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서부역

 

티베트가 중국에 병합되지 않고, 독립된 국가로 남아 있다면 문호를 개방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받아 들였을까? 아니면 은둔 왕국으로 계속 남아 있었을까? 만약 문호를 개방하고 외국인들을 받아 들였다면 티베트는 지금의 네팔처럼 전 세계 트레커들의 천국이 됐을 것이다.

 

라싸로 가기 위해 2013년 6월 4일 김포공항에서 북경 행 중국남방항공기에 오른다. 기종은 에어버스. 한국 스튜어디스도 타고 있고, 서비스, 기내식 모두 훌륭하다. 국제선 항공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80년도 말 처음 중국 비행기를 탔을 때는 기종이 맥도날드 더글라스(지금은 보잉사에 흡수되어 없어졌다)인데 안전벨트도 떨어져 나가 없어서, 착륙할 때, 의자 손잡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버틴 적이 있었다. 25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김포공항에서 중국남방항공기에 오르고

 

정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순항을 하다. 북경이 아닌, 대련에 착륙한다. 북경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돌풍으로 비행기가 착륙할 수가 없어, 잠시 대련에 내렸다 북경 날씨가 호전되면 다시 이륙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대련에서 한 시간쯤 대기했던 비행기는 다시 이륙하여 북경에 도착한다.

 

비행기 도착이 늦어져 혹시 못 오시는 것은 아닌가? 하고 무척 걱정을 했다는 현지 가이드 아가씨는 우리들을 ‘예원’이라는 식당으로 안내하여 저녁식사를 하게 한 후, 퇴근시간이라 차가 많이 밀릴 것을 걱정하며, 서둘러 북경서역으로 출발한다.

 예원 식당

 

6시 40분 경 북경서역에 도착하여 기차표를 받고 부근 편의점에서 마실 물 등을 산 후, 인파로 붐비는 역 구내로 들어선다. 여러 차례 티베트여행 경험이 있는 불목하니님이 줄을 서서 승차를 하려면 한도 끝도 없이 기다려야하니, 1인당 10위안씩 내서, 안내인에게 수수료로 주고, 빠른 길로 들어가자고 제안한다. 덕분에 7시 20분경에 승차를 완료하고, 기차는 8시 8분에 정확하게 출발한다.

 북경 서부역

 

 역 건너편의 종유 센추리 그랜드 호텔

 

 역구내

 

북경에서 라싸까지는 4,064Km이다. 이 중에서 칭하이(靑海)성의 성도 시닝(西寧)과 시짱(西藏)자치구의 라싸(拉薩)간의 1,956Km의 구간이 ‘칭짱열차’구간으로, 2006년 7월1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개통됐다. 칭짱열차는 ‘하늘 길을 달리는 열차’라고도 불린다. 구간 평균고도가 4,500m에 이르고, 가장 높은 곳은 탕구라산 역으로 5,073m에 달한다.

칭짱열차 구간 고도표(펌)

 

‘하늘 길을 달리는 열차’로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 철도의 개설목적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강제로 통합한 티베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지배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티베트 지역으로 뻗은 G318국도와 G219국도의 서부지역 포장률이 해마다 높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하는 짓이 1910년 한일 합방 후, 일본 놈들이 한반도에서 했던 짓과 똑 같다. 철도를 놓고, 도로를 뚫는다. 그리고 이런 철도와 도로가 마치 조선민족을 위해 놓은 것처럼, 패전 후에는, “조선을 공짜로 먹은 것이 아니다.”라는 망발을 하지 않는가?

 

미국 켈리포니아주의 GDP규모는 프랑스 다음으로 세계 6위라고 한다. 켈리포니아주의 대부분은 본래 멕시코 땅이었으나, 전쟁에 져서 빼앗기고, 돈을 받고 팔기도하여, 지금의 미국 땅이 돼 버린 것이다. 켈리포니아주의 경제가치가 날이 갈수록 커지자, 멕시코 정부는 끈질기게 미국에게 전쟁에서 잃은 땅의 반환을 요구하는 한편, 유엔에 제소하는 등 세계여론의 지원을 호소한다.

 

귀찮아진 미국이 한 가지 꾀를 내어 멕시코 정부에 제안을 한다. “좋다. 반환해 주겠다. 하지만 그 동안 그 땅에 투자한 돈은 돌려받아야 하지 않겠나? 다른 것은 다 포기 하더라도 고속도로 건설비만은 반드시 되돌려 받아야 하겠다.” 이 제안을 받은 멕시코 정부는 뛸 듯이 기뻐하며 고속도로 건설비를 계산해 본다. 그 결과는 멕시코 전체를 두 번 팔아도 모자라는 액수였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에 나옴직한 이야기이지만,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그만큼 중요하고,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야기 일 것이다.

 

중국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라싸와 티베트 제2의 도시인 시가체 간의 철도 공사를 목하 진행하고 있다.

 

북경에서 라싸까지 구간을 4인실 표를 구해 달린다. ‘라사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을 때, 신속히 진압군을 수송하기 위해 건설한 철도’라고 티베트 사람들이 우려했던 슬픈 사연이 있는 칭짱열차를 타고 보니, 심사가 매우 복잡하다.

 

칭짱열차의 운영 상황은 양호한 편이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 접근하고, 열차에 산소조절 장치가 있어 4000m~5000m의 고지를 달려도 고소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열차의 운행속도도 적당하여 기차의 흔들림도 심하지 않다.

 

비교적 싼 가격으로 식당을 이용할 수 있고, 화장실 사용에도 큰 불편이 없다. 아침 해뜨기 전과 저녁 해질 무렵에 복도로 나와 수시로 변하는 차창 밖의 풍광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고, 지루한 오후시간에는 식당차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창밖을 구경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풍력발전기

 

 서녕(2295m)에 도착. 여기서부터 하늘 길 열차다

 

 청해호 부근(3200m)을 지난다. 3000m가 넘는 고지에 이런 호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둠이 내리고 먼 산에 잔설이 보인다.

 

이른 아침,  고도가 높아지며 멀리 산이 보이고

 

 당고라산(5072m)부근을 지나고

 

 차나호 (4594m)

 

 念靑唐古拉峯(7162m)을 가까이 지난다.

 

기차는 출발 후 3일 째 되는 날(6얼 6일) 3시 40분에 라싸 역에 도착한다. 정확하게 43시간 32분이 걸렸다. 라싸 역에 내려서 받은 첫 인상은 역이 무지 크다는 점이다.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으려 하니, 무장한 군인이 못 찍게 한다. 세상에 공공장소인 역사(驛舍)의 사진도 못 찍게 하는 나라가 다 있다.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을 하다, 파라솔 아래에서 군이 둘이 경비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난다. “니먼 하오!” 라고 중국말로 인사를 하고, “Lhasa railroad station is very grand and beautiful! Wonderful!"이라고 추켜 줬더니, 이들도 ”Beautiful!“을 연발하며, 라싸 역 사진을 찍어도 제지하지 않는다.

 기차에서 내리고

 

 출찰구로 나온다.

 

 몰래 찍은 라사역

 

 당당하게 찍은 라사역

 

우리들은 버스에 올라, 라싸강을 건너, 종허국제관광구(Zhonghe Internatioal Tourist City)에 있는 拉薩河大酒店(Rhasa River Hotel)에 투숙한다. 방을 배정받고 샤워를 한 후, 시내 구경에 나선다.

 

라싸는 죠캉 사원을 중심으로 하는 구시가지와 중국의 지배 하에서 새롭게 건설된 구시가지 서쪽의 신시가지로 구성된다. 생각보다 큰 도시로 넓고, 깨끗한 현대적인 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단편적인 라싸의 모습을 담는다.

라사 지도

 

 포탈라궁에서 본 라사 1

 

 포탈라궁에서 본 사라 2

 

 錦珠東路

 

 林廓北路

 

 인파

 

 北京東路 1

 

 北京東路 2

 

高原之寶

 

 포탈라궁

 

 포탈라궁 광장

 

우리들은 고도적응을 위해 4일 동안 라싸에 머물면서, 포탈라궁, 노블랑카, 티베트박물관, 데뿡사원, 죠캉사원, 간덴사원, 그리고 남쵸를 둘러본다.

 

(2013. 7. 2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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