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봉을 지나 서쪽능선을 걸으며 본 소요산 주능 - 왼쪽이 의상봉, 중앙이 상백운대다.
2011년 8월 11일(목).
모처럼 해를 볼 수 있는 맑은 날씨라는 예보다. 상주시 화북면에 있는 백악산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 산행신청을 했으나, 성원 부족으로 행사가 취소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모처럼 맑은 날씨라는데 집에 박혀있기가 싫어, 대타 영순위인, 소요지맥의 남은 구간을 산행하기로 한다.
한북정맥 축석령에서 북서쪽으로 약 0.5km 지점인 287봉 직전 능선에서 정맥에서 벗어난 또 하나의 산줄기가 북쪽으로 갈라진다. 산경표에서는 이 산줄기를 한북소요지맥(漢北逍遙枝脈)이라고 한다. 한북소요지맥은 해룡산(661m), 왕방산(736m) ,국사봉(754m)을 거쳐, 새목고개, 소요산(536m), 감투봉을 지나고, 초성리 신천에서 맥을 다하는 약 35Km의 산줄기이다. 이 산줄기는 경기도 포천시와 동두천시 시계를 이룬다.
이에 비해 신산경표(박성태 저)에서는 시작은 같지만, 국사봉에 이르러, 갑자기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서, 하늘봉(383m), 개미산(453m)을 거처 영편천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쫓아, 이를 왕방지맥(王方枝脈)이라고 분류하고 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소요지맥/왕방지맥
06 : 50 - 07 : 04 - (07 : 44 - 07 : 55) - (08 : 27 -08 : 50) 이들 숫자는 산행 들머리인 새목고개로 가기 위한 시간표이다. 6시 50분에 집을 나서서, 강남구청역에서 7시 4분에 도봉역행 전철을 타고, 7시 44분에 도봉역에 도착한다. 도봉역에서 7시 55분, 동두천 행 전철로 갈아 탄 후, 8시 27분, 동두천 중앙역에 도착하여, 강원도립 노인요양병원으로 가는 60번 버스정류장(16059)으로 이동하고, 동두천 터미널에서 8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린다.
동두천 중앙역 버스 정류장
8시 53분, 60번 버스가 도착하여 버스에 오르고, 9시 14분에 병원 앞에서 내려, 새목고개를 향해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저 앞에 노인 한 분이 가고 있다. 도봉산역에서부터 함께 온 노인이다. 노인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병원 앞 도착
잠실에 사시는 81세 노인이다. 지난 2월 부인이 사망하고, 이곳 여래원 공원묘지에 유택을 마련한 후, 매주 목요일만 빼고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걷는다고 한다. 부인 유택을 돌아 본 후, 10시 30분, 병원 앞에서 60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면, 1시경이나 되어야 집에 도착한다고 한다. 순애보를 듣는 기분이다. 남자들에게는 나이가 들어도 이처럼 소년 같은 순수함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부인 유택을 찾아 먼길 오는 노인
도로가 점점 가팔라진다. 가파른 오르막에서 내 걸음은 자동적으로 느려지고, 노인은 휘적휘적 앞서 나가더니. 저 앞 부인의 유택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노인과 헤어져 가파른 오르다 뒤돌아 해룡산과 오지재고개를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해룡산과 오지재고개
9시 44분, 새목고개로 접근한다. 오른쪽에 왕방산 종합안내도와 왕방산 여유길 안내판이 보인다. 새목고개를 넘는다. 양쪽이 깎아지른 암벽이다. 9시 48분, 이정표와 동두천 6산 종주/등산로 종합안내도가 있는 산행들머리에 이르러 왼쪽 길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고도 552m, 노인요양병원에서 1.79Km 떨어진 지점이다. 이정표는 소요산 칼바위 6.3km/국사봉 1.5Km라고 알려준다.
새목고개
동두천 6산 종주/등산로 종합안내도
들머리
지난번 왕방지맥 두 번째 구간 산행 시 국사봉에서 북쪽으로 진행하여, 청산고개로 내려섰으니, 이번 소요지맥을 할 때에는, 이곳에서 1.5Km 떨어진 국사봉까지 갔다가, 새목고개로 되돌아와, 마루금을 이어가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왕복구간을 생략한 채 655m봉을 향해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다, 시야가 투인 암름에서 뒤돌아, 국사봉과 왕방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통나무 계단길
국사봉
무성한 억새와 싸리나무 사이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어제까지 내린 비에 젖은 숲을 헤치다보니 허리 아래가 금방 흥건히 젖어와 더운 줄을 모르겠다. 10시 8분, 용도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구조물이 있는 655m봉에 올라, 부드러운 왕방산 능선과 해룡산을 바라본다. 마루금은 구조물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작은 공터에 벤치가 놓여 있고,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는 수위봉고개 0.4Km/소요산(칼바위) 5.9Km라고 알려준다.
655m봉 위의 구조물
부드러운 왕방산 능선
벤치와 이정표가 있는 655m정상
10시 13분, 수위봉(648.7m)에 오른다. 고산마루 산악회가 나뭇가지에 걸어놓은 비닐 표지판에 빗물이 스며들어 글자가 온통 뭉그러져 판독이 불가능하다. 이어 북쪽을 향해 총구가 뚫린 잘 은폐된 토지카를 지나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동안 달려 내린다.
수위봉
엄중하게 차폐된 토치카
10시 32분, 서쪽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능선 길을 걷는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소요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정면으로 가야할 504m봉이 우뚝하다. 10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임도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수위봉고개 1.6Km/소요산(칼바위) 4.7Km 라고 알려준다. 이어 임도를 건너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수위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임도
뒤돌아 본 수위봉
10시 45분, 잡초가 무성한 작은 헬기장봉을 지나고, 10시 52분, 504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마루금은 400m대 능선을 가볍게 오르내리며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거리낌 없이 혼자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뚜렷한 등산로, 그리고 곳곳에 보이는 표지기들의 길 안내로 길을 잃을 걱정도 없다. 11시 23분, 450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봉
무명봉에 걸린 표지기들
11시 25분, 너른 공터에 이른다. 왼쪽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여럿 걸려있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아 이를 우회하고, 나지막한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 11시 34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방향 저 앞에 노란 표지기가 보인다. 표지기를 따라 직진길로 들어선다. 억새와 잡목 넝쿨에 묻혀 등산로가 보이질 않는다. 지난번 왕방지맥 3구간에서 고전을 했던, 방화선 길과 흡사하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동두천 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표지기들이 길안내를 하는 너른 공터
갈림길 직진방향에 걸린 표지기
잡목 넝쿨을 헤치고,
동두천 시가지
잡목 넝쿨 속에 묻힌 등산로가 서서히 오른쪽으로 이어지더니, 능선으로 진입한다. 그러고 보면, 앞선 갈림길에서 오른쪽길이 능선길이고, 표지기가 걸린 직진방향은 우회로였던 모양이다. 능선길로 들어섰다고 안도한 것도 잠시, 잡목 사이로 거칠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흐지부지 없어져버린다. 그 뿐인가? "600" alt="" hspace="5" src="../images/.TNqp2iRpA0VBqE3Jdncp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본 능선으로 들어서고
정면으로 보이는 의상봉
뒤돌아 잡목 넝쿨로 뒤 덮인 봉우리를 향해 오른다. 봉우리에 올라도 다른 길은 보이질 않는다. 조금 더 내려서니, 11시 34분에 지났던 갈림길이다. 그렇다면 그 전에 다른 갈림길이 있었던 것인가? 왔던 길을 찬찬히 살피며, 12시 20분, 표지기들이 여럿 걸려있던 너른 공터까지 후퇴한다. 이곳을 11시 25분에 지났으니 한 시간 가까이 맴돈 셈이다. 길 잃을 걱정이 없다고 지레 짐작을 했다가 호되게 당하는 느낌이다.
뒤돌아 잡목 넝쿨로 뒤덮인 봉우리로 향하고,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며,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 지점이 지도상의 450m봉을 내려선 곳이니, 11시 34분에 지났던 갈림길에서 오른쪽에 있던 봉우리가 414. 5m봉이라고 짐작을 한다. 그렇다면 그 봉우리 근처 어디에서인가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있을 터인데, 억새와 잡목넝쿨에 가려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직 시간도 충분하고, 체력소모도 많지 않은 편이라, 마음에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지도를 검토한 후, 되돌아 왔던 길을 다시 되 집어, 1시 7분, 잡목으로 뒤덮인 414.5m봉을 넘은 후, 오른쪽을 찬찬히 살피며 내려서니, 보라! 잡목에 가린 오른쪽 길이 보이고, 그 옆 숲속에는, 꺾인 나뭇가지에 매달린 표지가가 숨어 있지 않은가?
왼쪽으로 보여야할 소요산의 의상봉이 정면에 버티고 있지 않은가?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어디선가 놓치고 서쪽으로 잘 못 진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414.5m을 넘어선 직후 발견한 오른쪽 표지기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내린다. 1시 14분, 413m봉에 오른다. 공터에 벤치가 있고, 잡초 속에 숨은 삼각점을 확인한다. 1시 20분, 절개지 앞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계단을 내려서고, 왼쪽으로 진행하여, 1시 22분, 이정표가 있는 임도에 이른다. 이정표는 수위봉고개 4.5Km/소요산(칼바위) 1.8Km라고 알려준다.
풀 속에 숨은 413m봉 삼각점
능말계곡과 동두천 시가지
임도을 건너,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능말계곡과 멀리 동두천 시가지가 보인다. 1시 34분, 철조망구간 알림판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1시 41분, 벤치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분 후, 벤치가 놓인 봉우리를 넘는다.
철조망구간 알림판
지나온 능선
의상봉이 가깝고
1시 47분, 고도 약 48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의상봉이 가깝고, 정면으로 상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시 53분 안부에 내려선다. 거대한 직벽이 앞을 막아서고, 암벽에 로프가 매어져 있다. 2시 3분, 암벽에 올라서 보니, 건너편 암벽에도 로프가 걸려 있다. 철조망이 끊겼다 이어졌다 끈질기게 따라온다.
상백운대
상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
건너편에 보이는 또 다른 암벽.
두 번째 암벽의 안전설비
2시 7분, 로프와 발 밭침이 설치된 또 다른 암벽을 지나고, 2시 19분, 철조망이 끊어진 곳에서, 왼쪽으로 굽어지는 철조망과 작별을 하고, 직진하여 두 번째 철조망구간 안내판을 만난다. 2시 25분, 고도 473m봉에 올라, 로프가 걸려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동안 달려 리고, 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왼쪽은 의상대, 오른쪽은 상백운대로 가는 길이다. 비로소 소요산의 주능선에 들어선 것이다. 의상봉 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오늘 산중에서 처음 들어보는 사람소리다.
철조망이 끊긴 곳
두 번째 철조망길 안내판
삼거리 이정표
암릉길이 이어진다. 2시 45분, 나한대 1.05km/수위봉(새목고개) 6.35Km/상백운대 0.2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칼날 같은 멋진 능선이 한동안 이어진다. 2시 59분, 칼바위를 알리는 119 구조대 표지판을 거쳐, 3시 2분 상백운대를 지난다.
칼바위 능선 1
칼바위 능선 2
칼바위 표지판
상백운대 안내도
상백운대
3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선녀탕 갈림길을 지나고, 2분 후, 중백운대 갈림길을 통과한다. 이정표는 덕일봉까지 0.7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등산로가 녹색 펜스를 따라 이어지더니, 시야가 트이며 서북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3시 18분, 덕일봉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한동안 암릉길을 걸은 후, 3시 31분,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는 덕일봉(535.6m)에 올라, 배낭을 벗어 놓고,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정표는 말터고개까지 남은 거리가 6.9km라고 알려준다.
서북쪽 조망
덕일봉 안내도
덕일봉
3시 40분, 말터고개를 향해 로프가 걸린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고, 3시 55분, 말터고개 6,3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동막골 입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4시 4분,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안부를 지나, 4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또 다른 동막골 입구 갈림길을 거쳐, 4시 18분, 봉우리에 오른다. 벤치가 놓여있고,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다이너스티 골프장이 보인다.
동막골 입구 갈림길 이정표
벤치가 있는 봉우리
왼쪽으로 다시 녹색 펜스가 보인다. 등산로는 펜스를 따라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4시 33분, 토치카 입구를 지나고, 이어 계속하여 펜스를 따라 진행하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왼쪽 골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4시 34분, 말터고개 4.2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신북 갈림길에서 왼쪽 벤치가 있는 곳으로 들어서서, 임도와 나란히 걷다, 임도로 내려서고, 4시 48분, 말터고개 3.5Km를 알리는 임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계속 임도를 따라 걷는다.
왼쪽으로 보이는 골프장
갈림길에서 벤치가 있는 왼쪽길로
임도 갈림길 이정표
임도를 따라
4시 53분, 새로 세운 송전탑을 지나고, 5시 18분, 임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능선으로 진입해 보지만, 임도로 떨어지는 절개지에 이르러, 약 5분 동안 헛걸음을 하고, 다시 임도 갈림길로 되돌아 와, 왼쪽 임도를 따라 내린다.
임도 갈림길에서 우,
임도 갈림길로 되돌아 와 좌,
5시 29분, ‘임도란 무엇일까요?' 라는 안내판이 보이는 임도 사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은 법수동 가는 길이고, 왼쪽이 초성임도 약수터 가는 길이다. 이정표 왼쪽 팔이 땅에 떨어져 있다. 왼쪽 길로 내려선다. 임도가 구불구불 이어지며 점차 고도를 낮춘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가까이 초성리가 보인다.
임도 사거리
이정표 한 팔은 땅에 떨어지고
초성리
5시 36분, 말터고개 1.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계속 임도를 따라 내린다. 5시 57분, 약수터에 이르러, 잠시 약수로 목을 축이고, 초성 1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이정표
약수터
3번국도
초성 1리 버스정류장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고, 소요산역에서 6시 14분에 출발하는 인천행 열차로 바꿔 탄다.
(201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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