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0일(토).
가고파 산우회를 따라 한남금북정맥 7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512번 도로-현암 삼거리-선도산(547.2m)-선두산(526.5m)-483m봉-머구미 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4Km이다.
마루금은 청주와 청원군의 도계를 따르다가, 선도산을 지나서는 청원군의 남성면과 남일면의 면계를 따르더니, 백족산 분기봉에서 동진하여 머구미(추정재, 32번국도)에 이른다.
'청주와 미원간의 도로 확장공사' 내용을 알리는 돌비석이 있는 512번 도로에서 현암 삼거리까지는, 도로에 의해, 마루금이 두 차례나 토막이 난다. 따라서 많은 정맥꾼들은 체념을 하고, 그대로 도로를 따라 진행하지만, 마루금 고수 파들은 1Km 남짓한 이 구간에서, 포장도로를 두 차례 뛰어 넘는다.
현암 삼거리를 조금 내려서서, 오른쪽 시멘트 도로로 들어서면, 이후는 등산로가 뚜렷하고, 표지기들이 요소요소에 걸려있어, 전혀 지도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다. 게다가 업 다운도 심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조망도 특별한 것이 없다보니, 달리기를 좋아하는 선두 그룹은 이 구간을 3시간에 주파해 버린다.
약 20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음성 휴게소에서 30분 간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차다. 오후에는 눈도 한차례 온다는데, 일기예보가 맞는다면, 끝 무렵에는 쉽지 않은 산행이 될 듯싶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 마루금을 타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기 마련이고, 눈발마저 흩날리면, 시계(視界)까지 흐려지기 때문이다.
10시 3분 경, 버스는 지난 번, 하산해서 식사를 했던, 512번 도로변 공터에 도착한다. 대원들이 하차하여, 산행준비를 마치자, 10시 5분, 이 회장이 선두에 서서, 도로를 건너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맑은 날씨지만, 바람이 거세고, 날씨가 차서, 조끼를 꺼내 입고, 뒤를 따른다.
도로공사 표지석이 서 있는 512번 도로변 공터- 지난 번 사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03) 512번 도로-(10:05) 산행시작-(10:11) 300m봉-(10:17) 512번 도로-(10:24) 현암 삼거리-(10:26) 시멘트 도로 진입-(10:38) 갈림길, 우-(10:45) 495m봉-(11:06) 선도산-(11:13) 능선분기, 좌-(11:29) 사거리안부, 직진-(11:36) 무덤 있는 전망대-(11:39) 돌무덤, 십자로 안부-(11;57) T자 능선, 우-(11:59~12:23) 선두산/중식-(12:53) 백족산 분기봉-(12:59~13:07) 알바-(13:25) 능선분기봉, 좌-(13:32) 임도-(13:45) T자 능선, 좌-(13:49) 쌍무덤-(13:52) 483m봉-(14:20) 봉 우측우회-(14:30) 머구미 고개』중식 24분, 알바 8분 포함, 총 4시간 2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이 회장은 도로를 건너자, 낙엽이 깊게 쌓인 길 없는 산 사면을 막 바로 치고 올라, 능선으로 향한다. 경사가 아주 급한 편도 아니고, 잡목도 많지 않은 곳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걷는다. 10시 11분, 고도 약 300m정도 되는 봉우리에 오르고, 이어 오른쪽에 보이는 36번 송전탑으로 내려선다.
512번도로-미원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가 왼쪽으로 굽어지기 직전 지점
도로변에서 올려다 본, 건너편 능선의 지나야 할 송신탑
송전탑 아래를 지나, 10시 4분, 잘 손질된 무덤 3기를 지나고, 10시 17분, 교통 표지판이 걸려 있는 도로로 내려선다. 교통 표지판은 현암 삼거리까지 300m 거리라고 알려 준다. 도로를 따라 약 2m 정도 내려선 후, 오른 쪽, 도로변 둔덕으로 오른다. 등산로는 숲으로 떨어지고, 산판길 같은 길로 좁게 이어진다. 곳곳에 벌목하고 버려진 나뭇가지들이 발걸음을 방해한다. 하지만 이런 길에도 표지기들은 여전히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잘 손질된 무덤 3기
다시 도로로 내려서고,
도로 따라 조금 걷다, 오른쪽 도로변 둔덕으로 오른다.
10시 24분, 절개지를 내려서서, 현암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오른쪽 시멘트 도로 입구에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걸려 있다. 10시26분, 시멘트도로 들어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멘트 도로는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는 벌거벗은 산 사면으로 오른다.
현암 삼거리
시멘트 도로
임도 따라 벌목지대로
벌목지대를 지나, 능선에 올라,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표지기들을 살피며, 등산로를 따르면 된다. 지도를 꺼내 볼 필요도 없다. 길이 좋기 때문인지,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가 않는다. 현암 삼거리까지 선두에 섰던, 이 회장만이 후미에서 천천히 따라오고 있다.
10시 38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10시 45분, 무덤이 있는 495m봉을 지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30분을 넘게 걸었더니, 덥게 느껴진다. 잠시 멈추어 서서, 조끼를 벗어 배낭에 챙기는데, 이 회장이 지나친다. 이어 물 수(水)가 새겨진 시멘트 말뚝이 박힌 봉우리를 지나고, 11시 6분, 통신시설과 정상석(549.2m) 있는 선도산에 오른다. 삼각점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넓은 임도 같은 등산로를 산책하듯 걷는다.
선도산 정상
선도산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11시 13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돌고,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봉우리를 지나며,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선두산을 본다. 비탈길을 내려선다. 왼쪽으로 울창한 낙엽송 단지가 펼쳐지고, 11시 29분, 다시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11시 36분 경, 작은 봉우리를 넘어,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리는데, 왼쪽 무덤 쪽으로도 길이 뚜렷하다. 그쪽으로 댓 걸음 들어서니, 시야가 확 트이며, 지나온 선도산과 지산리 마을, 그리고 가야할 선두산이 깨끗하게 보인다. 오늘 산행 중에 만난, 유일한 조망이다. 한 동안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이를 카메라에 담은 후,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완만한 비탈길을 달려 내린다.
등산로를 벗어나, 무덤가에서 본 선도산
지산리 방향의 조망
선두산
11시 39분, 돌무덤이 있는 십자로 안부를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젊은 대원 두 사람이, 사과를 깎으며, 쉬고 있다. "사과 한 쪽 드시고, 쉬었다 가시죠." 젊은이 한 사람이 친절하게 권한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내쳐 걷는다. 11시 57분,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11시 59분, 삼각점이 있는 선두산 정상에 오른다. 심산대장이 등산로 옆에 자리를 펼치고, 점심채비를 하고 있다. 햇볕은 따듯한데, 바람은 여전히 강하다. 재킷을 꺼내 입고, 바람을 등지고 앉아 식사를 한다.
선두산 정상
식사를 하는 동안, 이 회장도 지나가고, 한참 뒤에 젊은이 두 사람도 지나친다. 이제 심산대장과 함께 최후미로 쳐진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 후, 선두산까지, 약 7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2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에 올랐으니, 우리 두 사람의 걸음도 결코 늦은 걸음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그러니, 최후미로 쳐졌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12시 23분, 배낭을 챙겨 메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어댄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 비포장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다가, 12시 32분,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 능선에서 무덤을 만난다. 무덤가에서 뒤돌아, 지나온 선두산을 바라보니, 정상부분이 뾰족하다.
무덤가에서 뒤돌아 본 선두산
참나무 숲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가 오르내린다.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 벌목된 텅 빈 사면 너머로, 한계리 마을을 본다. 이어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2시 53분, 백족산 갈림길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 가덕면과의 면계(面界)를 버리고, 낭성면으로 들어선다.
백족산 능선 갈림봉, 좌
12시 58분, 다시 470m 정도 높이의 봉우리에 올라,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걷는다. 등산로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3~4분 동안 걸어 내린 후, 앞서 가던 심산대장이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는 다며 멈춰 선다. 지도를 꺼내고, 나침반을 보니, 아뿔싸 !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동쪽인데, 이 길은 북쪽으로 향하고 있지 않은가?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오른다. 4분 후, 왼쪽, 임도처럼 넓은 등산로 초입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조금 전, 봉우리를 지나 직진하면서, 오른쪽 90도 방향으로, 안쪽에 붙어 있는 이 표지기들을 못보고 지나친 것이다. 덕분에 약 8분동안, 알바를 한 것이다.
엉뚱한 곳에서 알바를 한 후 제 자리를 찾아들고
낙엽이 깔린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무덤이 보이고, 등산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더니,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호정리 방향이 조망된다. 1시 16분, 임도 같은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 숲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른다. 1시 25분, 고도 380m 정도의 능선 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오늘은 일기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호정리 방향의 조망
1시 32분, 자갈이 깔린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에 묘가 보이는 곳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무덤 2기가 누워있는 오르막길로 향한다. 이어 울창한 낙엽송 숲을 걷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1시 45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돌고, 1시 49분, 커다란 쌍 무덤을 지나, 1시 52분, 삼각점이 있는 483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마모가 심해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무덤 2기 쪽으로 오르는 등산로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 낙엽송길
483m봉의 삼각점
1시 57분,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비탈길을 내려서면서, 왼쪽으로 마을을 본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할 수 없이 잠시 멈춰 서서, 배낭커버를 씌운다. 2시 11분,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서는 데, 바람이 돌풍으로 변하고, 빗방울은 우박으로 변하여, 아프게 얼굴을 때린다. 안부로 내려 설 수로 바람은 더욱 강해져, 몸의 균형을 잡기조차 힘들 정도다.
하산하면서 본 왼쪽 조망
힘들게 안부를 지나니, 다행히 앞의 봉우리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봉우리가 바람을 막아 주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뒤돌아 우박이 쏟아지는 사면 우회길을 카메라에 담는다. 봉우리를 우회하여,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능선길을 달려 내린다. 전면에서 차량들이 통행하는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강풍과 우박이 쏟아지는 사면 우회길
2시 27분, 능선 끝 지점에서 관정 2리를 굽어보고, 왼쪽 비탈길을 달려, 2시 30분, 머구미 고개에 내려선다. 안부에서 그렇게 사납게 얼굴을 때리던 우박은 이곳에서는 함박눈으로 변했다. 왼쪽으로 SK 주유소 옆에 정차한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머구미 고개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길 건너 헛간에 마련된 음식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자, 3시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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