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맥"은 11월 경방기간의 입산금지 조치에 따라 답사중인 팔공지맥 산행을 잠시 중지하고, 대신 남해지맥을 5구간으로 나누어 답사한다.
남해도는 면적이 357.33 평방킬로미터로, 제주도, 거제도, 진도 다음 가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북쪽 남해대교에서 남쪽 미조 빗바위에 이르는 약 48.7km의 큰 산줄기인 남해지맥(南海枝脈)이 섬을 남북으로 관통하고, 망운산(786m), 금산(681m), 원산(627m)등 제법 큰 산들이 많아, 하천은 짧고 평야 역시 협소하다.
남해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2005년 1월, 친구들과 남도 쪽으로 먹거리 여행을 떠났을 때, 남해에 들러 1박을 하면서, 차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둘러 본 적이 있다. 이락사를 참배하고, 관음포를 굽어보며, 새삼 이 충무공을 기리고, 섬들이 점점이 떠 있는 겨울바다, 한 겨울 속에 파랗게 펼쳐진 마늘밭, 그리고 웅장한 산세에 매혹된다. 섬사람들의 소득도 높은 편이라 토박이 섬사람들이 많아, 인심이 후하고, 여유가 있는 섬이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자신들의 섬을 '보물섬'이라고 자랑한다.
2007년 11월 20일(토).
"화요맥"의 안내로 남해지맥 첫 구간을 답사한다. 코스는 『남해대교-산성산(162m)-귀두산(371.3m)-442m봉-금음산(481.5m)-대국산-가청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9.6Km 정도다.
금음산, 대국산을 중심으로 등산로가 정비된 곳도 있지만, 많은 곳이 등산로가 아주 없거나 희미하고, 잡목 숲에는 가시넝쿨이 많아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국산을 지나 정태마을에 들어선 후 길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시원한 해풍, 바다와 산과 섬들이 조화를 이룬 조망, 무성한 억새능선, 파란 마늘 밭 등 '보물섬' 남해도가 연출하는 정경은 가히 환상이다.
여행과 산행을 겸한 나들이가 돼서 그런지, 오늘 참여 인원은 34명, 평소보다 많은 인원으로 버스 안이 그득한 느낌이다. 흐리고 비가 오겠다는 예보와는 달리 맑고 차가운 겨울날씨다. 바람이 불어 안개도 없다. 모처럼의 섬 산행에 날씨마저 축복을 해준다고 대원들이 즐거워한다.
9시 30분경, 버스가 인삼랜드 휴게소에 정차하고, 산악회는 대원들에게 아침식사를 서비스한다. 콩나물과 야채를 넣고 끓인 시원한 된장국과 밥이 주 메뉴다. 이번 산행부터 "화요맥"에 생긴 변화다. 이제까지의 "화요맥"은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의 성격이 강했었는데, 오늘부터 새로운 대장이 영입되고, 안내산행을 영업으로 하는 본격적인 산악회로 변신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비도 30,000원으로 조정되고, 아침식사도 서비스한다.
그동안 동호인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봉사를 해온 주발 대장님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버스는 하동을 지나고, 남해대교를 건너, 11시 45분, 대교 옆, 휴게소에 도착한다. 장시간 버스를 타고 온 대원들은 우선 화장실부터 찾은 후, 11시 52분, 도로를 건너, 다리 바로 왼쪽 앞에 있는 검문초소 뒤쪽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남해대교와 들머리
노량뱌다. 충렬사와 거북선이 보인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52) 산행시작-(12:01) 봉-(12;07) 창원정씨 묘-(12:13) 산성산 정상-(12:27) 19번국도-(12:32) 통일공원/건너편 시멘트도로로-(12:36) 갈림길, 우-(12:37) 왼쪽 숲으로-(12:45) 밀양박씨 합장묘/시멘트도로-(12:49) 도로 갈림길, 좌-(12:53) 임도-(13:01) 너덜지대-(13:18) T자, 우-(13:22) 삼나무 숲-(13:31) 귀두산 정상-(13:36) 송전탑, 우-(13:39) 갈림길, 우-(13:41) 송전탑 직전, 우-(13:48) 시멘트도로-(14:00) 용강마을-(14:05) 용강-덕신 간 시멘트도로-(14:10) 임도삼거리, 좌/ 오른쪽 숲-(14:21) 능선갈림길, 좌-(14:28) 전망바위-(14:34) 422.1m봉-(14:36~14:50) 간식-(15:24) 금음산 정상-(15:26) 이정표-(15:39) 약치곡산-(15:49) 안부-(15:54) 시멘트도로-(15;59) 산성입구-(16;05) 산성 끝-(16;09) 갈림길, 좌-(16;13) 첫 번째 밀양박씨 묘-(16:23) 쌍묘-(16:24) 임도-(16:27) 시멘트도로, 직진-(16:33) 2차선 시멘트도로-(16;40~17;18) 등로이탈/가칭고개』 간식 14분, 알바 약 30분포함, 총 5시간 2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완만한 오르막길 초입에는 나무계단마저 보이고, 잡목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약 1분쯤 오르자,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바닷가의 묘지, 시원한 바다, 그리고 그 건너 광양제철소의 공장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다.
오른쪽 조망
거친 잡목 숲 사이로 등산로는 점점 가팔라진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창원 정씨 묘를 지난다. 정상이 가까운 모양이다. 옛 성터 흔적이 보인다. 12시 13분, 산성산 정상(162m), 전망바위에 서서, 내려서야 할 도로와 가야할 귀두산을 바라본다.
산성산 정상에서 본 귀두산
정상에 있는 남원 양씨 합장묘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 선두가 지나간 족적을 따라 급사면 잡목 숲을 내려선다. 잡목 숲 여기저기에서 가시나무 덩굴이 몸에 감겨온다. 가시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찢겨 피가 솟는다. 사진을 찍느라고 반 장갑을 낀 것이 잘못이다. 얼마 후 피는 멎었지만 초장부터 피를 보았으니 오늘 산행이 왠지 불길하게 느껴진다.
산성산 정상의 남원 양씨의 합장묘와 전망바위에 선 대원
바람은 불지만, 남쪽이라 날씨는 따듯한 편이다. 잡목 숲을 내려서면서 재킷을 벗는 대원들이 늘어난다. 12시 27분, 19번 국도가 지나가는 노량 삼거리에 내려선다. 깨끗하게 정비된 아름다운 도로다. 도로를 건너 목책 길을 따라 나루터 휴게소 쪽으로 진행하여, 통일동산에 들어서고, '독립지사 윤병호 선생의 비'와 멀리 보이는 남해대교를 카메라에 담은 후, 도로 건너편의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19번국도
나루터 휴게소가 있는 통일동산으로 들어가는 길
독립지사 윤병호 선생의 비
남해대교와 연대봉, 그리고 금오산
시멘트도로를 4분 정도 올라,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로 들어서고, 1분 후, 왼쪽에 보이는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이어 밀양박씨의 합장묘를 지나고, 12시 45분, 시멘트도로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오르막길로 오른다.
오른쪽 임도로
왼쪽 오르막 시멘트길로
4분쯤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니, 오른쪽 숲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뒤돌아 산성산을 카메라에 담고,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2시 58분, 임도에 이르고, 임도를 건너, 다시 너른 능선을 오른다. 잡목사이로 너덜지대가 이어지고, 앞선 사람들의 족적이 사라진다. 이리저리 편한 곳을 골라 잡목을 헤치며, 힘들게 산꼭대기로 향한다.
숲으로 진입하기 직전 시멘트도로에서 본 산성산
잡목너덜
오른쪽 후방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류 회장 일행과 오른 처음 참여한 여자대원 두 사람을 동반한 주발대장의 모습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이들과 합류, 희미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1시18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울창한 삼나무 숲을 지나고, 1시 31분, 삼각점<남해 411, 2002 재설>이 있는 귀두산 정상에 오른다.
새로 참여한 여자대원을 돕는 류 회장
울창한 삼나무 숲을 지나고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선다. 발 빠른 주발대장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지맥길이 초행인 두 여자대원은 류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보는 것마다 신기한지 발걸음이 한 없이 느리다. 1시 36분, 송전탑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잡목지대를 지나,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두 번째 송전탑에 이르기 직전, 오른쪽 길을 따라내려, 용강마을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멀리 광양만이 보인다.
광량만
2시, 왼쪽으로 용강마을을 굽어보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걸으며, 파랗게 펼쳐진 마늘밭을 본다, 2시 5분, 용강과 덕신을 잇는 2차선 시멘트도로에 이르러, 도로를 건너 계속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다. 2시 10분, 임도 삼거리에 이르고, 왼쪽 '등산로 입구'라고 쓴 나무 팻말 쪽으로 진행하여 오른쪽으로 잘 정비된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등산로는 이후 대국산까지 이어진다.
용강마을
마늘밭
시멘트도로 표지
임도 삼거리 왼쪽의 등산로 입구 표지
뚜렷한 등산로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선두와 너무 차이가 나는 듯싶어 속도를 내어 걷는다. 2시 21분, 능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7분 후, 조망이 빼어난 전망바위에 선다. 남해대교 너머, 멀리 금오산, 연대산, 그리고 대교를 건너, 산성산, 귀두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까이는 우리가 지나온 시멘트도로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남동쪽으로 해변마을과 섬 그리고 양식장, 바다 건너 오른쪽으로 사천이 보이고, 정면에 와룡산이 뚜렷하다. 422.1m봉으로 오르며, 다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동남쪽 방향의 조망-오른쪽 멀리 사천과 중앙에 와룡산이 보인다.
지나온 길- 남해대교, 산성산, 귀두산, 그리고 지나온 시멘트도로
2시 34분, 억새가 무성한 422.1m봉에 오른다. 정상에는 아무 표시도 없다.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진행하면 녹두산(450.5m)이고 마루금은 동남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가야할, 금음산, 악치곡산, 대국산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422.1m봉에서 금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억새능선이다. 후미일행은 조망이 좋은 억새능선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왼쪽으로 사천만과 와룡산이 아득한데, 오른쪽으로는 남지저수지와 마을들이 내려다보이고, 녹두산이 우뚝하다.
가야할 금음산, 대국산
남지 저수지와 멀리 망운산
억새능선
약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갈 길을 서두른다. 3시 24분, 삼각점<남해 24,1991 복구)이 있는 금음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삼각점 외에 별다른 표시가 없다. 정상에서 내려서서 조금 지나, 오래된 낡은 이정표를 만난다. <전망대 130m, 용강입구 4.5Km, 대국산성 3.5Km> 전망대를 구경하러 왼쪽으로 들어선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길이 내리막으로 떨어진다. 아마도 안부를 거쳐 건너편 봉우리로 오르는 모양이다.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전망대 행을 포기하고, 여자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온다.
이정표
지금 시각이 벌써 3시 30분에 가깝다. 오늘 산행시간을 4시간 정도라 했으니, 남은 시간은 30분인데 갈 길은 아직도 멀다. 혼자 앞장서서 치고 달린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39분, 약치곡산을 지나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안부에 이른다. 낙엽 사이로 파란 잎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주위의 고목들과 어우러진 정취가 사뭇 이국적이다.
약치곡산을 지나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다 왼쪽으로 본 조망
안부
3시 53분, 차량들도 충분히 동행할 수 있는 시멘트도로에 내려서서 길을 따라 대국산성으로 오른다. 이윽고 시멘트도로는 비포장도로로 바뀌고, 조금 오르니 대국산성(大局山城, 경상남도 기념물 제19호) 안내판이 있는 산성에 도착한다. 대국산성은 둘레 1.5Km, 높이 5~6m, 폭 2.4m의 산정식 산성이라고 한다. 산성에서 내려서서, 산성을 왼쪽에 끼고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속도를 내어 달린다.
약치곡산과 산성
4시 5분, 등산로는 산성을 뒤로하고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4분 후, 왼쪽 숲에 표지기들이 여럿 보인다. 희미한 내리막길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한다. 4시 13분, 첫 번째 밀양박씨 묘를 지나고, 10분 후 쌍묘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고, 이어 시멘트도로를 따라 마을을 지나, 4시 33분, 2차선 시멘트도로를 건너 직진한다.
왼쪽에 보이는 정태마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민가로 이어지는 것 같고, 왼쪽 시멘트 도로는 커다란 축사를 끼고 언덕으로 이어진다. 왼쪽 도로를 따라 오른다. 방향이 이상해 마침 중장비를 운전하는 주민에게 이 길이 국도로 이어는 길이냐고 묻는다. 주민은 고개를 저으며, 국도로 가려면, 되돌아 내려가서, 2차선 시멘트도로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라고 알려준다. 알려 준 쪽을 보니 차량들 이동이 빈번하다.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알바의 시작이다.
뒤돌아 본 산성과 정태마을
되돌아 내려온 시멘트 도로
정상적으로 마루금을 따라 갔으면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청고개를, 정태마을 지나, 3번 국지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77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걸어 오른다. 저 앞에 도로변에 서 있는 버스가 보인다. 5시 18분, 버스에 도착한다. 3번 국지도를 77번 국도로 착각하는 바람에 약 40분 동안을 도로를 따라 걸은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방향을 고려하고 지도를 확인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엉뚱한 실수를 멍청하게 저지른 것이다.
3번 국지도에서 본 삼거리 도로판
가청고개
류 회장 일행은 이미 도착하여 거의 식사를 마친 상태다.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제대로 된 산꾼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서둘러 식사를 한다. 녹두산에 간 대원들이 아직 하산을 못하고 있다. 이윽고 이들이 도착하고, 알바를 하여 도로변에서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 대원을 픽업한 후, 버스는 일로 서울을 향해 질주한다.
(20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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