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 몬트(Puerto Montt)()

 

2020113()

야간버스는 쉬지 않고 달린다. 두 번째 타보는 야간버스다. 포장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보니 큰 요동도 없이 비교적 잔잔하게 움직인다. 게다가 등받이를 160도까지 젖힐 수 있어서 잠자리로도 큰 불편이 없다, 6시경 일출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시내로 진입하면서, 일관되게 비늘모양의 건축자재로 시공을 한 주택들을 눈여겨보는 사이 버스는 840분 경 터미널에 도착한다,

일출

 

 비늘 모양의 외벽

 

 

 버스 터미널 도착

 

푸에르토 몬트는 이색적인 칠레의 항구도시라고 한다. 1853년에 조성된 이 항구는 당시 칠레 대통령이었던 마누엘 몬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초기 독일 이주자들이 지은 건물이 많고, 팬 아메리카 고속도로와 주요 남북 철도의 종점이며, 남쪽으로 군도를 통해 푼타아레나스로 가는 해로의 종점이기도 하다. 국제공항이 한 군데 있다. 수목으로 뒤덮인 언덕, 협만, 호수, 눈 덮인 안데스 산맥 등과 어우러져 지진에도 불구하고 인기 있는 휴양지가 되었다. (이상 백과사전 자료 발췌)

 

이어 가까운 Hostal Pacifico로 이동, 아침 식사 후 자유 시간을 갖는다. 숙소에서 잠시 쉰 후 점심식사도 할 겸 수산시장을 찾아간다. 숙소에서 2Km 미만거리, 거리구경도 할 겸 걸어서 가기로 한다.

Hostal Pacifico

 

  팀장이 게시한 지도

 

수산시장 가는 길

 

 해변 길, 텐글로 섬 십자가가 보인다

 

 바닷가 아르마스 광장 쪽

 

 산책길

 

 앙헬모 항구

 

 수산시장 입구

 

시장 2층 식당에 자리를 잡고, 칠레의 전통 해산물 요리인 쿠란토(Curranto)를 주문하여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아래층 어시장을 둘러본 후, 항구 쪽으로 나와 텐글로 섬 가는 배를 찾는다.

   2층 식당

 

쿠란토 해산물, 감자, 고기 등을 쪄서 만든 음식, 전통방식은 뜨거운 돌 위에 재료를 올려놓고 흙을 덮어 익힌다고 했으나 식당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있겠나?

 

 

 

 

 

 항구

 

 뭍으로 나와 쉬고 있는 물개.

 

 항구 노천 음식점

 

 섬으로 가는 보트

 

 배에서 본 어시장과 2층 식당

 

이윽고 보트가 섬을 향해 출항한다. 10분도 채 안된 시각, 저 앞에 섬 선착장이 보인다. 섬에서 내려 정상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른다. 10여분 쯤 걸어 정상에 이른다. 소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고, 군데군데 노란 야생화들이 점박이처럼 박혀 있는 제법 운치가 있는 초원이 펼쳐져있다.

   출항, 뒤로 어시장이 보이고

 

 저 앞에 선착장이 보인다.

 

 정상가는 길

 

 정상 초원

 

 한유하게 풀을 뜯는 소

 

  십자가

 

 정상 전망대 표시

 

 정상에서 본 항구

 

 

섬 정상을 한 바퀴 둘러보고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앉아 망연히 바다를 바라보며 모처럼 한유한 시간을 보내고 선착장으로 되돌아와 배가 떠나기를 기다린다.

   동영상

 

 앙헬모 항구로 돌아가는 배는 만선이 될 때 까지 기다린다. 선가 500페소

 

3시경, 항구로 되돌아오니, 시간이 어정쩡하다. 숙소로 돌아가려니 시간이 너무 이르고, 또 다른 광광지 에르투 바라스를 방문하자니 시간이 부족할 듯해, 오늘의 동반자와 상의를 한 끝에, 항구에서 약 2,8Km 떨어진 아르마스 광장까지 바닷가를 끼고 걸어보기로 한다.

   오늘의 동반자

 

오늘의 동반자는 라는 외자 아이디를 쓰는 78년생 아가씨다. 우리 막내보다 3살이나 어린 아가씨인데 이번 남미여행에 참여하려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었다고한다. 20대 젊은이들과 어울리기도 어정쩡하고, 5~60대 중 늙은이들과도 맞지를 않는 모양이다. 덕분에 꽃다운 아가씨와 동반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해변가 전망대

 

서울에서 산다는 이 아가씨는 적극적인 성격에 호기심도 많은 점이 나와 비슷하다. 뜻밖에도 아가씨가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보았다며, 이어령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불행한 따님의 영향으로 종교에 귀의하고, 고령이신데도 여전히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고 감탄을 한다. 아마도 본인이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그 책이 감명 깊었던 모양이다.

   물가에 내려앉은 갈매기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이어령 씨의 저항의 문학을 읽은 적이 있고, 조선일보에서 시리즈로 다룬 이어령 씨와 작가 김동리 씨와 논쟁을 보고 20대 젊은이가 너무 건방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어령 씨를 직접 만난다.

 

국어시간,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잘 생긴 낮선 젊은 선생님이 들어서서, 칠판에 이어령이라고 자기 이름을 커다랗게 써 놓고, 자기 소개하려는 찰라, 교실 문이 바람에 덜컹 거리자, 선생님은 누가 온 줄 알고, 교실 문을 열어보지만,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러자 아이들이 발을 구르며 박장대소를 하는데, 선생님은 시치미를 뚝 떼고, 칠판에 烏飛梨落이라고 크게 써놓고는, 첫 수업에 들어와서, 자신이 다소 긴장했던 모양이라고 실토를 한다.

 

선생님의 당당한 모습과 순간적인 재치, 그리고 순수함이 돋보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아가씨는 자신이 낳기도 전의 이야기를 당사자에게 직접 듣게 되는 것이 무척 신기한 모양이다.

   앙헬모 항구 반대편 해안

 

아스마스 광장 부근의 해안까지 왔으나 해안에서 바로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지만, 인적이 드믄 해변에서 물어볼 사람도 없어, 단념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바쁠 것도 없는 여유로운 행보다. 과일 가게를 만나면 망고도 사먹고, 아이스크림 집도 그냥 지나지 않고 한동안 쉬었다간다. 4시가 넘어 숙소가 가까운 해변에 오니 시원한 물줄기가 하늘로 솟고 있다.

시원한 물줄기

 

숙소로 돌아가는 도중, 햄버거 집에 들러, 와인 한잔과 햄버거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다. 아가씨도 부드러운 햄버거가 생각보다 무척 맛이 있다고 좋아한다. 사실 스페인이나 남미에서의 햄버거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햄버거와는 느낌이 다르다. 대학교수들도 점심으로 즐기는 편이라고 하고, 값도 제법 비싼 음식이다.

  햄버거.

 

 

(2020.5.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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