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폭포
경북 포항시 송라면(松羅面) ·죽장면(竹長面) 및 영덕군 남정면(南亭面) 경계에 있는 내연산 (710m)산은 낙동정맥이 울진의 통고산, 영덕의 백암산, 청송의 왕거암(주왕산의 모산)을 거쳐 내려오다가 잠시 동쪽으로 가지 뻗어나간 산줄기가 동해안 옆에서 솟구친 산이다.
내연산은 바위 하나 볼 수 없는 육산으로 주능선은 밋밋하지만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계곡미가 빼어난데다 무려 12개의 폭포가 이어져 절경을 뽐낸다. 이 골짜기를 내연산 12폭포골 또는 보경사계곡이라 한다. 십리가 넘는 보경사계곡은 관음폭포, 연산폭포, 잠룡폭포 등 크고 작은 수많은 소와 협암, 기와대,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 등의 기암절벽이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내연산 주봉으로는 삼지봉을 꼽는다. 이는 최정상인 향로봉에 비해 220m나 낮지만, 삼지봉이 문수봉, 향로봉, 북동대산의 세 곳으로 갈리는 중심축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산림청에서는 경북 8경의 중의 하나로 꼽히는 보경사계곡의 경관이 수려하고, 원진국사사리탑(보물 제430호)과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가 보존된 보경사(寶鏡寺) 등이 있어,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점 등을 고려하여 내연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선정한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보경사 성지순례 안내
2010년 8월 8일(일)
늘푸른 산악회를 따라 포항의 내연산을 간다. 어제가 입추, 오늘이 말복이니 전국적으로 한창 기승을 부리는 폭염도 서서히 꼬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이다. 이동거리가 멀어 6시 50분 경, 천호역을 출발한 산악회버스가 경유지를 모두 거치자, 한여름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황이다. 내연산이 그 만큼 잘 알려지고,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버스는 두 군데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을 뿐,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쉬지 않고 달려 11시 45분 경, 들머리로 이어지는 69번 지방도로에 도착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하옥리 계곡에 피서객들이 몰려, 단속요원들이 나와 지방도로에 버스진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반대장이 상황을 설명해도 도로변에 주차한 차들로 버스통행이 불가능 하여 어쩔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할 수 없이 당초, 월사동 향로교를 들머리로 하여 향로봉에 오르고 청하골를 거쳐 보경사로 하산한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버스는 보경사로 향한다.
12시 35분, 버스는 보경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너른 주차장에 승용차, 관광버스 등이 가득하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이 산행준비를 마치자. 12시 40분 경, 선두대장이 앞장서고, 대원들이 뒤를 따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코스는『보경사-문수봉-내연산-거무나리골-청하골-보경사』로 귀경시간을 고려한 산악회는 대원들에게 6시까지 하산을 하라고 당부한다.
보경사 입구
산행코스
불볕이 무자비하게 쏟아져 내린다. 목덜미가 뜨겁다. 전형적인 유원지 식당가를 따라 오르고, 내연산 군립공원 안내소, 보경사 일주문을 지나, 절 경내로 들어선다, 이어 길가에 보이는 보경사 성지순례 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해탈문을 통과한다. 12시 51분, 상생폭포 1.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며 보경사 계곡으로 들어선다.
안내소
일주문
이정표
12시 53분, 보현암 1.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시원하게 물이 흐르는 수로를 따라 계곡길을 오른다. 왼쪽 계곡에는 피서를 나온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어 나무계단을 올라, 1시 7분, 문수암 갈림길에서 계곡을 버리고 문수봉을 향해 산길로 들어선다. 고도계가 표시하는 고도는 약 230m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시야가 트이며 보경사 계곡의 폭포가 내려다보이고, 250도 방향으로 천령산 줄기가 흐른다.
이정표
맑은 물이 흐르는 수로
계곡의 피서객들
문수암 갈림길
보경사 계곡
천령산 줄기
1시 22분, 문수봉 1.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0분 후, 문수암 입구에서 오른쪽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정표는 문수봉까지의 남은 거리가 1Km라고 알려준다. 무더운 날씨에 가파른 오르막길이 힘겹다. 힘겨워 잠시 휴식을 취하는 대원의 모습이 자주 눈에 뜨이지만, 나는 레스트 스텝(Rest Step)으로 쉬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이정표
문수암 입구
1시 34분, 갈림길을 만나 왼쪽 길로 들어선다.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이다. 1시 53분, 등산객들이 쉬고 있는 고도 약 480m 정도의 너른 공터를 지나자, 등산로가 한결 부드럽고 평탄하게 변하며, 울창한 송림으로 이어진다. 삼지봉 주능선이 멀지 않은 모양이다. 2시, 이정표가 있는 신작로처럼 넓은 주능선에 이른다. 보경사 오른쪽에서 오르는 등산로인 모양이다. 계곡으로 들어서지 않고 처음부터 이 길을 택했더라면 힘도 덜 들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터
송림
주능선의 이정표
신작로처럼 넓은 주 능선길
길이 좋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이어 갈림길을 만나지만 그림에서처럼 표지기들이 길안내를 잘 해준다. 2시 7분, 이정표가 있는 문수봉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문수봉을 들르지 않고 바로 삼지봉으로 향하게 된다. 오른쪽 오르막길로 접어들어 문수봉으로 향한다.
갈림길의 표지기들
오른쪽 문수봉으로
2시 17분, 헬기장이 있는 문수봉 정상(622m)에 오른다. 정상석과 이정표가 보인다. 정상을 벗어난 그늘에서 선두그룹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는 10시경에 버스에서 산악회가 준 김밥으로 식사를 했음으로 삼지봉에서 간식을 할 생각으로 앞서 나간다. 여전히 참나무 숲 사이로 신작로 같이 넓은 산책길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잘게 부서진 낙엽이 등산로를 덮어 발밑 감촉이 푹신하다. 2시 28분, 이정표가 있는 수리더미코스 갈림길을, 그리고 1분 후 은폭포 갈림길을 지난다.
문수봉
정상석
이정표
산책로
수리더미코스 갈림길
2시 32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등산로는 능선을 좌, 우로 우회하며 부드럽게 이어진다. 2시 35분, 삼지봉 1.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9분 후, 거무나리코스 갈림길을 지난다. 2시 54분, 동대산 갈림길에서, 내연산 삼지봉의 안내문을 카메라에 담고 멋진 송림 숲을 걸어올라, 3시 정각에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는 삼지봉에 이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20분이 지난 시각이다. 주위의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거무나리코스 갈림길 이정표
내연산 삼지봉 안내문
정상석
이정표
6시까지 하산을 하라했으니 오늘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모두 5시간 20분 정도다. 2시간 정도 더 여유가 있으면, 삼지봉에서 2.6Km 떨어진 향로봉에 오르고, 고메이등을 지나 청하골로 내려서서 보경사로 하산하는 정통코스를 밟은 수 있겠는데 아쉽지만, 오늘은 향로봉을 포기하고, 가무나리계곡을 지나, 청하골로 내려서는 수밖에 없겠다. 3시 25분,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며 하산을 시작한다. 약 8분쯤 지나 물 없는 계곡 상류에 이른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거친 골짜기다. 하지만 등산로는 뚜렷하고 간간이 표지기들이 길을 알려준다.
거무나리골 1
거무나리골 2
3시 55분, 물이 흐르는 계곡에 내려서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땀을 씻어 낸 후 다시 계곡을 따라 내린다. 이제까지 계곡을 따라 서남쪽으로 이어지던 등산로가 왼쪽으로 크게 방향을 바꾸어 남쪽으로 향하면서 계곡과 멀어지며 희미한 사면길로 이어지더니, 오른쪽 주능선에서 내려서는 뚜렷한 등산로와 만나고,. 4시 16분, 삼지봉 3.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청하골로 내려선다. 북호 1폭과 은폭의 중간 지점이다.
이정표
청하골
유명한 청하골이지만 생각보다 수량이 많지 않아 다소 실망스런 느낌이다. 시간에 쫓겨 계곡물에 발 한번 담가보지 못하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오르내린다. 계곡물이 깊지 않아 아쿠아 슈즈를 가져왔으면 물속을 첨벙거리며 계곡을 따라 내릴 수가 있겠는데 아쉽다. 4시 22분, 출렁교를 지나고, 13분 후, 안내판이 있는 은폭포에 이르지만 등산로에서는 폭포가 보이질 않는다. 잠시 계곡으로 내려서서, 은폭포를 카메라에 담고, 아직도 4.2Km나 남은 보경사를 향해 하산을 서두른다.
출렁다리
출렁다리에서 본 계곡, 물이 많지 않아 실망이다.
은폭포 안내판
은폭포
4시 48분, 보경사 3.0Km(1시간 40분)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0분 후, 보경계곡의 트래드 마크 격인 연산폭포에 이른다. 가히 천하의 절경이다. 하지만 갈 길이 바쁘다. 내년 여름 쯤 밤차로 포항에 내려와 일박을 한 후, 새벽에 시내버스로 보경사에 도착, 10시간 정도 넉넉하게 시간을 할애하여, 우선 능선을 따라 향로봉에 오르고, 고메이등을 거쳐 계곡에 내려서서, 물속을 첨벙대며 더위를 잊고, 멋진 계곡미를 감상해야겠다.
연산폭포
계곡에 직립한 멋진 암벽을 바라보며 계곡길을 빠르게 걷는다. 5시 7분,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보현암에 잠시 들러 감로수로 목을 축이고, 멋진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시 뛰듯이 달린다. 5시 17분, 상생폭포를 지나고, 7분 후 보경사 0.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문수암 갈림길을 지난다. 이대로 내려서면 20분 후면 주차장에 도착하겠지만, 바지까지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라 도저히 그냥 내려설 수가 없다.
계곡에 직립한 암벽
계곡과 피서객
상생폭포
계곡으로 내려서서 바위 뒤 으슥한 곳을 찾아들어 알탕으로 온몸의 땀을 씻어내고 말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니 20여분이 후딱 지난다. 5시 56분, 경내도 둘러보지 못한 채 보경사를 지나고, 이어 눈에 뜨이는 슈퍼에서 들러, 캔 맥주를 사 마시며 걷는다. 버스에 도착하니 6시 10분이다.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자리로 끼어든다.
보경사는 둘러보지도 못하고 통과
이윽고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 40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차량이 밀려 고속도로로 진입하는데 만 1시간이 걸리고, 기사양반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11시 30분이 넘어 서울에 도착한다. 지하철은 이미 끊긴 시간이다. 과연 포항이 멀기는 멀다.
(201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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