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정상에서 본 지나온 능선과 명지산

 

한북정맥에서 분기되는 8개의 지맥 중, 명성지맥과 명지지맥을 제외한 나머지 6개의 지맥은 그냥저냥 대강 둘러 본 셈이라, 위 두 지맥도 답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산 덩어리가 크다보니, 진입관계가 여의치 않아, 도상거리 20여 Km를 계속 걸어야하는 구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루어 오다, 그래도 중도 탈출로가 여럿 열려있는, 명지지맥 1구간에서 한차례 시도를 해 보기로 한다.

한북정맥 8지맥(펌)

 

2011년 10월 8일(토)
산행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8시 이전에 일동면 기산리 무리울 마을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 40분에 출발하는 일동 행 버스를 탄다.(요금 6,100원) 버스는 1시간 쯤 걸려, 7시 45분, 일동 터미널에 도착하고, 터미널 부근에서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에 올라, 7시 52분, 강씨봉 등산안내도가 있는 두리울 마을입구에 도착한다. (요금 5,000원 고정)

무리울 마을 입구의 강씨봉 등산안내도

 

한북정맥은 국망봉에서 오뚜기령을 지나 890m봉에서 머리를 서남방향으로 돌려 청계산, 운악산으로 이어가는데, 890m봉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가 동쪽으로 분기하여 귀목봉(1036m), 명지3봉(1199m), 연인산(1068m), 전패봉(1056m), 우정봉(906m), 깃대봉(909m), 매봉(929m), 대금산(706m) ,불기산(601m), 주발봉(489m), 호명산(632m)을 지나 청평대교 앞 삼거리 북한강에서 맥을 다한다. 도상거리 약58km인 이 산줄기를 명지지맥(明智枝脈)이라 부른다.(펌)

명지지맥(펌)

 

이 명지지맥이 분기하는 890m봉으로의 접근은 귀목버스 종점에서 장재울 계곡을 따라 오르는 방법과 일동에서 택시로 무리울 마을입구까지 이동하고, 그곳에서 임도를 따라 오뚜기고개에 오르는 길 뿐인데, 어느 길을 택해도 890m봉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리는 먼 길이라, 그래도 교통이 편한 무리울 마을입구를 택한 것이다.

 

등산안내도를 들여다보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7시 55분,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코스는 『무리울 마을입구-오뚜기고개-690m봉-귀목봉-귀목고개-명지3봉-애재비고개-연인산-우정봉-우정고개-국수당-버스종점』으로 마루금 13.2Km에 접근거리 6.7Km와 탈츨거리 2.4Km를 합한 총거리는 22.3Km에 달하는 긴 구간이다.

산행코스(펌)

 

이른 아침, 완만한 오르막 험한 임도를 천천히 오른다. 일동에서 택시로 이동할 때는 사방에 안개가 자욱하더니, 해가 오르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밝은 햇살아래에 펼쳐진 초가을 주위 풍광이 화사하다. 넓은 임도다. 아마도 소방도로 같은데 지난여름 폭우로 훼손이 심했던지, 이곳저곳 중장비 차량 바퀴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보수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여전히 돌 많고 거친 길이라 발걸음에 꽤나 신경이 쓰인다. 남쪽으로 향하던 임도가 동쪽으로 방향을 바뀌면서 시야가 트인다.

임도를 걸으며 본 북쪽 방향의 조망

300도 방향의 운해

한나무봉

 

거칠고 긴 임도를 꾸벅꾸벅 지루하게 걸어, 9시 32분, 한북정맥 마루금이 지나가는 오뚜기령에 이른다. 이정표와 커다란 돌 표지석이 있는 너른 공터다. 임도는 왼쪽으로 크게 휘어져내려 멀리 적목리 논남기로 이어지고, 한북정맥 마루금은 오른쪽 임도를 따르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890m봉에 오른 후 청계산으로 이어진다.

오뚜기령 돌표지석

이정표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 변 왼쪽으로 하늘을 향해 쭉쭉 벋은 낙엽송들이 아름답다. 9시 36분, 갈림길에서 왼쪽 방화선으로 들어서서, 능선 분기봉인 890m봉으로 향한다. 등산로는 동쪽을 향해 크게 오르내리는데, 뜻밖에 앞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건장하게 생긴 젊은 남녀가 커다란 배낭을 메고 올라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한북정맥을 하는 중이라며, 늙은이가 혼자서 명지지맥을 한다니까 놀라는 눈치다. 젊은이들과 헤어져, 2006년 11월, 한북정맥을 하면서 지났던 길을 역으로 오른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한북정맥의 긴 능선과 함께 귀목봉이 모습을 보인다.

아름다운 숲

한북정맥 능선과 귀목봉

890m봉이 저 앞에 보인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 위에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10시 20분 890m봉에 오른다. 산행 시작 후, 2시간 25분에 6.7Km를 걸어, 비로소 명지지맥 분기봉에 오른 것이다. 이정표와 정상 표지판, 생태보존지역 이라는 팻말이 보이고 벤치가 놓여있다. 이정표는 귀목봉까지의 거리가 1.1Km라고 알려준다.

이정표

 

정상 표지판

5시에 일어나 새벽밥을 먹었으니, 어느덧 5시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배는 고프지 않지만, 남은 긴 산행을 위해 간식을 들며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10시 35분, 눈앞에 보이는 귀목봉을 향해 출발한다. 잡목이 울창한 좁은 능선이 가파르게 떨어진다. 10시 57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를 지난다. 오른쪽으로도 뚜렷한 등산로가 보인다. 장재울 계곡 쪽에서 오르는 길이다.

890m 분기봉에서 본 귀목봉

능선 안부의 이정표

11시 11분, 잡목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래된 통나무 계단을 지나고, 이어 암릉에 설치한 나무계단을 올라, 11시 21분,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는귀목봉 정상(1,035.2m)에 선다. 정상에서 보는 남쪽 조망이 시원하다.

운치 있는 통나무 계단길

 

귀목봉 정상

남쪽 조망

170도 방향의 연인산

남서방향의 한북정맥과 청계산

11시 25분 경, 귀목봉을 내려서고, 이어 귀목봉 0.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가벼운 차림의 중년 남자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온다. 아마도 장재울 쪽에 사는 주민인 모양이다. 11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귀목고개로 내려선다. 널찍한 사거리 안부다. 왼쪽은 적목리, 오른쪽은 상판리로 이어지고, 명지산은 직진이다. 이정표는 명지산까지의 거리가 3.7Km라고 하지만, 능선이 분기되는 명지3봉까지의 거리는 1.8Km이다. 직진하여 명지3봉으로 향한다.

귀목고개 이정표 1

귀목고개 이정표 2

뒤돌아 본 귀목고개

이 길은 2009년 7월 상판리 귀목버스 종점에서 시작하여 명지산을 올랐을 때 걸었던 길이라 낮 설지가 않다. 바위들이 많은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암릉에는 통나무 계단을 설치 해 놓았다. 12시 24분, 귀목고개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명지3봉까지 1/3을 오른 셈이다. 12시 32분, 고도 1100m 정도의 전망바위에서 상판리를 굽어보고, 연인산을 바라본다.

통나무 계단길

전망바위와 그 뒤로 보이는 연인산

전망바위에서 굽어본 상판리와 멀리 운악산

전망바위를 지나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시 암릉으로 진입하다, 곱게 물든 단풍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1시, 두 번 째 전망바위에 올라 명지3봉과 연인산으로 뻗은 멋진 능선, 그리고 귀목봉을 조망한다. 1시 9분, 귀목고개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시 19분, 좁은 대문바위로 들어선다.

단풍 1

단풍 2

명지3봉

연인산으로 뻗은 멋진 능선

귀목봉

대문바위 1

대문바위 2

 

이제 명지3봉이 멀지 않다. 1시 27분, 협곡에 걸린 다리를 건너며, 단풍이 곱게 물든 명지3봉을 바라보고, 1시 32분, 이정표가 있는 명지3봉에 도착한다. 중년의 남자 한분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상판리에서 올라와 명지2봉에서 백둔리로 하산한다고 한다. 외로운 산꾼과 작별을 하고,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다리를 건너며 만산홍엽의 명지3봉을 보고

명지3봉 갈림길의 이정표

 

1시 35분,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을 바라보고, 애재비고개를 향해, 잡목을 헤치며, 가파른 방화로를 따라 내린다. 점심식사를 해야 하겠는데, 햇볕을 가려줄 나무도 없는 땡볕 능선이라 한동안 더 내려서다, 1시 43분, 길가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 벌써 6시간이 가까운데, 아직도 가야할 길이 11km 가까이 남았다. 천천히 걸어 힘든 줄은 모르겠는데, 해지기 전에 예정한 산행을 마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앞으로 1차 탈출은 애재비고개, 2차 탈출로는 연인산을 생각할 수 있으니, 진행하면서 상황을 판단키로 한다. 식사를 마치고, 2시 5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2시 8분, 명지산 2.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2시 37분, 이정표와 시설물이 있는 애재비고개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연인산까지 3.3K, 그리고 귀목까지는 4Km라고 알려준다. 탈출하기는 이른 시간이라 연인산까지 진행키로 하고 직진한다.

애재비고개 이정표 1
 

애재비고개 이정표 2

 

내려올 때와는 달리 넓은 방화로가 완만하게 오른다. 뒤돌아 본 가파른 내리막능선과 비교하면 평지와 같은 느낌이다. 3시 45분, 큰 바위들이 있는 지점을 지나자, 저 앞에 연인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방화로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4시 5분, 연인산 넓은 정상(1068.2m)에 오른다. 정상석, 이정표,  등이 보이는데, 상판리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동안 주위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그늘에 앉아 정상주를 마시며 잠시 쉰 후, 4시 15분, 연인능선을 향해 바쁘게 달려 내린다. 하산지점인 국수당까지는 5.9Km이다.

부드러운 방화로

뒤돌아 본 지나온 내리막 능선

바위지대

 

연인산 정상

정상에서 본 귀목봉(좌), 지나온 능선, 명지산(우)

가야할 우정능선

 

4시 20분, 왼쪽으로 보이는 매봉을 카메라에 담고,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상판리 다락터 갈림길에서 뒤돌아 지는 해를 받아 단풍이 아름다운 연인산을 카메라에 담은 후, 직진한다. 4시 34분, 전패봉 헬기장을 지나고, 4시 36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5.2Km 떨어진 국수당을 향해 부드러운 방화선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산하면서 봉 매봉

삼거리에서 뒤돌아 본 연인산

이정표

 

5시 5분, 우정봉(910m)에 올라, 남동쪽으로 가야할 능선과 매봉을 바라본다. 이제 국수당까지의 남은거리는 3.9Km이다. 우정봉을 내려서서, 신작로 같이 넓은 길을 달린다, 5시 22분, 852m봉의 헬기장을 지나 직진하고, 5시 31분, 119 표지목이 있는 곳에서 왼쪽 길로 내려선다.

우정봉

가야할 능선과 매봉

119 표지목

 

5시 50분, 우정고개에 도착하여, 매봉 가는 길을 확인하고, 1.6Km 떨어진 국수당으로 하산한다. 현리로 가는 버스정류장 까지는 국수당에서 다시 0.8Km를 더 걸어야하는데, 막차시간이 6시 30분이니. 40분 동안에 2.4Km를 걸어야한다. 하지만 하산길이 지난여름 폭우로 훼손이 심한지, 너덜길 뺨치게 험하다. 막차시간에 대려고 자칫 서둘다 발목이라도 다니면 큰 낭패다. 막차시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우정고개

매봉 가는 길

 

늦은 시간인데, 커다란 배낭을 진 젊은 남녀들이 험한 길을 마주 올라온다. 아마도 산속에서 야영을 즐기려고 텐트와 침낭을 메고 오르는 모양이다. 왼쪽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상현달이 더욱더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6시 19분, 약수당을 지나고, 어둠속에 하얗게 보이는 시멘트 길을 따라내려 6시 45분,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장장 10시간 50분이나 걸린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버스정류장에 계시된 전화번호로 택시를 호출하고, 현리에 도착하여 (요금 10,000원), 7시 45분 발 청량리 행 3300-4번 버스에 오른다. 이어 청평터미널에서 하차하여, 청평역으로 이동하고, 8시 18분 발 상봉 행 전철로 바꿔 탄 후, 9시 30분 경 집에 도착한다.


 

(2011. 10.10.)

 

 

at 10/19/2011 07:48 am comment

산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작년에 하늘나라에 간 여동생과 올해 9 월에 하늘나라에 간 남편이 너무 그립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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