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고향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현이다.

철마산은 천마산과 주금산 사이에 솟아 있는 봉우리이면서도 두 산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단지 산행 대상지보다는 천마산과 주금산을 잇는 종주산행의 경유지 정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접근 교통상의 불편함에서 비롯되었기에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단체버스를 이용해 기점까지 접근한다면 서울 근교 어느 산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호젓함을 맛볼 수 있는 산이다.

 

철마산은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 711m봉이 정상으로 나와 있으나, 실제 정상은 북쪽으로 직선거리 2.3km쯤 떨어져 있는 786.8m봉이다. 711m봉은 서쪽으로 불암산 - 수락산과 북한산 - 도봉산 능선 조망이 뛰어나다면, 786.8m봉은 주금산에 이어 운악산과 축령산 - 서리봉, 명지산, 경기 제1고봉인 화악산, 그리고 화야산을 비롯한 북한강변의 명산들과 유명산과 용문산에 이르기까지 경기 명산들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바라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 (이상 한국의 산천에서 발췌)

 

지맥이나 기맥의 마루금을 타는 것이 힘이 든다. 빨리 걷지를 못하니 먼저 하산한 사람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다. 민폐다. 무척 신경이 쓰인다. 혼자서 지맥이나 기맥의 마루금을 타는 것은 몰라도 산악회의 안내를 받는 것은 이제 졸업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지난번 주금산을 갈 때도 천마지맥을 한다는 생각은 없이 다만 호젓하고, 조망 좋은 서울 근교산을 찾는다고 산행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천마지맥 마루금을 통해 주금산을 올라보니 단독 산의 산행보다는 산과 산을 잇는 유장한 능선을 걷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는 느낌이 새롭고, 주금산에서 철마산을 거쳐,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또 어떤 모양일 것인가가 무척 궁금해진다.

 

2010년 4월 7일(수)
지난번 하산했던 몽골문화촌을 가려고 7시 45분, 집을 나선다. 청량리에서 8시 30분에 출발하는 330-1번 버스가 있다. 지하철 7호선, 2호선을 거쳐 왕십리에서 중앙선을 타고 청량리에 도착한 시간이 8시 18분이다. 역을 나와 환승버스장까지의 시간이 빠듯하다. 만약에 버스가 일찍 도착하기라도 한다면 낭패다. 하여 도농역까지 내쳐가서,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한다.

 

8시 33분에 도농역에 도착한다. 역을 빠져나와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정류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버스 도착시간이 수시로 나타나는데, 330-1번 버스는 약 5분 후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참 편리한 시스템이다. 8시 50분, 도농역을 출발한 버스는 9시 52분, 수능국민관광지 정류장에 도착한다. 몽골문화촌 앞이다. 도로를 건너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오른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비금리 입구-마루금 능선-금단이고개-폐타이어봉-철마산 북봉-길재-깃대봉-천마산 남봉-578m봉-과라리고개-과라리』로 산행거리는 들머리2.7 Km, 마루금 9.6Km, 날머리 2.3Km, 합계 14.6Km이다.

몽골문화촌 앞 도착

 

9시 55분, 이정표와 안내도가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과한다. 이곳에서 마루금 능선까지의 거리는 2.68Km이다. 맑고 화창한 봄 날씨이지만 바람은 쌀쌀한 편이다. 왼쪽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인적이 없는 한적한 도로를 혼자서 천천히 오른다. 고도가 점차 높아지고, 몇 차례 계곡을 건넌다. 10시 29분,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있는 비금계곡 합수점에 이른다. 비금리 입구에서 1.97Km 떨어진 지점이다.

비금리 입구의 등산 안내도

비금계곡 합수점

 

바람은 쌀쌀하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니 몸이 더워진다. 얇은 윈드재킷으로 갈아입고, 왼쪽 주금산 2코스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부터 마루금까지의 거리는 1.71Km이다. 10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마루금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주금산 정상에서 1.74Km 떨어진 지점이다. 산행시작 약 1시간 만에 주능선에 도착한 것이다.

주능선 도착

 

부드러운 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춘다. 시야가 트이며 오른쪽으로 광릉골프장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수락산, 북한산 산줄기가 하늘금을 긋고 있다. 정면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펼쳐지고 철마산, 천마산이 우뚝한데, 왼쪽으로는 수동계곡과 축령산이 가깝다.

광릉골프장

정면으로 가야할 능선과 우뚝한 철마산, 천마산

수동계곡

축령산

 

낙엽이 깊게 쌓인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지나, 11시 22분, 고도 약 585m봉을 넘는다. 11시 34분,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과 멀리 개금산을 바라본다. 11시 43분, 헬기장을 지나고, 1분 후 611m봉을 넘어,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여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난다.

지나온 능선과 개금산

 

11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금단이고개에 이른다. 왼쪽은 비월교로 내려설 수 있고, 오른쪽은 팔라야로 이어진다. 이정표는 철마산까지의 거리가 3.9Km라고 알려준다. 이정표에 정약용의 하피첩이 걸려있다. 12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두 번째 팔라야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바위지대를 지난다. 오르막길이 가팔라진다. 교통호가 파진 봉우리 두어 개를 지나고, 12시 44분, 이정표가 있는 폐타이어봉(755m)에 오른다. 주금산에서 5.8Km, 천마산 9.8Km 지점이다.

금단이고개 이정표

하피첩

폐타이어봉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등산로는 능선을 막고 있는 거대한 바위를 좌우로 우회하며 이어진다. 12시 49분, 높이 786.8m의 암봉에 올랐다, 밧줄의 도움으로 가파른 암릉을 내려선 후, 12시 52분, 철마산 북봉(780.8m)에 오른다. 헬기장인 정상에는 아무 표시도 없다. 서쪽으로 진벌리가 내려다보인다. 푸른 지붕이 많은 것을 보면, 공장지대인 모양이다. 북서쪽 광릉골프장 너머로 주겹산(622m)이 가깝고 남쪽으로는 천마산이 우뚝하다.

바위지대

철마산 북봉, 뒤로 서리산이 보인다.

진벌리

광릉골프장과 죽엽산

 

12시 54분, 철마산 2.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분 후, 오른쪽에 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오늘은 과라리고개까지 갈 생각이니 바쁠 것이 하나도 없다. 정상주를 마시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30분 동안 느긋한 식사를 즐기고, 2시 25분, 산행을 속개하여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선다. 1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팔라야 갈림길을 지나고, 5분 후,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의 이정표는 철마산까지의 거리가 1.9Km라고 알려준다.

팔라야 갈림길 이정표

 

13시 56분,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2시 2분,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길이 끊기고 앞은 절벽이다. 좌우 어느 쪽에도 길이 보이지 않는데, 오른쪽 가파른 사면에 희미한 족적이 보인다. 가파른 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등산로다. 작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한 우회로에 내려선 것이다. 잠시 부드럽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다시 암릉으로 들어선다. 로프가 걸린 암벽 두 곳을 잇달아 내려선다.

길이 끊긴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 급사면

두 번째암벽에 걸린 로프

 

2시 13분, 773m봉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철마산 남봉을 가까이보고,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길재에 내려선다. 이정표는 철마산 정상까지 1.5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이정표에 걸린 정약용의 ‘백운대에 올라’를 카메라에 담는다. 2시 27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정표가 있는 깃대봉에서 주위의 조망을 둘러본다. 2시 37분, 삼각점이 있는 남봉(711m)에서 정상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길재 이정표

 국기게양대 기단

남봉 정상석

남봉에서 본 깃대봉

진접읍 방향의 조망

 

3시 5분, 이정표가 있는 금곡리 갈림길을 지나고, 3시 8분, 578m봉 바로 아래에 세워진 이정표의 지시에 따라 봉우리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오른쪽은 복두산을 거쳐 오남리로 하산하는 길이다. 5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주능선으로 들어서고,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동쪽을 향한다.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남봉과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578m봉 직전의 이정표

 

3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과라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비탈길을 내려선다. 꽃망울이 돋기 시작하는 진달래들이 줄지어 늘어선 능선을 산책하듯 가볍게 걷는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남봉과 지나온 능선이 뚜렷하다. 3시 43분, 마모가 심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3시 52분, 과라리고개에 내려선다. 이정표, 돌탑, 그리고 과라리 아리랑이 보인다. 이곳에서 천마산까지는 3.9Km, 천마산을 지나 마차고개로 내려서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왼쪽은 수산리(물막골), 오른쪽은 팔현리(과라리)로의 하산길이다.

과라리 갈림길 이정표

부드러운 진달래 능선

남봉과 지나온 능선

과라리고개 1

과라리고개 2

과라리 아리랑

 

3시 54분, 오른쪽의 2,3Km 떨어진 과라리로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며 보는 왼쪽 천마산 능선이 아름답다. 물이 마른 골짜기로 내려선다. 간간이 노란 꽃술을 달고 있는 생강나무들이 눈에 뜨인다. 이윽고 임도로 들어서고, 4시 16분, 등산로 입구에 세워진 이정표를 지나 마을길로 들어선다.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

등산로 입구의 이정표

 

과라리의 긴 계곡을 따라 가든, 캠프장, 식당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곳곳에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비수기라 대부분 문을 닫고 있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모양이다. 이윽고 아스팔트도로가 이어진다. 98번 국지도다. 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내려선다. 커다란 오남저수지를 지나고, 5시 10분, 47번 국도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오남저수지

47번 국도

5시 15분, 9-7번 버스가 도착한다. 청량리행이다.

(2010. 3. 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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