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질 하는 네팔 여인들


노인은 돗자리를 짠다.

 

2012년 4월 9일(월)
오늘은 라마호텔에서 툴루 사브르(Thulo Syaphru, 2350m)까지 약 11Km를 이동한다. 대구 팀과 작별을 하고. 8시 정각,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하여 천천히 계곡을 따라 내린다. 20분 만에 림체에 도착하여 ‘가네쉬 뷰’ 롯지 앞에 서지만, 계곡 건너편 절벽 뒤는 아침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림체의 가네쉬 뷰 롯지

 

다시 강을 따라 내려선다. 저 앞에 천천히 이동하는 남녀 한 쌍이 보인다. 다가가 인사를 하며 지나치다보니 한국인이다. 정성민씨 남매다. 카트만두에서 근무하는 오빠를 방문한 여동생을 위해, 오빠가 시간을 내어, 랑탕계곡 트레킹에 함께 나왔다고 한다. 반가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다, 하지만 갈 길이 먼 우리들이 곧 앞서 나간다.

남매가 함께 하는 랑탕계곡 트레킹

 

현수교로 랑탕 강을 건너고, 30분 후에, 뱀부에 도착한다. 마을 이름과 걸맞게 강가에는 대나무들이 무성하다. 뱀부에서 차를 마시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강을 따라 내려선다. 가이드 파상이 계곡 건너편 암벽을 가리키며 ‘산청’이라고 알려준다.

뱀부

 

히말라야 산청은 약효가 탁월한 귀중품으로 옛날에는 왕궁에서만 사용하고 일반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3,000m~4,000m 오지 암벽의 벌집에서 목숨을 걸고 채취하는 꿀이라고 한다. 11시경, 빠이로(Pairo, 1740)에 도착하여 점심을 주문한다. 이곳부터 오늘의 목적지인 툴루사브루까지는 식사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산청

 

락시를 홀짝이며 점심준비가 되기를 기다린다. 랑탕 강이 내려다보이고, 건너편 멀리 툴루사브루 마을과 그 뒤로 고사인쿤드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바라다 보인다. 식탁에 내려놓은 내 카메라를 보더니, 어린 포터가 사진을 찍어 달라는 몸짓을 한다. 커다란 짐을 메고 우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움직이던 소년이다.

 랑탕 강과 툴루사브루 마을, 그 뒤로 고사인쿤드로 이어지는 능선

당겨 찍은 툴루사브루 마을

소년 포터

 

한 시간 정도의 휴식과 점심을 끝내고 빠이로를 출발하여, 10여분 쯤 지나, 랑탕 강 바닥까지 내려섰다,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 찻집이 있다는 우잠(Ujam, 1970)으로 향한다. 랑탕 강으로 떨어지는 급경사 사면에 이리구불 저리구불 좁은 길이 이어지고, 길가에는 대나무가 무성하다. 이런 대나무 잎이 이곳에서 서식하는 판다 곰의 주요한 먹이거리라고 한다.

랑탕 강변까지 내려섰다 계단을 오른다.

뒤돌아 본 빠이로

울창한 대나무 숲 사이로 구불구불 가파르게 이어지는 길

 

빠이로를 떠나고 1시간 쯤 지나, 가파른 사면에 둥지틀 틀든 자리를 잡은 찻집에 도착한다. 옷감을 짜면서 혼자서 찻집을 지키고 있던 사우니가 우리들을 반긴다. 이제까지 네팔 여인들이 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그녀들의 표정은 항상 밝다.

찻집의 사우니

 

배낭을 벗어 놓고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이처럼 외딴 찻집이라, 무언가를 팔아주고 싶지만, 얼마 전에 점심과 차를 들고 출발한 터라, 마땅히 살 만한 것이 없다. 캔디를 몇 개 나누어주고 작별을 한다. 산허리를 한 굽이 넘어서자 저 아래 초페코라(Chopche Khola)계곡에 걸린 서스펜션 다리가 아득히 내려다보인다.

초페코라 계곡 건너편의 툴루사브루 마을

랑탕계곡 끝 샤브르베시 방향의 조망

뒤돌아 본 외딴 찻집

초페코라 계곡에 걸린 다리

 

빠이로에서 식사를 한 후, 우리들 보다 한발 앞서 출발한 포터 라사가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인다. 다리로 내려서다 길가에 소담하게 핀 랄리구라스를 당겨서 찍는다. 아름답다. 다리를 건너 가파른 돌계단길을 오른다. 커다란 짐을 인 라사가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다.

당겨 찍은 랄리구라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고

 

2시가 조금 넘어, 툴루사브루 마을 초입에 들어선다. 꽤 큰 마을이다. 이제 랑탕계곡을 떠나 고사인쿤드 지역으로 들어선 셈이다. 마을을 통과하여 산 꼭대기에 자리 잡은 롯지를 향해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오른다. 이윽고 ‘툴루사브루/ 호텔 뷰 포이트’를 지나며,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가네쉬히말을 카메라에 담는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고

마을길

툴루사브루 호텔 뷰 포인트

가네쉬히말 방향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서양인이 혼자서 힘들게 계단을 오르고 있다. 2미터 이상 떨어져 뒤를 따르는데도 숨소리가 거칠게 들려온다. 혹시 심장에 무리가 생기는 건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 몸으로 이분은 왜 이처럼 힘든 길을 걷는 걸까?" 아마도 도전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일 게다. 길이 왼쪽으로 크게 꺾이는 지점에서, 숨을 돌리고 있는 사이에, “나마스떼!”, 인사를 하고 지나쳐도 숨이 가빠 대답을 못한다. 눈앞에 롯지 촌이 다가온다.

롯지 촌

 

3시가 거의 다 되어 산꼭대기에 있는 호텔 라마에 도착하여, 급히 옥상에 올라, 주위 조망을 살피지만 구름이 많이 끼어 좋은 그림은 얻지 못한다. 라마 호텔은 벽돌로 제대로 지은 건물이다. 방안에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있어 편리하다.

호텔 라마

 

북서쪽 샤브로 부시 방향, 오른쪽이 우리가 올랐던 능선이다.

랑탕방향의 조망

 

롯지들이 밀집되어 있는 것에 비해 트래커들이 많지 않아 커다란 3층 건물, 호텔 라마에 투숙객은 우리들뿐이다. 밀린 밧데리 충전을 하면서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공연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2012. 6. 1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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