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0일(수)
11일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계속 내리던 비가,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그친다. 다행이다. 서울지역에 연속해서 11일 동안 비가 내린 것은 기록이라고 한다. 매일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습도가 높아 주위가 온통 끈적거리는 느낌이고, 기분마저 우울해진다.
날씨가 이러니 산에 가본지도 한참 됐다. 7월 6일, 정 산악회를 따라 금당산에 갔던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2주 만에 비로소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산행을 하지 못해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 져, 죄 없는 집사람과 자주 티격태격해왔던 터라, 날씨가 맑아지며 폭염이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사상자들이 속출한다는 보도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행에 나선 것이다.
9시 30분에 동두천 우체국 앞에서 출발하는 50번 버스가 동두천 중앙역을 거쳐, 오지재고개를 지난다. 이 버스를 타려고, 시간을 역산하여, 7시 25분 집을 나선다. 강남구청역에서 지하철 7호선으로 도봉산역에 이르고, 도봉역에서 동두천 행 1호선으로 갈아탄 후, 동두천 중앙역에 도착한 시각이 9시 5분이다. 4번 출구 쪽으로 진행하여 첫 번째 만나는 도로를 건너고, 왼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산행 준비를 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동두천 중앙역 버스정류장
9시 33분, 50번 버스가 도착하고, 18분 후, 왕방고개에서 내린다. 오지재고개라는 버스정류장은 없고, 왕방고개라는 정류장이 있어, 같은 곳이라고 지레 짐작을 하고, 기사양반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내려보니, 고개 마루턱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다. 할 수 없이 차들이 빈번하게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 땡볕 속을 걷는다. 다행히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어주어 그나마 다행이다.
도로를 따라 오르고
10시 9분, 포천시와 동두천시의 경계가 되는 오지재고개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 본 후, 10시 11분, 이정표와 표지기들이 보이는 동쪽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이정표는 왕방산까지의 거리가 3,3Km라고 알려준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오지재고개-585m봉-681m봉-686m봉-왕방산- 깊이울 갈림길-국사봉-690m봉-폐헬기장봉-펜션이 있는 공사장안부-가마골 임도-373m봉-청산고개』로 보행거리 13.48Km, 중식시간 22분을 포함한 총 산행시간은 7시간이다.
오지재고개
산행 들머리의 이정표와 표지기들
산행코스 1
산행코스2
장맛비로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건너고, 질퍽한 계곡길을 따르다, 오른쪽 사면을 타고 능선을 향해 가파르게 오른다, 10시 20분, 벤치와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잘 정비된 왕방산 일반 등산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왕방산까지는 등산로가 뚜렷하고,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주능선 상의 이정표
10시 26분, 어렵게 암반에 뿌리를 내리고 살다 죽은 고사목이 눈길을 끄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 이정표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오지재고개에서 300m 떨어진 지점이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10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오른쪽은 대진대학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오지재에서 에서 600m 떨어진 지점이다.
암반 위의 고사목
대진대학 갈림길 이정표
암릉길이 이어지며 오르막에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10시 42분,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고도 약 570m의 봉우리를 지나 아주머니 한분이 한가롭게 책을 읽고 있는 전망바위로 내려선다. 맑은 날씨에 비가 온 뒤라 시계가 무척 좋다. 가까이로는 포천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북동쪽으로 한북정맥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잠시 주위 사진을 몇 장 찍고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눈다. 근방에 사는 아주머니인데, 이곳이 조망도 좋고 조용하여 가끔씩 올라와 쉰다고 한다.
로프가 드리워진 암릉길
돌탑
전망바위
30도 방향의 조망
190도 방향의 조망
아주머니와 작별을 하고 양쪽으로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암릉을 내려서고, 이어서 오르막 능선을 오르다 보니, 오른쪽으로 탁자가 놓인 또 다른 전망대가 보인다. 이 전망대에서는 남서쪽의 시야가 좋아, 송월리의 아파트단지와 그 너머로 불암산, 수락산 북한산 줄기가 뚜렷하고, 발아래로는 대전대학이 내려다보인다.
양쪽으로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암릉
탁자가 있는 또 다른 전망대
남서쪽 조망, 송월리 아파트군과 멀리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이 뚜렷하다.
대진대학교
전망대를 뒤로 하고,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태풍이 일본 본토를 지나 동해로 빠진다더니, 끊임없이 시원한 바람이 불고, 울창한 숲이 햇빛을 차단하여 어둑해 보일 정도이니, 더운 줄을 모르겠다. 마치 가을날 산행을 하는 기분이다. 11시 01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안부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대진대학, 왼쪽은 임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사거리안부 이정표
11시 16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이정표는 왕방산까지의 거리가 1.6Km라고 알려준다. 직진하여 로프가 걸린 암릉을 오르고, 이어 이정표가 있는 좁은 능선을 지난다. 11시 26분, 헬기장을 지나고, 3분 후, 거대한 암봉 앞에 선다. 좌우로 길이 보인다. 왼쪽은 탑동 쪽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마루금은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헬기장
암봉, 오른쪽 우회
우회로를 지나,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지고 저 앞에 붉은 재킷을 입은 여인이 모습을 나타내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혼자 산행을 하는 여자다. 아마도 왕방산에 올랐다 하산을 하는 길인 모양이다. 11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왕방산까지의 거리가 0.7Km 남았다고 알려준다.
참나무 숲 산책로
좁은 참나무 능선길이 계속이어 진다. 11시 47분, 정상 0.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1시 54분,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는 안내판 등이 보이는 너른 정상에 선다. 작년 9월 말, 무럭고개에서 출발하여 이곳 정상에 올라, 점심식사를 했던, 소나무 아래 통나무 의자에는 가벼운 차림의 인근 청년들이 간식을 들며 쉬고 있다.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이정표는 국사봉까지의 거리가 2.8Km라고 알려준다.
왕방산 정상
통일을 염원하며
왕방산 정상 안내도
포천시
해룡산
남서쪽의 지나온 능선과 멀리 수락산 북한산
11시 59분, 국사봉을 향해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다. 바람이 잘 통하는 길섶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우선 차게 해온 맥주로 목을 축이고, 빵과 우유로 식사를 한다. 무성한 숲이 햇볕을 가리고, 시원한 바람에 땀이 식으며 오싹 추위가 느껴진다. 서둘러 윈드 재킷을 꺼내 걸친다. 22분 동안 식사를 하고 다시 산행을 속개하여, 12시 37분, 이정표가 있는 저수지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지난해 산행 때에는 오른쪽 깊이울 저수지로 하산했던 곳이다. 오른쪽에 깊이울 갈림길 안내도가 보인다.
저수지 갈림길 이정표
깊이울 갈림길 안내도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이제까지의 넓은 등산로와는 달리, 양쪽으로 잡초가 무성한 오솔길이다. 12시 50분 송전탑을 지나고, 더욱 더 무성한 숲에 묻혀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작은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1시, 벤치와 표지판이 있는 고도 약 550m의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내린다.
벤치와 표지판이 있는 550m 봉
1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를 지난다. 오른쪽은 깊이울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길섶의 나리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돌 많은 등산로는 점점 더 가팔라지고, 1시 41분, 참나무 등걸에 로프를 연결해 놓은 지점을 지나, 1시 45분, 군부대 앞 아스팔트 헬기장에 오른다. 국사봉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으니, 이곳이 실질적인 정상인 셈이다. 조망이 빼어나다.
길섶의 나리꽃
헬기장
소요지맥 줄기와 소요산
유장하게 펼쳐진 지나온 능선
70도 방향의 한북정맥 줄기
정상에서 중년의 등산객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다. 국사봉까지 오르고 깊이올 저수지 쪽으로 하산을 한다고 한다. 늙은이 혼자서 왕방지맥을 하는 중이라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1시 52분, 군부대 철책문 앞에 이르러, 왼쪽에 걸린 표지기를 따라 철책길을 걷고, 3분 후, 정문 앞에서 등산객들과 작별을 한다.
철책문 왼쪽에 걸린 표지기
정문 앞
등산객들은 정문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고 나는 혼자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라 내리다 표지기가 걸려 있는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서 낙엽이 푹신한 호젓한 참나무 숲길을 따라 내린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또 다시 소요지맥의 멋진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2시 37분 자동우량경보시설을 지나고, 2시 47분, 690m봉을 오른다. 조수보호규역 표지목이 쓰러져 있고, 좌우로 길이 보이지만,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세멘트도로를 따라 내리다. 도로가 왼쪽으로 꺾이는 곳에서 오른쪽 숲으로
호젓한 참나무 숲길
자동우량경보시설
690m봉
울창한 숲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갈림길을 자주 만난다. 하지만 표지기들의 안내로 어렵지 않게 마루금을 따른다. 3시 3분, 표지기가 걸려있는 625m봉에 오른다. 폐헬기장 좌우로 역시 좌우로 길이 나 있지만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울창한 숲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곳곳에 표지기들이 길을 안내한다.
625m봉
3시 26분, 480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울창한 잣나무지대를 지나고, 3시 36분, 임도를 건너 표지기들이 걸린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왼쪽에 펜션 같은 건물이 내려다보이고, 송전탑 건설을 위한 도로가 마루금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이 송전탑 공사도로는 멀리 떨어진 373m봉에 이르기까지 마루금을 따라 이어진다.
480m봉
잣나무 숲길
산속의 펜션풍 건물
도로가 능선으로 다가오고
4시 7분, 도로가 능선 가까이 까지 파고들어, 어쩔 수없이 도로를 따라 내려서고, 도로가 마루금과 멀어지자, 오른쪽 사면을 치고 올라,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4시 26분, 가마골 임도에 내려서고, 다시 한동안 건너편 도로를 따라 오르다, 4시 31분,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에서 요란한 기계음이 들린다. 잣나무사이로 잠시 시야가 트이며 채석장이 내려다보인다.
도로로 내려서서 잠시 이를 따라 걷는다
가마골 임도에서 정면의 도로로 들어서고
도로 끝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송전탑이 따라오고 마루금은 벗겨지고
잣나무 숲이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송전탑이 계속 따라온다. 4시 48분, 373m봉에 오른다. 송전탑과 도로는 왼쪽으로 굽어지고, 마루금은 1시 방향의 내리막 오솔길이다. 지겨운 송전탑 공사장을 벗어나 호젓한 참나무 숲길을 걷는다. 5시, 송전탑을 통과하고, 5시 4분, 294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373m봉, 우
294m봉, 좌
등산로는 사면길로 이어지고
등산로는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지더니, 5시 11분, 344번 국지도가 지나가는 청산고개로 내려선다. 이어 오른쪽 청산고개 쉼터로 들어서서, 맥주를 마시며 갈증을 풀고, 신북택시를 호출한다.
청산고개 쉼터
이윽고 택시가 도착한다. 포천으로 나가자고 하니, 기사 양반이 의정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나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을 하니, 그렇다면 포천까지 나가지 말고, 경복대 앞에서 내리라고 한다. 요금이 2,000원 정도 쌀 것이라고 한다. 기사양반이 경복대 앞을 지나, 신평1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준다. 미터 요금이 8,400원이다. 10,000원 짜리를 주고, 1,000원을 거슬러 받는다.
신평1리 버스정류장
5분도 못되어 경복대학입구-수유역을 오가는 72번 버스가 도착한다. 하지만 이 버스에는 문제가 있다. 포천시내를 구석구석 돌다보니, 의정부역까지 걸린 시간이 1시간을 넘는다.
(201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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