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불암 마애석불 (펌),
경주시내에서 남쪽으로 바라보이는 산이 금오봉(471m)이고 그 남쪽에 솟은 산이 고위봉(495m)이다. 남산은 이 두개의 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와 40여 개의 계곡을 통틀어서 말한다. 남북으로 뻗은 약 8km의 능선에, 폭이 4km인 이산에는 불상 80여 개, 탑 60여 기, 절터 110여 개소가 있어,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유물유적의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남산에는 미륵골(보리사) 석불좌상, 용장사터 삼층석탑, 칠불암 마애석불을 비롯한 12개의 보물, 포석정터, 나정과 삼릉을 비롯한 12개의 사적, 삼릉골 마애관음보살상, 입골석불, 약수골 마애입상을 비롯한 9개의 지방 유형문화재와 1개의 중요 민속자료가 있다.
유적뿐만 아니라 남산은 자연경관도 뛰어나다. 변화무쌍한 많은 계곡이 있고 기암괴석들이 만물상을 이루며, 등산객의 발길만큼이나 수많은 등산로가 있다. 남산을 일등으로 꼽는 사람들은 "남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곧, 자연의 아름다움에다 신라의 오랜 역사, 신라인의 미의식과 종교의식이 예술로서 승화된 곳이 바로 남산인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남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2월 9일(화)
뉴가자 산악회를 따라 남산을 간다. 6시 40분 경, 천호역 6번 출구, 국민은행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어제는 비가 오고, 오늘은 흐린 후,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밤 늦게 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믿고, 우중 산행준비를 하지 않아 은근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예상 강수량이 5미리 정도라고 했으니 비가 오더라도 많이 젖지는 않겠다며 애써 걱정을 털어버린다.
개념도(펌)
6시 55분 경, 버스에 오른다. 40인승 버스에 빈자리가 거의 없다. 32번 자리를 찾아가 앉는다. 40인승이라 앞자리와의 간격이 넓어서 좋다. 뉴가자 산악회는 동호인 모임의 비영리단체라고 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회원들 편의를 우선하다보니 40인승 버스를 운영하는 모양이다. 항상 빈자리가 많은데도 비좁은 45인승 버스를 고집하는 안내전문 산악회들과 대조가 되는 좋은 점이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 두 곳을 통과하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도 좌석이 모두 차고, 몇몇 회원들은 통로에 접의자를 펴고 앉는다. 뉴가자 산악회에의 참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참여했을 때도 회장이 좌석이 모자라 통로에 앉아 가더니, 오늘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려는 안내전문 산악회에는 손님이 없어 울상인데, 비영리 동호인 모임에는 사람들이 넘친다.
버스는 9시 10분 경, 대원들의 용무를 위해 선산휴게소에 잠시 멈춘다. 서울을 출발하여 2시간 만에 선산까지 왔으니 무척 빠르다. 이곳에도 비가 내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전국에 걸쳐 꽤 많은 비가 내렸다고한다. 15분 후 버스는 다시 출발하고, 선두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우중산행을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다. 오늘 새벽의 예보에 의하면 경주에는 오후 3시가 넘어 비가 온다고 했으나, 지금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우중산행이 불가피할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버스는 10시 45분, 산행들머리인 용장1리, 천우사 입구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진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배낭 밑에 항상 넣고 다니던, 1회용 우비를 꺼내 입은 후, 10시 52분, 도로를 건너 ‘김종대 ART 공방’ 표지목이 있는 길로 들어서서, 개울을 따라 오른다. 우산을 든 사람, 제대로 된 우비를 입은 사람, 나처럼 1회용을 걸친 사람, 등 우중산행 채비가 다양하다.
용장 1리, 천우사 입구
김종대 ART 공방 표지목
10시 55분, ‘남산지기’ 식당을 지나고,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용장골 입구에서 직진하여 도로를 따라 오른다. 11시 6분, 천우사 직전,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는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진다. 이정도의 비라면, 1회용 우비도 쓸 만 하겠고, 산행에도 큰 지장은 없겠다. 등산로는 계곡을 건너 능선으로 이어진다.
남산지기 식당
용장골 입구 이정표
등산로 진입
11시 9분, 위험구간 안내판을 지나고, 이어 암릉길로 들어선다. 11시 17분, 첫 번째 전망바위에 올라 비구름 사이로 천우사를 내려다보고, 북쪽의 수묵화와 같은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니다. 암릉길은 더욱 가팔라지고 빗물에 젖은 바위가 번들거린다. 하지만 심하게 미끄럽지는 않다. 11시 28분, 추락주의 표시가 있는 암봉을 넘고, 2분 후, 두 번째 전망바위에서 북쪽 방향으로 금오봉으로 짐작되는 산세를 보고, 남서쪽으로 암봉을 바라본다.
위험구간 안내판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천우사
북쪽 조망
험해지는 암릉길
가야할 암릉
암봉을 넘고
북쪽 산세
가야할 방향의 암봉
첫 번째 암릉구간을 지나, 소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약 5분 후,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가파른 암봉을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11시 39분, 로프가 드리워진 슬랩구간을 올라 좁은 암릉길을 걷는다. 운무가 짙게 내려 시야를 가린다.
첫 번째 암릉구간을 지나, 소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걷고
두 번째 암릉구간을 오르는 대원들
로프가 걸린 슬랩
암릉에 오른 대원들
뒤돌아 본 좁은 암릉길, 운무가 짙어진다.
좁은 암릉길을 지나 잠시 흙길로 내려섰다, 로프가 걸려있는 암벽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우회로도 보인다. 여자대원 몇몇이 오른쪽 우회로로 들어서지만, 대부분의 대원들은 로프를 잡고 바로 암벽으로 오른다. 암벽을 오르면 등산로는 잠시 바위사면을 타고 이어진다. 운무가 걷히고, 비는 소강상태다. 나뭇가지에 달린 빗방울에서 봄을 느끼며, 가야할 능선과 고위봉을 망연히 바라본다.
암벽구간
바위사면을 걷고
가야할 능선과 고위봉
이번에는 로프에 매달려 암벽을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다시 로프가 걸린 암릉을 오른다. 12시 11분, ‘남산38번 119구조대’ 표지판이 있는 암봉에 올라 지나온 암릉을 바라보고, 가야할 능선과 운무에 가린 고위봉을 바라본다. 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12시 22분, 고위봉 정상에 오른다. 500m가 채 안 되는 봉우리이지만 고위봉까지 오르는 둘리능선은 제법 변화가 많고 스릴이 있는 코스다. 날씨가 좋으면 암릉을 걸으며 보는 조망이 빼어날 터인데 오늘은 비가 와서 아쉽다. 날씨가 좋은 봄이나 가을철에 다시 한 번 와야겠다.
암벽 내려설 차례를 기다리는 대원들
로프가 걸린 또 다른 암릉
남산 38번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과 고위봉
넓은 정상에는 삼각점, 정상석(494m), 등산로 안내판 등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서 봉화대로 향한다. 정상 아래에 있는 월성 이씨 묘를 지나고, 운무가 내린 소나무 숲의 부드러운 능선 길을 빠르게 걷는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고위봉 정상
정상석
운무가 내린 소나무 숲길
12시 35분, 백운재를 지나고, 2분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의 봉화대로 향한다. 9분 정도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성터의 흔적이 있는 봉화대다. 주위에 줄을 둘러 출입을 금하고 있다. 봉화대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고,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봉화대능선을 빠르게 달린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지만 보이는 것은 운무뿐이다.
백운재
봉화대
12시 54분, 대원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칠불암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에 표시된 칠불암까지의 거리는 380m다. 칠불암을 향해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선다. 한동안 내려섰는데도 암자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계곡은 저 아래로 멀다. 암릉에 별다른 표시도 없으니 얼마를 더 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잠시 망설이다 포기를 하고 왔던 길을 되오르다, 기왓장에 표시된 신선암 표시를 보고, 나무통로를 지나 신선암 터에 이르러 마애보살 반가상과 안내판을 본다. 이어 갈림길로 되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든다. 나중에 알고 보니 2m~3m 더 내려갔으면 칠불암에 이를 터인데 아쉽게 됐다.
칠불암 갈림길 이정표
칠불암 가다 뒤돌아 본 지나온 길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
1시 20분, 휴식을 마치고 산행을 속개한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등산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5미리 정도의 강우량으로는 이런 물웅덩이가 생길 리가 없지 않은가? 1시 50분, 도로로 내려서서, 삼화령과 용장골 안내판을 지나고, 2시 8분,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왼쪽 무덤 쪽으로 들어서서, 2시 13분, 많은 대원들이 정상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금오봉(468m)에 오른다. 넓은 정상에는 이정표, 삼각점, 그리고 ‘남산과 망산의 유래’ 안내판이 보인다.
등산로에 생긴 물웅덩이
삼화령 안내판
용장골 안내판
정상석
남산과 망산의 유래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계단을 통해 순환도로로 내려서서, 포석정으로 향한다. 2시 24분, 팔각정 터를 잠시 들러보고, 2시 31분, 상사바위를 지난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넓은 도로다. 산 속에 왜 이런 도로가 필요한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갈림길 마다 이정표가 있어, 포석정 방향을 확인하고, 빗속의 순환도로를 빠르게 달려 내린다.
나무계단을 내려서고
팔각정 터를 둘러본다.
상사바위
안내판
3시 14분, 순환도로를 벗어나, 포석정 주차장으로 나와, 잠시 포석정을 둘러보고 화장실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포석정
4시경,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자, 버스는 뒤풀이 장소인 신라 쌈밥집으로 향한다.
(2010.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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