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봉 정상에서 본 중원산

중원폭포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중원리와 단월면 향소리 사이에 솟은 산이다. 용문면과 단월면의 경계를 이루는 도일봉(863.7m)은 중원계곡을 끼고 있어 항상 풍부한 수량과 담과 소를 이루며 사시사철 아름다운 계곡미를 자랑한다. 여름철 계곡산행과 가을의 단풍산행을 으뜸으로 치고 있다.

 

정상에 서면 북서쪽으로 산음리계곡을 거느린 봉미산이, 북으로는 비슬고개 뒤로 숨은 듯 자리한 소리산이 멀리 종자산과 함께 눈에 와 닿는다. 북동으로는 송이재봉과 연결되는 매봉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향소리분지 뒤로 매화산 갈기산 금물산등 한강기맥 줄기가 아른거린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7월 4일(일).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된다. 금요일 오후, 산행을 신청한 산악회로 부터 우천으로 토요일 산행을 취소한다는 연락을 받는다. 주말을 집안에서 뒹굴 수는 없어, 일요일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산을 찾아본다. 양평의 도일봉이 잡힌다.

 

2005년 배너미고개를 출발하여, 용문산, 폭산, 싸리봉을 지나, 비슬고개로 내려서는 한강기맥 세 번째 구간을 산행하면서 오른쪽으로 보고 지났던 산이다. 이후 중원계곡이 아름답다는 소리도 들은 바도 있어 기회가 있으면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산이다.

 

교통편을 고려하여 산행코스를 잡는다. 지하철로 용문까지 가고, 용문버스터미널에서 중원리행 버스를 탄 후, 종점인 상현마을에서 내리면 바로 중원계곡 입구다. 중원리행 버스는 하루에 5회 왕복한다. <07;10, 09:10, 11:00. 14:10, 17:30. 18:30-편도 소요시간이 20분임으로 나오는 시각은 출발시각에 20분을 더한 시간이다.> 산행은 상현마을에서 중원계곡으로 들어선 후, 계곡을 4.37Km 거슬러 오르면, 삼거리에 이르고, 이곳에서 오른쪽 계곡을 타고 올라, 0.21Km 떨어진 도일봉에 오른 다. 하산은 남릉과 중원계곡을 거쳐 상현마을로 되돌아 오른 회귀코스다. 도상거리 약 9Km.

산행코스

 

중원리 행 버스시간을 감안할 때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다음 두 가지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겠다

- 9시 10분차로 들어가고, 약 5시간 산행 후, 2시 30분차로 나오는 안
- 11시 차로 들어가고, 약 6시간 정도 산행을 즐긴 후, 5시 50분차로 나오는 안

 

두 번째 안은 산행 후 계곡에서 약 1시간 정도 물놀이가 가능하겠다. 따라서 3~4인의 동행이 있을 경우에는 이안이 좋겠으나, 나 홀로 산행에는 첫 번째 안이 좋겠기에, 7시 30분, 왕십리역을 출발하는 용문행 열차를 타기 위해, 6시 40분에 집을 나선다.

 

일요일, 비교적 이른 아침이라 지하철 안은 붐비지는 않지만, 경로석 외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청량리, 회기역을 지나며 승객들이 점점 많아진다. 대부분이 등산객들이고 간간이 자전거를 끌고 들어오는 젊은 바이커들도 보인다. 핫팬티를 입고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아가씨들이 둘러선 곳에서는 교성에 가까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젊음이 넘쳐흐르는 열차 안이다.

 

덕소, 팔당을 지나며 많은 등산객들이 내리자, 열차 안이 한결 조용해진다. 운길산 역에서 등산객들 몇몇을 내려준 열차는 더욱 힘차게 푸르름 속을 달린다. 푸른 강, 녹색 벌판, 녹음이 짙은 산...정겹고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다. 열차가 양평으로 접근한다. 차창 밖으로 양평의 마타호른이라는 백운봉이 우뚝하고, 하얀 비구름이 산등성이를 타고 하늘로 오른다.

우뚝 솟은 백운봉

열차는 왕십리역을 출발한지 1시간 20분 후인, 8시 50분경에, 용문역에 도착한다. 열차에서 내려 5분 거리의 용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새로 지었다는 용문역 역사가 우람하다. 중국풍의 독특한 모양이다. 터미널 가는 길은 물을 필요도 없이 곳곳에 보이는 표지를 따르면 된다. 버스터미널에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용문산행 버스를 타고, 9시 10분에 출발하는 중원리행 버스에 오르는 등산객들은 3~4명에 불과하다.

용문역

 

9시 30분, 상현마을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넓지 않은 주차장은 각지에서 모인 산악회버스들로 가득하고, 마을입구는 전형적인 놀이터 입구의 모습이다. 주차장 옆 상점에서 용문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한 후, 9시 32분,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이어 3분 후, 덕천사 갈림길에서 수리봉와 도일봉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 길로 진행한다.

주차장

주차장 건너편 '개울건너' 팬션

덕천사 갈림길, 뒤로 보이는 수리봉과 도일봉

 

9시 39분, 산림보호 감시초소가 있는 소형차량 주차장에 이르러,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9시 42분, 중원폭포 0.4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는, 돌 많은 계곡길을 걷는다. 오른쪽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잔뜩 흐린 날씨에 어제 내린 비로 습도가 높은데도 계곡의 냉기가 느껴진다. 9시 44분, 태양열 판이 달린 방송시설을 지나고, 나무다리를 건너며 계곡을 굽어본다.

산림감시초소, 하산 하면서 찍은 사진

 등산안내도

방송시설도 지나고

 

9시 46분, 중원폭포 0.2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아름다운 계곡을 카메라에 담는다. 9시 50분, 중원폭포에 이른다. 안내판과 이정표가 보이고, 암릉에는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낙차가 큰 폭포를 연상했다면 실망이 크겠다. 10여 년 전 중원폭포가 아름답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집사람과 짱아를 데리고, 함께 찾아 온 적이 있다. 국도를 벗어나 푸른 논 사이로 하얗게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시멘트 길로, 마주 오는 차를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 상현마을에 도착하고, 이윽고 폭포에 이르러, 그 빈약한 규모에 실망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집 사람은 중원폭포라는 소리를 들으면 콧방귀를 뀐다.

이정표

아름다운 계곡

중원폭포 안내판

중원폭포

위에서 본 중원폭포

 

본격적인 계곡길이 이어진다.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고, 9시 59분, 이정표가 있는 중원산 갈림길에 이른다. 산악회를 따라 온 사람들인 듯싶은 등산객들이 왼쪽 중원산 길로 들어서고, 나는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른다. 이왕 온 김에 중원산을 거쳐, 싸리재, 싸리봉을 지나고, 도일봉에 오르는 코스가 욕심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봉 따먹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구지 한여름에 중원산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겠다.

중원산 갈림길 이정표

 

10시 10분, 너른 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넌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물이 불어 물에 잠긴 돌이 많고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10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합수점에 이른다. 중원리 등산로 입구에서 1,72Km 떨어진 지점이다. 어느 쪽으로 올라도 도일봉에 이를 수 있다. 비교적 평탄한 계곡길을 따라 정상에 오른 후, 가파른 남릉으로 내려서기로 하고, 직진하여 계속 중원계곡을 오른다.

너른 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너고

합수점 이정표

 

돌 많은 오르막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돌들이 물에 젖어 번들거린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중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10시 36분, 치마폭포를 지나고, 10시 50분, 이정표와 119 구조대 안내판이 있는 도일봉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정표는 도일봉까지의 거리가 1.23Km라고 알려준다. 10시 53분, 무명폭포를 지나고, 이후 등산로는 계곡과 멀어지며 잡목 숲속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물소리도 들리지 않는 습기 많은 빽빽한 잡목 숲속에는 바람도 없고 무덥다. 앞섰던 젊은이들이 힘이 드는지 이곳저곳에서 숨을 고르며 쉬고 있다.

돌 많은 오르막 계곡 길

계곡 건너편 중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치마폭포

도일봉 갈림길 이정표

무명폭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고도가 높아지며 등산로는 점점 좁아지고, 여기저기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는다. 제법 고산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11시 21분, 물이 마른 계곡을 건너고, 로프가 드리워진 마지막 급경사를 올라, 11시 36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오른쪽의 암릉을 오른다.

로프가 드리워진 마지막 급경사

T자 능선 위의 이정표

암릉길

 

가파른 암릉구간에는 스텐기둥을 박고 로프를 매어 놓았다. 좁은 암릉길에,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정체가 생긴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구름이 벗겨지고, 밝은 햇살이 비친다. 암릉구간을 오르다, 전망바위에서서 북쪽으로 싸리봉, 소리산을 바라보고, 북동쪽의 송이재봉과 매화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1시 49분, 도일봉 정상에 오른다. 산행을 시작해서 2시간 17분이 지난 시간이다.

안전설비

좁은 암릉길에서의 정체

동북방향의 조망

 

비교적 넓은 헬기장인 정상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정상 서쪽 끝에 서서, 구름에 가린 용문산을 카메라에 담고, 중화산을 가까이 본 후, 북쪽으로 싸리봉, 싸리재, 그리고 소리산을 바라본다. 이어 도일봉이라고 쓰인 암괴와 도일봉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 암괴위에 올라, 남쪽과 남동쪽, 그리고 동쪽조망을 둘러본다.

구름이 내려앉은 용문산 정상

싸리봉, 싸리재, 그 뒤로 소리산

도일봉 정상의 암괴

도일봉 안내판

동남쪽 보룡리 방향의 조망

통신시설이 있는 건너편 암봉

동쪽으로 보이는 한강기맥 줄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밧줄이 걸린 직벽을 만난다. 높지는 않지만 오보 행 비슷하게 중간이 움푹 파여 발 놓을 곳이 마땅치가 않다. 산악회 대장이 중간에서 도와주는데도,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산의 정적을 깬다. 직벽을 내려서서 안부를 지나고, 12시 2분, 통신시설과 이정표가 있는 암봉에 오른다. 인천산악회에서 온 등산객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가져온 떡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밧줄이 걸린 직벽

올려다 본 직벽


암봉에서의 식사

 

점심식사를 마치고 앞의 전망바위에 올라, 남쪽의 괘일봉(480.3m)과 양평군 일대를 굽어보고, 12시 20분, 이정표가 지시하는 방향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하산을 시작한다. 이정표는 상현마을 주차장까지의 거리가 4.42Km라고 알려준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표지기들이 걸려있어 길을 잘못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전망바위에서 본 괘일산

이정표

길안내 표지기

 

12시 26분, ‘도일봉 8부 능선’을 알리는 등산안내도 앞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진달래 능선을 따라 내리고, 12시 59분, ‘위험’ 경고판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굽어 내린다. 이어 낙엽이 쌓인 너른 사면길을 유장하게 내려서면, 맑은 계곡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1시 22분, ‘도일봉 5부 능선’을 알리는 119 구조대 안내판이 있는 계곡으로 내려서고, 2분 후, 중원계곡과 만나는 합수점에 이른다.

도일봉 8부 능선

진달래능선

위험 표지판

낙엽 쌓인 사면길

도일봉 5부 능선

 

합수점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세수를 하며 땀을 들인다. 중원리 등산로 입구까지의 거리가 1.72Km, 남은 시간이 1시간 정도이니, 충분히 여유가 있다. 아침에는 젖어있던 계곡의 돌길이 지금은 뽀송뽀송 말라, 미끄러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겠다. 자연보호 감시초소가 있는 주차장에 이르기 직전,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약 20분 정도 족욕을 즐기고, 땀을 씻어 낸 후, 옷을 갈아입는다.

 

2시 25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리고, 3시 3분, 용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다. 나올 때는 이곳저곳 작은 마을들을 들르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리는 모양이다. 3시 10분 발, 용산행 지하철을 타기 위해 서둘러 역으로 달린다.

 

(201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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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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