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 오르다 본 파노라마 1

 

망운산 오르다 본 파노라마 2

관대봉에서 당겨 찍은 지리산과 금오산


남해도의 인구는 약 53,000 정도로 토박이들이 많다고 한다. 섬이다 보니 주산업은 농업과 어업이고, 관광수입이 짭짤하다. 농업은 벼 이외에 마늘이 주 소득원이고 겨울에는 시금치도 많이 재배한다고 한다. 해안가 어장을 중심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거부(巨富)들이 많아, 섬의 소득수준은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치를 훨씬 웃돈다.


2007년 11월 27일(토).

"화요맥"의 안내로 남해지맥 두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가청고개-삼봉산(422.5m)-망운산(785m)-관대봉(594.7m)-공설공원묘지』로 도상거리는 약 10Km 정도다.


섬 산행은 역시 어렵다. 등산로가 정비된 잘 알려진 산 주변을 제외한 지맥 마루금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어, 나침반의 방향에 따라 길 없는 잡목 숲을 헤쳐 나가야한다. 그러다보니 잡목가지에 긁혀 얼굴은 따끔거리고, 가시넝쿨이 다리를 휘감아 종아리가 얼얼하다.


오늘 구간에서도 삼봉산에서 현촌마을로 내려서는 마루금이 험하고, 관대봉을 지난 후, 일반등산로를 버리고, 다시 마루금으로 들어서서, 잡목 숲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탁 트인 망운산에 올랐을 때 발아래 펼쳐진 조망, 그리고 관대봉 암봉 위에서 보는 광경은 이런 섬 산행의 어려움을 일거에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기막힌 조망에 시간은 자꾸 흐르지만 떠나기가 아쉽다. 결국 당초에 계획했던 평형고개까지 이르지 못하고 일몰시간에 걸려 공설공원묘지로 하산한다.


서울에서 남해까지는 먼 거리다. 인삼랜드에 정차하여, 산악회가 제공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진주 IC에서 남해고속도로 들어선 후, 진교 IC에서 국도로 내려서서 남해로 향한다. 버스는 11시가 넘어 남해대교를 건너고, 이어 77번 도로를 따라 남진한다. 오른쪽 숲 속에 이락사가 보이고, 관음포를 지난다. 11시 51분, 유정가든 앞, 가청고개에 도착한다.

차창 밖으로 본 관음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51) 가청고개, 산행시작-(11:53) 오른쪽 숲으로-(12:00) 임도-(12:04) 왼쪽 숲으로-(12:05) 임도-(12:26) 왼쪽 숲으로-(12:27) 쌍묘-(12:32) 임도-(12:34) 임도시설 표지석-(12:37) 무덤 지나 잡목 숲-(12:46) 바위지대-(12:50) 100번 송전탑-(12:53) 안부-(12:55) 갈림길, 우-(13;03) 묘-(13:11~13:12) 삼봉산-(13:18) 오른쪽 길 없는 능선-(13:34) 대나무 숲-(13:36) 임도/ 현촌마을 보임-(13:40) 화방사 삼거리-(13:42) 오른쪽 숲으로-(14:14) T자, 우-(14:19~14:30) 간식-(14:46) 큰 바위, 직진-(15:00) T자, 좌-(15:04) 642m봉-(15:07) 봉-(15:09) 임도/망운암 약수터-(15;34) 능선분기, 좌-(15:39~15:43) 망운산 정상-(15:47) 이정표/ 망운암 갈림길 안부-(15:53~16;09) 이정표/ 관대봉 갈림길/ 등로 이탈-(14:00) 관대봉 분기봉-(16:22) 안부-(16:32~16:38) 관대봉 정상-(16:41) 주능선-(16:51) 이정표 있는 삼거리-(16:53) 오른쪽 숲으로-(16:55) 갈림길, 좌-(17:00) 봉-(17:11) 봉-(17:12) 갈림길, 좌-(1&:15) 안부-(17:16) 진양유씨 묘-(17:17) 무덤군, 우-(17;20) 안부/임도-(17:22) 시멘트도로 직진-(17;28) 253.7m봉-(17:32) 갈림길, 좌-(17:34) 납골당-(17:37) 아스팔트도로/공동묘지-(17:47) 버스』간식 11분, 알바 6분 포함, 총 5시간 4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가청고개의 고도는 약 70m 정도다. 버스에서 내려, 유정가든 왼쪽 비포장도로로 들어선 후, 바로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서, 무덤을 지나 능선에 오른다. 잡목 숲 사이로 비교적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12시, 등산로는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를 따라 걸으며, 왼쪽으로 망운산, 오른쪽으로 삼봉산을 본다.

산행시작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서 무덤을 지나고

 

망운산

삼봉산


12시 4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서지만, 1분 후, 다시 임도로 내려섰다, 오른쪽 밭을 가로 질러 잡목 숲으로 들어서고, 다시 임도로 나온다. 주변의 사진을 찍고, 용무를 보느라 최후미로 쳐진다. 대원들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임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고, 마을 뒤로 삼봉산이 보인다. 마을길로 들어서 보지만, 대원들의 모습은 역시 보이지 않고, 방향도 틀린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직진하여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걷다, 뒤돌아 지나온 길을 카메라에 담는다.

묵은 밭을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고

뒤돌아 본 지나온 길


아름다운 임도를 따라 서둘러 걷는다. 저 앞에 류 회장과 김 사장의 뒷모습이 보인다. 12시 26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2분 후 쌍묘에 이르러 묘역에서 지난 구간에 걸었던 금음산, 대국산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32분, 다시 임도로 나온다.

아름다운 임도

묘역에서 뒤돌아 본 금음산, 대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12시 34분, '96임도시설' 표지석이 있는 너른 공터에 이르러, 왼쪽의 무덤과 오른쪽 표지석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작은 언덕에 올라, 뒤돌아 강진해를 카메라에 담고,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거친 잡목 숲 사이로 희미한 등산로가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 하지만, 외길에, 간간이 표지기들이 보여 등로를 이탈할 위험은 크지 않다.

96임도시설 표지석

뒤돌아 본 강진해


바위지대를 거치고, 100번 철탑을 지나, 12시 55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삼봉산 정상을 다녀오는 대원들을 만나, 길가에 배낭을 벗어 놓고 홀가분한 몸으로, 1시 11분, 삼각점이 있는 삼봉산 정상에 오른다. 잡목에 가려 북쪽으로 하동의 금오산만 빼꼼이 보일 뿐 조망은 별로다.

삼봉산 삼각점


약 1분 쯤 정상에 머문 후,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린다. 배낭을 벗어 놓았던 곳에 이르러 배낭을 둘러메고, 1시 18분, 오른쪽의 길 없는 능선으로 내려선다. 빽빽한 잡목 숲에서, 나뭇가지가 얼굴을 후려치고, 가시넝쿨이 아랫도리에 감긴다. 거칠고 성가신 내리막이기는 하지만, 능선이 뚜렷한 편이고, 옛 성터의 흔적인지 돌무더기가 길게 이어지며 길잡이 노릇을 한다

성터 흔적 같은 돌무더기


1시 34분,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 임도에 내려서서, 발아래 현촌마을을 굽어 본 후, 시멘트도로를 따라 마을을 통과하며, 시금치 밭에서 일하는 아낙네를 본다. 1시 40분, 아스팔트도로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고, 마을 표지석, 버스정류장, 망운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화방사로 이어지는 도로로 들어선다.

울창한 대나무 숲

현촌마을

 

시금치 밭

현촌마을 표지석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르고, 등산로를 이용하면, 쉽게 망운산에 오를 수 있겠지만, 마루금을 타야하는 우리들은 오른쪽 전신주 옆의 희미한 족적을 따라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거친 잡목 숲에서 남쪽을 향해 꾸준히 오르막을 오른다. 족적이 끊어진 곳에서는 길을 만들며 진행한다. 오르막이 점점 가팔라진다. 2시 14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시 19분, 앞선 대원들이 능선에서 식사를 마치고, 후미일행이 도착하자, 방을 빼주고 앞서 나간다. 후미의 세 사람도 빵과 과일로 간식을 즐기며,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 후, 서둘러 앞사람들의 뒤를 쫓는다. 능선이 점차 넓어지며 더욱 가팔라진다. 길이 없으니, 앞선 사람들의 족적을 따라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코를 땅에 박고 기어오른다.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는다. 주위를 둘러 본 후, 바위 틈새로 이어진 발자취를 따라 직진한다.

급사면을 올라, 큰 바위를 만나 직진하고,


다시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3시, T자 갈림길에서 왼쪽 철쭉능선으로 진행하고, 3시 4분, 정병훈, 하문자 부부의 표지기가 걸려있는 642m봉에 오른다. 희미한 등산로가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9분, 임도에 내려선다. 왼쪽은 망운암, 오른쪽은 노구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다. 이정표가 있고, 남해 산림조합에서 만든 망운암 식수 터가 보인다.

642m봉

망운암에서 올라오는 임도

이정표

 

망운암 식수터


엎드려 생명수를 몇 모금 받아 마시고, 남해산악회에서 세운 철쭉보호 시범지역 팻말을 지나 너른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중간쯤에서 뒤를 돌아본다.

보라!

왼쪽의 광양만에서부터 섬진강하구, 하동의 금오산 그리고 설천면의 한려해상국립공원까지 펼쳐 진 이 장대한 파노라마, 그리고 그 뒤로 아스라이 보이는 지리산 능선, 오른쪽의 천황봉에서 왼쪽으로 반야봉, 이어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주능선이 뚜렷하지 않은가?

광량만

대도리 앞바다와 섬진강 하구 그리고 멀리 지리산 능선

금오산과 연대산 그리고 노량 바다와 녹두산

지나온 귀두산, 금음산, 대국산 그리고 한려해상국립공원


오! 이 장쾌함이여, 아름다움이여,

숨이 멎을 정도로 강렬한 느낌이 전류처럼 온 몸을 스쳐지나간다. 머물러 사진을 찍고, 몇 발자국 오르다, 다시 뒤돌아 아름다운 조망에 넋을 잃는다. 잡목줄기에 긁히고, 넝쿨가시에 찔린 아픔도, 낙엽에 미끄러지며 네발로 기어오른 급 오르막, 거친 잡목 숲, 구르듯 달려 내린 급 내리막에서 겪었던 고통은 모두 사라지고, 이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이윽고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의 돌탑과 정상석이 있는 망운산(785m)과 그 오른쪽에 송신탑과 삼각점이 있는 망운산(785.9m)을 카메라에 담는다.

돌탑과 정산석이 있는 망운산

송신탑이 있는 망운산


3시 39분, 망운산 정상에 오른다. 망운산에 오르면서 보았던 조망이 다시 펼쳐지고, 새롭게 남쪽과 서쪽의 조망이 추가된다. 망운산(望雲山), 남해에서 가장 높은 산, 그리고 이처럼 환상적이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산이지만, 금산(錦山)의 유명세에 밀려, 외부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섬사람들만이 숨겨놓고 즐기는 사랑하는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가벼운 차림의 주민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망운산 정상 1

망운산 정상 2

관대봉과 금산 방향

남해와 강진해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뒤쳐졌다. 아쉬움을 남긴 채 암릉길을 내려선다. 3시 37분, 이정표가 있는 망운암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 3시 53분, 관대봉 갈림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선두그룹은 약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송신탑이 있는 망운산을 다녀오겠지만, 이 시간에 후미그룹이 다녀오기는 무리다. 서둘러 이정표가 가리키는 내리막길로 달려 내린다. 나뭇가지에 표지기들도 걸려 있으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망운암 갈림길 안부


 

관대봉 갈림길 이정표.


약 1분 쯤 달려 내려, 커다란 바위를 지나고, 계속 잘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내리는데, 류 회장과 김 사장이 따라 오지를 않는다, 잠시 멈추어 서서 주위를 살핀다. 오른쪽에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능선이 보이고, 그 끝에 머리에 바위를 얹어 놓은 것 같은 봉우리가 보인다. 지도를 꺼내 확인을 해본다. 진행방향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오른쪽 능선이 마음에 걸린다. 이윽고 류 회장과 김 사장이 도착하고, 두 사람의 느낌도 동일하다. 류 회장의 제의에 따라 내려섰던 길을 되올라, 삼거리 원점에 회귀하고, 왼쪽으로 약 50m 정도 진행하여 암릉에 서니, 관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관대봉 1.3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도 보인다.

갈림봉에서 본 관대봉으로 흐르는 능선

 

연죽 저수지


벌써 4시가 넘었다. 일몰시간을 감안하여 오늘 산행은 공동묘지에서 끝내겠다는 선두대장의 연락이 있었지만 서둘러야겠다. 잘 나있는 등산로를 달려 내린다. 4시 30분 경, 관대봉 바위 아래에 이른다. 아무리 시간이 바빠도 바위 위에서 보는 조망을 놓칠 수는 없다. 배낭을 벗어 놓고, 밧줄에 매달려 바위 위에 오른다. 지는 해를 받고 펼쳐진 남해의 또 다른 모습! 그냥 지나쳤으면 후회할 뻔했다.

관음봉 바위 위에서 본 황혼 속의 망운산, 지리산, 금오산

연주리

남해

 

망운산(우)과 분기봉


바위에서 내려서서 배낭을 메고 오른쪽 우회로를 지나, 4시 41분, 본 능선에 진입하여 뒤를 돌아본다. 이정표가 있고, 바위에 걸린 밧줄이 보인다. 잘 정비된 너른 등산로를 달려 내린다. 4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르러, 직진하여 남산 쪽으로 향하다가, 2분 후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우회하면서 본 관대봉 바위

본 능선에 진입하여 뒤 돌아본 바위


선답자들의 표지기들이 간간히 보이는 거친 잡목 숲을 희미한 등산로 따라 달린다. 봉우리 두 개를 넘고. 5시 16분, 진양유씨 묘를 지나 안부에 내려서자 산길이 넓어진다. 이어 무덤 군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를 따르다가,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곳에서 직진하여 다시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5시 28분, 253.7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밀양박씨 묘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납골당을 거쳐, 아스팔트도로로 내려선다. 마루금은 직진인데, 도로 위에 놓인 산악회 표지판이 오른쪽 공동묘지로 내려서라고 지시를 한다. 이미 어둑해 지기 시작한 도로를 따라 약 10분 정도 내려서니, 도로변에 버스가 보이고, 그 곁에서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이들과 합류하여 식사를 한다.

황혼 속의 공동묘지


버스는 6시 6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귀로의 버스 속에서 망운산과 관대봉에서 본 장쾌하고 아름다운 조망을 다시 머릿속에 떠 올리며 잠속으로 빠져든다. 오늘은정녕 축복 받은 날이다.


(2007. 11.2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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