매고-(14:21) 임도, 우-(14:24) 능선-(14:25) 가족묘-(14:27) T자, 우-(14:29) 임도, 우-(14:34) 당목리 고개-(14:39) T자, 좌-(14:41) T자, 우-(15)5) 252m봉, 우-(15:30) 356m봉, 좌-(15:41) 저티고개-(16:03) 황색골산-(16:33) 차현고개』중식 58분, 휴식 27분 포함, 총 7시간 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칠장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혜소국사비와 나한전 사이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에 안성시장 명의의 입산통제 안내문이 세워져 있고,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숲으로 들어선다. 조용하고 한적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습기 높고 무더운 숲속에 불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입산통제 안내문


태양열을 이용한 방송시설을 지나니, 산죽 밭이 이어지고 오르막이 가팔라진다. 이어 능선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칠장산 방향으로 아름다운 능선이 보인다. 고도가 점점 높아진다. 9시 48분, 능선분기점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향한다. 왼쪽은 칠현산 가는 길이다.

산속의 방송시설

능선에서 본 칠장산 방향

능선분기점- 칠현산 분기


뚜렷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샛길들을 여럿 지나, 9시 58분, 헬기장인 칠장산 너른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 이정표가 있으나 삼각점은 보이질 않는다. 남쪽으로 칠현산이 보인다. 따갑게 쏟아지는 햇볕을 가려줄 나무도 없다.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고 온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칠장산 정상

정상석- 하단에 한남금북 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의 설명이 있다.


 

칠현산


이제 한남금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칠장산을 뒤로 한지 정확히 2분 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 삼거리인 셈이다. 왼쪽은 칠장산(헬기장에서 바로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는 모양이다.) 오른쪽은 3정맥 분기점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다시 2분을 내려서니. 비로소 3정맥이 분기되는 450m봉이다. 분기봉에는 이정표가 있고, 레저토피아 금요회가 마련한 아담한 안내석판이 보인다.

능선 삼거리

450m, 3정맥 분기봉

안내석판


분기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의 마루금은 동남방향으로 이어진다. 10시 17분, 안부 사거리를 지나고, 아름다운 오솔길을 가볍게 오르내린 후, 다시 사거리를 지난다. 오른쪽에서 목탁 소리가 들린다. 칠장사로 이어지는 길인 모양이다. 10시 27분, 370m봉에 오르니, 심산대원과 후배가 배낭을 벗어 놓고 쉬고 있다. 무더위에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

370m봉의 표지기들


약 4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370m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동남방향으로 향한다. 이어 안부를 지나, 10시 35분, 통나무 긴 의자가 있는 쉼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 후, 나무에 진달래라는 이름패가 붙어 있는 봉우리 하나를 넘고, 10시 44분, 산불 감시탑을 지난다.

의자가 있는 쉼터봉

나무에 이름패가 있는 무명봉

산불 감시탑


10시 45분,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은 후, 10시 54분, 복진현이라고 짐작되는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은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10시 58분, 삼각점을 지난다. 좌벼울 고개라고 한다. 왼쪽 골프장에서 두런두런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복진현

좌벼울 고개의 삼각점


11시 3분, 292m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심산대원과 유 사장은 훨씬 앞서 나갔는지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거미줄이 얼굴에 휘감겨온다. 그렇다면 이 길로 아무도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11시 5분, 안부에 이르니, 오른쪽 능선에서 "야호~' 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은 능선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섰던 모양이다. 봉우리로 되돌아와 왼쪽으로 내려서라고 일러준 후, 이들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292m 능선분기봉


11시 11분,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인다. 함께 안부를 지나,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플라스틱 배수로가 이어지고, 이를 따라 진행하여, 11시 19분, 안성골프장 기사대기실 앞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마루금이 잘린 산줄기가 보인다. 11시 20분, 골프장 본관으로 통하는 메인 도로 가에 배낭를 벗어 놓고 도로변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안성골프장 기사 대기실

골프장 본관 건물


바로 코앞의 클럽 하우스에 가면 시원한 맥주가 있을 터인데, 환장하겠다. 땀 냄새를 풍기며, 세 사람이 클럽 하우스로 함께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대표로 찾아가 종업원에게 사정 이야기하고 맥주를 주문한다. 하지만 종업원은 클럽 하우스 안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 있지만, 가지고 나갈 수는 없으니 양해해 달라고 정중하게 거절한다. 할 일없이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도로변으로 되돌아와 배낭에서 미지근해진 포카리 스웨트를 꺼내 갈증을 달랜다.


약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정문 쪽으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왼쪽 사면에 능선으로 이어지는 너른 임도를 발견하고 이를 따라 오른다. 골프장 경내이기 때문에 표지기들은 보이지 않지만, 주의해서 살피면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도로 왼쪽 사면을 오르고

벌목한 너른 임도를 따라 능선으로 오른다.


임도는 이동 통신탑과 급수장 시설물이 있는 공지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급수장 철조망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1시 37분, 267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절개지에 서니, 저 아래 17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등산로는 다시 숲으로 이어지고, 굵은 통신선이 줄곧 따라온다. 11시 51분, 걸미고개에 내려선다. 오른쪽에 안성골프장 정문이 보인다.

이동통신탑과 급수장

267m봉

절개지에서 내려다 본 17번국도

골프장 정문 쪽 도로변에 '안성 청국장'이라는 식당이 보인다.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식당 안으로 들어가 우선 맥주부터 주문한다. 고추장, 마른 멸치와 함께 맥주가 나온다. 시원한 맥주를 한 병씩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갈증이 풀리는 것 같다. 콩 국수를 한다기에 주문을 해보니, 콩 국물도 고소하고, 면발도 쫄깃한 것이 맛이 일품이고, 김치 등 밑반찬도 깔끔하다. 골프장 앞의 식당이라 그런 모양이다. 시원한 방에 앉아,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식사를 한다. 산악회의 안

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산행을 하다 보니, 이런 호강을 다 한다.

 한 시간 동안 식사를 한 '안성 청국장' 식당


셀프 서비스로 커피도 한 잔  뽑아 마신 후,  12시 49분 경 식당을 나와, 17번 국도를 건너고, 시멘트 옹벽을 넘어, 철조망을 따라 절개지를 오른다. 바닥에 깔린 푸라스틱 망이 미끄러워 무척 조심스럽다. 12시 55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시 6분, 다시 능선 분기봉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다보니, 더워서 손에 벗어 들고 가던 모자가 보이질 않는다. 벗어 들은 지가 얼마 되니 않으니. 기껏해야 200~300m이내에서 떨어뜨린 모양이다.


유 사장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천천히 진행하라고 이른 후, 배낭을 벗어놓고, 온 길을 되돌아 달려 내린다. 약 3분 쯤 걸어, 길가에 떨어진 모자를 주어들고, 배낭을 벗어놓은 곳으로 되돌아온다. 1시 23분, 심산대원과 유 사장이 293m 바가프미산 갈림봉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고 있다. 함께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산책로를 걷는다.

바가프미산 갈림봉


1시 35분, 도솔산 보현봉이라는 이정표가 붙어있는 작은 봉우리에 오른 후, 표지기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시 37분, 서낭당 터 흔적이 있는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르막을 올라, 1시 44분, 도솔산 비로봉(281.2m)에 오른다. 백곰& 백곰2 라는 양반이 걸어놓은 프라스틱 표지판이 보이고, 삼각점이 있다.

보현봉 이정표

반야봉 표지판

삼각점


반야봉을 왼쪽으로 2분쯤 내려서자,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급격히 꺾여 내려, 잡목 숲으로 이어지더니,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 희미한 발자국 흔적을 따라 잡목에 긁히며 무리하게 진행을 하다 보니, 시야가 트이며 저 아래로 도로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능선의 흐름이 보인다. 아무리 보아도 왼쪽 능선이 마루금 같아 보인다. 거친 잡목 숲을 헤집고 왔던 길을 되돌아선다. 2시 7분, 내려설 때는 보지 못했던, 희미한 갈림길이 오른쪽 덤불 속에 보인다. (내려갈 때는 왼쪽) 덤불을 헤집고 지나니 뚜렷한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뒤돌아 본 잡목 숲


고만 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넘고, 무덤을 지나, 2시 21분, 임도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3분 후, 왼쪽 능선으로 붙고, 2시 25분, 잘 정돈된 가족묘를 지난다. 이어 임도와 능선이 갈리는 곳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니, 오른쪽으로 푸른색 지붕의 축사가 보인다. 2시 27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분 후, 임도로 내려서서 우측으로 향하여, 2시 34분, 2차선 포장도로인 당목리 도로에 이른다.

잘 정돈된 가족묘

당목리 도로


도로를 건너고 절개지를 지나 능선으로 오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무궁화 꽃이 아름답고, 능선에서 시야가 트이며 동쪽으로 부드러운 산이 보인다. 대아산이라고 짐작한다. 비교적 편한 길이 이어진다. 잇달아 갈림길들이 나타나지만 표지기들을 잘 보고, 큰 방향을 놓치지 않으면 별 문제는 없겠다. 남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금남정맥 산줄기가 첩첩이 이어진다.

능선으로 오르다 본 무궁화 꽃

대아산인가?

 

남서방향의 첩첩한 산줄기


3시 5분, 252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울창한 송림을 지난다. 이후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넘고, 몇 개의 갈림길을 지난 후, 3시 30분, 능선이 분기하는 356m봉에 올라, 왼쪽 능선으로 달려 내리고. 3시 41분, 저티고개에 이른다.

356m 능선 분기봉

저티고개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른다. 잇달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벌목지대를 지나, 4시 3분, 삼각점이 있는 황색골산(351m)에 오른다. 백곰& 백곰2 라는 양반의 도고리봉(351.8m) 비닐 표지판이 놓여있다. 삼각점과 표지판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이윽고 갈림길에 이르러 좌측으로 진행하여, 벌목지대를 지나고, 무성한 잡목지대를 거쳐, 임도에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천천히 걷는다. 4시 33분, 차현고개에 도착한다.

황색골산의 삼각점과 비닐 표지판

차현고개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는데도 세수를 할 만한 곳도 없다. 죽산택시의 우정덕 기사에게 연락을 한 후 길가에 주저앉아 남은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4시 50분 경, 택시가 도착하자, 곧바로 죽산의 대중목욕탕으로 향한다.

 


(2007. 8. 24.)



한남금북정맥 종주 일지


도상거리 약 158Km에 달하는 한남금북정맥을 종주하는데 거의 1년 반이 걸렸다. 12차례로 나누어 행한 산행 중 절반은 가고파 산우회 안내로, 나머지 절반은 심산대장과 함께 개별산행으로 이루어졌다.


이중 개별산행의 절반이 알바로 인하여 제대로 마루금을 걷지 못한 채 끝낸다. 그러니 1년 반이나 걸려 종주를 했다고는 하지만, 한남금북정맥 종주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아직은 미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끝내지 못한 세 구간은 아래와 같다.


- 제 2 구간 : 화봉고개에서 방아다리까지가 구간인데, 도중 143.3m봉에서 알바를 하여 엉뚱하게 우등산으로 빠지는 바람에 143.3m봉에서 방아다리까지 도상거리 약 3.4Km 구간을 빼 먹음

- 제 4-1 구간 : 감우리고개에서 행치고개까지 구간에서 큰산에서 잘못 하산하여 상당 2리로 내려서는 바람에 큰산에서 행치고개까지의 마루금 약 1Km를 빼 먹음

- 제 9 구간 : 말티재를 지나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마루금에서 벗어난 547.9m봉에 이르러, 서원리로 탈출하여, 545m봉에서 갈목재 까지의 도상거리 약 3.5Km를 스킾 함.


종주 일지는 아래와 같다.

구분

구 간

일 자

비 고

1

칠장사 - 화봉육교

2007. 8. 18

개별

2

화봉육교 - 143.3m봉

2007. 8. 31.

개벌/미환성

3

방아다리 - 돌고개

2007. 9, 22.

개별

4-1

돌고개 - 행치고개

2007. 9. 28.

개별/미완성

4-2

행치고개-모래재

2008. 6. 24.

개별

5

모래재 - 분젓치

2007. 2. 10.

가고파

6

분젓치 - 512번 도로

2007. 2. 24.

가고파

7

512번 도로-머구미고개

2007. 3. 10.

가고파

8

머구미고개-대안리고개

2007. 3. 24.

가고파

9

대안리고개-구티재

2007. 4. 14.

가고파

10

구티재-갈목재

2008. 7. 1.

개별/미완성

11

갈목재-천황봉

2007. 5. 12.

가고파


(2008. 7. 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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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리산 천황봉- 백두대간은 이곳에서 한남금북정맥을 분기시킨다.


2007년 5월 12일(토).

우중산행 채비를 하고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대문을 나선다. 가고파 산우회가 안내하는 한남금북정맥의 마지막 구간을 산행하는 날이다. 오늘 구간은 『갈목재-540m봉-불목이재-574m봉-667.3m봉-십자로안부-687m암봉-속리산 천황봉-법주사』로 마루금 도상거리 8.8Km, 날머리 5.6km 합계 약 14.4Km에 달한다. 한남금북정맥 구간 중 유일하게 잘 알려진 명산이라 할 수 있는 속리산 구간의 산행일에 비를 만나는 것이 참으로 얄궂다.


백두대간은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을 분기 시키고 문장대를 지나, 청화산, 대야산으로 이어진다. 산악회에서는 일반 등산객들을 염두에 두고, 천왕봉에서 비로봉, 입석대, 신선대를 거쳐 문장대에서 시어동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비도 오고, 일반 등산객들의 참여도 없다보니, 천황봉에서 법주사로 바로 하산키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논현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산악회 차량이 버스가 아닌, 25인승 승합차다. 오늘은 한남금북정맥을 졸업하는 날이지만, 비 때문에 참여자수가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 고작 14명뿐이다. 모두 9정맥종주에 도전하는 산꾼들 뿐인 모양이다. 이렇게 인원수가 적다보니, 승합차 안의 분위기가 썰렁하다.


산악회 이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남금북정맥의 참여자수가 다른 정맥에 비해 유난히 적다고 한다. 아마도 서울에서 가까워, 접근이 쉽다보니, 구지 산악회의 안내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산꾼들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이 구간에는 잘 알려진 명산이 없어서, 일반 등산객들의 참여가 적은 것이 주요인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승합차는 천안휴게소에서 대원들 아침식사를 위해 30분간 정차한다. 비가 오는 날이지만,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휴게소는 여전히 붐빈다. 하지만 바람마저 불어 빗방울이 마구 흩날리니, 휴게소의 분위기도 스산한 느낌이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빗속을 뚫고, 청주를 지나, 505번 지방도로에 들어서고, 11시 14분, 해발고도 390m의 갈목(葛木)재에 도착한다.

갈목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4) 갈목재-(11:22) 묘-(11:26) 봉, 좌측우회-(11:31) Y자 갈림, 우측사면-(11:36) 540m봉-(11:40) 은진 송씨 묘-(11:47) 갈림길, 우-(11:54) T자 능선, 좌-(12:00) 헬기장-(12:04) 불목이재-(12:09) 묘-(12:15) T자 능선, 우-(12:19) 594m봉-(12:29) 560m봉, 좌-(12:37) 십자로 안부-(12:46) T자 능선, 우-(12:51) 갈림길, 우측사면-(13:06) 능선에 오름-(13:08~13:22) 갈림길/중식, 우-(13:43) T자 능선, 좌-(13:55) 667.3m봉-(14:06) 암봉, 우측우회-(14:23) 소나무봉-(14:25) 모명봉, 좌-(14:29) 십자로 안부-(14:40) 687m 암봉-(15:15) 전망바위-(15:35) 암봉, 우측우회-(15:46) 백두대간길과 만남-(15:48) 천황봉-(15:58) 장각동 갈림길-(16:04) 법주사 갈림딜-(17:35) 법주사 일주문』중식시간 14분, 마루금 4시간 34분, 날머리 1시간 47분, 총 6시간 2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차에서 내린 내원들은 재빨리 등산로로 뛰어들어, 몸을 숨긴다. 비를 맞아 더 한층 푸르러진 숲속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11시 22분, 뻘겋게 흙이 다 드러난, 낡은 묘를 지나고, 11시 26분, 봉우리 하나를 좌측으로 우회한 후, 11시 31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진행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등산로는 점점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36분, 고도 54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사방이 온통 비구름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 내리는 아름다운 숲길


송림 숲으로 이어지는 내리막을 거쳐 안부에 내려서고, 11시 40분, 은진 송씨 묘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른다. 11시 47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11시 54분, T자 능선에 이르러, 표지기들이 가득 달린 왼쪽으로 진행한다. 발 빠른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후미를 보겠다던 이 회장도 오늘 저녁 야간산행 일정 때문에 마음이 바빠서인지 앞서 나가버린다. 최후미에 심산대장과 내가 달랑 남았다. 모자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고요한 산속을 걷는 즐거움이야 크지만, 지금쯤이면 오른쪽으로 보여야 할 구병산의 연봉들을 조망할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조용한 산속, T자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을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12시,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고, 12시 4분, 예전에 불목이마을과 삼가마을을 연결하던 불목이재를 건넌다. 12시 9분, 잡초가 무성한 무덤 1기를 지나고, 12시 15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2시 19분, 통신탑이 서 있는 574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불목이재

574m봉의 통신탑


좁은 능선길이 아름답게 이어진다. 낙엽과 신록과 옅게 드리워진 비구름, 빗속이지만 마냥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길이다. 12시 29분, 고도 약 56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정면에서 마주 올라오는 대원 한사람이 보인다. 바로 앞의 갈림길에서 무심코 직진하다, 아무래도 방향이 이상해 되돌아온다며 겸연쩍어 하더니, 마루금 쪽으로 방향을 돌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만다.

아름다운 능선길


12시 37분, 십자로 안부에 내려서고, 12시 46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좁은 능선길을 걷는다. 12시 51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희미한 길은 앞의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의 뚜렷한 길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다. 오른쪽에 표지가가 보인다. 별다른 생각 없이 우회길로 들어선다. 우회길이 산허리를 타고 계속이어 진다. 하지만 길이 점차 희미해지더니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앞에 골짜기가 보인다. 비구름 속에서 길 만보고 걷다가 어디선가 잘못 들어선 모양이다.


이럴 경우에는 지나온 길을 되 집어 나가면서, 오른쪽에 길이 없나를 유심히 살피며, 갈림길까지 회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따른 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가 않은 법이다. 진행한 것이 아까워, 원점회귀 대신,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 능선을 향해 왼쪽 사면을 타고 오른다. 1시 6분, 능선에 올라서니, 다행히 눈앞에 표지기가 보인다.


1시 8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길은 북쪽을 향하고 있어, 방향은 맞는데, 표지기가 하나도 없고, 몇 발자국 진행해 보지만, 사람들이 지난 흔적이 없다. 오른쪽으로는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걸려있지만, 길이 동쪽 내리막으로 떨어지고 있어 방향이 틀린다. 잠시 망설이다 마침 비도 그친 참이라, 점심부터 먹고 보자고, 점심상을 펼친다.

갈림길


우리들이 우회로를 따르다 한동안 마루금을 벗어났었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운지도 모르겠다. 1시 22분, 점심을 마치고 지나온 능선을 다시 따라 남쪽으로 내려서며 감을 잡기로 한다. 능선을 따라 조금 내려서니, 등산로는 왼쪽으로 봉우리를 우회하여 내려선다. (오를 때는 반대로 오른쪽 우회로이다) 비로소 이 능선길이 틀림없다고 판단하고, 뒤돌아 식사를 했던 갈림길로 되돌아와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내리막길이 왼쪽으로 굽어지고, 등산로는 북동쪽으로 이어진다. 돌이켜 보면, 12시 51분의 갈림길에서는 희미한 길을 따라 봉우리를 넘고, 그 다음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야 하는데, 봉우리 하나를 먼저 우회하는 바람에 혼란에 빠졌던 듯싶다.


뚜렷한 등산로가 소나무와 돌들 사이로 이어진다. 1시 43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무덤 1기를 지난 후, 봉우리를 넘고, 안부를 거쳐, 다시 T자 능선에서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좁은 능선을 따라 진행하여 1시 55분, 667.3m봉에 오른다. 아무 표시도 없는 삼각점이 보인다.

바윗길과 소나무

T자 능선의 표지기들

암릉길이 이어진다. 2시 6분,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계속되는 암봉들도 대부분 오른쪽으로 우회하며 칼날능선을 지난다. 2시 13분, 바위와 소나무가 있는 고도 740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2시 25분, 고도 60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내려, 2시 29분 십자로 안부에 내려선다. 오른쪽은 윗대목골, 왼쪽은 법주사로 이어지는 사거리다.

소나무와 바위 능선길 

사거리 안부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2시 40분 687m 암봉에 오르고, 암봉을 내려서면서 왼쪽으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봉우리와 암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암봉 두 개를 연이어 우회하고 급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같이 진행하던 심산대원도 어느덧 시야에서 사라지고,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비를 맞으며, 어둑한 오르막길을 혼자 힘들여 오른다. 하지만 이제는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암봉을 조심스레 우회하고, 꾸준히 이어지는 오르막길만 따르면 된다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봉우리

암벽


3시 15분, 고도 850m정도의 전망바위에 서지만, 보이는 것은 구름뿐이다. 비는 여전히 산발적으로 흩날리고, 바람마저 강하다. 이어 산죽길이 이어진다. 계속하여 봉우리를 넘거나, 봉우리를 우회하며, 고도를 높인다. 3시 35분,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크게 떨어지며, 바위를 우회하고, 3시 46분, 거대한 바위 틈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내려서자,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만난다. 3시 48분, 정상석이 서 있는 천황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심산대원이 기다리고 있다. 사방이 구름뿐이라 볼 것이 없다. 정상석과 삼각점을 카메라에 담은 후, 북쪽을 향해 바윗길을 내려선다.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

대간길과 만남

천황봉 삼각점


3시 58분, 장각동 갈림길을 지나고, 산죽길을 달려, 4시 3분, 법주사 5,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5시 35분,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고, 5시 55분 경, 식당가에 이르러, 이 회장에게 전화를 한다. 승합차는 버스 터미널에 대기하고 있으니, 빨리 식사를 하고 내려오란다. 인근 식당에 들어서서, 동동주 한 되를 시키고, 송이버섯 해장국을 주문하여 모처럼 하산 후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 6시 30분 경, 승합차에 도착한다.

 


(2007. 5. 13.)




savina at 05/17/2007 09:34 am comment

법주사는 가본지가 까마득하네요.62년도에 문장대를 올랐었는데...잘 ...보고 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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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봉산과 시루산 능선


2007년 4월 14일(토).

가고파 산우회에서 한남금북정맥 9번째 구간을 안내한다.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해가 높아지면서 안개는 사라지지만, 가스로 먼 곳의 시계가 좋지 않은, 전형적인 봄 날씨다. 마루금이 충청북도 보은군 내북면과 신원군을 동쪽으로 가로지르기 때문에 속리산을 멀리서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하지만, 오늘 같은 봄 날씨에는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오늘 참여인원은 모두 15명, 넓은 버스 안이 썰렁하다. 게다가 선두, 후미대장들이 모두 개인사정으로 결간을 하여, 이 대장 혼자서 산행을 이끌려니, 맥이 빠지는 모양이다. 다행이 이번 구간은 등산로가 뚜렷하고, 요소요소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선두는 대원들이 그룹을 지어 헤쳐 나가게 하고, 이 대장은 후미를 담당한다.


오늘구간은『대안리고개(19번도로)-비재-구봉산(506m)-시루산(482.4m)-430m봉-작은구티재-456m봉-구티재(575번도로)』로 도상거리 약 12.1km이다. 거리도 비교적 짧고, 대안리 고개에서 구봉산 까지 도상거리 3Km에, 고도차 약 200m 정도를 극복하면, 실질적인 산행은 다 끝나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으나, 구봉산이라는 이름이 말해주 듯, 이후 연달아 이어지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심한 곳이다.


음성 휴게소에서 30분간 정차한 버스는, 증평 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511번 지방도로를 달려 벚꽃이 만개한 이티고개로 향한다. 왼쪽으로는 구녀성, 오른쪽으로는 상당산성 등 낮이 익은 지역이라 감개가 새롭다. 이윽고 19번 국도로 접어든 버스는 제법 규모가 큰 미원을 통과하고, 10시 48분, 4H클럽 시멘트 구조물이 있는, 대안리 고개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48) 대안리 고개-(10:52) 무덤 군-(11:02) 420m봉 오른쪽 우회-(11:10) 갈림길, 좌-(11:12) 배재 포장도로-(11:14) 밭을 지나 숲으로- (11:16) 갈림길, 좌-(11:21) 봉, 우-(11:23) 안부-(11:29) T자, 좌-(11:31) T자, 좌-(11:32) 묘 봉, 우-(11:41) 은진 송공 합장묘-(11:44) 봉, 우-(11:45) 사거리 안부-(12:01) T자 능선, 우-(12:06) 구봉산 정상-(12:10) 산불감시탑-(12:19) 이원리 삼거리-(12:35) 옛 채석장 위, 안부-(12:40) 시루산 정상-(12:45~13:05) 중식-(13:15~13:17) 430m 돌탑봉-(13:19) 제단-(13:23) 묘 1기-(13:26) 중티재-(13:32) 봉, 좌-(13:39) 한씨묘-(13:47) 414m봉-(13:50) 청주 한공 합장묘-(13:51) 갈림길, 좌-(13:57) 질골고개-(13:59) 전주 김공 묘-(14:10) 무덤봉, 좌-(14:35) T자, 좌-(14:49) 430m봉-(14:54) 450m봉-(15:17) T자 분기봉, 좌-(15:34) 작은 구티재-(15:38) 낙엽송 숲-(15:51) T자 능선, 우-(16:03) 456.7m봉-(16:16) 탁주봉 갈림길, 우-(16:22) 구티재』중식시간 20분 포함, 총 5시간 3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도로를 건너 '미원 11Km'를 알리는 도로 표지판 앞에서 마루금으로 들어서서 연이어 나타나는 무덤 군을 지나자 경사가 가팔라진다. 11시 2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길은 능선을 타고 봉우리로 향하고, 오른쪽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다. 표지기들이 많이 걸린 오른 쪽 우회로를 지나,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니 아름다운 진달래 꽃길이 이어진다.

도로 건너 숲으로 들어선 지점

진달래 꽃길


11시10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자,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비재가 바로 발아래에 있다. 11시 12분 도로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조금 진행하다, 도로의 옹벽이 끝나고, 오른쪽으로 분기하는, 일차선 아스팔트 도로로 접어든다. 오른쪽으로 구룡산이라고 짐작되는 산봉우리가 보인다. 11시 14분, 도로를 버리고, 왼쪽에 새롭게 갈아 놓은 밭가를 따라 진행하여 숲으로 들어선다.

비재


 

비재에서 뒤돌아 본 우회한 420m봉

숲으로 들어서기 위해 도로를 따라 잠시 서쪽으로 진행하는 대원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른다, 연이어 나타나는 T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12분, 낡은 묘가 있는 너른 412m 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임도를 건너, 잡목과 넝쿨이 무성한 안부를 지나니, 진사 은진 송공과 청주 한씨의 합장묘를 만난다.

갈림길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들


11시 44분, 고도 360m 정도 되는 봉우리를 넘어,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사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성티리(좌)와 이원리를 연결하는 고개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2시 1분, T자 능선에 오른다.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구봉산 정상(506m)이다.

검은색 편마암이 쌓인 안부 사거리


12시 6분, 진달래가 곱게 핀 구봉산 정상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는 푸른색 산불감시초소만 있을 뿐 아무 표시도 없다. 주위를 조망하며, 속리산 쪽을 바리보지만, 가스에 가려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이번에는 흰색 산불감시탑이 있는 능선으로 향한다. 감시탑에서 산불 감시요원이 내려다보고 있다.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역시 먼 곳은 보이지 않는다.

구봉산 정상의 산불감시초소

구봉산 정상에서 본 300도 방향의 조망

산불 감시탑이 있는 능선에서 본 속리산 방향의 조망

150도 방향의 조망


12시 19분, 이원리 삼거리를 지나고, 진달래가 만발한 산책길을 거쳐,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고도 약 460m 정도의 봉우리를 급하게 내려서면서 정면의 시루산 줄기를 카메라에 담고, 바위지대를 내려서면서 반쯤 파 헤쳐진 앞 봉우리를 본다. 12시 36분, 옛 채석장이 내려다보이는 안부를 지나, 12시 40분 삼각점이 있는 시루산 정상(482m)에 오른다. 잡목에 가려 시루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시루산을 뒤로 하고 안부를 지나, 12시 45분, 진달래가 곱게 핀 작은 봉우리에 올라, 심산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정면에 보이는 시루산 연봉

반쯤 파 헤쳐진 봉우리

옛 채석장

시루산 정상의 삼각점


1시 5분,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다. 천천히 내리막을 지나, 1시 15분, 돌탑이 있는 430m봉에 올라 속리산 방향을 바라 본 후, 오른쪽으로 돌이 많은 가파른 길을 달려 내리다, 검은 돌로 만든 작은 제단을 지난다. 1시 23분, 오른쪽으로 잘 손질된 묘역으로 들어서서, 지나온 시루봉을 카메라에 담고, 묘로 오르는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 1시 26분, 중티재에 이른다. 이원리 곰쟁이와 중티리를 연결하는 고개라고 한다.

돌탑이 있는 430m봉

430m봉에서 본 속리산 방향의 조망

 제단

무덤가에서 뒤돌아 본 시루산

중티재 곰쟁이 내림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봉우리로 오르고, 왼쪽은 사면길이다. 직진하여 1시 32분,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시 39분, 한씨 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며, 나뭇가지사이로 시루산 연봉들을 돌아본다. 묘가 많은 지역이다, 1시 47분, 묘 4기가 모여 있는 414m 봉을 지나고, 최근에 자손들이 다녀갔는지, 예쁜 조화가 놓인 청주 한공, 전주 이씨의 합장묘를 지나. 1시 51분,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봉우리로 향하는 능선길을 무시하고,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으로 꺾어,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잡목과 넝쿨이 무성한 질골고개에 이른다.

414m 봉에서 돌아 본 시리산 연봉들


1시 59분, 이번에는 망부석까지 서 있는 혜민원 주사 경주 김공 묘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수 없이 오르내린다. 섭씨 15도가 넘어, 덥게 느껴지는 날씨에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2시 49분, 고도 430m 정도 되는 봉우리에서, 뒤돌아 구봉산과 시루산으로 이어지는 연봉을 당겨 카메라에 담고, 2시 54분, 450m 정도 봉우리에서 속리산 방향을 조망한다.

구봉산

속리산 방향 조망


봉우리에 올라서면,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앞을 막아선다. 수 없이 이런 과정이 반복되니. 지루하고 질리는 기분이다. 산악회가 도상거리 12.1Km를, 5~6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공시한 이유가 짐작이 된다. 잇달아 갈림길, 능선 분기봉을 만나지만, 크게 동쪽방향을 유지하고, 표지기들을 주의 깊게 살핀다면 알바를 할 걱정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또 다시 앞에 봉우리가 막아서고,


3시 17분, 왼쪽으로 탁주봉이 보이는 T자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고, 이어 무덤이 있는 고도 400m 정도의 능선을 타고 왼쪽으로 내려서니 저 아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이윽고 내리막 경사가 점차 완만해지며 너른 공지가 나타난다. 이를 가로질러 왼쪽 임도를 내려서서, 3시 34분, 작은 구티재에 이른다.

작은구티재


도로를 건너 절개지 배수로를 따라 오르다,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3시 38분, 왼쪽으로 울창한 낙엽송 숲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평산 신공 무덤을 지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3시 51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4시 3분, 말뚝 삼각점이 있는 456.7m봉에 오른다.

배수로를 따라 오르고

왼쪽 낙엽송 숲으로

456.7m봉


456.7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울창한 송림을 지나, 4시 16분, 탁주봉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사면길을 달린다. 4시 20분, 시야가 트이며 남동쪽으로 속리산 암봉들을 바라보고, 무덤지대를 지나, 4시 22분,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구티재에 도착한다. 19번 국도가 지나는 해발 300m의 구티재에는 이정표와 구티고개 유래를 설명하는 거북상이 보인다.

구티고개로 내려서다 본 속리산

구티재

구티고개 유래를 알리는 거북상


참여인원이 적어 산악회에서는 음식준비도 하지 않은 모양이다.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무료하게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젊은 대원 두 사람을 대동한 이 대장이 도착하고, 버스는 4시 50분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4. 15.)











at 03/16/2011 02:18 pm comment

감사합니다!!!

at 04/17/2010 05:41 a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우림님 고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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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핀 노란 산수유에 맺힌 빗방울


2007년 3월 24일(토).

새벽부터 봄비가 내린다. 가뭄 끝에 전국적으로 내리는 단비다. 서울, 중부지방은 10~30밀리의 비가 내리고, 오후에나 그칠 것이라는 예보다. 거기에 바람까지 분다고 하니, 산행에 적합한 날씨는 결코 아니다. 아무리 방수채비를 단단히 해도 축축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고, 조망은커녕, 시계(視界)가 짧아 지형을 살필 수 없어,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젖은 몸이라 체온을 빼앗길 위험도 크고, 공연히 마음만 바빠진다.


이런 날씨라면, 일반산행의 경우에는 쉬는 것이 보통이지만, 구간 스케줄이 꽉 짜인 대간산행에서는 이 정도 날씨에 빠지는 법이 없다. 오늘은 가고파 산우회가 안내하는 한남금북 정맥 여덟 번 째 산행일이다. 코스는『머구미 고개(2.7Km)-국사봉(1.9Km)-살티재(2.2Km)-604m봉(3.2Km)-쌍암재(3.1Km)-대안리(19번국도)』로 도상거리는 약 13.1Km이다.

구간 개념도


마루금은 주로 충북 청원군과 보은군의 군계를 따르지만, 571번 도로가 지나가는 쌍암재를 건너, 구룡산 분기봉에서 군계를 버리고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안리로 향한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표지기가 걸려있어 길을 잃을 이험은 크지 않으나, 475m봉에서 오른쪽으로 분기하는 능선을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버스가 경유지를 통과할 때 마다, 어김없이 고정멤버들이 차에 오르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침식사를 위해 음성휴게소에서 30분간 정차 한 버스는 10시 31분, 지난 번 하산했던 머구미 고개에 도착한다. 이 회장이 오늘은 비구름으로 시계가 불량하니, 선두와 후미가 함께 움직이자며,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 35분에 출발한다고 선언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33) 산행시작-(10:39) 등산로 진입-(10:46) 380m봉-(10:50) 능선분기봉, 좌-(10:57) 약 405m봉-(11:21) 약 500m봉-(11:30) 국사봉-(11:31) 헬기장-(11:40) T자 능선, 우-(11:44) 바위능선, 좌 우회-(12;05) 살티재-(12:25) 580m봉-(12:48) 무덤 1기-(13:02~13:11) 604m봉/간식-(13:18) 참호봉-(13:31) 안부사거리-(13:39) 520m봉-(13:43) 갈림길, 직진-(13:48) T자 능선, 좌-(14:02) 시멘트 도로-(14:07) 토지지신 석비-(14:19) 쌍암재-(14:25) 밭 지나, 숲으로-(14:27) 절단된 철조망-(14:41) T자 능선, 좌-(14:51) 426m봉-(15:19) 475m봉-(15:23) 우측 내리막 길-(15:43) 무덤 1기-(15:48) 시멘트 도로-(15:55) 19번국도』간식 9분포함, 총 5시간 22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대원들은 이미 버스에서 우중산행 준비를 마친 후라 특별히 시간이 걸릴 것이 없다. 10시 33분 경, 이 회장을 선두로. 32번 국도를 건너고, 용창공예 앞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다가, 왼쪽 시멘트 도로로 접어든다. 10시 39분,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임도로 들어서고, 바로 왼쪽 숲으로 이어지는 둥산로로 진입한다.

32번 국도를 건너, 용창공예 앞을 지나고

등산로로 진입한다.


10시 46분, 고도 38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함께 이동한다던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속도를 내어 따라 갈 생각을 버리고,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걷는다. 10시 50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안부를 지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뚜렷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요소요소에 표지기가 보여 등산로만 따라 걸으면 된다.

약 360m 정도의 봉우리


가파른 봉우리에 올라 안부로 떨어지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과정을 반복하며 꾸준히 고도를 높여간다. 비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바람도 강해진다. 활짝 핀 산수유 노란 꽃이 빗물을 함초롬히 머금고 있다. 조용한 산길을 아무 생각 없이 꾸벅꾸벅 걷는다. 시계가 고작 2~3m 정도라 주위를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다. 돌 많은 날등 길을 지나 약 500m의 봉우리를 넘은 후, 11시 30분, 국사봉 정상(586.7m)오른다. 비에 젖은 삼각점이 보인다.

돌 많은 날등길


 

국사봉 정상의 삼각점


국사봉을 내려서서 바로 헬기장을 지난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등산로는 날등을 거쳐, 오른쪽으로 내려서면서 우람한 소나무들 사이를 지난다. 11시 40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향하고, 이어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비탈길을 내 닫는다. 11시 44분, 바위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능선에 올라 바위지대를 지난다. 이어 510m 정도의 봉우리를 넘어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12시 5분,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돌탑이 있는 살티재가 보인다.

바위능선을 지나고,


 

살티재 돌탑


비에 젖은 미끄러운 급경사 오르막을 거쳐 봉우리 하나를 넘고, 12시 25분, 580m봉에 오른다. 다시 봉우리를 넘어 능선을 따라 이어지던 등산로가 왼쪽으로 급히 떨어지더니,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2시 48분, 노란 우의를 입고 우산까지 바쳐 든 후미대장이 무덤 곁을 유유히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580m봉에서 독도를 하는 심산대장

낙엽 쌓인 무덤가를 지나는 후미대장


미끄러운 급경사 오르막을 천천히 오른다. 벌목한 나무들이 보기 싫게 버려진 604m봉이 바로 앞에 다가온다. 1시 2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604m봉 정상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으나 마모가 심해 글자 판독이 어렵다 빗발은 많이 가늘어 졌지만, 젖은 땅에 앉아, 식사를 할 기분이 아니다. 3시가 조금 넘으면 하산 할 듯싶으니, 하산 후 식사를 하기로 하고, 선채로 심산대장의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고, 1시 11분, 604m 봉을 내려선다.

눈앞의 604m봉

604m봉 정상


1시 18분, 군 참호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3줄로 차탄 막을 친 철사줄을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1시 31분,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520m봉에 올랐다 내려서면서 왼쪽으로 크게 돌고,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Y자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눈앞의 봉우리를 오른다. 이어 T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고, 봉우리사면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무덤이 있는 곳에서 숲을 벗어나, 임도를 거쳐, 2시 3분, 시멘트 도로로 내려선다.

520m봉

T자에서 왼쪽 능선길

무덤가로 내려서 숲을 벗어나고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서, 왼쪽 마을을 본다.


시멘트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오른다, 오른쪽 길가에 '토지지신'이라는 검은 색 석비가 보이고, 그 너머로 잘 손질된 묘 여러 기가 나란히 누워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4시 8분, 임도는 고개 마루턱에서 끊어지고, 오른쪽 등산로에 표지기가 걸려 있다. 등산로를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서면서, 오른쪽에 특이한 형태의 무덤을 보고 카메라에 담는다. 2시11분, 왼쪽으로 인삼밭과 마을을 보면서, 직진하여 맞은편 잣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토지지신

특이한 형태의 묘

비구름에 덮인 인삼밭과 마을


잣나무 숲을 지나, 잡목 넝쿨이 무성한 고개를 넘어, 2시 19분, 571번 도로가 지나가는 쌍암재에 내려선다. 교통 표지판을 카메라에 담고, 도로를 건너, 시멘트 옹벽을 올라선다. 너른 빈 밭이 펼쳐지고, 밭 뒤로 늘어선 나무들이 안개 속에 그림 같다. 밭을 가로 지른다. 해동(解凍)이 된 밭에 발이 푹푹 빠진다. 겨우 밭둑으로 올라서고, 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2시 25분,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쌍암재

해동이 된 너른 밭


꽃망울이 많이 커진 진달래 군락지로 들어서자 바로 갈림길이다. 오른쪽에 표지가가 걸려 있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던 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으로 굽어지며, 눈앞에 묘한 광경이 펼쳐진다. 철조망 맨 윗단에 표지기들이 촘촘히 걸려있고, 그 아래 철조망을 깨끗이 절단하여, 신작로 같은 등산로를 둟어 놓았다. 어느 극성맞은 대간꾼의 솜씨인 모양이다.

대간꾼들의 함성


최후미로 쳐져 가파른 오르막을 천천히 오른다. 심산대장도 후미대장도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어느새 비도 그쳤다. 활짝 핀 노란 산수유가 빗방울을 머금고 있어 더한층 아름답다. 2시 41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내로서고,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2시 51분,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426m봉을 지나고, 2시 57분 안부에 내려선다.

비는 그쳤지만 비구름은 여전한 426m봉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 두 개를 넘고, 날등길을 거쳐, 3시 19분, 시멘트 벽돌로 쌓은 참호가 있는 475m에 오른다. 이런 시멘트벽돌 참호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능선을 따라 3곳에 배치되어 있다. 475m봉을 내려선다.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으로 사람들이 내려 간 흔적이 보인다. 표지기는 없지만, 마루금은 475m봉에서 오른쪽 90도 각도로 급히 떨어지는 능선으로 이어진다는 선답자들의 후기를 기억하고,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475m봉의 참호

위쪽 능선에서, "가고파, 가고파."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응답을 하니, 잠시 기다려 달라는 소리가 함께, 473.1m봉 쪽에서 되돌아오는 후미대장의 모습이 보인다. 후미대장은 내 모습을 보더니, 이 회장과 통화를 한 후, 비탈길을 따라 내려온다. 산악회에서 나누어 준 개념도에는 475m봉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473.1m봉에서 동쪽으로 진행하여, 32번 국도로 내려서도록 마루금이 그어져 있다. 산악회가 그린 마루금을 따라 473.1m봉으로 향하던 후미대장은. 표지기가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고 되돌아오다, 나를 만난 것이다.


둘이서 낙엽이 쌓인 비탈길을 내려선다. 길이 희미해지더니, 어느 사이에 사라져버리고, 표지기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잘 못 들어선 것이 분명하다. 잠시 멈추어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우리는 지금 산 사면에 서 있고 왼쪽으로 펑퍼짐한 능선이 보이는 것 같은데, 오른쪽은 안개에 가려 지형을 식별하기 어렵다.


왼쪽 능선에 올라 보니, 저 아래로 마을과 국도 위를 달리는 차량들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없는 길을 만들면서 내려서서, 3시 53분, 커다란 무덤을 지나고,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저 아래 버스가 보이고, 3시 55분,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 입구에 서 있는 버스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감한다.

버스가 서 있는 마을입구 시멘트 구조물


버스에 도착해 보니, 시멘트길 건너, 정맥 마루금인 절개지에 표지기가 요란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알바를 한 것인가? 475m봉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분기하는 하산지점을 모르고 지나쳤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다른 하나는 475m봉을 지나, 오른쪽 비탈길을 따라 내리다가, 오른쪽 내리막 능선으로 붙어야하는데. 안개 때문에 오른쪽 능선을 보지 못하고, 왼쪽 펑퍼짐한 능선을 따라 내려서서, 마루금을 벗어나게 된 모양이다.

 

4시 10분 경, 473.1m봉까지 진행하여 전방의 국도로 내려선 대원한 한 사람이 도착하자, 버스는 바로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우중이라 식사준비가 어려워, 식사는 휴게소에서 해결하기로 한다.

 


(2007. 3. 25.)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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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0일(토).

가고파 산우회를 따라 한남금북정맥 7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512번 도로-현암 삼거리-선도산(547.2m)-선두산(526.5m)-483m봉-머구미 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4Km이다.


마루금은 청주와 청원군의 도계를 따르다가, 선도산을 지나서는 청원군의 남성면과 남일면의 면계를 따르더니, 백족산 분기봉에서 동진하여 머구미(추정재, 32번국도)에 이른다.


'청주와 미원간의 도로 확장공사' 내용을 알리는 돌비석이 있는 512번 도로에서 현암 삼거리까지는, 도로에 의해, 마루금이 두 차례나 토막이 난다. 따라서 많은 정맥꾼들은 체념을 하고, 그대로 도로를 따라 진행하지만, 마루금 고수 파들은 1Km 남짓한 이 구간에서, 포장도로를 두 차례 뛰어 넘는다.


현암 삼거리를 조금 내려서서, 오른쪽 시멘트 도로로 들어서면, 이후는 등산로가 뚜렷하고, 표지기들이 요소요소에 걸려있어, 전혀 지도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다. 게다가 업 다운도 심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조망도 특별한 것이 없다보니, 달리기를 좋아하는 선두 그룹은 이 구간을 3시간에 주파해 버린다.


약 20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음성 휴게소에서 30분 간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차다. 오후에는 눈도 한차례 온다는데, 일기예보가 맞는다면, 끝 무렵에는 쉽지 않은 산행이 될 듯싶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 마루금을 타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기 마련이고, 눈발마저 흩날리면, 시계(視界)까지 흐려지기 때문이다.


10시 3분 경, 버스는 지난 번, 하산해서 식사를 했던, 512번 도로변 공터에 도착한다. 대원들이 하차하여, 산행준비를 마치자, 10시 5분, 이 회장이 선두에 서서, 도로를 건너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맑은 날씨지만, 바람이 거세고, 날씨가 차서, 조끼를 꺼내 입고, 뒤를 따른다.

도로공사 표지석이 서 있는 512번 도로변 공터- 지난 번 사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03) 512번 도로-(10:05) 산행시작-(10:11) 300m봉-(10:17) 512번 도로-(10:24) 현암 삼거리-(10:26) 시멘트 도로 진입-(10:38) 갈림길, 우-(10:45) 495m봉-(11:06) 선도산-(11:13) 능선분기, 좌-(11:29) 사거리안부, 직진-(11:36) 무덤 있는 전망대-(11:39) 돌무덤, 십자로 안부-(11;57) T자 능선, 우-(11:59~12:23) 선두산/중식-(12:53) 백족산 분기봉-(12:59~13:07) 알바-(13:25) 능선분기봉, 좌-(13:32) 임도-(13:45) T자 능선, 좌-(13:49) 쌍무덤-(13:52) 483m봉-(14:20) 봉 우측우회-(14:30) 머구미 고개』중식 24분, 알바 8분 포함, 총 4시간 2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이 회장은 도로를 건너자, 낙엽이 깊게 쌓인 길 없는 산 사면을 막 바로 치고 올라, 능선으로 향한다. 경사가 아주 급한 편도 아니고, 잡목도 많지 않은 곳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걷는다. 10시 11분, 고도 약 300m정도 되는 봉우리에 오르고, 이어 오른쪽에 보이는 36번 송전탑으로 내려선다.

512번도로-미원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가 왼쪽으로 굽어지기 직전 지점

도로변에서 올려다 본, 건너편 능선의 지나야 할 송신탑


송전탑 아래를 지나, 10시 4분, 잘 손질된 무덤 3기를 지나고, 10시 17분, 교통 표지판이 걸려 있는 도로로 내려선다. 교통 표지판은 현암 삼거리까지 300m 거리라고 알려 준다. 도로를 따라 약 2m 정도 내려선 후, 오른 쪽, 도로변 둔덕으로 오른다. 등산로는 숲으로 떨어지고, 산판길 같은 길로 좁게 이어진다. 곳곳에 벌목하고 버려진 나뭇가지들이 발걸음을 방해한다. 하지만 이런 길에도 표지기들은 여전히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잘 손질된 무덤 3기

다시 도로로 내려서고,


 

도로 따라 조금 걷다, 오른쪽 도로변 둔덕으로 오른다.


10시 24분, 절개지를 내려서서, 현암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오른쪽 시멘트 도로 입구에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걸려 있다. 10시26분, 시멘트도로 들어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멘트 도로는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는 벌거벗은 산 사면으로 오른다.

현암 삼거리

시멘트 도로

임도 따라 벌목지대로


벌목지대를 지나, 능선에 올라,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표지기들을 살피며, 등산로를 따르면 된다. 지도를 꺼내 볼 필요도 없다. 길이 좋기 때문인지,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가 않는다. 현암 삼거리까지 선두에 섰던, 이 회장만이 후미에서 천천히 따라오고 있다.


10시 38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10시 45분, 무덤이 있는 495m봉을 지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30분을 넘게 걸었더니, 덥게 느껴진다. 잠시 멈추어 서서, 조끼를 벗어 배낭에 챙기는데, 이 회장이 지나친다. 이어 물 수(水)가 새겨진 시멘트 말뚝이 박힌 봉우리를 지나고, 11시 6분, 통신시설과 정상석(549.2m) 있는 선도산에 오른다. 삼각점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넓은 임도 같은 등산로를 산책하듯 걷는다.

선도산 정상


선도산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11시 13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돌고,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봉우리를 지나며,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선두산을 본다. 비탈길을 내려선다. 왼쪽으로 울창한 낙엽송 단지가 펼쳐지고, 11시 29분, 다시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11시 36분 경, 작은 봉우리를 넘어,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리는데, 왼쪽 무덤 쪽으로도 길이 뚜렷하다. 그쪽으로 댓 걸음 들어서니, 시야가 확 트이며, 지나온 선도산과 지산리 마을, 그리고 가야할 선두산이 깨끗하게 보인다. 오늘 산행 중에 만난, 유일한 조망이다. 한 동안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이를 카메라에 담은 후,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완만한 비탈길을 달려 내린다.

등산로를 벗어나, 무덤가에서 본 선도산

지산리 방향의 조망

선두산


11시 39분, 돌무덤이 있는 십자로 안부를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젊은 대원 두 사람이, 사과를 깎으며, 쉬고 있다. "사과 한 쪽 드시고, 쉬었다 가시죠." 젊은이 한 사람이 친절하게 권한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내쳐 걷는다. 11시 57분,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11시 59분, 삼각점이 있는 선두산 정상에 오른다. 심산대장이 등산로 옆에 자리를 펼치고, 점심채비를 하고 있다. 햇볕은 따듯한데, 바람은 여전히 강하다. 재킷을 꺼내 입고, 바람을 등지고 앉아 식사를 한다.

선두산 정상


식사를 하는 동안, 이 회장도 지나가고, 한참 뒤에 젊은이 두 사람도 지나친다. 이제 심산대장과 함께 최후미로 쳐진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 후, 선두산까지, 약 7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2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에 올랐으니, 우리 두 사람의 걸음도 결코 늦은 걸음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그러니, 최후미로 쳐졌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12시 23분, 배낭을 챙겨 메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어댄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 비포장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다가, 12시 32분,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 능선에서 무덤을 만난다. 무덤가에서 뒤돌아, 지나온 선두산을 바라보니, 정상부분이 뾰족하다.

무덤가에서 뒤돌아 본 선두산


참나무 숲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가 오르내린다.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 벌목된 텅 빈 사면 너머로, 한계리 마을을 본다. 이어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2시 53분, 백족산 갈림길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 가덕면과의 면계(面界)를 버리고, 낭성면으로 들어선다.

백족산 능선 갈림봉, 좌


12시 58분, 다시 470m 정도 높이의 봉우리에 올라,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걷는다. 등산로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3~4분 동안 걸어 내린 후, 앞서 가던 심산대장이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는 다며 멈춰 선다. 지도를 꺼내고, 나침반을 보니, 아뿔싸 !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동쪽인데, 이 길은 북쪽으로 향하고 있지 않은가?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오른다. 4분 후, 왼쪽, 임도처럼 넓은 등산로 초입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조금 전, 봉우리를 지나 직진하면서, 오른쪽 90도 방향으로, 안쪽에 붙어 있는 이 표지기들을 못보고 지나친 것이다. 덕분에 약 8분동안, 알바를 한 것이다.

엉뚱한 곳에서 알바를 한 후 제 자리를 찾아들고


낙엽이 깔린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무덤이 보이고, 등산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더니,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호정리 방향이 조망된다. 1시 16분, 임도 같은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 숲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른다. 1시 25분, 고도 380m 정도의 능선 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오늘은 일기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호정리 방향의 조망


1시 32분, 자갈이 깔린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에 묘가 보이는 곳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무덤 2기가 누워있는 오르막길로 향한다. 이어 울창한 낙엽송 숲을 걷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1시 45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돌고, 1시 49분, 커다란 쌍 무덤을 지나, 1시 52분, 삼각점이 있는 483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마모가 심해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무덤 2기 쪽으로 오르는 등산로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 낙엽송길

483m봉의 삼각점


1시 57분,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비탈길을 내려서면서, 왼쪽으로 마을을 본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할 수 없이 잠시 멈춰 서서, 배낭커버를 씌운다. 2시 11분,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서는 데, 바람이 돌풍으로 변하고, 빗방울은 우박으로 변하여, 아프게 얼굴을 때린다. 안부로 내려 설 수로 바람은 더욱 강해져, 몸의 균형을 잡기조차 힘들 정도다.

하산하면서 본 왼쪽 조망


힘들게 안부를 지나니, 다행히 앞의 봉우리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봉우리가 바람을 막아 주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뒤돌아 우박이 쏟아지는 사면 우회길을 카메라에 담는다. 봉우리를 우회하여,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능선길을 달려 내린다. 전면에서 차량들이 통행하는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강풍과 우박이 쏟아지는 사면 우회길


2시 27분, 능선 끝 지점에서 관정 2리를 굽어보고, 왼쪽 비탈길을 달려, 2시 30분, 머구미 고개에 내려선다. 안부에서 그렇게 사납게 얼굴을 때리던 우박은 이곳에서는 함박눈으로 변했다. 왼쪽으로 SK 주유소 옆에 정차한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머구미 고개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길 건너 헛간에 마련된 음식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자, 3시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3. 11.)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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