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숲

국내여행 2017. 11. 14. 09:44

약속의 다리를 건너며 본 화담숲 단풍

 

 

미국에서 살고 있는 여섯째 여동생이 모처럼 귀국했다. 우리 부부가 지난 7월 미국에 갔을 때 환대를 받았던 것도 있고 해서, 가볼 만 한 곳을 안내 할 터이니 시간을 내 보라고 해보지만, 한 달 정도 머물 예정이라는데도 일정이 빡빡하여, 겨우 1027() 하루 낮 시간이 빈 다는 대답이다.

 

올해는 특히 단풍이 곱다고 한다. 빡빡한 일정이라 많이 피곤할 터이니 단풍 좋은 편안한 길을 두어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적당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4시 이전에 귀가하여 잠시 쉬게 한 다음에, 저녁 일정을 맞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전제로, 가볼만 한 곳을 물색한다..

 

첫 번째 떠오르는 곳이 창덕궁 후원 관람이다. 창덕궁 후원은 우리조상들의 지혜로움과 얼이 담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원형을 최대한 살려, 맑은 계류가 흐르고, 하늘 비친 연못에, 아름다운 전작들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거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소박하고 정겨운 우리나라의 정원이다. 특히 가을 단풍철이면 현란하고 화려한 단풍들이 고풍스런 전각들과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비원을 둘러보고, 가까운 용수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귀가하면 그야말로 안성마춤이겠다.

 

하지만 창덕궁 후원은 관람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정평이 남 곳인데, 단풍철의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라더니, 과연 접속도 해보기 전에 순식간에 표가 매진되어 예약에 실패한다.

 

다음으로 생각나는 곳이 광릉수목원과 북한산 둘레길 중 단풍 좋고, 많이 힘들지 않은 구간을 고르는 정도인데, 셋째 여동생이 단풍이 아름답다며 화담숲을 추천한다. 곤지암에 있어 가깝고 두 시간 정도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고 소개를 한다.

 

화담숲은 곤지암 리조트 콘도와 스키하우스 뒷산에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운영하는 규모 약 41만평의 수목원인데, 이중 약 20만 평에, 관람객이 산책을 하며 식물을 감상하고 체험 할 수 있도록, 17여개의 다양한 테마정원과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약 4,300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화담숲은 입장료를 받는다. 성인 10,000, 경로(65세이상)/청소년 8,000, 어린이 6,000원이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입장료에서 1인당, 1,000원씩을 공제해 준다고 하여, 성인 1명과 경로 3명을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대금 30,000원을 카드로 결제한다.

 

20171027()

단풍철이라 탐방객들이 많아 늦으면 주차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에 아침 830분경에 집에서 출발하여 929, 곤지암리조트/화담숲 메인 게이트를 통과하고, 콘도전용도로 갈림길에 이르자, 안내원이 차를 세우더니, 어떻게 오셨냐고 묻는다. 화담숲 가는 길라고 했더니, 콘도전용도로를 따라 화담숲까지 올라가라고 안내를 한다.

  메인 게이트

 

아침부터 서두른 덕에 번거롭게 화담숲 방문 동선안내를 따르지 않고, 바로 차를 타고 화담숲 입구까지 올라, 인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예매발권기에 예약번호를 입력하여 입장권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이어 화담숲 이용안내도 앞에 서서 안내도를 한동안 들여다본 후,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화담숲 방문동선안내

 

 화담숲 이용안내도(사진 클릭하면 커짐)

 

혹시 안내도 등을 담은 팜프랫이 있나하고, 예매발권기가 있는 곳, 매표소 등을 둘러보지만 눈에 뜨이지 않아 따로 준비를 하지 않은 모양이라고 짐작하고 더 찾기를 단념한다. 하지만 탐방 중에 몇몇 사람들이 팜프랫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어디서 구했냐고 물으니, 입장할 때 가방조사 하는 곳에서 얻었다고 한다.

 

화담숲 입장은 가방조사를 받아야하는 사람들과 받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을 구분하여 입장을 시키기 때문에 가방조사를 받지 않고 입장한 우리들은 팜프랫을 발견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나중에 팜프랫을 얻어서보니, 화담숲 이용안내도 이외에, 구체적으로 2개의 탐방코스를 추천하고, 리조트 식당가 안내, 리조트 사우나 이용안내와 리조트 부대시설 위치, 그리고 화담숲 편의시설 안내 등을 담고 있어서, 화담숲 이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자료를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비치해 놓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화담숲은 크게, 1) 숲 테마원코스(1.8Km/40), 2) 숲속산책코스(2Km/30), 3) 정원코스(2.4Km/56)3코스로 나누어지고, 숲 테마원코스와 정원코스는 코스를 평탄하게하기 위해 좁은 지역에 심하게 길을 구불구불 조성하여 자연미를 훼손하고, 일방통행을 강요하여, 탐방객들은 화담숲에 수집, 전시하고 있다는 4,300여종의 식물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흠이다.

추천 탐방코스 1(사진 클릭하면 커짐)

 

추천 탐방코스 2

 

그래도 그런대로 화담숲을 제대로 보려면 숲 테마원코스-숲속산책코스-정원코스(6.7Km/2시간 30) 순으로 돌아야하는데, 집사람과 동생들은 우선 모노레일부터 타자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한 구간을 모노레일로 이동하기로 하고(415m/5) 티켓팅을 한 후 (4,000*4=16,000), 입장한다.

  화담숲 이야기-화담숲을 걸어서 관람해 보세요

 

 화담숲 천년 단풍나무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화담숲으로의 초대

 

 미술관-입장료 별도

 

 화담숲에서는

 

 이정표와 민물고기 생태관

 

 정원

 

 이끼원과 이정표

 

 이끼원

 

10, 모노레일에 탑승하여 이동하며, 주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잠간 사이에 모노레일은 (2)승강장에 도착하고, 모노레일에서 내린 우리들은 승강장 옆에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주위 경관을 둘러 본 후,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소나무정원을 향해, 데크 길을 따라 내린다.

  모노레일(1)승강장

 

 모노레일에서 본 단풍 1

 

 모노레일에서 본 단풍 2

 

 전망대

 

 

 

 조망안내판

 

 전망대에서 바라본 스키장과 미역산, 태화산, 노고봉, 정광산

 

 이정표

 

 소나무정원 안내(사진 클릭하면 커짐)

 

 새집 여기가 소정실/새 이야기 길인 모양이다.

 

 소나무정원 입구 오른쪽 시멘트도로에는 철문이 굳게 닫혀있다

 

양치식물원은 모르고 지나고, 시멘트로 포장된 소나무정원 길로 들어선다. 분재를 보는 듯, 기이한 형태의 소나무들이 눈길을 끌고, 이를 배경으로 인증 삿을 찍으려는 아줌마부대가 길을 막는데, 이들이 지르는 교성은 화담(和談)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 길가에 걸려 있는 양수영의 시, “화담을 무색하게 한다.

   소나무정원

 

 양수영의 화담(사진 클릭하면 커짐)

 

조금 더 진행하여 삼거리에 이른다. 왼쪽 시멘트 길은 숲속산책코스에서 내려오는 길 같은데 일방통행 팻말이 걸려 있는 차단 줄로 막아 놓아 오른쪽 시멘트 도로를 계속 따라 내려선다. 너른 시멘트도로가 동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져 내리고, 도로변 양쪽으로 로프레일이 쳐져, 도로를 벗어날 수 없게 해 놓고, 아울러 식물의 근접촬영을 하지 말라는 팻말이 걸려있다.

   메기가 살고 있다는 계류와 오석

 

 대피소

 

시멘트도로는 대피소가 잇는 곳에서 방향을 틀어,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한층 내려서서 이제까지 내려왔던 방향을 거슬러 오르는 형국이다. 안내도를 보면 좁은 면적에서 산책로를 엿가락 늘리듯 늘려 놓은 모양을 쉽게 눈치 챌 수 있겠다. 서북쪽으로 이어지는 도로 끝에 쉼터가 있고, 쉼터에서 도로를 다시 방향을 바꿔 동남쪽으로 내려서서 소나무(2)정원으로 이어진다.

   시멘트도로는 북서쪽으로 이어지고

 

 시끄럽게 떠들며 걷는 아주머니들-화담과는 거리가 멀다.

 

소나무(2)정원으로 내려서는 길에서 모노레일(3)승강장을 내려다보고, 1050분 경, 소나무(2)정원 경내로 들어선 후, 11시 경, 작은 호수가 있는 곳을 지나 모노레일(3)승강장까지 이르니, 이제 화담숲 출구가 가깝다.

  모노레일(3) 승강장

 

 소나무(2) 정원 폭포

 

 작은 연못이 있는 곳

 

작은 연못이 있는 곳에서 시멘트도로는 다시 북서쪽으로 꺾어져, 분재원으로 이어지지만, 나는 분재원은 별로다. 자연스럽게 자라야하는 나무들을 만드는 사람에 취향에 맞추어 왜곡(歪曲)시킨 모양이 역겹기 때문이다. 분재원을 들르지 않는다면 20여분이면 화담숲을 나서게 될 터이니, 숲 테마원코스와 숲속산책코스는 구경도 못하고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하여 암석정원이나 추억의 정원은, 소나무정원 구경으로 그 꾸밈새를 짐작할 수 있겠기에 포기하기로 하고, 작은 호수가 있는 곳에서 발길을 돌려, 숲속산책코스와 숲 테마원코스를 둘러보자고 집 사람과 동생들에게 제안을 한다. 집 사람과 동생들도 숲속산책코스와, 숲 테마원코스를 둘러는 것은 좋은데, “일방통행지시를 위반하는 것이 문제라는 대답이다.

 

걱정 말고 따라오라고, 앞장서서 내려왔던 길을 되짚어 오른다. 오전 중이라 탐방객들이 많지 않고 도로가 넓어, 쌍방통행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어, 실질적으로는 일방통행 설정취지에는 전혀 어긋남이 없으니 문제가 될 까닭이 없겠다. 1120분 경, 숲속산책코스로 들어서서 인적이 없는 조용한 임도를 걷는다. 좌우로 펼쳐지는 숲은 정원코스와는 달리 크게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정겨운 모습을 보여주고, 집사람과 동생들도 비로소 화담(和談)을 즐긴다.

   숲속산책길 대피소

 

 숲속산책길 1

 

 숲속산책길 2

 

 숲속산책길 3 혼자 걷는 미국에서 온 동생의 뒷모습

 

 집사람과 여동생

 

 두 번째 대피소

 

 숲속산책길 걷기 20여분, 다리쉼도 하고

 

 숲속산책길 4

 

 산림습지

 

 단풍길 1

 

 단풍길 2

 

1215분 경 모노레일 (2)승강장을 지나 숲 테마원코스로 내려선다, 탐방로 는 여전히 동서로 지그재그로 길게 왕복하면서 경사를 줄이고, 거리를 늘렸지만, 정원코스와는 달리 시멘트길이 아닌 데크길이 많고, 동서로 늘려 놓은 탐방로 곳곳에 지름길(가파른 길)을 마련해놓아, 끝까지 돌지 않고, 중간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다시 모노레일 (2)승강장으로

 

 숲 테마원코스로 내려서는 길

 

 자작나무 숲 1

 

자작나무 숲 2

 

 우리나라에만 있는 미선나무

 

 물레방아

 

 연리지

 

 화담숲 단풍

 

1255분 경, 가파른 길을 택해 이끼공원 쪽으로 바로 내려서서, 모노레일 (1)승강장을 지난 후, 곤충생태관과 민물고기생태관을 잠시 둘러보고, 120분 경, 출구로 나와 화담숲 탐방을 마친다.

   곤충생태관 앞 조형물

 

 곤충의 조건

 

 넓적사슴 벌레

 

 민물고기생태관 내부

 

 수조

 

1시가 넘은 시각, 배가 고플 때이다. 화담숲 탐방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할 곳을 찾는 하는 방법은 3가지 정도다, 첫째 가까운 식당가 힐링빌, 두 번째는 리조트 식당가, 세 번째는 곤지암으로 나와 적당한 식당을 찾는 방법이 그것이다. 우리는 배도 고프고, 화담숲 식당가 음식도 먹어 볼 겸해서 식당가 힐링빌로 들어가 보니, 부산 뒷고기 돼지국밥과 레이먼킴 푸드트럭 두 곳의 안내판이 보인다.

힐링빌 위치(펌)

 

사진 1(펌)

 

사진 2(펌)

 

돼지국밥은 우리들에게 낮선 음식이라 관심이 없고, 푸드 트럭 음식이 오죽하겠느냐는 선입관이 있지만, 그래도 메뉴를 보니, 레이먼 큐브 스테이크(12,000), 철판 소고기덮밥(9,000)이 있다. 트럭으로 다가가, 큐브스테이크를 주문하니, 스테이크에는 밥이 딸려 나오지 않는데 괜찮겠냐고 묻는다. 집 사람과 동생들은 그러면 소고기덮밥을 주문하라고 하여 푸드 트럭 소고기덮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선입견과는 달리 음식이 깔끔하고 간도 맞아, 모두를 맛있게 먹는다.

  힐링빌 내부(펌)

 

귀경 차속에서 화담숲 탐방 느낌을 돌이켜본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숲속을 걸으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아지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화담숲이 개장되에 탐방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재벌 중의 하나인 엘지그룹에서 운영하는 수목원으로 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느껴진다.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목원을 계획하고 운영한다면, 더 좋은 수목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201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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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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