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에서 본 독바위
주금산(813.6m)은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남양주시 수동면, 가평군 상면 등의 경계를 이루며 남북으로 벋은 이른바 천마지맥 능선 상에 솟아있는 산이다. 일명 비단산으로 불리는 이산의 정상부근에서 바라보는 동쪽의 서리산, 축령산, 북동쪽으로 운악산, 명지산, 연인산, 그리고 남쪽의 철마산, 천마산 등의 조망이 일품이고,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에 선비들이 이 계곡에 놀러왔다 거문고를 감춰 두었다고 해서 비금계곡이라 불리는 계곡이다.
주금산 개념도(펌)
2010년 3월 24일(수).
3월의 날씨가 고약하다. 하루 걸이로 비가 오기 않으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그것도 모자라 유례없이 심한 황사가 전국을 휩쓴다. 이런 날씨와 스키를 배우겠다고 스키장을 찾는 빈도가 늘어나다보니 산행이 뜸해지며, 생활의 리듬이 깨져 몸과 마음이 모두 무겁게 느껴진다.
오늘은 수요일이지만 모처럼 날씨가 맑겠다는 예보에 서울에서 멀지 않은 주금산을 찾아보기로 하고 사촌동생과 상봉터미널역에서 만난다. 주금산은 흔히 포천시 내촌이나, 남양주시 비금계곡에서 오르지만, 어느 쪽으로 올라도 4시간 산행이 고작이라 하루 산행으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하여 서파에서 출발하고, 천마지맥 마루금을 타다가, 비금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산행거리는 약 13.6Km다.
상봉터미널에서 8시 20분 발, 사창리 행 버스를 탄다. (요금 3,900원) 아침이라서 그런지 승객은 모두 4명뿐이다. 기사양반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 그나마 광릉에서 여자 손님이 한 분 내리자, 달랑 세 사람의 승객을 태운 버스가 47번 국도를 달려, 9시 32분, 서파 사거리에 우리 둘을 내려준다. 2006년 9월, 한북정맥을 하면서, 수원산에서 하산하며, 서파 사거리 쌈밥집에서 뒤풀이를 한 적이 있어 낮이 익은 곳이다. 47번 국도를 3~4m 되돌아 내려서서, 9시 34분, 할머니 쌈밥집이 건너다보이는 곳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서파사거리
길 건너 할머니 쌈밥집
산행 들머리
가파른 사면을 올라 깊게 패인 교통호를 건너고, 9시 34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안부에 내선 후, 정면에 보이는 광산 김공의 묘소를 거쳐, 울창한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선다. 노란 솔잎이 두텁게 깔린 비단처럼 부드러운 능선을 천천히 오른다. 오른쪽 47번 국도에서 들리는 차량소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인데도 이처럼 아름답고 한적한 오솔길이 있다는 것이 좀처럼 믿어지지가 않는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통신부대가 있는 수원산이 보인다. 왕숙천(王宿川)의 수원(水源)이 되는 산이라는 의미겠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광산 김공의 묘
아름다운 송림
수원산
아침에는 제법 쌀쌀하던 날씨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덥게 느껴진다. 9시 53분, 굴뚝이 보이는 벙커 봉에 올라 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긴다. 10시 안부 삼거리에 내려선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뚜렷하고, 왼쪽으로는 무덤이 보인다. 직진하여 어린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간벌한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능선을 지나, 낙엽이 발목까지 묻히는 참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낙엽 밟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심산(深山)에라도 들어선 느낌이다.
벙커봉의 굴뚝
참나무 숲길
10시 12분, 교통호가 어지럽게 패인, 고도 약 35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고, 깊게 떨어지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미끄러운 절개지를 오른다. 10시 22분, 큰 바위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4분 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선다. 10시 36분, 임도 삼거리에 이르러, 길가의 삼각점을 카메라에 담고, 직진하여 능선으로 진입한다. 10시 45분, 헬기장에 이른다.
깊게 패인 사거리 안부
임도 삼거리의 삼각점
헬기장, 뒤로 한북정맥 산줄기가 보인다.
10시 51분, 녹슨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능선이 점차 좁아지며 잠시 암릉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11시 12분, 글자 판독이 어려울 정도로 마모가 심한 삼각점이 있는 582m봉에 오른다. 남동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개주산(675m)이 가깝고, 멀리 서리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582m봉
개주산
582m봉을 내려서서 방화선을 따라 걷는다. 3월의 날씨가 아무리 고약해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나보다. 북쪽 사면인데도 해토(解土)가 된 방화로의 검은 흙길이 미끄럽다. 11시 41분, 622m봉에 올라, 이번에는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챙기고, 북동쪽으로 멀리 운악산을 바라본다. 11시 47분, 방화선을 내려서며, 150도 방향의 서리산을 카메라에 담고, 1분 후, 개주산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방화로 시작
뒤돌아본 방화로
622m봉에서 본 운악산
서리산
개주산 갈림길
12시 4분, 고도 약 65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의 칼날능선으로 진행한다.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내리막길에서 베어스타운 스키장의 하얗게 눈 덮인 슬로프를 굽어본다. 안부로 내려서면서 보는 주변 풍광은 마치 겨울과 봄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12시 11분, 이정표가 있는 사기막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주금산 정상까지 1.95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안부 내림 길
사기막 갈림길 이정표.
등산로는 바위지대를 좌, 우로 우회하며 통과한다. 12시 27분, 고도 약 67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주금산이 가깝게 보인다. 12시 37분, 녹슨 경고문이 있는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보이는 가평베네스트 골프장을 당겨 찍는다. 12시 57분, 다시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1시 4분, 이전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오른다.
바위지대
가까이 보이는 주금산
녹슨 경고문
이정표
주금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고, 낙엽 아래는 빙판이라 몹시 미끄럽다. 1시 8분, 정상 아래에 있는 벙커를 지나, 1분 후, 주금산에 오른다. 삼각점, 2개의 정상석, 이정표, 등산안내도, 그리고 국기 게양대가 있는 정상공터는 땅이 풀려 질퍽거린다. 서파에서 주금산 정상까지는 도상거리 약 9.2Km, 고도차는 약 500m 정도다. 이 구간을 천천히 걸어, 3시간 35분에 올랐으니, 능선의 부드러운 정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꽃 피는 4월에, 한적하고 비단결 같이 부드러운 이 산책길을, 가족들과 함께 올라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눈이 남아 있는 정상가는 길
정상 바로 아래 토치카
주금산 정상
삼각점
정상석(가평군)
이정표
등산 안내도(내촌 방향 )
1시 12분, 정상 아래에 있는 헬기장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친다. 남자들끼리만 다니는 산행의 점심상은 초라하다. 컵라면에 더운 물을 붓고, 캔 맥주를 마시며 기다린다. 이윽고 라면이 다 되면, 가져온 떡과 함께 라면을 먹는다. 다른 반찬은 없다. 점심식사를 하는데, 젊은 사람 서 너 명이 비금계곡 쪽에서 올라온다며, 정상이 아직도 머냐고 묻는다. 이윽고 정상을 다녀온 젊은이들이 온 길로 다시 하산을 하고, 우리들은 커피까지 마신 후, 2시경에야 비로소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점심식사를 한 헬기장
작은 둔덕을 하나 넘고 내리막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뛰어나다. 뒤로는 지나온 주금산이 가깝고, 북동쪽의 베네스트 골프장 너머로 명지산 줄기가 아득한데, 동남쪽으로는 서리산, 축령산이 우뚝하다. 남쪽으로 전망바위와 독바위가 올돌하고, 그 뒤로는 철마산, 천마산 웅장하다. 2시 16분, 전망바위를 지나,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있는 비금리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 바로 아래에 솟아 있는 5개의 굴뚝을 바라보며, 그 아래에 있을 토치가의 규모를 상상해본다.
뒤돌아본 주금산
골프장과 명지산 줄기
서리산, 축령산
전망바위와 독바위, 그 뒤로 철마산, 천마산
가까이 본 전망바위
비금리 1, 2 코스 갈림길 이정표,
등산안내도(비금리 방향)
2시 18분, 남양주에서 세운 이정표를 지나, 독바위로 향한다. 독바위로 오르는 암벽에는 로프가 걸리고, 철 사다리가 세워져 있다. 2시 24분, 독바위에 올라, 시원하게 트인 주위 경관을 둘러본다.
이정표
독바위 표지판
계단길
독바위에서 본 정자, 헬기장, 그리고 천마지맥
340도 방향의 베어스 타운과 한북정맥 줄기
주금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정자로 향한다. 2시 35분, 정자에 올라, 잠시 상동리 방향을 굽어보고, 2분 후, 헬기장에서 독바위와 전망바위를 돌아본다. 이어 하산길로 들어선다. 2시 43분,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2시 58분,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는 안암절 갈림길을 지난다.
정자
정자에서 본 상동리 방향
헬기장
헬기장에서 본 독바위와 전망바위
안암절 갈림길 이정표
안내표지판
부드러운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춘다. 정면으로 가야할 봉우리 뒤로 철마산과 천마산의 정상부위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3시 정각,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어린 잣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는다. 3시 4분, 이정표가 있는 비금리 입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부드럽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달린다. 3시 19분,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있는 비금계곡 합수곡에 이른다. 등산안내도는 몽골문화원까지의 남은 거리가 1.97Km라고 알려준다.
철마산과 천마산 정상
잣나무 사이 산책길
비금리 입구 갈림길 이정표
합수곡 이정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계곡이 따라 내린다. 임도는 계곡을 건너 울창한 낙엽송 숲으로 이어진다. 다시 아름다운 계곡을 건넌다, 3시 35분, 비금리 입구 0.6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시 48분, 몽골민속예술 공연장 입구에 내려서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점심시간 48분을 포함하여, 총 6시간 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계곡을 건너 낙엽송 숲으로
비금계곡
공연장 입구
공연장 쪽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공연장으로 다가가 보지만, 4시에 공연이 끝나,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으로 나와 330-1번 청량리 행 버스 시간을 알아본다. 불규칙적으로 운행하는 버스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곧 버스가 도착할 것이라고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몽골문화촌 입구를 잠시 둘러본다. 버스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여유 있게 몽골문화촌 구경을 할 수 있을 터인데 아쉽다.
공연장
몽골문화촌 입구
기마상
몽골문화촌 안내도
버스를 기다리는 인근 주민들의 불평소리가 높다. 증차를 하고, 규칙적으로 운행하기를 바라는 소리다. 4시 10분 경, 드디어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한다.
(2010.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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