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 :

호남정맥(8) : 추령-장군봉-신선봉-까치봉-백암산-곡두재

 

 

망해봉에서 본 장군봉(가장 왼쪽), 연자봉, 문필봉, 신선봉, 까치봉, 연지봉


전북 정읍시 남쪽에 자리 잡아, 순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내장산은 예로부터 조선8경의 하나로 이름이 나 있고,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서는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과 더불어 내장산을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고 있다. (내장산 홈 페이지에서)

 

서래봉에서 본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가장 왼쪽)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내장산(內藏山)은 최고봉인 신선봉(763m)을 비롯하여 장군봉(696m), 연자봉(675m), 까치봉(717m), 연지봉(671m), 망해봉(679m), 불출봉(622m), 서래봉(624m), 월영봉(427m) 등 9개의 봉우리가 동쪽을 향해 열려진 말발굽 모양을 하고 있다. 특이한 지형이다.

 

연지봉에서 본 망해봉(가장 왼쪽), 불출봉, 서래봉


산을 모르는 사람도 내장산은 안다고 한다. 내장산 단풍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내장산하면 단풍이고, 단풍하면 내장산이다. 내장산은 이런 명성이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풍으로만 유명해진 것이 섭하다. 봄의 철쭉과 벚꽃, 여름의 무성한 녹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9개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능선과 이 능선에 눈이 쌓였을 때의 절경을 많은 사람들이 몰라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산 이은상 선생의 아래의 노래가 내장산에게는 크나큰 위안이 된다.


내장산 골짜구니 돌례 위에,

불타는 가을단풍 자랑 말아라.

신성봉 등 너머로 눈 퍼붓는 날 .

바지림 푸른 숲 사이, 눈꽃이 더 좋구나.

 

망해봉에서 본 정읍시 방향(081)


2006년 1월 7일(토).

W산악회에서 내장산 산행을 한다고 한다. 산행코스를 보니 눈 덮인 내장산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W산악회는 준족들이 많이 모인다는 소리를 들은 터라, 내심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눈 덮인 내장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따라 나서기로 한다. 심산(深山) 대원에게 연락을 해 본다. 두 말없이 참여하겠다는 반응이다.


7시경, 추운 날씨에,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서초구청 앞에는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랜만에 심산 대원을 만난다. 못 만난 사이에 수염을 길렀다. 코 밑, 구레나룻, 그리고 턱밑에 반백의 수염이 듬성듬성 자랐다. 산을 좋아하더니, 용모도 도사 풍으로 바뀌고 있다. 보기가 좋다.


중간 경유지를 모두 지나고 나니, 버스는 거의 만원이다. 선두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저수지-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신선봉-문필봉-연자봉-내장사>>코스로, 내장산의 8개 봉우리를 주파한다. 4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는 코스이지만, 5시간 정도를 줄 터이니, 3시 30분 까지는 내장사 제 1주차장에 대기한 버스에 도착하라고 당부한다. 버스는 4시 경에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행을 하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대원들은 까치봉에서 탈출 하고, 완주를 하는 대원들은 하산할 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내장사 경내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라고 알려준다.


버스가 호남고속도로를 달린다. 전주를 지나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광이 온통 하얗다. 지난해 12월, 보름 가까이 내린 폭설의 흔적이다. 정읍을 지나, 내장산 인터체인지에서 버스는 지방도로로 내려선다. 차량 바퀴가 지나간 자리만 아스팔트가 보일뿐, 아직도 도로에는 눈이 가득하다. 왼쪽으로 보이는 내장저수지도 반 넘어 하얗게 눈이 덮여 있다.


10시 20분 경, 버스는 커다란 장승이길목을 지키는서래봉 매표소에 도착한다. 하얗게 눈이 쌓인 산을 배경으로 서래봉 매표소가 아름답고, 매표소 뒤로 보이는 서래봉이 험상궂다. 등산 안내도는 현 위치에서 서래봉 갈림길까지가 1Km이고, 그곳에서 서래봉 까지는 다시 1Km의 거리라고 알려 준다.

서래봉 매표소와 그 뒤 서래봉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20 서래봉 매표소 도착-10:30 산행시작-10:53 나무계단-11:15 서래봉 갈림길-11:39~43 서래봉 정상-12: 03 샘터-12:17 이정표<서래봉 1.5K, 불출봉 0.5K>-12:35 불출봉-13:25~35 망해봉-13:46 연지봉-14:14~14:30 까치봉, 중식-15:17 신선봉-15;32 갈림길-15:53 연자봉-16:15 케이블카 승강장-16:25 순환버스 정류장-16:39 내장산 매표소-16:50 버스>> 중식시간 15분을 포함하여, 총 6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10시 30분, 스패츠를 착용하고, 아이젠을 신는 등 설산 산행준비를 마치고, 대원들을 따라 매표소 뒤로 이어진 등산로로 들어선다. 등산로에는 눈이 깊게 쌓여있다. 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길자국을 따라 걷는다. "서걱 서걱", 얼은 눈이 밟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등산로는 작은 계곡으로 들어서고, 주위에 쌓인 눈은 더욱 깊어 보인다.


10시 53분 경, 나무계단을 오른다. 등산로는 가팔라지며, 아이젠을 신었는데도 얼어붙은 눈이 몹시 미끄럽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내장 저수지가 아름답고, 왼쪽으로 멀리 정읍시가 보인다. 이 아름다운 조망을 카메라에 담느라 잠시 뒤쳐진다. 11시 15분, 눈길에서 대원들 몇 사람이 쉬고 있는 서래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정표가 서 있다. <서래봉 매표소 1.2K, 서래봉 1K >, 불출봉은 직진이고, 서래봉은 왼쪽으로 굽어야 한다.  

내장 저수지


 

서래봉 갈림길 이정표


왼쪽으로 난 발자국을 따라 서래봉으로 향한다. 산 사면을 돌아서자, 급경사 오름길에 철 계단이 두 줄로 이어진다. 정체를 막기 위해, 오름길, 내림길을 따로 마련한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쪽 철 계단에는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발자국이 나 있는 계단을 오른다. 급경사에 촘촘히 이어진 계단에는 눈이 얼어붙어 있다. 뒤를 돌아보니 대원 두 사람이 따라 오르고 있다.  

서래봉 오르는 철 계단


철 계단은 층계참을 지나 왼쪽으로 굽어져 다시 길게 오른다. 마지막 계단 위에 올라서니, 왼쪽으로 거대한 암봉이 솟아 있고, 이번에는 철 계단이 그 암봉을 따라 급경사 아래로 이어진다. 아마도 눈이 없을 때에는 왼쪽 암봉으로 오르는 길도 있겠지만, 지금은 눈에 묻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파른 철 계단을 내려선다.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더 위험하다. 아이젠을 신은 발이 몹시 거추장스럽다.


철 계단을 내려서니 맞은쪽에서 산정 산악회 백두대간 종주 2차대 류주열 대장이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벌써 서래봉 정상을 다녀오는 길이다. 류 대장은 워낙 준족이라 아마 오늘 선두를 달리나 보다.


"정상에 대원들이 많이 있나요?"

 

"아니요, 아무도 없어요, 혼자 다녀오는 길이예요. 다른 대원들은 바로 불출봉으로 갔거든요. 정상까지는 500m 정도예요, 하지만 길이 험하니,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느낌이 이상하지만 내친걸음이라 류 대장과 헤어져 다시 서래봉으로 향한다. 또 철 계단이 이어진다. 이번 철 계단은 더욱 더 가파르고 좁다. 계단 바닥이 얼어붙은 눈으로 미끄럽다. 발끝으로 계단을 확실하게 딛고, 양팔로 계단 난간을 잡아끌며, 한 칸 한 칸씩 조심스럽게 오른다.


11시 39분 서래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탐방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자그마한 돌탑이 눈에 박혀 있다.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바람이 다소 거세게 불지만 맑은 하늘 아래, 시계도 좋아, 조망이 그만이다. 내장산 8개의 봉우리가 빙 둘러 한눈에 들어온다. 눈 아래로 억뱅이골이 유연하고, 까치봉에서 흐르는 능선이 힘차다. 북으로는 눈 싸인 저수지와 그 뒤로 나지막한 산을 넘어, 정읍시가 아득하다. 사진을 찍으며 조망을 즐긴다.  

서래봉 돌탑 

 

서래봉 탐방로 안내 

 

서래봉에서 본 북쪽능선, 불출봉과 망해봉

 

 

 

서래봉에서 본 까치봉(좌), 연지봉, 망해봉 그리고 먹뱅이골


이윽고 대원 두 사람이 올라온다. 바람이 심한 걸 보더니, 백련사 쪽으로 서둘러 내려간다. 우리 대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비로소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깨닫는다. 산의 도사들은 눈 쌓인 서래봉 길이 위험하고, 주어진 시간이 빠듯하여, 불출봉으로 직행을 했는데, 고지식한 나 혼자만이 서래봉을 오른 모양이다.


급해지는 마음을 다독거리며,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마음이 급하다고 서두르다가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 마음은 급해도 위험한 길을 천천히 내려선다. 나뭇가지에 걸렸는지 배낭 옆에 끼워둔 물통이 어름 위로 구르더니, 저 아래 골짜기로 사라져버린다.


다시 갈림길 이정표에 이르러, 불출봉으로 향한다. 12시 3분, 서래 약수터에 도착한다. 약수를 한 바가지 떠 시원스레 마시고 정신을 가다듬는다. 결국 신선봉을 다녀오느라 일행들 보다 약 45분 정도 뒤쳐진 꼴이 된 것이다. 뒤쳐진 것을 만회하려고, 완만한 경사를 서둘러 오르지만 눈길이라 속도가 나지를 않는다. 이윽고 능선에 오르고 정면으로 시야가 트인다. 바로 앞, 까치봉에서 떨어지는 능선이 마치 용트림하듯 웅장하고 그 왼쪽으로 신선봉이 젊잖다. 오른쪽으로는 눈 쌓인 불출봉이 가깝다.  

샘터 

 

까치봉 능선, 왼쪽이 신선봉 

 

불출봉


정읍에서 왔다는 젊은이와 함께 불출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을 걷는다. 칼날 능선길이다. 12시 17분 불출봉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서 가파른 철계단을 지나, 12시 35분 불출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불출봉 안내판이 서 있고,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서래봉에서 부터 지나온 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앞으로 가야할 망해봉과 연지봉이 가깝게 보인다. 정읍의 젊은이는 칠보산의 위치를 가르쳐주고, 장군봉 왼편으로 보이는 멋진 산이 백방산이라고 알려준다.

불출봉에서 본 동쪽 조망

뒤돌아 본 서래봉

불출봉에서 본 망해봉과 연지봉


젊은이는 이곳에서 식사를 할 눈치다. 시간이 있으면 같이 식사를 하고 싶지만, 지금 내 처지가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아쉽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볼출봉을 내려선다. 이곳에서 망해봉 까지의 거리는 약 1.6Km다. 앞에 두 개의 철 계단이 놓여있다. 왼쪽은 원적암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하는 쪽의 철 계단이 망해봉으로 이어진다.

가까이 본 망해봉

망해봉 오르다 뒤돌아 본 북쪽 능선


눈 쌓인 급경사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눈 사이로 가끔씩 산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마도 무성한 산죽밭을 지나는 모양이다. 망해봉은 말발굽의 북쪽능선, 가장 서쪽 끝에 솟아 있는 암봉이다. 고도가 높아지며, 발아래로 먹뱅이골이 웅장하고, 장군봉이 건너편에 버티고 있다. 얼음이 얼어붙은 미끄러운 암릉길을 올라 1시 25분 망해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탐방로 안내판과 망해봉 해설판이 세워져 있다. 발아래 정읍시가펼쳐 있고, 청명한 날에는 멀리 서해바다가 보인다 해서 망해봉(望海봉)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이다. 멀리 서쪽으로 입암산의 갓바위봉이 보인다.

망해봉에서 본 서쪽 조망, 갓바위봉과 방장산이 보인다.

망해봉에서 본 연지봉, 까치봉, 신선봉

망해봉에서 본 장군봉, 연자봉, 문필봉, 신선봉


바람이 거세게 분다. 점심식사를 해야 할 때이지만, 바람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주위를 조망하고 사진을 찍은 후 0,7Km 떨어진 연지봉을 향해 남쪽으로 향한다. 망해봉에서 내려 서는 길은 가파른 얼음길이다. 눈이 얼어붙어 빙판이 진 사면이 많다. 조심조심 200여 미터를 내려서서 안부에 이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먹뱅이골 1,0K, 내장사 2.7K> 하지만 이 골짜기는 휴식년제를 맞아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한다.


1시 46분 연지봉(連池峰)봉 정상에 오른다. 역시 탐방로 안내판과 연지봉 해설판이 서 있다. 서쪽에 있는 이 봉우리에 구름이 끼면 비가 오고, 이곳에서 발원한 물이 원적계곡과 금선계곡을 타고 합류하여 서래봉을 돌아 내장호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연지봉에서 바라보는 내장산 아홉 봉오리"라는 커다란 조감도가 눈길을 끈다.정상에서 서래봉에서 불출봉을 거쳐 망해봉으로 이어지는 북쪽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가까운 까치봉, 신선봉이 웅장하다.

내장산 9봉도

연지봉에서 본 망해봉

연지봉에서 본 서래봉

연지봉에서 본 까치봉


역시 바람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점심이 늦었지만, 그대로, 약0.9Km 떨어진 까치봉으로 향한다. 까치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2시 14분 경 까치봉 정상에 이른다. 탐방로 안내와 까치봉 해설판이 세워져 있다. 탐방로 안내판 아래에, 완주 코스와 탈출코스를 가르치는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놓여있다. 북쪽 사면을 막아 주는 나지막한 바람막이 아래에서, 눈 위에 깔개를 펴고, 점심 도시락을 푼다. 식사를 하는 중에 불출봉에서 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따라 오던 젊은 등산객 들이, 까치봉에 올라 주위를 조망하더니, 간식을 들며 쉬고 있다.

까치봉에서 본 신선봉

까치봉 해설판

까치봉에서 본 금선계곡


이윽고 이들은 까치봉 능선 쪽으로 하산을 한다. 평소보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챙겨 출발 준비를 완료한 나는 산악회 종이 표지판을 보고 잠시 망설인다. 지금이 2시 30분이다. 까치봉 능선을 타고, 서둘러 하산하면, 지정된 하산시간인 3시 30분을 조금 넘겨, 버스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신선봉을 눈앞에 두고, 2시 30분에 이곳에서 탈출을 하려니, 너무나 아쉽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두 눈 딱 감고, 1.5Km 떨어진 신선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까치봉을 내려선다. 눈앞에 작은 암봉이 막아선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능선위로 올라선다. 능선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고. 정면으로 신성봉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신선봉으로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 눈이 하얗게 쌓인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뒤 따르던 젊은이들이 까치봉 능선으로 하산 한 이후에는, 텅 빈 내장산 능선길을 호젓하게 홀로 걷는다.

신선봉 가는길

가까이 본 신선봉

신선봉 가는길


3시 17분 신선봉 정상에 오른다. 눈 쌓인 너른 공지 한 귀퉁이에 탐방로 안내판과 신선봉 해설판이 서 있다. 북쪽, 동쪽 그리고 서쪽 조망이 일품이다. 서둘러 사진을 찍고, 왼쪽 등산로를 따라 내리막길을 달린다. 3시 32분 신선봉에서 500m 떨어진 갈림길에 선다. 탐방로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다시 망설인다. 왼쪽 골짜기로 하산할 것인가? 아니면 연자봉을 오를 건가?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연자봉을 오르는 편이 오히려 빠르다는 계산을 한다.

신선봉에서 본 서래봉과 오른쪽 칠보산

갈림길 탐방로안내


서둘러 연자봉으로 향한다. 약 20분 후 이정표가 서 있는 능선 분기점을 지나, 연자봉 정상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는 역시 탐방로 안내판, 연자봉(燕子峰) 해설판이 서 있다. 제비의 보금자리에 해당하는 백련암을 마주 보는 봉우리이기 때문에, 연자봉이라 부른다는 이야기이다.

연자봉에서 본 북쪽, 서쪽 능선 (서래봉,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


주위 사진을 찍고, 능선 분기지점으로 되돌아와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길을 달린다. 능선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 곳곳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바쁜 걸음을 더디게 한다. 4시 15분 경,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한다. 마침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곳에서 전화를 빌어, 산악대장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가 꺼져 있어 통화에 실패한다.


케이블카 직원 이야기로는, 3시 20분 경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고 한다. 아마도 완주한 선두그룹인 모양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중간에 탈출을 하지 않고, 완주를 한 이들 선두그룹이 버스에 도착한 시간은 3시 50분경이라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고, 경내 순환버스를 이용하여, 4시 39분에 겨우 내장산 매표소를 빠져 나온다. 서둘러 버스가 서 있는 제 1 주차장으로 달린다. 주차장이 가까워진다. 왼쪽으로 산악회의 붉은 버스가 보이고, 기다리던 류주열 대장이 반갑게 마주 달려온다. 서래봉 험한 길에서 혹시 다친 건 아닌가 하고, 몹시 걱정을 했다고 한다. 버스에 오르니 4시 50분이다. 버스는 바로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많은 대원들이 까치봉 능선으로 탈출하여, 약 20분~30분 전에 모두 하산했다고 한다.

케이블카에서 찍은 서래봉

내장산 매표소


병술년 새해, 첫 산행에서 최후미로 하산하여, 민폐를 끼친다. 금년에는 보다 신중하게 산악회를 선택하고, 더욱 조심스럽게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06. 1. 8.)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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