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산(707m)

기타산행기 2012. 12. 17. 14:56

 

하산하여 도로에서 본 지나온 능선과 안개산


 

옥계해수욕장

 

삼척시 근덕면과 노곡면의 경계에 자리한 안개산은 잘 알려진 산이 아니다. 삼척시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삼척시의 유명산 목록에도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빽빽하게 들어 찬 아름드리 노송과 참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호젓한 등산로에서는 한여름에도 시원한 산림욕을 즐길 수 있고, 본 능선으로 오르는 벌목지대에서는 탁 트인 동해바다를 굽어 볼 수 있는 명소다.

 

안개산의 남쪽 자락이 개산리다. 주민들이 개산리 바깥쪽을 바깥 개산, 안쪽을 안 개산이라고 부른데서, 안개산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은 폐교가 된 분덕초교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신흥사, 청련암을 둘러보고, 안개산에 올랐다가, 남쪽 삿갓봉을 지나 마읍천으로 하산하는 산행코스는 도상거리로 약 9Km 정도라 한여름에도 무리 없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7월 7일(수)
정 산악회를 따라 안개산을 간다. 참여인원은 모두 33명, 여느 때처럼 많지는 않지만, 장마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란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비는 오지 않지만 잔뜩 흐린 날씨다. 횡계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던 버스가 동해고속국도로 접어들자, 차창 밖으로 검은 동해바다가 하늘과 맞닿아 있다. 오랜만에 보는 동해바다다.

 

버스는 고속국도를 버리고 427번 국지도로 접어들어 동막리로 들어서고, 10시 56분, 덕천초교 양평분교 앞 마읍천 변에 대원들을 내려준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덕천초교-신흥사-청련암-안개산-삿갓봉-마읍천 수중보』로 도상거리 약 9Km, 산악회의 산행 예정시간은 4시간 30분이다.

마읍천 변에 도착, 신흥사 가는 길이 보인다.

산행코스

 

다리를 건너면 신흥사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철조망 사이로 지금은 폐교가 된 양평분교의 풀이 웃자란 운동장이 보인다. 왼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신흥사로 향한다. 폐교가 된 학교건물이 을씨년스럽지만 뒷동산의 아름다운 송림은 오늘의 멋진 산행을 예고하듯 우리들의 시선을 끈다.

신흥사 안내 표지판

폐교 뒷동산의 멋진 송림

 

늘 그렇듯이, 뒤로 쳐져 앞선 대원들 뒤를 따라, 작은 다리를 건너고 일주문을 지난다. 일주문의 ‘태백산 신흥사’라는 현판은, 신흥사가 설악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도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을 하고 있다. 신흥사를 지난다. 신흥사는 크지 않은 절이지만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삼척 일대를 여행할 때는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찰이라고 한다. 하지만 산꾼들은 절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바로 코앞인데도 모두들 그냥 지나쳐간다.

일주문

신흥사 가는 길

 

신라 민애왕 원년(838년)에 범일국사가 지흥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고, 조선 순조 21년(1821년)에 삼척 부사 이헌규가 시주하여 크게 중창하면서 절 이름을 ‘신흥사(新興寺)’로 개명했다고 한다. 신흥사 입구의 누각에는 학소루(鶴巢樓)란 현판이 걸려있고, 요사채인 설선당(說禪堂)과 심검당(尋劍堂)은 강원도유형문화재 108호(1988.5.18지정)로 지정됐다. 이 절에서 영화 ‘봄날은 간다.’와 ‘마지막 늑대’를 촬영한 이후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고 한다.(이상 발췌)

 

잠시 들러 학소루와 대웅전을 카메라에 담고, 급히 일행들 뒤를 쫓는다.

학소루

대웅전

 

11시 6분, 갈림길에서 왼쪽의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10분 후, 작은 주차장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청련암(淸蓮庵) 입구가 보인다. 잠시 들러본다. 인적이 없이 괴괴하기만 하다. 되돌아 나와 산길을 오른다. 11시1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이어간다. 아름다운 송림 사이로 솔잎이 두텁게 깔린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곳과 안개산과는 약 500m 정도의 고도차가 있다. 후미로 뒤쳐졌지만 완만하게 이어지는 멋진 송림길을 서둘지 않고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 오른다.

청련암 직전 주차장

청련암

송림 산책길

 

11시 36분, 벌목지대를 통하며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시야가 트여 남쪽으로 마을이 굽어보이고 멀리 산줄기가 하늘금을 긋고 있다. 사금산(1092m)과 응봉산(1267.3m)이라고 짐작한다. 11시 41분,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쉬고 있던 여자대원 두 명이 후미가 모습을 보이자 서둘러 앞서 나간다. 등산로는 잠시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더니 다시 본 능선으로 들어서서 울창한 송림을 지난다. 근래에 보지 못했던 멋진 송림이다.

벌목지대

벌목지대에서 본 남쪽조망

본 능선 진입

멋진 송림

 

11시 52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7분 후 시멘트도로에 올라,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12시, 다시 선두의 종이표지판 이 왼쪽 산길로 들어서라고 지시한다. 처음에는 뚜렷하던 발자취가 슬그머니 사라진다. 오른쪽에 묘가 보인다. 묘역에 오르니 평택 임공의 묘소다. 묘 오른쪽 뒤로 등산로가 보인다.

시멘트도로

도로 버리고 왼쪽 산길로

평택 임공의 묘

 

벌목을 했는지, 산불이 났던 곳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성한 묘목과 잡목 사이로 등산로가 끊일 듯 이어지고, 안개가 짙게 내리기 시작한다. 저 앞 안개 속에 소나무 두 그루가 우뚝하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의하면 소나무 아래에서 보는 동해바다가 환상이라는데 지금은 야속하게도 사방 천지가 온통 안개뿐이다.

묘목, 잡목지대

안개 속의 두 그루 소나무

 

묘목, 잡목지대를 조금 더 진행하면, 왼쪽으로 묘 2기가 보이는 지점에서 등산로는 컴컴한 아름드리 참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사진을 찍으니 프레쉬가 터진다. 숲에는 낙엽이 쌓여 길 찾기가 어렵다. 길을 놓치면 능선의 모양을 살펴, 길 없는 길을 헤쳐 나간다. 그러다보면 다시 길을 만나게 된다. 12시 24분, 안개에 싸인 주능선에 오른다. 오른쪽은 북쪽 삿갓봉(688.2m)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안개산 쪽이다. 발 빠른 선두 몇몇은 북쪽 삿갓봉을 따 먹으러 오른쪽으로 간 모양이다. 왼쪽으로 들어선다. 앞섰던 여자대원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묘 2기

컴컴한 숲, 프레쉬가 터진다.

낙엽 쌓인 길, 길 찾기가 어렵다.

주능선 진입, 왼쪽으로

 

멋진 참나무 숲 능선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나무들이 내 뿜는 숨결 때문인가? 한여름인데도 더운 줄 모르겠다. 12시 37분, 대원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안개산 정상에 이른다. 작은 돌탑이 보이고, 굵은 소나무 등걸에 ‘삼척 고봉산 703m'라고 쓰인 정상표지판이 걸려있다. 누가 언제 안개산을 고봉산으로 개명을 했는지는 알 수 가 없다. 한쪽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산악회에서 준 떡으로 간식을 즐긴다. 땀이 식으며 선뜻 한기가 느껴진다. 12시 52분, 서둘러 배낭을 둘러메고 산행을 속개한다.

냉기가 느껴지는 참나무 능선길

안개산 정상의 돌탑과 정상표지판

안개산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대원들


안개 낀 안개산 정상

 

안개가 점점 짙어진다. 돌 많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1시 9분, 능선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1시 11분, ‘고봉암 신선약수’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5분 후, 고도 약 64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능선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시 28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고봉암 신선약수 갈림길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능선길이 오르막으로 변하며 가팔라진다. 길가에 곁가지를 사방으로 뻗은 노송 한 그루가 청청하고, 정상이 가까웠는지, 이번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이어 등산로는 빽빽한 잡목지대로 이어진다. 1시 43분, 삼각점과 나뭇가지에 두 개의 정상표지판이 걸린 남쪽 삿갓봉(751.3m)에 오른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울창한 참나무 능선

곁가지가 요란한 노송

삿갓봉 정상 직전의 느티나무

정상의 잡목

삼각점

정상표지판

 

삿갓봉을 남쪽으로 내려선다. 1시 47분, ‘육백지맥/인철봉 740m'이라는 표지판이 걸려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육백지맥 마루금의 계속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한 동안은 양탄자 같이 부드러운 솔잎 능선길이 가파르게 떨어지더니, 10여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변하여,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을 차고 달린다. 2시 4분, 무덤을 지나고 나서는 다시 아름다운 송림이 이어진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지다 그친다. 2시 35분, 마지막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차량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갈림길



마지막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2시 39분, 파평 윤씨 묘를 지나고, 3분 후, 마읍천 수중보를 건넌다. 이어 427번 국지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마읍천 건너편의 지나온 능선과 안개산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8분, 가평교회 앞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간식시간 15분 포함, 총 3시간 52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파평 윤씨 묘

수중보를 건너고

수중보를 건너면서 본 마읍천

가평교회

 

버스에 올라 갈아입을 챙겨들고 마읍천으로 내려가, 땀을 씻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데, 빗방울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진다. 서둘러 버스로 돌아와 교회 추녀 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산악회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비는 좀처럼 그칠 것 같지가 않다. 이윽고 뒤풀이가 끝나고, 3시 45분 경 버스가 서울로 출발한다. 강한 빗줄기가 차창을 두드린다.

 

귀로에 버스가 옥계 휴게소에서 30여분 동안 정차한다. 바다구경을 하라는 정 회장의 섬세한 배려다. 빗방울은 다시 가늘어졌다. 휴게소에서 해수욕장과 동해바다를 카메라에 담고, 옥계테마박물관을 둘러본다. 여러 종류의 박제모형 동물들이 눈길을 끈다.

바다

옥계테마박물관

테마박물관의 박제모형 동물들

 

(201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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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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