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횟집에서의 뒤풀이 자리에 밑반찬으로 나온 멸치젓이 입맛을 돋운다. 남해 근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것이 멸치라고 하더니 멸치젓도 이처럼 맛깔스럽게 담근다.
타향에 와서 맛있는 음식을 만난 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홍도 민박집에서 맛본 밴댕이젓, 진도에서 먹은 바지락회, 흑산도의 적도미회, 제주도 우도의 흑돔회, 벌교의 꼬막 등은 남도 쪽을 여행하면서 만났던 별미들이다. 여기에 남해의 멸치젓이 또 추가되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미조항- 2005년 1월, 횟집 2층에서 찍은 사진
미조항은 어항이자 군항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최영장군이 고려 우왕 때 미조항에 들러 수군들을 격려했다는 기록이 있고, 마을회관 앞바다의 돌무더기는 임진왜란 때 쌓은 방파제라고 한다. 또 마을 뒤에는 약 700m 길이의 미조진성이 남아있고, 이곳에는 전선 1척, 병선 1척, 하후선 1척과 병졸 233명을 배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펌)
2007년 12월 18일(토).
"화요맥"의 안내로 해남지맥 마지막구간을 산행한다. 오늘 코스는『보리암 주차장-665.6m분기봉-한려정-가마봉(454m)-초전고개-망운산(286.2m)-미조-빗바위』로 도상거리는 약 11Km 정도이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로 제법 쌀쌀한 편이지만, 남해의 낮 기온은 영상 10도. 봄날처럼 나른한 날씨다.
버스는 먼 길을 달려, 12시 12분, 금산 제1주차장에 도착한다. 평일인데도 너른 주차장에는 대형 관광버스들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약 3Km 떨어져 있는 제2주차장까지는 셔틀버스가 다닌다. 요금은 1,000원에 10분 배차라고 한다. 25인승 승합차에 30명 이상을 태운 셔틀버스가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힘겹게 오른다. 차창 밖으로 셔틀을 이용하지 않고 씩씩하게 시멘트도로를 걸어 오르고 있는 둥산객들이 보인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2:26) 보리암 주차장-(12:45) 665.6m봉-(13:05) 첫 번째 돌탑-(13:10) 두 번째 돌탑/좌-(13:20) 바위, 오른쪽 우회-(13:23) 봉, 약 430m-(13:27) 470m봉-(13:34~13:45) 한려정/간식-(13:58) 414m봉-(14:05) 가마봉-(14:16~14:20) 403m봉-(15:08) 진주강씨 묘-(15:10) 초전고개-(15:15) 공동묘지-(15:23) 밀양박씨 묘-(15:30) 덤불지대-(15:36) 바위지대-(16:02) 207m봉-(16:06) 안부-(16:16~16:18) 망우산 정상-(16:25) 군부대 펜스-(16:27) 헬기장-(16:41) 미조마을-(16:48) 능선으로-(16:56) 임도-(17:15) 해주오씨 시조 묘/도로-(15:19) 임마뉴엘 수도원 입구-(17:27) 남망산』간식시간 11분 포함, 5시간 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12시 26분, 제2주차장에 도착하여 매표소를 통과하고, 주능선이 분기하는 665.6m봉을 향해 임도를 오르다, 주위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12시 45분, 산불감시초소, 통신탑, 그리고 삼각점<남해 12, 1998 복구>이 있는 665.6m봉에 올라, 산불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사방을 둘러본다.
금산
665.6m봉
앵강만
미조면 앞 바다의 섬들
남서쪽으로 잡목능선을 타고 내린다. 길은 뚜렷하지만 돌이 많은 좁고 거친 능선이다. 재미있는 것은 국립공원 시멘트 팻말 위의 화살표가 진행방향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122번 팻말에 이르기 전까지는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거친 잡목 사이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국립공원 팻말위의 화살표가 진행 방향을 알려준다.
능선에서 이따금씩 좌우로 시야가 트이며 주변 산세와 바다가 조망되지만 가스의 방해로 뚜렷한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것이 유감이다. 1시 5분, 첫 번째 작은 돌탑을 지나고, 좁은 능선의 너덜길을 걸어, 두 번째로 만나는 돌탑에서 왼쪽 비탈길로 내려선다.
능선에서 본 상사바위와 보리암
날등 너덜 길
두 번째 돌탑에서 왼쪽 비탈길로 내려서고
능선 안부를 지나자 또 다시 날등길이 이어진다.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약 43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난다. 1시 27분, 능선분기봉인 470m봉에 오르니, 이곳의 122번 국립공원 팻말의 화살표는 오른쪽을 가리킨다. 하지만 마루금은 왼쪽이다. 왼쪽으로 진행하여, 1시 34분, 한려정에 도착한다. 벤치가 놓여 있는 너른 공터에서 선두그룹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편백 휴양림 방향의 조망
한정에서 본 가야할 능선과 도로
한려정
후미그룹도 이곳 벤치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1시 45분, 도로를 건너 통나무계단을 오른다.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을 10여분 정도 올라, 414m봉에서, 잡목 속에 있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앞에 보이는 가마봉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40도 방향으로 콩섬과 팥섬이 보인다.
414m봉의 삼각점
콩섬과 팥섬
2시 5분, 가마봉 정상(454m)에 오른다. 아무 표시도 없고, 미조만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지만 나뭇가지의 방해로 깨끗한 사진은 얻지를 못한다. 가마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2시 16분, 바위봉인 403m봉에 오른다, 북쪽으로 금산방향, 남쪽으로 미조면이 두루 내려다보이는 명당이다.
403m봉에서 본, 금산, 665.6m봉과 지나온 능선, 한려정도 보인다.
당겨찍은 지나온 능선과 순천바위
송정면과 미조항 그리고 망운산
160 방향의 설리해수욕장
바위사이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미조항이 가깝고, 가야할 마루금이 뚜렷이 보인다. 이윽고 바위지대가 끝나고, 잡목능선이 이어지며,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이 사라지고 거센 가지와 가시넝쿨이 갈 길을 방해한다. 안경을 썼는데도 나뭇가지가 눈을 찔러 한동안 눈을 감싸고 쩔쩔맨다. 한바탕 눈물을 흘리고 나니 겨우 아픔이 가신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가야할 방향이 뚜렷함으로 될 수 있는 대로 편한 곳을 찾아 내려선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잡목의 저항은 더욱 거세진다. 고약한 곳이다. 3시 8분, 진양 강씨의 너른 묘역에 이르러 비로소 잡목 숲을 벗어나고, 19번 도로가 지나가는 초전고개에 내려선다.
망운산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마루금
초전고개
도로를 건너 넓은 임도를 오른다. 밭과 공동묘지를 지나고, 잡초가 누렇게 시든 너른 공터에 서서 지나온 건너편 능선을 되돌아보고, 미조도를 가깝게 굽어본다. 이어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밀양박씨 묘를 지나고, 엄청난 덤불지대를 지난다. 지금은 누렇게 시들어 죽어 있지만, 한여름 기세가 등등할 때는 이곳을 지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오르고
지나온 능선, 왼쪽 바위봉이 403m봉이다
미조도
엄청난 덤불지대를 지난다.
다시 잡목이 정글처럼 뒤엉킨 능선을 힘들게 오른다. 가시넝쿨이 발목에 감겨든다. 희미한 등산로가 이어졌다 끊겼다 한다. 등산로를 한 발자국만 벗어나도 고생길이다. 산속에 돌담 같은 돌무더기가 길게 이어진다. 3시 36분, 바위지대를 만나 정면 돌파하고, 4시 2분, 207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너른 안부에 이른다, 오른쪽 송남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안부를 지나 망운산으로 이어진다.
너른 안부를 지나 망운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뚜렷해진다.
4시 16분,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이 있는 망운산 정상(286.2m)에 오른다. 남해도에서 세 번째 만나는 망운산이다. 하지만 초소를 지키고 있던 산불감시요원은 이산을 그냥 망산이라고 부른다. 삼각점의 표기 내용이 독특하다. 미조항과 호도를 가까이 보고, 서둘러 하산한다.
망운산 정상, 현지인들은 망산이라고 부른다.
망운산의 삼각점
가까이 본 호도
미조항과 가야할 마지막 봉우리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뛰듯이 달려 내린다. 4시 25분, 군부대 펜스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부대 정문을 지나 헬기장을 통과한다. 4시 41분, 미조에 내려서서, 미조 건강원 골목을 지나 빗바위로 향한다. 다시 숲으로 들어서서, 잡목이 무성한 능선을 오른다. 4시 56분, 임도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억새밭을 지나고, 해주오씨 시조 묘의 석비가 있는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미조 건강원 골목을 지나고
해주오씨 시조 묘가 있는 곳에서 본 어장과 조도
아스팔트도로를 건너 활짝 열려있는 철책 문을 들어선다. 5시 19분, 임마뉴엘 수도원 갈림길을 지날 무렵, 빗바위를 다녀오는 선두그룹과 마주친다. 이미 주위가 어둑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마지막 봉우리를 향해 시멘트도로를 달려 오른다. 5시 27분,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남해의 가장 끝 봉우리 위에 선다. 고도계가 90m라고 알려준다. 김 대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빗바위는 바다 쪽으로 약 100m 정도 떨어져 있으니 다녀오라고 한다.
도로를 건너 철책 문으로 들어서고
현지인들이 남망산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봉에 오른다.
봉우리를 되내려오다 철조망이 쳐진 빗바위로 내려가는 길을 지나친다. 철조망을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만, 이미 어두워진 숲속을 들어설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생략하고, 철책 문을 나서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미조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로 향한다.
빗바위- 김 대장 사진
하산하면서 내려다 본 양식어장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남해횟집으로 향한다. 남해지맥 종주를 기념하여, 대원들이 10,000원씩을 추렴하고, 강 위원장이 금일봉을 내어, 횟집에서 뒤풀이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갖는 뒤풀이는 언제나 즐겁다. 싱싱한 회를 안주로 소주잔이 돌고 분위기가 익어간다.
6시 55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12. 20.)
우림형님~!저의 고장에서 가까운 남해 지맥을 완주하셨군요.죄송합니다. 가까이에 오신줄도 모르고....저 이렇게 의리없이 삽니다. 용서하십시요.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목적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습니다.전 무릎관절이 많이 안좋아서 아끼고 있어요.오늘이 동지랍니다. 팥죽 드시고, 주말, 휴일 즐겁고 지내세요.산에 가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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