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
2006년 4월 15일(토).
이사회 대원들은 틈새산행으로, 고려산의 진달래를 보고, 대명포구에서 삼식이를 안주로 인삼 막걸리에 취해 보자고 강화도로 간다. 여왕봉, 다이아, 여원, 진옥, 4명의 여성대원과 고봉, 우림, 경담, 우정, 늘소, 덕암의 6명, 모두 10명의 대원이 참여한다.
고려산의 진달래를 모아 놓는다.
미꾸지 고개에서 315m 암봉으로 오르다 본 북쪽 사면의 진달래와 생강꿏
낙조봉 오르다 본 진달래
가까이서 본 진달래 - 북쪽 사면의 진달래가 색이 선명하고 곱다.
뒤돌아 본 능선길의 진달래, 뒤로 보이는 산이 태모산이다.
낙조봉 가는 길의 암릉과 진달래
낙조봉 오르는 길
오삼리로 떨어지는 능선의 진달래, 내가 저수지가 보인다.
뒤돌아 본 315m 암봉
고려산에서 바라본 능선 북쪽 사면의 진달래 군락지.
진달래뿐이 아니다. 여유 있게 움직이다 보니, 길가의 야생화도 눈에 뜨여, 오솔길대원의 해설을 기대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야생화 1
야생화 2
야생화 3.
12시 15분 경, 낙조봉을 지나 고려산으로 향하는 길, 너른 억새밭에 자리를 잡고, 대원들이 모여 앉아 점심상을 펼친다. 어느 틈에 샀는지 대원들 배낭에서 강화 인삼막걸리 3병이 나온다. 이미 경담대원의 매실주와 보드카 칵테일로 반주를 끝냈지만, 황사 덕에 목감기에 걸린 늘소 대원이 술을 사양하고, 귀로의 운전을 자청하자. 우정 대원의 막걸리 비우는 속도가 빨라지고, 꽈리소리가 높아지며,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지난해 금남정맥을 할 때 마이산을 다녀왔는데도 마이산으로 다시 가려다가, 우정대원의 귀띔으로, 마니산 쪽으로 방향을 돌린 다이야 대원이 꽈리의 희생이 된다. "마니산"에서 가운데 한 자만 바꾸면 "마이산"되니. 오늘은 마이산엘 왔다고, 다이야대원의 호칭을 앞으로 3개월 동안은 "마이산"으로 바꿔 부르겠다고 선언한다.
6급 장애인 이야기가 화제가 된다. 40대, 50대에서 애인이 없으면, 6급 장애인이란다. "마이산" 호칭에 약이 오른 다이야대원이 6급 장애인이라고 자처하더니, "꽈리"를 애인 삼겠다고, 벌떡 일어나,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우정대원의 목을 얼싸 안는다. 기분이 좋아진 우정대원은 "마이산" 호칭 기간을 2개월로 단축해 준다.
우정대원의 꽈리에 박장대소하는 늘소대원
식사가 끝나가는 데도 막걸리 잔은 계속 돈다. 우정대원이 핸드폰을 꺼내, 화봉대원의 안부를 묻겠다고 전화를 한다. 애써 마이산을 마니산으로 바꾸어, 고모들을 모셔 왔는데, 막상 주빈인 화봉대원이 참여를 못하자, 그 사연이 궁금한 모양이다. 전화를 하던 우정대원이 벌떡 일어나, 앞섶을 헤치고, 식당에서 두어 걸음 떨어진 억세 숲에 멈추어 선다.
"더 가 ! 더 떨어지라 구." 라고 여왕봉 대원이 호통을 치자, 우정대원은 전화기를 귀에 댄 채, 용무를 보면서, 앞으로 걸어 나간다. 동시에 3가지 행위가 이루어지는 모습에 대원들은 배꼽을 잡는다.
멀티가 아닌 트리플 기능을 발휘하는 꽈리 머신.
10년은 더 젊어진 대원들이 점심상을 거두고, 고려산으로 향한다. 고려산은 진달래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산버들강아지가 눈에 뜨이고, 산벗꽃이 보인다. 그 뿐인가? 아름다운 송림이 싱그럽고, 특이한 모습의 노송들이 아름답다. 문화유적인 고인돌도 볼 수가 있다.
산 버들강아지
산 벚꽃
아름다운 송림
노송 1.
노송 2
노송 3
고인돌 안내판
고인돌 1
고인돌 2
해발 436m의 고려산은 높지는 않지만 바닷가에 자리 잡아, 주위의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고려산 정상에서의 단체사진 - 우정대원 사진
고려산 오르다 본 오삼리
멀리 본 마니산(중앙)
고려산 오르는 길
4번 도로와 고비고개
고려산 북 사면과 태모산 그 뒤는 석모도 북단
석모도
북쪽 파노라마, 멀리 북한 땅이 보인다.
고려산을 뒤로 하고 고비고개를 향해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선다. 한 눈에 강화읍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 강화읍 조망을 즐긴다.
"석모도가 어디지?" 라고 덕암이 묻는다.
"어디서 석모도를 찾고 있냐? 석모도는 반대편인데.. 라고 누눈가가 대답하자.
"엉? 언제 이사 갔지?" 덕암의 능청스런 대꾸에, 꽈리 2의 진가를 모르는 일반 등산객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강화읍
고비고개에서 본 고려산
고비고개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대원들은 유명한 강화도의 쑥을 캐느라 여념이 없다. 이윽고 차가 도착하고, 일행은 대명포구를 향해 달린다. 대명포구에 도착하니, 음력 보름이 가까운 시기라 포구 가득히 밀물이 들어차고, 이 밀물을 타고 들어 온 어선들이 풀어 놓은 싱싱한 생선을 사러, 일행은 북적 거리는 어시장으로 들어선다. 3Kg짜리 광어, 못 생긴 삼식이, 탱탱한 쭈구미를 사고, 바다가재는 덤으로 얻은 후, 인근 횟집으로 들어선다.
붐비는 대명포구 어시장
생선을 고르는 우정대원
삼식이
먼저 삶은 바다가재가 나오고, 이어서 광어와 삼식이 회, 그리고 삼순이 매운탕이 서브된다. 음식이 나오자, 누구도 손대기 전에 일일이 카메라에 담아 참여하지 못한 대원들의 눈요기 거리로 남겨둔다.
삶은 바다가재 와 쭈구미
광어회 그리고 삼식이 회
삼순이 매운탕
예의 소주 40병이 주문되고, 고봉대원의 선창에 따라 우렁찬 건배의식이 행해진다. 삶은 바다가재의 독특한 맛, 그리고 자연산 광어와 삼식이 회 맛에 압도되어 한동안은 조용하더니, 의리의 사나이 우정대원의 꽈리가 또 시작된다.
"고모들은 그렇다 치고라도, 이 좋은 회를 못 드시는 화봉 선배님..." 말끝을 맺지 못하고 우정대원의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이어서 삼식이를 못 드시는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화봉님의 아호를 "사식이"라고 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앞으로 이사회에서는 "화봉" 대신에 "사식이"로 호칭하기로 만장일치로 가결한다.
"사식이님 !" 우정대원이 가만히 불러 보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된다. 그게 아니지, "사식이"는 "사식아 !"라고 부르는 것이 제격이지만, 그건 너무 불경하니, "사식이 선배님" 정도로 호칭하는 것이 좋겠다.
쓰면 소설이요, 찍으면 영화가 되는 영원한 해병의 "김 하사관 신화"가 화제가 된다. 학교를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하여, 처음 강화도에 배치됐던 경담대원은 운전대를 잡고 강화도로 향하자, 옛날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74개월 동안의 군대 생활에서 28번 부대를 옮겨 다니며 남긴 "김 하사관의 신화"를 운전을 하며 담담하게 술회한다.
부대 배치를 받고, 3개월 동안 이유도 없이 맞기만 하자,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어느 날 부대를 탈영하여, 강화도에 살던 친구 집을 찾는다. 친구는 없었지만, 안면이 있는 친구 어머니의 도움으로 친구 집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친구 교복을 빌어 입고, 서울로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탈영한 도피생활은 4개월 만에 중대장의 회유로 막을 내리지만, 이 후 따라다니는 "꼴통" 꼬리표 때문에 끝없이 이 부대, 저 부대를 전전하며 신화를 남기게 된 것이다.
계동, 김두한 씨 집 옆에 살게 된 덕에, 일찍부터 무술을 연마하는 김두한 씨 흉내를 내어 무술실력을 쌓는다. 150이 넘는 아이 큐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하지만 중 3 때, 순 서울토박이인 어머니가 한창 나이인 39세에 폐기공으로 갑자기 사망하자, 경담대원의 인생도 한 순간에 바뀐다. 술과 싸움질로 해가 저물고, 김두한의 종로 패에도 몸을 담는다. 이야기 도중에 초등학교는 재동초등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 내 후배가 아닌가?
백두대간을 함께 할 때, 후미로 쳐지는 대원들을 표 안 나게, 자연스레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속이 꽤나 깊은 젊은이라고 감탄을 했던 경담대원이 우수한 머리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든든한 후배를 두어, 기분이 좋아진 나는 평소 보다 많은 술을 마셔, 벌써 어지간히 취기가 오른다.
6시 30분 경, 횟집을 나선 대원들은 두 대의 차에 분승하여 서울로 향한다. 경담대원의 갤로퍼는 진옥대원이 운전한다. 초지진에 대교가 놓이고 양방 6차선으로 확장된 김포가도는 한창 붐빌 시간인데도, 차량소통이 원활하다. 뒤따라오던 우정대원의 차에서 연락이 온다. 오늘 참여 못한 지헌부부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수산시장으로 기수를 돌리라는 이야기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의 2차 - 우정대원 사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두 번째 술좌석을 파하고, 10시가 다 되어 버스를 타러 육교를 건너면서 본 하늘에는 만월에 가까운 둥근달이 두둥실 떠있다. 아름다운 4월의 밤하늘이다.
(2006.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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