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에서 본 옥정호


2009년 3월 11일(수).

어젯밤 참숯 불가마에서 1시간 정도 찜질을 한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10시경 잠자리에 들고, 6시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몸이 거뿐하다. 7시 20분,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간다. 마침 인부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아주머니가 함께 상을 보아도 되겠냐고 묻는다.


물론이다. 식사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불가마 집 인부 5명과 함께 둥근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한다. 두부를 썰어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에 젓갈류, 묵은지, 풋고추, 김, 등 풍성한 아침식탁이다. (식대 3,000원) 중년의 사나이들이 묵묵히 식사를 한다.

 

"어디 손님들이 많이 오시나요?" 라고 묻자, 그 중 한분이


"이곳이 임실이지만 전주 생활권이라 전주 분들이 많이 오시고, 서울 분들도 찾아오시지요. 그런데 혼자서 어느 산엘 가십니까? 라고 되묻는다.


호남정맥을 종주 중이라고 대답하자, '백두대간 호남정맥 2구간'이라고 쓰인 표지기를 보았다며 반가워한다. 이후 서먹했던 분위기가 가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다. 방으로 돌아와 배낭을 챙긴 후, 사무실에 들러 하룻밤 편하게 재워준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참숯 불가마 좋았지요? 부인과 함께 다시 오세요." 라고 인사하는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상투적인 상술처럼 들리지 않는다. 말씀대로 집사람과 함께 다시 와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8시 9분, 불가마 집을 나와 도로변에서 주위 사진을 찍고 다시 불가마 집으로 들어선 후, 8시 14분, 갈림길에서 왼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참숯 불가마 집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8:14) 산행시작-(08:18) 갈림길, 우-(08:22~8:24) 416m봉/행글라이더장-(08:26) 안부-(08:29) T자, 좌-(08:32) 벌목봉, 우-(08:34) 능선 왼쪽 우회-(08:40) 묘가 있는 봉-(08:43) 능선 왼쪽 우회-(08:52) 봉, 약 450-(08:53) 전망바위-(08:56) 안부-(09:02) 능선 오른쪽 우회-(09;26) T자, 좌-(09:33) 봉화대 터-(09:38) 607m봉, 우-(09:39) 헬기장-(09:55) 안부, 우-(10:08) 봉 못 미쳐 우 내림-(10;19) 작은 불재-(10;24) 무명봉, 직진-(10:26) 봉, 왼쪽 우회-(10:32) 안부-(10;39) 430m봉/묘 4기-(10:52) 거미봉, 우-(11:01) 봉, 좌-(11:06) 전망바위-(11:26) 영암고개-(11:23) 오른쪽 사면-(11:27) 능선진입-(11:49) 봉, 좌-(11:59~12:29) 520m봉/중식-(12:37) 바위지대-(12:53) 소금재-(13:05) 365m봉/묘-(13:06) 삼각점-(13:10) 봉, 우-(13:17) 벌목지대/임도-(13:37) 2봉-(13:46) 이정표/안부-(13:52) 전망바위-(13:58) 절벽봉-(14:03) 3봉-(14:14) 4봉/국사봉 갈림-(14:18) 이정표/안부-(14:28~14:32) 오봉산 정상-(12:36) 암릉 사면길-(14:42) 분기봉, 우-(14:55) 너른 안부-(14:58) 갈림길, 좌-(15:59) 시멘트도로-(15:00) 749번도로/벧엘기도원 간판-(15:07) 묘2기-(15:11) 절개지-(15:12) 749 도로-(15:21) 봉, 왼쪽 우회-(15:38) 봉 약 310-(15:51) 사거리안부, 직진-(11:56) 239.4m봉/삼각점-(16;00) 안부-(16:08) 봉/삼각점-(16:13) 갈림길, 좌-(16:15) 가시덤불지대-(6:20) 749번 도로, 우-(16:32)영암삼거리/초당골』중식시간 30분 포함, 총 8시간 1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도예원과 불가마 집 사이의 시멘트도로는 곧 임도로 바뀌고,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8시 18분, 다시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이 눈앞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 같은데, 표지기들은 오른쪽에 걸려있고, 방향도 이상하다. 하지만 시험 삼아 표지기를 따르기로 한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더니, 너른 행글라이더장으로 이어진다. 지도상의 416m봉이다. 조망이 좋다.

행글라이더장

활공장에서 본 모악산


활공장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린다. 묘1기를 지나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조금 전에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무시하고 직진을 했더라면 416m봉을 지나칠 뻔했다. 안부에서 직진하여, T자 능선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8시 32분, 벌목한 420m봉에 올라 북동쪽으로 경각산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420m봉에서 뒤돌아 본 경각산


안부를 지나 8시 40분, 묘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 쌀쌀하다. 반장갑을 낀 손끝이 시리다. 이른 아침 호젓한 산길을 혼자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등산로는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 후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절벽이다. 8시 52분, 고도 약 45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고, 1분 후, 전망바위에 서서, 모악산을 가까이 본다.

묘가 있는 봉

오른쪽은 절벽, 가파른 오르막길

450m봉의 표지기들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안부에 이른다. 이후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가팔라지며, 200m 정도의 고도차가 나는 607m봉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9시 26분, T자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9시 33분, 봉화대 터를 지나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능선으로 약 5분 정도 더 오르니 607m봉이다.

봉화대 터

넓은 능선

607m봉


왼쪽 치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다. 표지기들이 잔뜩 걸린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헬기장이다. 부드러운 내리막길을 지나 안부에 내려선다. 갈림길 양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이곳에서 오른쪽 오르막길로 택해 오르자, 등산로는 봉우리로 이어지질 않고, 오른쪽으로 굽어 내린다.

오른쪽헬기장

봉우리 못 미쳐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내리막길에서 시야가 트이며. 250도 방향으로 국사봉(543m)이 보인다. 10시 19분, 작은 불재를 지나고, 5분 후 무명봉을 넘는다. 이어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시 봉우리를 넘는다. 10시 39분, 430m봉에 오르자, 왼쪽에 묘 4기가 나란히 누워있다.

430m봉의 묘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울창한 낙엽송 숲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27번 국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고객을 부르는 행상소리가 아련히 들려온다. 오르막길이 점차 가팔라진다. 10시 52분, 거미봉(450m)의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6분, 전망바위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영암고개

300도 방향의 신기마을

정면의 520m봉

120도 방향의 영암마을


급경사 암름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11시 22분, 49번 군도로가 지나가는 영암고개에 내려선다. 임실군 신덕면 경계표지판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임도로 들어서고. 오른쪽에 보이는 표기기를 따라 급경사 산사면을 힘겹게 오른다. 11시 27분, 능선에 진입하여, 건너편 지나온 암릉 내리막길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다.

영암고개

지나온 암릉

급경사 긴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59분, 작은 공터를 이루고 있는 박죽이산(520m)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한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여전히 햇빛을 보기가 어렵다. 반주로 두어 잔 칵테일을 마시고, 빵과 우유, 그리고 과일로 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북쪽으로 모악산과 경각산의 우뚝 솟은 그림이 제법 웅장하다. 비로소 두터운 재킷을 가벼운 윈드재킷으로 갈아입고 12시 29분, 산행을 속개한다.

520m봉


잠시 완만한 내리막 능선이 이어지다 바위지대에 이르러 경사가 급해지며 바위사이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미끄러운 길을 나뭇가지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서는데, 커다란 배낭을 진 젊은이가 혼자서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올라온다. 어제 산행을 시작한 후, 산속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로 무사 완주를 기원하며 헤어진다.

급경사 비탈길 내리막


12시 52분, 왼쪽에 묘가 보이는 임도에 내려서고, 이어 사거리 안부인 소금재에서 왼쪽의 내량마을 쪽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5분, 묘 1기가 있는 365m봉에 올라, 오른쪽에 보이는 국사봉(543m)을 카메라에 담고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등산로 위에 삼각점이 보인다.

묘가 보이는 임도

소금재에서 본 내량마을 방향

국사봉

삼각점


1시 10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정면에 벌목한 민둥산이 우뚝하다. 아마도 고랭지 채소밭이라도 개발을 하는 모양이다.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걸으며, 북서쪽으로 모악산을 바라보고, 뒤돌아 지나온 길과 520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23분, 임도를 버리고, 벌목을 해서 맨 땅이 된 가파른 사면을 오른다. 땅이 녹기 시작하여, 진흙길이 된 사면이 무척 미끄럽다. 힘겹게 사면을 오르며 70도 방향으로 펼쳐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벌목한 민둥산

모악산

지나온 길과 520m봉

70도 방향의 조망


벌목지대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고, 1시 37분, 너른 공터인 2봉에 오른다. 2봉 나뭇가지에 걸린 방향표지판을 보면, 1봉은 우리가 지나온 방향이 아닌 오른쪽(북서쪽)을 가리키고 있다. 아마도 오른쪽에 보이는 암봉이 1봉이 아닌가 싶다. 2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쾌적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2봉

1봉과 3봉을 가리키는 표지판

이정표


1시 52분, 전망바위 위에 선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의 한 면이 깎아지른 절벽인데 북서쪽으로 산골마을이 아련하게 내려다보인다. 왼쪽으로 우회하여 절벽 위에 서고, 이어 부드러운 능선길을 지나 2시 3분, 3봉에 오른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약 9분 쯤 걸어,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은 봉우리로 향하고, 오른쪽을 우회로다.

절벽

290도 방향의 산골마을

3봉


직진하여 봉우리에 오르면 4봉이자, 국사봉 분기봉이다. 나뭇가지사이로 옥정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우회로와 만나 5봉으로 향한다. 약 4분 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를 지나고, 능선길을 걸으며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옥정호와 입석리, 그리고 국사봉을 바라본다.

4봉

국사봉 분기


2시 28분, 오봉산 정상(513m)에 오른다. 옥정호와 입석리 용운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 국사봉(475m)이 우뚝하다. 옥정호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 산내면 일대에 걸쳐있는 26.5㎢의 거대한 호수다. 겨울가뭄으로 수량이 많이 줄은 느낌이지만 그 빼어난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정상석과 삼각점

입석리 방향

용운리 방향

운정리 방향

국사봉


오봉산을 내려선다. 등산로는 왼쪽을 굽어지며 암릉으로 이어진다. 2시 42분, 능선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뒤돌아 오봉산을 바라본다. 넓은 안부를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서면, 완주벧엘기도원 입간판이 보이는 749번 도로다.

뒤돌아본 오봉산

749번 도로


3시,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송림 사이로 호젓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3시 7분, 묘 2기를 지나고, 절개지 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다시 749번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3시 38분, 고도 약 310m정도의 봉우리를 지나 사거리 안부에 내려 직진한다.

절개지

오르막길을 오른다.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지도상의 239.4m인 모양이다. 이어 안부를 지나, 4시 8분, 삼각점이 있는 마지막 봉우리를 통과한다. 묘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고, 무성한 가시덤불지역을 지난다. 4시 20분, 다시 749번 도로에 내려서고,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길가의 삼각점


마지막 삼각점봉

749번 도로


건너편에 묵방산이 커다랗게 버티고 있고, 저 아래에 운암대교가 보이는데, 새로운 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약 10분 정도, 마루금인 도로를 따라내려, 4시 32분, 27번 국도가 지나가는 운암 삼거리에 도착한다. 상점에 들러 버스정류장을 물으니, 왼쪽 모퉁이를 돌면, 바로라고 알려준다.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지는 해가 따사롭다.

묵방산

운암대교

교량공사

운암삼거리의 어부집


약 20분 쯤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고, 5시 40분 경,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인 '금암 1동 동사무소 앞'에서 내린다. (요금 2,500원). 터미널에 도착하여, 6시 20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사고 (요금 11,500원), 다시 국일관에 들러 이번에는 전주 비빕밥을 주문한다. (가격 6,000원)

 


(2009. 3. 1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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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각산


슬치에서 초당골까지의 도상거리 약 28.5Km을 아래와 같이 이틀에 나누어 "나 홀로 산행"을 떠난다. 초당골은 2008년 1월, 무주공산 산악회를 따라 중간에서 호남정맥을 시작한 곳이니, 1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그 앞 구간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보충산행이 되겠다.


첫째 날 : 슬치-갈마봉-옥녀봉-경각산-불재, 약 15Km

둘째 날 : 불재-치마산-검산-영암안부-오봉산-초당골. 약 13.5Km


불재 참숯불가마에서 1박 한다. 소요비용은 숙박비 30,000원, 식대 26,000원, 버스비 33,000원, 합계 89,000원이다.

구이저수지와 모악산


2009년 3월 10일(화).

오늘 산행은 7시간 정도이니, 11시 경에 산행을 시작해도 일몰 전에 숙박예정지인 불재에 도착할 수 있겠다. 센트럴 시티에서 7시발 전주행 버스를 탄다. (요금 17,000원) 전주까지 소요시간은 2시간 45분이다. 산악회버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넓고 쾌적한 우등버스에 앉아 봄기운이 감도는 차창 밖을 내다보다 깜박 잠속으로 빠져든다.


버스는 9시 40분,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나와 오른쪽에 있는 식당 '국일관'으로 들어선다. 지난번 주화산에서 슬치까지의 산행을 마치고 터미널에 도착하여 들렀던 식당이다. 그때 8,000원짜리 제육볶음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새로워 다시 찾아든 것이다.


5시 30분에 새벽밥을 먹었으니 식사를 할 때도 됐다. 이번에는 콩나물국밥을 주문한다.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나온 전주식 콩나물국밥 맛이 제 맛이다. 몇 년 전 집사람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에서 먹었던 콩나물국밥보다 값은 싸고(5,000원) 맛은 더 나은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금암사거리로 향한다. 5분도 채 못 걸어 사거리에 이르고, 왼쪽에 보이는 대한생명 앞, 버스 정류장에서 관촌 행 752번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구름이 조금 낀 맑은 날씨에 바람이 불어 싸늘하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752번 버스가 도착한다. 슬치에 가는 지를 확인하고 요금을 물으니 우선 1,000원만 넣으라고 한다.


전주 시내를 벗어나자 버스 가운데 문은 사용하지 않고, 내리는 사람은 추가요금을 요금 통에 넣고 앞문으로 내린다. 앞자리가 비자, 자리를 옮겨, 기사양반에게 슬치까지 얼마냐고 묻는다. 1,100원을 더 넣으라고 한다. 2,000원을 넣으려하자, 100원짜리 동전이 없으면 1,000원만 넣으라고 한다. 슬치에 도착하면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사람 좋은 기사 양반이 어느 산엘 가느냐고 묻는다. 호남정맥종주 중이라고 하니, 다시 한 번 쳐다보며 놀라워하는 눈치다.


10시 58분, 버스가 정차하고, 기사양반이 슬치라고 알려준다. 방송에서 알려주는 정류장 이름과는 다르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건너편에 슬치휴게소와 지난번에 내려왔던 정든장 모텔이 보인다. 슬치마을 입구에서 잠시 망설인다. 오른쪽은 745번 지방도로 이고, 슬치마을은 직진이다. 마루금은 정면에 보이는 통신탑 방향이라는데, 745번 지방도로를 따르기보다는 마을로 들어서는 것이 더 가까워 보인다.

정든장 모텔


마을입구 정자에서 가벼운 윈드재킷으로 갈아입고 11시 2분, 정면에 보이는 슬치마을회관으로 향하고, 마을회관 앞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축사를 지나고, 11시 7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슬치마을회관

통신탑을 향해 시멘트도로를 오르고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58) 슬치-(11:02) 산행시작-(11:03) 슬치마을회관, 우-(11:07) 갈림길, 우-(11:09) 갈림길, 좌-(11:14) 갈림길, 좌-(11:15) 파란 물탱크-(11:16) 갈림길, 우-(11:17) 가족묘-(11:23) 무명봉, 좌-(11:25) 400m봉, 좌-(11:29) 갈림길, 우-(11:33) 경주김공 묘-(11:35) 실재치/동물이동 통로(11:37) 오른쪽 임도와 만남, 임도 따라 직진-(12:09) 임도 끝, 산길진입-(12:19) 469m봉/묘1기-(12:29) 장치/경고판-(12:38) 산불감시초소-(12:51) 철책길 시작-(12:58) 갈미봉/헬기장-(12:59) 경고판-(13:09) 철책 버리고, 왼쪽능선-(13:15) 무명봉, 우-(13:30) 무명봉, 직진-(13:39) 쑥재, 직진-(13:48) T자, 우-(13:51) 무명봉-(13:56) 묘가 있는 봉, 좌-(14:02) 텃골안부, 직진-(14:22) 무명봉, 좌-(14:28) 바위지대-(14;29) 옥녀봉 갈림길-(14:35) 옥녀봉-(14:41) 옥녀봉 갈림길-(14:49~15:11) 중식-(15:23) 한오봉, 좌-(15:32) 측백나무 숲-(15:38) 543m봉, 우-(15:41) 측백나무 숲-(15:44) 암봉, 왼쪽 우회-(15:46) 무명봉, 좌-(15:52) 전망바위-(16:07) 효간치, 직진-(16:23) 암릉, 왼쪽 우회-(16:30) 암릉지대/급오름-(16:35) 봉, 약 580/조망-(16:57) 봉, 약 655-(17:00~17:06) 경각산-(17:08) 산불감시초소-(17:15) 능선, 오른쪽 우회-(17:26) 무명봉-(17:29) 전망바위-(17:44) 불재』중식 22분 포함, 총 7시간 1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완만하게 이어지는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며 지나온 길을 카메라에 담고, 11시 9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면 시멘트길이 끝나고 넓은 임도로 이어진다. 이어 밭길을 지나고 다시 임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11시 15분, 파란 물탱크를 지나고, 1분 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박이뫼산, 정든장 모텔, 축사 등이 보인다.


11시 17분, 여러 기의 묘가 있는 가족묘를 지나고, 가파른 잡목 능선을 거쳐, 무명봉에 올라서니 능선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11시 25분, 40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삼밭을 지나 앞에 보이는 봉우리로 향한다. 등산로는 잠시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지다 다시 봉우리를 향한다. 11시 29분, 갈림길에 이른다. 묘하게도 표지기들이 봉우리가 아닌 오른쪽 내리막에 걸려 있다.

삼밭


잠시 망설이다 표지기를 따른다. 등산로는 경주김공이 두 배우자와 함께 평화롭게 누워있는 묘역에 이른다. 묘역에서 중촌마을과 745번 지방도로를 내려다보고, 11시 35분, 실치재를 동물이동통로를 이용해 건넌다. 철망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절개지가 절벽이다.

경주 김공의 묘

중촌마을과 745번 지방도로

실재치/동물이동통로


11시 37분,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 직진한다. 오른쪽 임도에도 표지가가 보인다. 아마도 745번 지방도로를 따르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인 모양이다. 최근에 조성한 듯싶은 임도가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왼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산들은 온통 벌목을 한 민둥산이다. 이런 임도가 마루금을 훼손하며, 40분이 넘게 이어진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고

임도

벌거숭이 산


왼쪽으로 가야할 능선이 뚜렷하고 산골마을이 아련하게 보인다. 이제까지는 길에 신경을 쓰느라 몰랐었는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단조로운 임도를 혼자서 터덜터덜 걷다보니, 문득 외로운 느낌이 든다.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할 때에도 혼자 걷는 때가 많지만, 가까이에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적적한 줄 모르겠더니, 10시간 가까운 산행 중에 만나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걷다보면, 가끔씩 제 발자국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게 된다.

가야할 마루금

 

개간임도


12시 9분, 비로소 임도가 끝나고 산길로 들어선다. 12시 19분, 469m봉에 올라서니 잘 손질된 묘1기가 반긴다. 묘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비탈길을 지나 한동안 부드러운 능선길을 걷고, 이어 나지막한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12시 29분, 경고판이 있는 장치에 내려선다.

469m봉

장치

경고판


잡목과 넝쿨이 뒤엉킨 험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2시 38분, 앞에 푸른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 고도 약 48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지나면서 안을 들여다보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며 나뭇가지 사이로 갈미봉을 바라본다. 저 아래 철책이 보인다. 철책을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철책을 따라 오른다.

잡목 넝쿨 오르막

철책 따라 등산로가 이어지고


마루금 능선을 따라철책이 쳐지고, 철책 안으로 도로를 만들고 있다. 군부대 탄약창의 사고방지를 위한 조치인 모양이다. 12시 58분, 갈미봉 정상(539.9m)에 오른다. 너른 헬기장에 삼각점<길담 306 1984 재설>이 보인다. 갈미봉을 내려서서 제6 탄약창장이 계시한 경고문을 보고 다시 철책을 따라 내려선다.

갈미봉 정상

경고문과 철책


철책길은 바람에 불려 쌓인 낙엽이 수북하여 발목까지 빠진다. 보이지 않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발목이 삐끗할 위험이 있어 신경이 쓰인다. 왼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골프장이 한가롭다. 1시 9분, 마루금이 왼쪽으로 굽어지며 비로소 철책과 멀어진다. 이어 무명봉 두 개를 넘고, 1시 39분, 사거리 안부인 쑥재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왼쪽으로 상막마을과 월성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철책과 작별

쑥재


다시 400m대 무명봉 두 개를 넘는다. 1시 56분, 푸른 침엽수로 둘러싸인 묘1기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옥녀봉을 바라본다. 2시 2분, 텃골과 공기마을을 잇는 사거리안부에 내려선 후,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묘가 있는 봉우리

텃골 안부


2시 22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바위지대를 지난다. 모처럼 북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아름다운 능선이 모습을 나타낸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가야할 한오봉(597m)이다. 2시 29분, 옥녀봉 갈림길에 이른다.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옥녀봉은 직진이다. 직진하여 옥녀봉으로 향한다. 바람이 거세다.

북서쪽으로 보이는 능선

땅에 떨어진 비닐표지판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 이번에는 땅에 떨어진 이정표를 본다.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나뭇가지로 정성스레 눌러 놓았다. 다만 글씨가 핏빛이라 느낌이 선뜻하다. 정면으로 옥녀봉을 올려다보고,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남쪽의 첩첩한 산세가 시원하다. 2시 36분, 깨어진 삼각점과 정상표지판이 있는 옥녀봉 정상(578.7m)에 오른다.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핏빛 이정표

가까이 본 옥녀봉

남쪽 방향의 첩첩산

깨어진 삼각점

정상표지판


옥녀봉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바로 하산한다. 2시 41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마루금으로 들어서고, 비탈길을 내려선다. 왼쪽나뭇가지 사이로 경각산이 보인다. 골짜기를 건너면 바로 닿을 수 있겠는데, 물을 건너지 않는 마루금은 능선을 따라 크게 역 C를 그리며 우회한다.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 중턱쯤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를 등지고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자리에서 마주보는 경각산


"나 홀로 산행"에서 가장 적적하고 외롭게 느껴지는 때가 식사시간이다. 우선 반주 두어 잔으로 적적함을 씻어 버리고, 빵과 우유, 그리고 과일로 식사를 한다. 식사라기보다 간식에 가까운 행동식이다. 밥을 가져오면 국과 반찬이 따라야 하니 짐이 되고 번거롭다. 약 22분 동안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3시 23분, 한오봉에 올라 70도 방향으로 공기마을을 굽어본다.

한오봉 정상

70도 방향의 공기마을


능선분기봉인 한오봉에서 왼쪽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3시 32분, 아름다운 측백나무 숲을 지나고, 3시 38분, 543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측백나무 숲을 통과한다. 이어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너른 공터를 지나, 고도 570m 정도의 봉우리를 넘는다.

측백나무 숲

봉, 좌


3시 52분, 전망바위에 올라, 서쪽으로 구이저수지와 모악산(794m), 남서쪽으로 경각산, 그리고 동남쪽으로 옥녀봉을 바라보고, 4시 7분, 사거리 안부인 효간치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왼쪽은 조월, 오른쪽은 효간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옥녀봉

효간치


날등 길이 이어지고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4시 30분, 급경사 바위지대를 지나 능선에 오르니, 옥녀봉이 왼쪽 건너편에 가깝고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4시 35분, 전망 좋은 58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르고. 4시 41분, 능선 안부에 내려서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경각산 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암릉 왼쪽 우회

급 오름 바위지대를 지나고

 

한오봉(우)과 암봉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거친 길이다. 4시 57분, 고도 약 655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비로소 경각산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안부로 내려섰다 정상을 향해 오른다. 큰 산의 정상 부근능선은 부드러운 경우가 많다. 대간을 하면서 많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경각산도 예외는 아니다. 험한 암봉이 언제 있었느냐 싶게 부드럽다. 왼쪽으로 보이는 한오봉과 옥녀봉이 한 사진으로 잡힌다.

마지막 봉

 

한오봉(좌)와 옥녀봉


5시 정각, 경각산 정상(659m), 헬기장에 오른다. 무인 산불감시탑이 있고, 삼각점은 하산지점의 왼쪽 돌 위에 있어 일부러 찾기 전에는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겠다. 140도 방향으로 내려다보이는 월성리 마을이 평화롭다.

정상의 헬기장

 

무인 산불감시탑 시설

 

삼각점

월성리 마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5시 7분, 하산을 시작한다. 바로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고, 이어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능선을 우회한다, 5시23분, 멋쟁이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고, 3분 후, 무명봉에 오른다. 구이저수지와 모악산, 그리고 불재가 보인다.

능선 오른쪽 우회


5시 29분, 전망바위에서서, 모악산, 불재, 그리고 220도 방향의 정맥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5시 44분,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불재에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 전통찻집과 도예점을 들여다본다. 문은 열려 있지만 영업은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전망바위

불재

 

방향의 정맥 마루금

불재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 참숯 불가마 집으로 들어선다. 입구의 개집에 매어놓은 개가 사납게 짖어댄다. 사무실로 들어가, 숙박이 가능한지를 묻자, 50대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일행이 몇이냐고 되묻는다. 혼자라니까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불가마는 10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하고, 숙박이 가능한 방은 4인 기준 50,000원 이라고 한다.

도예원과 참숯 불가마


혼자인데 50,000원을 내라고 할 수도 없고, 근처에 숙박할 곳도 없는데 야박하게 거절할 수도 없으니 입장이 난처한 모양이다. 모텔비 정도로 재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늙은이가 딱해 보였던 지, 사장에게 전화를 한 후, 승낙을 한다. 샤워를 하고, 삼겹살 1인분에 밥 한 공기, 맥주 한 병을 주문한다. (12,000원) 느긋하게 식사를 한 후, 참숯 불가마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 본다.


 

(2009.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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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산, 용두산, 제암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2009년 3월 1일(일).

송암 산악회가 안내하는 호남정맥 13구간 산행에 따라 나선다. 오늘코스는『감나무재(220m)-370m봉-만년고개(210m)-용두산(551m)-금장재(400m)-병무산(513m)-피재(200m)』로 도상거리는 약 12Km이다.


일요일이라 제암산을 찾는 사람들도 있어, 참여인원은 모두 40명, 버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다. 사람들이 많아 좋기는 한데, 10시간 가까이 좁은 공간에서 꼼짝 못하고 갇혀 있어야 하니 고역이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린 날씨다. 버스가 남으로 향할수록 창밖의 봄기운은 더욱 짙어진다. 사방에 푸른 기운이 감돈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37) 감나무재도착/산행시작-(11:39) 능선진입-(11:52) 349m봉, 좌-(11:56) 삼나무숲-(11:59) 안부-(12:07) 묘가있는 봉-(12:12) 봉, 약 330, 좌-(12:38) 367m봉, 우-(12:43) 봉, 약 350-(12:47~12:48) 전망바위-(12:50) TV 안테나-(12:52) 안부-(12:55) 묘1기-(13:05) 340m봉, 좌-(13:12) 만년임도-(13:17) 임도-(13:20) 오른쪽 산길/경주이공 묘-(13:25) T자, 우-(13:27) 사거리 안부, 직진-(13:36) 봉, 약 340-(13:39) 안부-(13:48) 묘1기-13:51) 456m봉, 우-(13:56) 쌍묘-(14:00) 헬기장-(14:03) 헬기장-(14:07~14:20) 용두산 정상/간식-(14:25) 산죽밭-(14:33) 금장재-(14:41) 471m봉, 좌-(14:53) 관한임도-(15:03)헬기장-(15:12~15:7) 병무산 이정표/헬기장/간식-(15:39) 병무산 정상/헬기장-(15:41) 삼거리 안부, 직진-(15:50) 410m봉, 우-(15:58) 안부-(16:04) 삼나무숲-(16:09) 390m봉-(16:23) 공터 사거리, 우-(16:25) 피재』간식 18분포함, 총 4시간 4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는 보성군으로 들어서서, 2번 국도를 달려, 11시 34분, 산행들머리인 감나무재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미끄럼주의 교통표지판 옆 산길로 들어서니 넓은 공터다. 잠시 용무를 보고, 최후미로 쳐져, 표지기를 따라 산 사면을 천천히 올라, 11시 39분, 능선에 진입한다.

감나무재 도착

산행시작


가파른 벌목지대를 지나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른다. 200도 방향으로 2번 국도와 멀리 제암산이 보인다. 11시 52분, 349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울창한 삼나무 숲을 지나 안부에 이른다. 12시 7분, 묘가 있는 봉우리를 넘고, 5분 후, 고도 약 330m정도의 봉우리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서며, 가야할 367m봉과 용두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2번국도와 높은산 그리고제암산

울창한 삼나무 숲

묘가 있는 봉

용두산

367m봉


12시 38분, 367m봉을 지나고, 12시 47분, 조망이 빼어난 전망바위에 선다. 전망바위에서 지나온 367m봉을 뒤돌아보고 가야할 용두산을 바라본 후, 동남쪽으로 제암산과 사자산을 확인한다. 발아래 만년리 마을이 그림 같고, 북서쪽으로 월출산 산줄기가 날카롭다.

전망바위

지나온 봉우리

제암산

만년리 마을

멀리 월출산


전망바위 암름길을 내려선다. TV 안테나를 지나고 안부에 이른다. 왼쪽의 만년리와 오른쪽의 하방이 마을 사이의 안부인데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지 길이 희미하다. 이어 잘 손질된 묘1기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1시 2분, 340m봉에 오른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는 암릉길

340m봉


340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1시 11분, 이정표가 있고,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만년임도에 도착한다. 장동면 만년리 삼정마을과 북교리 방이마을을 잇는 도로다. 이정표는 용두산까지 남은 거리가 2.3Km라고 알려준다.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서고, 임도를 만나 이를 따라 걷는다. 이어 안부를 지나 등산로는 임도를 버리고 경주이공 묘가 있는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만년임도

임도 버리고 오른쪽 산길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시 25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즐기고 있는 양지바른 묘역을 지난다. 이어 1시 51분, 456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용두산을 바라보고 북으로 향한다. 쌍묘를 지나고, 헬기장 두 개를 잇달아 통과하니, 정면에 무인산불감시탑이 우뚝하다.

두 번째 헬기장

용두산 정상


2시 7분, 용두산 정상에 오른다. 넓지 않은 정상은 점심식사를 하는 대원들로 붐빈다. 주위를 둘러보고, 한쪽 귀퉁이에 떨어져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즐긴다. 높은산, 제암산, 사자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월출산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어느 순간 식사를 마친 대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아무도 없는 산정에 혼자 남아 이정표, 정상석, 정상표지판 등을 카메라에 담고, 320도 방향으로 정맥 마루금을, 그리고 60도 방향으로 양촌리 너른 들을 굽어본 후 병무산으로 향한다.

정상표지판

 

이정표

정상석

320도 방향의 정맥 마루금

60도 방향의 양촌리 넓은 들


산죽밭을 지나고 이정표가 있는 죽장재에 내려선다. 오른쪽은 장평면 어의동으로 이어는 길이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한동안 올라, 2시 41분, 471m봉에 이르고. 2시 53분, 이정표가 있는 관한임도로 내려선다. 금자리와 지산리를 잇는 비포장도로다. 표지기를 따라 도로 건너 나지막한 절개지를 오른다.

산죽밭

금장재 이정표

관한임도와 건너편 마루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며 뒤돌아 용두산을 카메라에 담고, 3시 4분, 헬기장을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로 향한다. 이어 작은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3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너른 헬기장에 오른다. 이곳 이정표에 표기된 현 위치가 병무산으로 되어 있어, 삼각점이 있는 병무산 정상과 혼선이 빗어진다.

뒤돌아 본 용두산

이정표가 있는 병무산 오름 길

헬기장, 이정표 있는 봉

이정표


대원 한 분이 나눠준 바나나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봉우리를 내려선다. 철쭉과 바위가 어우러진 암릉을 거쳐, 벌목지역을 지나며, 왼쪽으로 유치호와 월출산을 바라본다. 등산로가 가팔라진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병무산, 용두산, 제왕산이 일직선상에 놓여진다. 묘한 위치다. 이윽고 돌 많은 날등길을 지나, 3시 29분, 삼각점이 있는 병무산 정상(513m)에 오른다. 또 다른 헬기장인 이곳이 장평면, 유치면, 부산면의 3개면이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유치호와 월출산

병무산 정상


병무산 정상을 내려선다. 가파른 길을 지나 부드러운 산판길을 걷는다. 이제부터 피재까지는 다소간의 업 다운은 있겠지만 줄곧 내리막이 계속되어 고도차이 300여 미터를 줄이게 된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악회가 제시한 후미기준 5시간의 산행시간에 맞추려고 평탄한 길을 속도를 내어 달리다, 낙엽 속에 숨은 나무 등걸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진다. 스틱도 도움이 안 된다. 개구락지가 됐다 일어나 보니 다른 데는 괜찮은데 왼쪽 손바닥이 동전크기 만큼 벗겨졌다. 산에서의 서두름과 방심은 역시 금물이다. 3시 41분, 삼거리 안부를 지나고, 3시50분, 409m봉을 넘는다.

409m봉


너른 안부를 지나고 다시 울창한 삼나무 숲을 걷는다. 4시 9분, 교통호가 보이는 390m봉을 넘고, 이어 너른 공터 안부에서 오른쪽 임도로 진행하여, 4시 25분, 표지기와 이정표가 반기는 피재에 도착한다. 이어 820번 지방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니 저 아래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너른 안부

공터 4거리에서 오른쪽 임도

피재


4시 30분, 버스에 도착한다. 배낭을 내려놓고 선두 김 대장의 배려로 상처를 소독한다. 고맙다. 산악회가 마련한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여자대원 한사람이 도로변에서 쑥을 캐고 있다. 남녘땅 장흥군은 이제 완연히 봄이다. 제왕산엘 갔던 사람들, 그리고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5시 30분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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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산


낙남정맥이 끝나고 나니 이제 남은 공략대상은 호남정맥이다. 호남정맥은 지난해 송 선배의 소개로 무주공산 산악회에 중간에 끼어들어, 초당골에서 큰덕골재까지 내려왔으나, 남으로 내려올수록 참여 인원수가 줄어들자 무주공산도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하고 안내를 일시 중단한다.


안내를 재개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어 때 마침 북상 중인 송암 산악회로 갈아탄다. 그리하여 이제 3구간을 더 진행하면 큰덕골재를 지나가게 된다. 따라서 남은 것은 주화산에서 초당골까지, 그리고 모암재에서 외망까지의 구간이다. 생선으로 말하면 가운데 토막은 다 잘라 먹고 머리와 꼬리만 남은 셈이다. 산악회의 안내를 받아, 남은 머리와 꼬리를 완성하려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리지 모를 일이고, 그리되면 금년 중에 9정맥 종주를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다짐도 헛것이 돼 버린다.

만덕산 전위봉과 만덕산(우)


따라서 산악회의 안내를 받지 않는 개별산행이 불가피 한데, 한동안 함께 산행을 하던 深山도 집안사정 때문에 동반할 수가 없다고 하니, 남은 것은 '나 홀로 산행' 뿐이다. 하지만 집사람은 '나 홀로 산행'을 결사반대한다. 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집사람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홀대모들의 산행기도 읽어보게 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 끝에 드디어 알아서 하라는 승낙을 받는다.

만덕산 정상


2009년 2월 26일(목)

모래재로 가는 872번 시내버스를 타기위해 전날 10시가 조금 넘어 전주에 내려와서 버스가 지나가는 길 몫인 산정동 숙박촌의 찜질방에서 하루 밤을 보낸다. 6시경 찜질방을 나서지만, 잘못된 정보를 따라 버스정류장을 찾아 헤매다, 그만 첫차를 놓치고 만다. 다음 버스는 3시간 후에나 있으니,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요금 20,000원) 7시 20분 쯤 모래재 휴게소에 도착한다.


휴게소에서 3,500원짜리 우동 한 그릇으로 아침을 때우고, 7시 39분, 휴게소 주인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코스는『모래재 휴게소-세봉임도-주화산(565m)-514.5m봉-곰재-만덕산전위봉(744m)-마치재-566m봉-416.2m봉-황산재-슬재』로 도상거리는 약 21Km다.

모래재 휴게소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7:39) 전주공원입구/산행시작-(07:57) 세봉임도-(08:04~08:07) 주화산-(08;07) 헬기장-(08:18) 모래재/갈림길, 직진-(08:28) 520m봉, 좌-(08:43) 540m봉-(08:44) 밀양손공 묘-(08:53) 적천재-(08:58) 봉, 우-(08:59~09:05) 산죽지대-(09:07) T자, 우-(09:18) 514.5m봉-(09:36) 봉, 좌-(09:46) 봉-(09:50) 곰티재 안내판-(10:23) 묘 10여기-(10:24) 웅천전적비-(10:28) 곰치재/도로-(10;39) T자, 좌-(10:46~11:06) 봉/간식-(11:20) 530m봉-(11:21) 갈림길, 좌-(11:22) 오두재-(11:33) T자, 우-(11:41) 원불교 훈련원 갈림길-(11:47) 봉, 놔-(11:49) NO.55 표지석-(11;55) 제2쉼터-(12:07~12:08) 전망바위-(12:15) 이정표<정상 0.5Km>-(12:19) 암봉, 왼쪽우회-(12:22~12:24) 전망바위-(12:30~12:34) 만덕산 전위봉-(12:34~12:44) 전망바위/간식-(12:47) 암봉, 왼쪽우회-(12:54) 정수사 갈림길-(12:56) 암릉길-(13:14) 제5쉼터-(13:21) 이정표<정수사 2.1Km)-(13:26) 봉, 우-13:40) 봉, 좌-(13:46) 묘2기-(13:52) 마치재-(14:01) 566m봉-(14:03) 갈림길, 우-(14:15) 봉, 우-(14:21) 잡목지대-(14:28) 능선분기, 우-(14:36) 봉-(14:45) 봉, 좌-(14:51) 임도-(15:02~15:22) 간식-(15:23) 개간지대-(15;25) 드릅밭-(15;28) 땅에 떨어진 이정표, 우-(15:35) 임도-(15:37) 갈림길, 우-(15:40) 슬치-(15:48) 415.2m봉-(15:50) 묘1기-(16:12) 483m봉-(16:17) 봉-(16:26) 봉, 좌-(16:29) 봉, 좌-(16:39) 봉-(16:44) 임도/산전지재-(16:45) 갈림길, 우-(16:50) 봉, 좌-(16:53) 황산재-(16:53~17:01) 철책길-(17:03) 봉-(17:11) 벌목지대-(17:17) 봉-(17:18) 임도-(17:21) 비포장도로-(17:24) 갈림길, 우-(17:26) 고추밭-(17:27) 갈림길, 좌-(17;30) 갈림길, 좌-(17:39) 갈림길, 좌-(17:43) 갈림길, 우-(17:45) 임도, 좌-(17:47) 안부사거리, 우-(17:50) 가릶길, 우-(17:51) 갈림길, 우-(17;54) 정든장모텔-(17:55) 슬재』들머리 25분, 간식 3회 50분, 마루금 9시간 1분, 총 10시간 1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휴게소 건너편, 공원묘지로 개발 중인, 전주공원 입구에 돌비석이 서있다. 공원묘지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린 날씨에 아침이라 쌀쌀하다. 이윽고 시멘트도로가 임도로 변하고, 임도는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7시 50분, 주식회사 써미트 현장소장 명의의 출입통제 안내판을 지난다.

전주공원 입구


7시 57분, '세봉임도개통기념식수' 돌비석이 있는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표지기들이 가득 걸린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검게 드러난 맨땅에 하얀 서리가 수정처럼 솟아있다. 이윽고 3정맥 갈림길인 주화산에 오른다.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을 하면서 자난 곳이라 낮이 익다. 이정표는 여전한데, 비닐 정상표지판은 땅에 떨어져 흙속에 누워있다.

세봉임도 건너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으로


 

주화산 정상의 이정표

땅에 떨어진 정상표지판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을 함께 지났던 산정산악회 백두대간 3차 대원들의 면면이 떠오른다. 갑자기 외로워지는 느낌이다. 두꺼운 재킷을 벗고, 가벼운 방풍재킷으로 갈아 입은 후, 8시 7분, 남쪽능선을 따라 내린다. 곧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8시 18분,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왼쪽 내리막길은 휴게소로 내려서는 길이다. 개발 중인 전주공원묘지를 카메라에 담는다.

개발 중인 전주공원묘지


8시 28분, 52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낙엽이 발목까지 묻히는 참나무 숲 능선을 오르내린다. 조용한 산속에서 낙엽 밟는 소리만 요란하다. 8시 43분, 키 작은 산죽이 드믄드믄 보이는 540m봉에 오른 후, 직진하여 하여 내려서서 밀양손공의 너른 묘역에 이르자 등산로가 끊어지고, 오른쪽으로 너른 임도가 이어진다.

밀양손공의 묘


임도는 북쪽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아, 마루금인지 아니면 묘에 이르는 길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묘역주변을 다시 찬찬히 둘러봐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임도를 따라 내린다. 조금 지나자, 왼쪽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임도는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서쪽으로 향하고 이윽고 사거리 안부인 적천재에 내려선다. 직진하여 서너 발자국 오르니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설치한 표지석이 보인다.

적천재 표지석


낙엽이 쌓인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미끄럽다. 8시 58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한동안 키 큰 산죽지대를 통과한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낙엽 쌓인 능선을 지나며 오른쪽으로 고가도로와 그 뒤로 만덕산을 바라본다.

산죽지대

고가도로와 만덕산


9시 28분, 깃대가 있는 514.5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북쪽으로 첩첩이 이어지는 산세가 펼쳐진다. 가파른 날등길이 이어진다. 다시 봉우리 두어 개를 넘는다. 전형적인 호남정맥 마루금의 모습이다. 높지는 않지만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잇달아 이어져, 이슬비에 옷이 젖듯,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인다.

514.5m봉

북쪽 조망


등산로가 묘역을 왼쪽에 끼고 이어진다. 250도 방향으로 만덕산이 가깝다. 9시 50분, 안내판이 있는 곰티재에 내려선 후, 직진하여 철조망을 왼쪽에 끼고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이어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다, 9시 58분, 왼쪽 산길로 접어들고,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발목까지 묻히는 낙엽을 헤치고 평탄한 능선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다시 산길이 가팔라진다. 약 5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허위허위 올라, 10시 16분, 능선분기봉인 603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곰티재 안내판


10시 23분, 10여기의 묘들이 모여 있는 묘역을 지나고, 1분 후 웅치전적비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선조(宣祖) 25년(1592)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조선(朝鮮)의 관군(官軍)과 의병(義兵)이 전라도(全羅道)로 진출하려던 왜군은 맞아 장렬한 공방전을 전개하였던 격전지이다. 그 해 7월 충남(忠南) 금산(錦山)에 주둔하고 있던 왜장(倭將) 안고구치(安國寺) 게이강(惠瓊)이 이끄는 왜군이 2진으로 나뉘어 전주를 공략하려 하자 권율(權慄) 장군은 이티(梨峙)에서 적의 1진을 맞아 격파하고 김제군수(金提郡守) 정담(鄭湛), 해남현감(海南縣監) 변응정(邊應井), 나주판관(羅州判官) 이복남(李福南)이 이끄는 의병은 웅치에서 적의 2진을 맞아 험한 지형을 이용하여 일단 적을 격파하였다. 다음날 새벽 왜병은 전열을 가다듬어 재차 공격하여 왔다. 3일간에 걸쳐 전개된 이 전투는 임진전란사(壬辰戰亂史)에 손꼽히는 대격전이었고 특히 조선군의 주장(主將)인 정담은 포위당한 백병전으로 적을 무찌르다 순국(殉國)하였다. 그리하여 웅치 수비는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비록 무너졌지만 왜군도 많은 희생자를 내고 큰 타격을 받아 전주성(全州城)을 직접 공격하지 못하고 물러갔다. 웅치 싸움이 끝난 후 왜군은 조선군(朝鮮軍)의 충성심(忠誠心)과 용맹에 깊이 탄복하여 용전(勇戰)하다 순사한 조선군의 유해를 모아 무덤을 만들고 '조조선국(吊朝鮮國) 충간의담(忠肝義膽)'이라는 표목을 세워 조선의 충신(忠臣)과 의사(義士)의 영혼(靈魂)을 조상하기도 하였다. 1979년에 전라북도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웅치전적비를 세웠다." (펌)

웅치전적비


10시 28분, 웅치전적지 안내판을 지나고, 비포장도로를 건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0시 39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간간히 햇빛이 비치면서 점차 덥게 느껴진다. 10시 46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간식을 들며 약 20분간 휴식을 취한다.

봉/ 간식을 들며 휴식, 나뭇가지사이로 만덕산이 가깝다.


휴식을 마치고 봉우리를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익산-포항간의 고속국도 고가도로가 하얗게 내려다보인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지나고, 11시 20분, 작은 바위가 있는 530m봉에 오른다. 저공비행을 하는 제트기의 요란한 폭음이 고요한 산을 온통 뒤흔든다. 약 1분 정도 능선을 따라 내려서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능선을 버리고, 왼쪽 90도 방향으로 꺾어 내린다.

530m봉


11시 22분, 오두재로 내려선다. 등산로는 오두재에서 왼쪽으로 완만하게 굽어지고, 지금은 묵은 밭인 옛 인삼밭을 우회하여 오른쪽 숲으로 이어진다. 11시 33분, T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고가도로를 가까이 보고, 이어 암릉길을 걷는다. 11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원불교훈련원 갈림길을 지난다.

오두재로 내려서고

묵은 밭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원불교 훈련원 갈림길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라는 팻말이 간간이 보인다. 11시 47분,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NO. 55' 표지석을 지난다. 나무 등걸에 "대덕산 초선성지"라는 팻말이 보이자만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다. 11시 55분, 파란 벤치 2개가 있는 제2쉼터를 지난다.

NO. 55 표지석

제2쉼터


바위지대를 지나며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340도 방향으로 터널, 고가도로, 마을을 굽어본다. 가파른 날등길, 통나무 계단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고, 앞을 가로막는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전망바위에 서서 가야할 봉우리와 만덕산을 바라보고, 150도 방향으로 용포리를 굽어본다. 남쪽으로는 첩첩 산이 펼쳐진다. 가히 장관이다.

바위지대


 

340도 방향의 조망

150도 방향의 용포리

남쪽 조망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다시 암릉길을 네발로 기어오른다. 눈이 모두 녹아 다행이지 눈이 쌓여 있다면 무척 조심해야할 곳이다. 12시 30분, 이정표와 통신시설이 있는 만덕산 전위봉(744m)에 오른다. 만덕산 정상(762m)은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고,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만덕산 정상을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과 산행을 시작하여 이미 5시간 가까이 지났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13.2Km나 남아 있으니 과욕은 금불이라는 또 다른 생각으로 갈등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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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산 전위봉의 정상표지판

결국 혼자 하는 산행이니 무리를 하지 말자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대신 그 시간에 보다 여유 있게 주위 조망을 즐기기로 한다. 왼쪽 마루금으로 조금 내려서니 오른쪽에 전망바위가 보인다. 바위에 서서 다녀오기를 포기한 만덕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가야할 앞 봉우리를 눈여겨본 후, 서쪽과 북서쪽의 탁 트인 조망을 바라보며 잠시 정상주를 즐긴다.

전망바위

가야할 봉우리

서쪽 조망

북서방향


10여 분 간의 휴식을 즐긴 후 산행을 속개한다. 12시 47분,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지나온 암봉과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본 능선에 들어 선 후, 오른쪽의 마치리 쪽 산골마을을 굽어본다. 12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정수사 갈림길을 지나고, 칼날능선을 거쳐 올돌하게 솟아있는 암봉을 오른다. 손잡을 곳, 발 놓을 곳이 확실하여 위험하지는 않다. 암봉을 오르며 주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나온 능선

지나온 암봉

오른쪽 마치리

칼날능선과 암봉 그리고 가야할 능선

남쪽 조망


1시 5분, 바위 위에 서서 웅장하게 펼쳐진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고 가파른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거칠고 투박한 암릉이라 미끄럽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해 조심스럽다. 마지막 짧은 직벽은 설치된 로프에 매달려 내려선다. 1시 14분, 녹색 프라스틱 의자와 이정표가 있는 제5쉼터에서 마치 쪽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다려내려 정수사 2.1Km를 알리는 또 다른 이정표를 지난다.

가야할 능선

내려선 암벽

제5쉼터 이정표


작은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며 묘 2기를 지난다. 정면에 보이는 566m봉이 로마 병사의 투구모양을 하고 있다. 1시 52분,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마치재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566m봉을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잡목 넝쿨지대를 지난다, 이어 능선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상관저수지를 굽어본다.

정면에 보이는 566m봉

마치재


2시 36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2시 45분, 또 다른 봉우리에 이른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자, 바로 갈림길을 만난다. 양쪽에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무심히 걷다가는 오른쪽으로 진행하기 쉬우나, 마루금은 왼쪽이다. 2시 51분, 임도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왼쪽 뒤로 파란 지붕의 축사가 보인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자 갈림길이다

파란 지붕의 축사


계속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2분, 임도가 왼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차갑다. 백세주와 보드카를 2:1의 비율로 혼합한 혼합주를 두어 잔 마신다. 산행을 시작한지 7시간이 넘었다. 오두재와 만덕산간을 제외하면 고도차가 큰 곳이 없는데도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오르내리다 보니 많이 지친 느낌이다. 약 2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간식 후 출발


벌목하여 개간한 목은 밭을 지난다. 왼쪽으로 보이는 구릉지가 거의 밭으로 변해 있다. 드릅밭 을 지나 숲으로 들어서자, 땅에 떨어진 이정표가 보이고,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3시 35분, 왼쪽에서 올라오는 너른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이어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글씨가 모두 바란 퇴색한 입간판에 누군가가 검정 펜으로 "수고하셨습니다. 100m만 더 가면 북치입니다." 라고 적어 놓았다. 거친 벌목지대를 지나 이윽고 파란 보리밭으로 나온다. 뒤로 보이는 슬치 마을이 아름답다.

묵은 밭

개간지역

보리밭과 슬치마을


파란 보리밭을 따라 너른 임도가 앞에 보이는 둔덕으로 이어진다. 3시 48분, 삼각점<임실 401, 1995복구>이 있는 416.2m봉에 오르지만 조망은 별로다. 이어 묘 1기를 지나고, 430m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4시 12분, 483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140도 방향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416.2m봉

140도 방향의 조망


고만고만한 봉우리 4개를 넘고, 4시 44분,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로 내려선다. 지도상의 산전리재라고 짐작한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덤불지대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내려서니 컨테이너 하우스가 있는 황산재다. 등산로는 임도를 건너 철책을 끼고 이어진다.

황산재


철책을 따라 좁은 길을 걷는다. 철책 안은 고랭지채소 밭인지 군데군데 검은 비료를 쌓아 놓았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등장하는 네 마리의 삽살개가 순차적으로 나타나, 맹렬하게 짖어대며, 환영을 한다. 5시 1분, 철책이 왼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철책을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봉우리 하나를 넘고, 임도에 내려선 후 이를 따라 걷는다.

철책 따라

오른쪽 산길

임도


등산로는 개간 중인 산 사면을 따라 희미하게 이어지더니, 다시 숲으로 들어서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오른쪽 넓은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임도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또 다른 임도와 합쳐져 비포장도로가 되고, 이어 시멘트도로로 변한다. 5시 24분,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개간 중인 산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임도

비포장도로

갈림길, 우


5시 26분, 고추밭을 지나고, 1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5시 30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도는 시멘트도로로 변하고, 밭 사이로 복잡하게 이어진다. 5시 39분, 전신주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후 두 차례 더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모두 오른쪽 길을 택해 앞에 보이는 박이뫼산으로 향한다.

갈림길, 좌

임도는 세멘트도로로 변하고

갈림길, 좌

임도 따라 박이뫼산으로


나지막한 둔덕 마루턱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비닐하우스가 보이는 안부로 내려서고, 안부에서 오른쪽 너른 임도를 따라 내린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5시 50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고, 1분후,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 후, 이어 '정든장' 모텔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왼쪽 정든장 모텔

슬재


5시 55분, 17번 국도변에 내려서고, 왼쪽 횡단보도 가까이에 있는 슬치버스정류장에서 752번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약 15분 쯤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한다. 요금은 2,100원, 고속버스터미널 가까운 곳에 내려달라고 부탁한다. 7시가 다 되어, 금암동 동사무소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약 5분 정도 걸으니, 고속버스 터미널이다. 7시 50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고, 가까운 식당으로 향한다.


(2009. 3. 2.)








at 01/09/2011 02:47 pm comment

잘보았습니다 부럽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우림님 건강하십시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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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철쭉단지

사자산


2009년 2월 15일(일).

송암산악회의 호남정맥 12구간 당일산행에 따라 나선다. 오늘코스는 『시목재(220m)-작은산(685m)-제암산(807m)-곰재(510m)-곰재산(614m)-사자산(666m)-561.7m봉-골치(450m)-용추마을』로 마루금 도상거리 약10,2Km, 날머리 약 1.4Km 합계 11.6Km다. 산악회에서는 교통의 편의, 사자산 두봉 산행의 제한 등을 염두에 두고 역코스를 취한다.


오랜 가뭄 끝에 지난 이틀 동안 단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한낮에도 영하권을 맴돈다. 잔뜩 흐린 날씨에 때때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눈발이 날린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다.


제암산, 사자산 등 명산 덕에, 버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성황이다. 코스를 설명하는 등반대장은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에서 서둘지 말 것, 임금바위에서의 전망이 좋으니, 다소 껄끄러운 암벽을 올라야하지만, 바위를 무서워하지 않으면 한번 올라가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내는 사자산의 두봉 왕복은 2시 30분 이전에 사자산에 도착한 선두그룹에만 허용한다고 선을 긋는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7) 시목치 도착-(11:49) 산행시작-(11:55) 이정표<감나무재 700m>-(12:07~12:08) 소공원-(12:16) 송전탑 봉-(12:27) 망바위-(12:38) 김재종 서기관 신위-(12:42) 이정표<관광농원 갈림길>-(12:51~12:52) 682m봉-(12:53) 헬기장-(13:14) 권중웅 불망비-(13:30) 이정표<임금바위 0.6Km>-(13:41) 임금바위 아래-(13:42) 구멍바위-(13:43~13:45) 휴식-(13:46) 정상석-(13:52) 상동갈림길-(13:53) 헬기장-(13:56~14:06) 간식-(14:08) 형제바위 갈림길-(14:26) 곰재-(14:42) 만경굴 갈림길-(14:46) 헬기장-(14:50) 곰재산-(14;57) 큰 바위 왼쪽 우회-(15:02) 간재-(15:23~15~24) 사자산-(15:29) 이정표<골치산 3.5Km>-(15:38) 갈림길, 좌-(15:42) 휴양림 갈림길, 직진-(15:49) 갈림길, 좌-(16:12) 561.7m봉, 우-(16:13) 등산안내도-(16:18) 갈림길, 좌-(16:28) 골치 4거리-(16:49) 용추마을』간식 외 12분포함, 총 5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는 먼 길을 달려내려, 11시 47분, 시목치(감낭재-감나무재)에 도착하여, 이정표가 보이는 산행들머리에 대원들을 내려준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우선 급한 용무부터 해결한 후, 이정표 앞에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생각보다 춥지는 않지만, 바람이 강하다.

시목재

강남재 이정표


낙엽송 조림지 사이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대원들이 줄을 지어 오른다. 제암산의 고도가 705m, 시목치는 220m이다. 약 500m의 고도차가 나지만 초입이라 그런지 경사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11시 55분, '감나무재 700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억새와 철쭉이 무성한 민둥산을 오른다. 가파른 곳에는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등산로를 정비해 놓았다.

산행시작

정비된 등산로


제암산 등산로주변의 나무와 철쭉은 장동면 면민들의 헌수금으로 식재한 것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철쭉이 피는 이 땅에 아름다운 철쭉단지를 만들어 5월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명소로 개발한 이곳 사람들의 애향심을 소개하는 안내문이다.

안내문


"이 땅에 철쭉꽃이 맨 먼저 상륙하는 남도 끝자락의 바닷가.... 바로 전남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솟아있는 제암산(807m)이다. 산허리가 철쭉으로 활활 불타오른다.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남도 제일의 철쭉꽃 밭.... 제암산과 사자산 (666m) 사이에 있는 곰재산이 그 유명한 철쭉군락지다. 수 만평의 너른 땅이 온통 철쭉으로 뒤덮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펌-한국의 산천)


12시 7분, 정자, 쉼터,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소공원에 오른다. 이정표는 제암산까지의 거리가 3.2km라고 알려준다. 능선을 따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반산리 너른 들이 내려다보인다. 12시 11분,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약 5분 동안을 힘겹게 오르니 송전탑이 있는 고도 약 420m의 봉이다.

소공원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


잠시 완만하게 이어지던 능선길이 다시 가팔라지며 눈앞에 전망바위가 우뚝하다. 개념도에 표시된 망바위인 모양이다. 12시 27분 망바위에 서서 300도 방향으로 정맥능선을, 그리고 북쪽으로 지나온 능선과 반산리를 굽어본다. 이어 암릉길을 지나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자, 682m봉이 커다랗게 막아선다.

망바위

만년리와 정맥능선

지나온 능선과 반산리

682m봉


능선 안부에 내려섰다 682m봉을 가파르게 오른다. 산죽 밭을 지나고 암릉길을 걷는다. 왼쪽으로 682m봉에서 북동쪽으로 분기되어 장흥군 반산리와 보성군 강산리를 갈라놓은 능선이 날카롭게 흐르고 있다. 등산로 오른쪽 길가에 '김재종 서기관의 신위'가 보인다. 부근에는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한 곳이 없는데 이상하다. 게다가 서기관이면 차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 아닌가?
.

반산리와 강산리를 가르는 능선

김재종 서기관 신위


1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관광농원 갈림길을 지난다. 이제 682m봉이 지척이다. 빽빽한 철쭉능선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며 오른쪽으로 제암산을 바라본다. 12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682m봉에 올라, 제암산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보성군 강산리의 너른 들을 굽어본다. 682m봉을 주민들은 작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이정표의 현 위치표기는 큰산으로 되어있다. 헷갈린다.

이정표 

보성군 강산리


12시 53분, 헬기장을 지나고, 암릉길을 걸으며 제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암릉길이 좁아지고 칼날능선으로 변한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좁은 암릉을 네 발로 기며, 권중옹 불망비, 지나온 능선, 그리고 사자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왕산 가는 길

불망비

뒤돌아 본 682m봉


 

사자산


암릉길을 지나 철쭉능선을 걸으며 임금바위를 가까이 본다. 바람이 좀 자저 드는가 싶더니, 안개가 내려. 조금 전 까지 멀쩡하게 보이던 임금바위를 삼켜 버린다. 요상한 날씨다. 1시 30분, 임금바위 0.6Km를 알리는 이정표 앞에 선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우쭐우쭐 임금바위를 향해 솟아있다.

임금바위

안개가 임금바위를 삼키고

선바위와 투구바위

 

제암산 정상-오른쪽이 임금바위


"제암산(帝岩山) 정상의 바위를 향하여 주변의 여러 바위와 봉우리들이 임금에게 공손히 절을 하고 있는 형상이어서 임금바위(제암)이라고 부르고, 아울러 이산을 제암산이라 한다고 전해진다."(펌-한국의 산하)


다시 바람이 거세지며 안개가 흩어지고 제암산의 암봉들이 홀연히 모습을 보인다. 이정표가 있는 임금바위 아래에 선다. 올려다 보이는 직벽은 암벽등반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은 오르기가 어렵겠다. 날씨라도 좋다면 찬찬이 오르는 길을 찾아보겠는데, 짙은 안개와 거센 바람 때문에 오르기를 포기하고, 건너편 바위에서 임금바위 정상을 우러러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아쉽다.

제암산 정상의 바위들

가까이 본 임금바위

임금바위 아래 이정표

건너편 바위에서 본 임금바위


"수 십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임금바위에 서면 호남의 5대 명산 중 의 하나인 천관산,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 그리고 바다 건너 고흥반도의 팔영산이 시야에 들어온다."(펌-한국의 산하)


아쉬움을 안고 암릉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에 뻥 뚫린 바위구멍이 보인다. 임금바위에서 내려서서 통과하는 곳이라고 한다. 암릉길을 내려서서 바람을 피해 바위를 등지고 앉아 어한주 겸 정상주를 마신 후, 손이 시려 장갑을 꺼내 끼고 출발한다. 다시 안개가 짙어진다. 안개에 가린 임금바위를 뒤돌아보고, 1시 46분, 길가 바위 위에 세워 놓은 제암산 정상석을 지난다.

구멍바위

제암산 정상석


1시 52분, 이정표가 있는 상동갈림길을 거쳐, 안개가 짙은 억새밭 길을 걷고, 이어 헬기장을 지난다. 1시 56분, 길가에 모여 식사를 하던 대원들이 함께 식사를 하자고 부른다. 5시 30분에 새벽밥을 먹고, 10시경, 버스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터라, 떡 몇 조각에, 어한 주 두어 모금을 마시고 먼저 일어선다.

안개 낀 억새밭


2시 8분,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형제바위 갈림길에서 곰재산과 사자산을 바라보고 평탄한 능선길을 걸으며 오른쪽에 기암을 본다. 2시 26분, 이정표와 제암산 철쭉군락지 안내판이 있는 곰재를 지나고, 이어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뒤돌아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바람은 여전하나 제암산을 지날 때 짙게 드리웠던 안개는 말끔히 걷혔다.

곰재산과 사자산

기암

곰재

뒤돌아 본 제암산과 지나온 길


2시 50분, 정상석, 돌탑,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곰재산에 오른다, 사방이 온통 억새와 철쪽이다. 가깝게 보이는 사자산으로 향한다. 2시 57분,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3시 2분, 간재에 내려선다. 이정표, 철쭉단지안내판, 등산안내 등이 보인다. 사자산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다. 전망바위에서서 뒤돌아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그리고 북동방향으로 담안제와 대산리를 굽어본다.

곰재산

곰재산에서 본 사자산

우회한 바위

간재 이정표

철쭉군락지 안내판

제암산과 지나온 능선

담안제와 대산리


이제 사자산 정상이 코앞이다. 3시 23분, 이정표와 정산석이 있는 사자산에 올라 오른쪽의 두봉을 바라본다. 산악회에서 두봉을 다녀와도 좋다고 허용한 시간인 2시 30분은 이미 1시간 가까이 지난 시각이다. 거센 바람 속에서 정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암릉길을 따라 사자산을 내려선다.

사자산 정상

이정표

정상석

사자산과 두봉


좁은 암릉길이 이어진다. 3시 29분, 골치산 3.5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마루금은 암릉길을 버리고 왼쪽 로프가 걸린 내리막길로 떨어진다. 바위 사이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3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휴양림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49분, 봉우리를 눈앞에 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좁은 암릉길

이정표


3시 51분, 640m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고, 4시 12분, 561.7m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골치 1Km를 알리는 등산안내도를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며, 정면에 보이는 부드러운 일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왼쪽 낙엽송 숲길을 따라 용추골로 탈출하는 대원들이 보인다. 4시 28분, 골치 4거리를 지나고, 4시 49분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등산 안내도

일림산

골치 4거리


산악회가 제공하는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다. 이윽고 두봉을 다녀온 대원들도 모두 도착하자, 버스는 5시 2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2. 1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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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림산 정상


새해 첫 달의 산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가 않는다. 深山과 함께 낙남정맥을 하다 옮겨 온 지독한 기침감기로 3주 이상 계속 괴롭힘을 당하는 가하면, 설 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집사람에게 설 명절을 전후하여 산엘 다녀오겠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려운 판인데, 심산에게서 집안사정 때문에 당분간은 함께 산행을 할 수가 없겠다는 통보를 받는다.


深山이 한동안 함께 산행하기가 어렵다면, 혼자서라도 얼마 남지 않은 9정맥의 마무리를 해야 하겠는데, 집사람은 '나 홀로 산행'에 완강하게 반대한다. 9정맥의 마루금을 모두 합친 도상거리는 약 2,000Km로, 백두대간의 마루금 도상거리 약 760km의 3배에 가깝다. 이제 호남정맥 약 120km, 낙남정맥 약 40km, 금남정맥 약 40Km를 남겨두고 있어, 금년 상반기 중에는 이를 마무리를 할 생각인 지라, 불가피 한 곳은 '나 홀로 산행'도 불사하겠지만, 가능한 한 산악회를 따라 산행하겠다고 집 사람과 굳게 약속을 한다.


2009년 2월 1일(일)

송암산악회의 호남정맥 11구간 당일산행에 따라나선다. 코스는 『봇재(210m/1.7Km)-활성산(465/3.1Km)-한치재(230/0.7Km)-413m봉(2Km)-일림산(626.8m/1.5Km)-삼비산(664.2m/1.7Km)-골치(450m)』까지 마루금을 걷고, 용추폭포로 하산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0.7.Km, 날머리 약 1.4Km,, 합계 12.1Km로 비교적 짧은 코스다.


오늘 구간의 주산은 일림산(日林山-664.2m/삼비산)이다.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경계에 솟아 있는 일림산은 제암산(807m)과 사자산(666m)을 거치면서 힘을 잃고, 남해바다로 빠져들 듯 한 호남정맥이 다시 기운을 일으켜 고개를 뭍으로 돌려 북진하는 지점에 솟은 산이다.


일림산은 해발 600m대 높이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호남정맥의 기운을 다시 일으킬 만큼 힘찬 산세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회천에서 한치를 오르다 바라보는 일림산은 참으로 가경이다. 하늘을 가를 듯 힘찬 형상으로 솟구쳐 있으면서도 뭉게구름이 뭉실뭉실 날아오르는 듯 부드럽기 그지없다. 아울러 8부능선에 형성된 산죽밭을 지나 정상에 펼쳐진 철쭉밭은 장관이고 정상에서의 전망 또한 뛰어나다. 북서쪽으로 사자산에서 제암산으로 힘차게 뻗어 오른 호남정맥을 비롯하여, 장흥 천관산과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도 한눈에 든다.

일림산, 제암산 안내

 

일림산 아래 회천 앞바다는 해안 정취가 뛰어난 곳이다. 특히 득량만에서 율포해수욕장을 거쳐 장흥 안양면 해안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득량만의 수려한 비경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해 뜰 무렵이나 해질 무렵 해안도로를 따르노라면 누구든 남해바다의 정취에 넋을 잃고 말 것이다."" (이상 보성군 홈 페이지에서)


일림산 아래 도강 마을과 영천 마을은 서편제의 본향으로 명창이 여럿 나온 곳이기도 하다. 서편제는 남성적인 판소리인 동편제와 달리 한 맺힌 여성의 소리가 특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상 한국의 산하에서)


2월 4일이 입춘(立春)이다. 앞으로도 두어 차례 추위가 더 있겠지만, 설 명절 이후의 날씨는 완연한 봄 날씨다. 30명이 넘는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광주를 지나 보성을 향해 28번 국도를 달린다. 도로변 주위의 산에서는 눈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버스는 11시 23분, 봇재다원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맑게 갠 포근한 봄 날씨다. 가스가 끼어 원거리 시계는 좋지 않지만 가까운 곳의 조망을 즐기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겠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11시 25분, 봇재다원 시음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 보다 한발 앞서 '무등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여 봇재다원은 한동안 등산객들로 붐빈다.

다원을 지나며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3) 봇재도착-(11:25) 산행시작-(11:32) 임도 갈림길, 좌-(11:34) 임도 버리고 왼쪽 산길 진입-(11:41) 안부 4거리, 직진-(11:45) 330m봉, 우-(11:50) 350m봉-(11:54) 안부 4거리, 직진-(12:06) 460m봉, 우-(12:07) 갈림길, 직진-(12;09) 활성산-(12:10) 갈림길 회귀-(12:20) 안부/임도-(12:22) 4거리, 좌-(12:27) 갈림길, 직진-(12:31) 아스팔트도로-(12:43) 갈멜농원-(12;46) 삼수마을 입구/한치재-(12:48) 임도-(12:50) 과수원-(12:53) 진원박공 합장묘-(13:12) 413m봉-13:15) 전망바위-(13:26) 회령삼거리-(13:30) 헬기장-(13:35) 등산안내도-(13;41) 산죽밭-(13:47) 암릉길-(14:01) 아미봉-(14:02~14:12) 626m봉/간식-(14:14) 헬기장-(14:25) 봉강사거리/보성강 발원지 갈림-(14:35) 봉수대 삼거리/호남정맥 최남단-(14:37) 정상 갈림길-(14:41~14:43) 일림산 정상-(14:46) 철쭉군락지-(14:55) 큰 봉우리-(14:57) 등산안내도-(14:59) 작은 봉-(15:11) 골치4거리-(15:13) 골치입구-(15:35) 골치계곡-(15:45) 골치마을 』 간식 10분, 마루금 3시간 36분, 날머리 34분, 총 4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가파른 도로를 따라 오르며 뒤돌아 봇재, 녹차 밭 그리고 그 너머로 보성만을 굽어본다. 11시 32분, 임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2분 후, 임도를 버리고 왼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무등산악회'의 대원들이 길게 열을 지어 좁은 산길을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바짝 다가서도 길을 양보할 줄 모른다. 할 수 없이 길 좀 양보해 달라고 부탁하며 추월한다. 나지막한 첫 번째 둔덕을 넘고,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한다.

봇재

갈림길, 좌


이어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11시 54분, 녹차 밭이 있는 4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무등산악회 대원들이 모여 앉아 시끌버끌 식사 준비를 하고 있고, 우리 대원들은 녹차 밭 사이로 이어지는 너른 임도를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고 있다.

안부

녹차 밭을 지나 산으로 오르는 대원들


녹차 밭 사이를 오르며, 득량도와 고성반도를 굽어보고, 녹차 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아름답다. 12시 6분, 무덤이 있는 460m봉을 지나고, 1분 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마루금 방향으로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깔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직진하여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는 활성산(活城山, 465.2m)으로 향한다. 희미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2분 쯤 진행하니, 활성산 표지판이 보인다. 조망도 없고, 별다른 특징도 없는 봉우리 같지 않은 봉우리다.

득량도와 고흥반도

지나온 길

460m 능선분기봉

활성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마루금을 따라 긴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12시 20분, 안부에 내려서고, 왼쪽 임도에 이르러, 잡초가 무성한 임도를 따라 걷는다. 12시 22분, 임도 4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왼쪽으로 형제봉과 갈멜농원을 바라보고, 12시 31분, 아스팔트도로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안부, 좌

갈림길, 직진

형제봉과 갈멜농원


도로는 삼수마을을 향해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우리는 지름길을 택해 밭을 가로 질러 한치재로 향한다. 12시 43분, 갈멜농원을 지나고, 3분 후, 삼수마을 돌표지가 있는 985번 지방도로를 건넌다. 이어 왼쪽에 보이는 표지기들의 안내로, 임도로 들어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12시 50분, 과수원에 이르러, 다시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대나무 숲으로 들어서고, 진원박공 묘를 지난다.

밭을 가로 질러 한치재로

삼수마을

갈멜농원

삼수마을 입구 돌 표지

과수원

대나무 숲길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시 12분, 능선분기봉인 413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1시 15분, 전망바위에 서서, 오른쪽으로 중산리 너른 들과 왼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봉강리와 보성만을 굽어보고, 정면으로 가야할 일림산을 바라본다.

413m봉

중산리

봉강리

일림산


1시 36분, 이정표가 있는 회령삼거리를 지난다. 일림산 2,7Km, 회령다원 1,5Km, 한치주차장 1.7Km의 지점이다. 일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멋진 산책길이다. 능선 길을 걸으며 좌우로 내려다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아이들을 동반한 등산객들이 눈에 뜨인다.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즐기고 있는 헬기장을 지나, 예쁜 등산안내도를 만난다. 이어 철쭉능선을 오르고, 산죽 밭을 지난다.

회령 삼거리

헬기장

등산안내도

산죽 밭


오르막 암릉길이 이어진다. 시야가 터지며 펼쳐지는 조망이 압권이다. 전망바위에 서서 보성만을 굽어보고, 가야할 아미봉을 우러른다. 아미봉이 코앞이다. 뒤돌아 조금 전에 지난 전망바위를 비롯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2시 1분, 아미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분 후, 지도상에 일림산(626.8m)이라고 표기된 626m봉의 넓은 헬기장에 이른다.

 

암릉길

보성만

아미봉

지나온 능선


억새가 무성한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남으로 보성만 푸른 바다가 가깝고, 북으로 중산리 너른 들이 시원한데, 북서쪽으로는 제암산이 우뚝하다. 주위를 둘러 본 후, 식사를 하고 있는 대원들 틈에 끼어, 정상주를 나누어 마시며 간식을 즐긴다.

626m봉 이정표

626m봉 정상

중산리 너른 들


2시 13분, 휴식을 끝내고 산행을 속개한다. 헬기장을 지나자, 홀연히 일림산(*삼비산)이 그 부드러운 자태를 드러낸다. 일림산은 산죽, 철쭉 그리고 억새가 어우러진 민둥산이다. 큰 산불 후, 자연복원 중에 철쭉단지로 개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민둥산이다 보니 시야를 방해하는 나무들이 없어 일림산을 오르며 보는 조망이 빼어나다.

일림산 가는 길

제암산

지나온 길


* 5만분의 1 지형도에 표기된 664.2m봉은 삼비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성군에서 설치한 이정표와 철쭉제단 등에서는 이 산을 일림산으로 표시하고 있어 혼동을 일으킨다. 실제의 일림산은 삼비산에서 북동쪽으로 1.5km 떨어진 지형도상의 일림산과 일치한다. 이러한 오류는 2003년 1월 이전 발행된 국립지리원 2만5천분의 1 지형도에 664.2봉을 일림산으로 잘못 표기했기 때문이다. 이후 발행된 2만5천분의 1 지형도에는 일림산을 626.8봉 현재 위치로 수정하여 표기하고 있다.(펌)


2시 25분, 이정표가 있는 봉강사거리를 지난다. 오른쪽으로 500m 정도 내려서면 보성강 발원지라고 한다. 바닷가 가까운 곳에서 발원하지만, 호남정맥에 막혀 남해로 흘러들지 못하고, 북쪽의 내륙으로 흐르다가 주암호를 거쳐 곡성군 죽곡면에서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특이한 흐름을 보이는 보성강. 그 발원지를 가보고 싶지만, 거리로 보아, 왕복 20분은 소요될 것이고, 자칫하면 민폐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포기한다. 못내 아쉽다.

봉강사거리

산죽 밭 너머로 보이는 일림산


2시 35분, 호남정맥의 최남단지점이라는 봉수대 삼거리를 지난다. 이제 일림산이 코앞이다.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정상 갈림길을 지나고, 2시 41분, 일림산(삼비산) 정상에 오른다. 너른 정상에는 제단 같은 구조물, 이정표, 삼각점, 방위표지판이 보이고, 김해김공의 합장묘가 산을 지키고 있다.

삼비산 정상

삼각점

이정표

김해김공 합장묘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 서서 사위(四圍)를 둘러보고 억새사이로 이어어지는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동쪽 사면길인데도 얼었던 땅이 녹아, 내리막길은 진흙탕이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도 찧는 날이면, 배낭이고, 바지고 온통 진흙투성이가 될 판이다. 조심조심 내려서서, 철쭉 군락지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며, 가야할 골치산을 바라본다.

보성만

 



지나온 길

사자산과 억불산

사자산, 곰재봉, 제암산

철쭉 군락지, 골치산, 제암산


잘 정돈된 산죽 길을 걷는다. 2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큰 봉우리를 지나고, 등산안내도를 거친 후, 2시 59분, 골치산인 작은 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벌목지대의 산책로를 거쳐, 3시 11분, 골치사거리에 이르러, 마루금에서 벗어나 용추폭포로 탈출한다.

잘 정돈된 산죽길

큰 봉우리

골치 사거리

탈출로


3시 13분, 임도가 지나가는 골치 입구에 내려서서 오른쪽 임도를 따르다, 곧바로 만나는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호젓한 산책길을 걷는다. 빽빽한 삼나무 숲을 지나, 용추계곡에 걸린 나무다리를 건너고, 3시 45분, 버스가 기다리는 도로변에 이르러, 오늘산행을 마감한다.

왼쪽 산길로

삼나무 숲

나무다리

용추계곡의 등산안내도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장소로 끼어든다. 막걸리 두어 잔을 마시고, 미역국에 말은 밥으로 식사를 한다. 이윽고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4시 3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2. 4.)












at 03/16/2011 02:29 p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건강하세요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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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 녹차밭


2009년 1월 18일(일).

송암산악회를 따라 호남정맥을 간다. 북상중인 송암의 호남정맥 당일산행 10번째 구간이다. 코스는『오도재(160m)-346m봉-대룡산갈림길(390m)-그럭재(160m)-배각산(417m)-봉화산(475m)-411m봉-임도-붓재(210m)』로 도상거리는 약 15Km다.


경유지를 모두 거친 버스는 30명이 넘는 대원들을 태우고, 진눈깨비가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버스가 정안휴게소 부근에 이르자, 휴게소를 조금 지난 지점에서 사고가 생겨, 도로가 막혔다는 소식에, 정안휴게소에서 길이 뚫리기를 기다린다. 30여분이 지난 후, 다행히 사고 뒷수습이 끝나고 차량소통이 재개되지만, 광주까지 미끄러운 빗길이 계속되다보니, 버스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비 내리는 차창 밖 풍경


12시 28분, 버스는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오도재에 도착한다. 산행지역에는 비가 멎어 우중산행의 불편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습도가 무척 높고 가시거리가 짧아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조망이 문제인가? 식수가 모자랄 정도로 가뭄에 시달리던 대지에 모처럼 내린 단비이다 보니 무척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오도재


등반대장은 이번 구간은 고도차가 크지 않고, 업 다운도 심하지 않은 부드러운 능선이 계속되니, 시간당 도상거리 3Km를 달려, 5시간 안에 산행을 마치자고 독려한다. 그럭재까지 약 6km를 2시간에 달리고, 그럭재에서 붓재까지의 약 9km를 3시간에 주파하라는 소리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도로를 건너, 비에 젖어 미끄러운 산길을 뛰듯이 달린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2:28) 오도치/산행시작-(12;30) 묘역-(12:32) 임도-(12:33) 갈림길, 좌-(12:36) 갈림길, 좌-(12:37) 한산김공 합장묘-(12;41) 봉, 직진-(12:46) 봉, 우-(12:54) 삼치굴 4거리-(13:09) 안부 4거리-(13:11) 갈림길, 우-(13:13) 임도-(13:14) 안동김공 합장묘-(13:16) 산죽밭-(13:21) 346m봉-(13:27) 갈림길, 우-(13:39) 무덤 있는 봉, 직진-(14;41) 대룡산 갈림길, 좌-(13:42) 봉, 직진-(13:53) 안부 4거리-(14:00) 315m봉-(14:18) 기럭재-(14:20) 박귀복씨 묘-(15:04~15;05) 417m봉-(15:11) 이정표<봉화산 1.8Km>-(15:29) 이정표<봉화산 0.7Km>-(15:42) 헬기장-(15:44~16:02) 봉화산 정상-(16:11) 이정표<다원 2.8Km>-(16:16) 안부 4거리-(16:25~16:26) 411.4m봉-(16;34) KTF기지국-(16:37) 화죽 4거리-(16:43) 갈림길, 우-(16:50) 갈림길, 우-(16:53) 좌로 90도-(16:58) 이정표<다원 2.0Km>-(17:13) 우로 90도-(17:25) 제일다원 입구-(17:31) 붓재』간식임도/농장-(17;21) 약 20분포함, 총 4시간 5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표지기를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비에 젖은 숲길이 미끄럽다. 등산로는 여러 기의 묘를 모신 묘역을 지나,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너른 임도로 내려서고, 우리들은 임도를 따라 왼쪽의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12시 33분, 임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도 왼쪽 길을 택한다.

비에 젖은 묘역을 지나고


12시 37분, 한산김공 합장묘를 지나, 고도 약 25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직진한다. 물기를 머금은 나무들이 싱그럽다. 마치 봄을 맞아 물이 오른 나무들 같아 보인다. 다시 작은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는다.

부드러운 산책길


12시 52분, 묘 4기가 모셔진 묘역에서 320도 방향의 산수화를 카메라에 담고, 2분 후, 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다. 지도상의 삼치굴 사거리라고 짐작한다. 직진하여 산책길을 빠르게 진행한다. 1시 9분, 다시 안부 4거리에서 직진하고, 안동김공 합장묘를 거쳐, 키 큰 산죽을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320도 방향의 산수화

키 큰 산죽 밭


1시 21분, 삼각점이 있는 346m봉을 지나고,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대룡산이 보인다. 1시 39분, 묘가 있는 봉우리에서 직진하고, 2분 후, 대룡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남으로 향한다. 1시 49분, 오른쪽이 절개지인 능선을 내려서며, 겸백면 반용리를 카메라에 담고, 4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묘 1기를 지난다.

346m봉 삼각점

대룡산


2시, 삼각점<복내 481, 86재설>과 정상 표지판이 있는 314.6m봉에 올라,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길 따라 걸으며, 220도 방향으로 멀리 봉화산을 보고, 발아래 그럭재를 굽어본다. 등산로는 넓은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는 가볍게 오르내리며 그럭대로 떨어진다. 2시 18분, 17번 국도에 내려서서, 이를 무단횡단 한 후, 2시 19분, 이정표가 보이는 등산로로 진입한다. 약 1시간 50분 만에 도상거리 6Km를 달린 것이다. 빠른 진행이다.

314.6m봉

봉화산

그럭재

17번국도  건너 등산로로 진입

숲으로 들어서자, 33세의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박귀복를 기리는 애절한 묘비명과 꽃다발이 눈길을 끈다. 등산로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으로 곱게 이어진다. 2시 32분, 첫 번째 송전탑을 지나고, 너른 비포장도로에 내려서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마천리를 굽어본다.

박귀복 씨 묘

편백나무 숲길

지나온 능선

마천리


2시 40분, 두 번째 송전탑을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서고, 이어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풍치재에 이른다. 이정표가 있고, 커다란 입석이 시선을 끈다. 건너편 절개지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바윗길을 지나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 안부에 내려서서 너른 임도를 따라 걷는다.

풍치재

이정표와 입석

 

3시 4분, 삼각점과 정상표지판이 있는 417m봉에 올라, 남서쪽으로 봉화산을 바라보고,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 묘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이정표는 봉화산까지의 거리가 1.4Km 남았다고 알려준다. 3시 29분, 보성사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 3시 42분, 고도 약 420m정도의 헬기장에 오른다. 봉화산 정상이다. 오른쪽으로 잠시 너른 길을 따라 오르면, 커다란 석비와 쉼터, 그리고 봉화대가 자리한 너른 공간에 이른다.

317m봉

삼각점봉 정상표지판

헬기장

석비



쉼터와 봉화대

봉화대 복원 기념비

봉화구


주위를 둘러보고 바람을 막아 주는 봉화대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나눠 마시고,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4시 2분, 산행을 속개하여,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깊은 안부로 내려서며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가야할 능선

뒤돌아 본 봉화산 정상


4시 25분, 411.4m봉에 오른다. 삼각점, 정상표지판, 통신탑, 산불초소, 그리고 이정표가 보인다. 봉화산에서 약 1.4Km 떨어진 곳이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대밭을 지나고, 넓은 임도를 걸으며, 차밭과 화죽리, 그리고 하늘과 맞닿은 보성만을 굽어본다.

411.4m봉 정상표지판

삼각점

차밭과 보성만


4시 30분, KTF 기지국을 지나고, 차밭과 서동저수지를 굽어 본 후, 임도가 지나가는 화죽 4거리에 내려선다. 이정표, 보성선씨 추모공원비가 보인다. 이정표는 봇재까지 2.7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임도를 건너 능선을 오르며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고, 잇달아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차밭과 저수지

화죽 4거리

지나온 길


4시 53분, 등산로는 왼쪽으로 90도 꺾어지고, 이어 다원 2.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는 보성만이, 오른쪽으로는 붓재를 지나는 18번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5시 13분, 임도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차밭을 통과하며 농장주가 게시한 안내문을 본다.

붓재를 지나는 18번 도로

보성만

녹차밭

 

5시 21분, 고도 약 310m봉에서 산악회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안내로 지시대로 오른쪽으로 확 꺾어 내린다. 이어 돌 표지가 있는 제일다원 입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며, 도로 건너편 휴게소에 정차해 있는 산악회 버스를 바라보고, 5시 31분, 18번 도로를 건넌다.

제일 다원


 

봇재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산악회가 준비한 술과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추운데 한 대서 하는 식사! 너무 멋대가리가 없다. 좋은 대안이 없나 모르겠다. 날이 어두워지자 차밭에 설치한 전등에 불이 들어와 아름다운 불빛이 어둠 속에서 명멸한다. 버스는 6시 정각,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봇재 돌 표지

점등


(2009.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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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산에서 본 간척평야, 득량만, 고흥반도


 

벌목지대에서 본 주월산, 방장산


2009년 1월 4일(일).

그 동안 무주공산을 따라 호남정맥 마루금을 남진해 왔으나, 성원미달로 어려움을 겪어온 산악회가, 결국 견디지를 못하고, 4월 말까지 호남정맥 산행을 일시 중단키로 결정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4개월 동안 정맥산행을 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송암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이어가기로 한다.


지난해 9월 출정하여, 매월 1, 3, 5주 일요일에 북상 중인 송암산악회의 호남정맥종주는, 오늘이 그 9번째 산행이다. 코스는 『모암마을-천치재(432m)-571.1m봉-613m봉-광대코재-무남이재(335m)-주월산(558m)-아드리재-방장산(535.9m)-호동재-파청재-355.5m봉-오도재(170m)』로 들머리 약 1.5km, 마루금 도상거리 약 11Km, 계 12.5Km이다.


천치재(모암재)에서 마루금으로 진입하면 억새능선이 이어진다. 아마도 산불이 났던 지역으로 자연 복원중인 모양이다. 싸리나무, 진달래 등이 억새와 어우러진 황량한 모습이다. 광대코재를 지나 마루금이 남쪽을 향하면서 정상적인 숲길이 이어지고, 조성면 너른 들과 득량만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주월산을 지나면 등산로는 산책로로 변하고, 시원한 득량만도 계속 왼쪽으로 내려다 보인다. 방장산을 지나서는 줄곧 임도를 따라 걷다, 파청채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고, 벌목지대를 거쳐 오도재로 떨어진다. 거리도 길지 않고, 업 다운도 심하지 않은 부담 없는 구간이다.


가끔 햇님이 얼굴을 보이는,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다. 하지만 가까운 조망을 즐기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기온이 산행을 하기에는 최적이다. 모처럼 낮 익은 얼굴들 반갑게 만난다. 30명 가까운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남으로, 남으로 먼 길을 달려 11시 37분, 산행들머리, 모암마을에 도착한다.

들머리 도착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37) 모암마을/산행시작-(11:59) 천치재-(12:01) 능선진입-(12:05) 첫 번째 봉, 우-(12:07) 임도-(12:23) 고흥지맥 분기봉, 우-(12:27) 571.7m봉-(12:56) 이정표/광대코재, 좌-(13:12) 무남이재-(13:27) 봉,약 420-(13:53) 페러글라이딩장-(13:59) 임도에서 왼쪽능선-(14:01~14:04) 주월산-(14:08) 배거리재-(14:11) 밀양손씨 가족묘-(14:21) 아드리고개-(14:50~14:54) 방장산-(15:00) 이정표/호동재-(15;05) 갈림길, 좌-(15:07) 갈림길, 직진-(15:08) 헬기장-(15:16) 파청재-(15:17) 청주한공 합장묘-(15:29) 편백나무 단지-(15;32) 철조망-(15:45) 355.5m봉, 우-(15:56) 마지막 봉, 좌-(16:05) 오도재』들머리 22분, 간식 5분, 마루금 4시간 1분, 총 4시간 2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려 잠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르면, 아스팔트도로는 비포장도로로 변하고, 20여분 이를 따라 걸어 임도 삼거리인 천치재(모암재)에 이른다. 오른쪽에 산불조심 팻말이 보이고, 그 옆의 등산로로 들어서자,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반갑게 반긴다.

천치재

등산로 입구

표지기들의 환영


억새와 진달래가 뒤 섞인 완만한 능선을 올라, 12시 5분, 첫 번째 봉우리에서 오른쪽의 무성한 억새지대를 지나 임도 3거리로 내려선다. 3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바로 오른쪽의 무성한 억새능선으로 진입하며, 옥전리와 순천만 방향을 조망한다. 이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억새능선을 오르며, 존제산을 돌아보고, 220도 방향으로 가야할 능선을 가늠한다.

첫 번째 봉

억새밭

뒤돌아 본 존제산

가야할 능선


12시 23분, 고흥지맥 분기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대곡저수지, 대곡리 넓은 들과 득량만의 푸른 바다를 굽어보고, 12시 27분, 삼각점이 있는 571.1m봉에 오른다. 이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철쭉 군락지를 지나, 좁은 암릉길을 걸으며,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가야할 613m봉과 추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본다.

고흥지맥 분기봉

대곡저수지, 대곡리 넓은 들, 득량만과 고흥반도

571,1m봉 삼각점

지나온 능선 1

지나온 능선 2

613m봉과 추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12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광대코재에 이르러,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직진하면 초암산이다. 가는 로프가 이어진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진다. 1시 12분, 수남리와 대곡리를 잇는,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고개, 무남이재에 내려선다. 이정표, 등산 안내도가 있다.

광대코재 이정표

무남이재

등산안내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선다. 참나무 숲 사이로 호젓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1시 27분, 고도 약 420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등산로는 점차 가팔라지며, 등산로 양쪽으로 가는 로프가 매어져 있다. 뒤돌아보는 지나온 능선이 웅장하다.

호젓한 등산로

지나온 능선


1시 52분, 페러글라이딩장 팻말이 보이는 임도로 내려서니, 왼쪽에 보이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김 대장님이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다. 후미와 뒤에 쳐져 있다 임도를 따라 먼저 올라 온 모양이다. 나는 10시경 버스 안에서 식사를 한 터라, 술 한 잔 씩을 나누어 마시고, 먼저 일어선다.

페러글라이딩장


1시 59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능선에 올라, 바둑판처럼 잘 정비된 대곡리 평야를 굽어 본 후, 2시 1분, 정상표지판이 있는 주월산(舟越山) 정상에 오른다. 넓은 공터에 마련된 쉼터에서 너른 간척평야와 득량만, 그리고 고흥반도를 굽어보고, 가야할 방장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당겨 찍은 평야와 마을

주월산 정상표지판


 

쉼터와 간척평야, 득량만

방장산 가는 길


주월산에서 방장산 가는 길은 산책코스다. 2시 8분, 조성면과 득량면의 경계인 배거리재를 지나고, 밀양손씨 가족묘역에서 잠시 멈춰, 다시 득량만과 고흥반도를 굽어본다. 2시 21분, 사거리 안부, 아드리재를 지나고, 2시 50분, KBS 송신탑이 있는 방장산에 오른다. 삼각점, 정상석, 이정표가 있고 조망이 빼어나다.

배거리재

방장산 가는 길

밀양손씨 가족묘

가족묘애서 본 득량만

KBS 송신탑

삼각점과 정상석

이정표

주월산과 지나온 길


방장산에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린다. 파청재까지 임도가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 곳은 시멘트로 포장을 했다. 3시 이정표가 있는 호동재를 지나고, 잠시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3시 8분, 헬기장을 지나고, 3시 15분, 이정표가 있는 파청재에 내려선다.

호동재

가림길, 좌

파청재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서, 청주한공 합장묘를 지나고, 호젓한 등산로를 산책하듯 걷는다. 이어 울창한 편백나무 단지를 지나고, 철조망을 만나, 이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3시 45분, 삼각점이 있는 355.5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편백나무 단지

355.5m봉 정상표지

삼각점


벌목지대가 이어진다. 시야가 트이며, 주월산, 방장산 등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3시 56분, 마지막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4시 5분, 오도재에 도착한다. 보성군, 겸백면, 남양리와 득량면, 송곡리를 연결하는 84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고개다.

50도 방향으로 보이는 주월산

방장산

오도재


버스에 배낭을 벗어 놓고, 뒤풀이 장소로 끼어든다.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다. 식사준비는 아직인데, 막걸리와 소주는 이미 동이 난 모양이다. 화요맥에서 지맥산행을 함께했던 임 사장이 버스로 들어가 자신이 가져온 200cc 휴대용 소주병을 들고 나온다. 이윽고 떡국이 준비되고, 대원들은 바람이 부는 맨땅에 쭈그리고 앉아 식사를 한다.


이윽고 후미가 도착하고, 버스는 4시 5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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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한 산, 황량하다


2008년 12월 27일(토)

12월 넷째 토요일이자, 2008년 마지막 토요일이다. 무주공산의 2008년도 납회(納會)산행은 호남정맥 고비산(422m)구간이다. 오늘코스는 『예재(300m)-봉화산(465.3m)-444m봉-추동재(430m)-가위재(360m)-고비산(422m)-397.4m봉-큰덕골재(290m)』로 GPS로 측정한 거리는 약 7.7Km다.


26번국도 상의 예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939번 국지도가 지나가는 곰재까지의 약 16.2Km를 한 구간으로 삼는 것이 보통이지만, 당일산행으로는 너무 길어 무리다. 하여 이를 두 구간으로 나누다보니 산행거리가 지나치게 짧아지는 단점을 피할 수가 없다. 운영진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경제가 어려우니 세모 분위기가 썰렁하고 어수선하다. 기분이 그래서 인지 오늘 산행코스도 황량하기만 하다. 야산 같은 300m~400m대의 능선을 오르내린다. 잎이 다 떨어진 황량한 능선, 벌목지대, 잡목넝쿨지대, 억새지대, 맨살이 들어난 방화선 등 모두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나무가 없다보니, 무등산을 비롯하여, 천왕산, 태악산, 노인봉, 두봉산 등 지나온 능선과 군치산, 숫개봉, 봉미산 등 가야할 마루금 등 원경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해외원정을 떠났던 대원들이 무사히 귀국하고, 한 달여 만에 대원들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장군님은 아끼던 나폴레옹 꼬냑을 가지고 나오고, 부회장으로 승진한 방장님이 두 차례나 펑크를 낸 방장보조를 대신하여 저녁을 사는 등 뒤풀이 겸 송년파티 자리가 은성하게 마련된다.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겨울날씨다. 버스는 11시 13분, 예재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수로를 뛰어넘고, 가파른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예재도착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3) 예재도착-(11:14) 산행시작-(11:33) 봉, 약 400-(11:49) 봉화산 정상-(11:59) 능선분기, 우-(12:01) 넝쿨지대-(12:04) 산죽 밭-(12:14) 봉, 약 440-(12:22) 추동재-(12:24) 좌로 90도-(12:25) 안부-(12:32) 봉, 약 400-(12:36) 안부-(12:39) T자, 좌-(12:43) 봉, 약 380-(12:48) 안부-(12:31) 봉, 약 360-(12:55) 줄기 많은 나무-(13:00) 가위재-(13:01) 임도 끝, 좌-(13:05) T자, 우-(13:18~13:33) 봉, 약 430/간식-(13:41) 능선안부-(13:44) 하동정공 합장묘-(13:49) 고비산 정상-(14:00~14:14) 억새지대-(14:15) 방화로 시작-(14:39) 큰덕골재-(15:00) 대덕마을』간식 15분, 마루금 3시간 10분, 날머리 21분, 총 3시간 4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딱딱하게 얼은 가파른 절개지가 몹시 미끄럽다. 이윽고 능선에 올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잎이 다 떨어져 나뭇가지들만 앙상한 참나무 숲을 지나, 벌목지역에 이르니 시야가 트이며, 오른쪽으로 29번 국도와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2시 방향으로 가야할 봉화산이 우뚝하다.

26번국도와 마을

 

가야할 봉화산


11시 33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 벌목지대로 내려선다. 시야가 트여 오른쪽으로 멀리 무등산을 바라보고, 정면으로, 봉화산으로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능선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다시 무등산을 바라보고, 노인봉등 지나온 정맥 산줄기를 눈으로 쫓는다. 11시 49분, 봉화산 정상(465.3m)에 오른다.

벌목지대를 내려서고

봉화산 오르는 대원들


 

무등산과 지나온 정맥 마루금


 

봉화산 정상


정상에 올라서서, 두 가지 예기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한다. 삼각점이 없다던 봉화산에 삼각점이 있고, 준,희 님이 걸어놓은 정상 표지판에 산 이름이 시리산으로 적혀있는 점이다.아마도 삼각점이 있는 이곳이 지도상의 봉화산일 것이다.어찌됐건 봉화산을 직진하여 내려서고, 능선 안부를 지나, 11시 59분, 고도 약 480m 정도의 능선분기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삼각점

정상표지판

능선분기봉


지독한 잡목넝쿨지역을 통과한다. 겨울에도 이정도인데 한여름에는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기가 질린다. 산죽 밭을 지난다. 황량하고 삭막한 속에 모처럼 펼쳐지는 녹색 능선에 눈이 즐겁다. 산죽의 키가 크지 않아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니 더 더욱 좋다. 이어 잡목이 빽빽하게 들어 찬 좁은 능선에 이른다. 희미한 등산로가 잡목을 피해 왼쪽 사면으로 조금 비켜서서 이어진다. 잠시 후 등산로는 진달래 능선으로 진입하고, 12시 14분, 고도 약 44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지독한 잡목 넝쿨지대

산죽 밭

440m봉


이어 고마고만한 둔덕 두 개를 넘고, 12시 22분, 고도 400m 정도의 너른 안부에 내려선다. 아무 표시도 없지만 봉화산에서 내려선 지 30여 분이 지난 시간을 감안할 때, 이곳이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가 되는 추동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성한 억새지대를 지나 등산로는 참나무 숲 능선을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너른 안부로 내려선다. 고만고만한 둔덕과 안부가 잇달아 이어지니, 현재 위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추동재라고 짐작한 안부

억새지대


12시 55분, 밑둥에서부터 여러 갈래 등걸이 갈라진 나무를 지나고 억새밭을 오른다. 왼쪽으로 임도가 내려다보인다. 12시 57분, 억새가 무성한 작은 둔덕에 올라 남쪽을 조망하고, 1시, 서낭당 흔적이 있는 가위재에 내려선 후, 임도 끝에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여러 갈래 등걸나무

남쪽 조망

가위재


완만하게 이어지던 오르막길이 점차 가팔라진다. 1시 5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시 17분, 고도 약 43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선다. 넓은 정상에 앞서 올라온 대원들이 간식을 들며 쉬고 있다. 아무 표시도 없지만 부근에 보다 높은 봉우리가 보이지 않아, 이곳을 고비산 정상이라고 짐작하고, 함께 어울려 휴식을 취한다.

고비산이라고 생각했던 봉우리


약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고비산이라고 생각한 봉우리를 내려선다. 1시 41분, 능선안부를 지나고, 通訓大夫 河東鄭公이 두 부인과 나란히 누워 있는 묘역을 거쳐, 1시 49분, 나뭇가지에 고비산 정상 표지판이 걸려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앞서 고비산이라고 생각했던 봉우리보다 약 10m 정도 낮은 산이다. 고비산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무성한 억새밭을 지난다. 아마도 이 일대에 산불이 났던 모양이다.

하동정공 합장묘

고비산 정상


잠시 둔덕에 올라, 뒤돌아 고비산을 카메라에 담고, 계속 이어지는 억새밭을 헤치고 진행한다. 등산로는 작은 둔덕을 향해 오른다. 둔덕을 내려서니 넓은 방화로가 이어진다. 2시 18분, 방화로 꼭대기에 올라 남동쪽으로 벽옥산을 보고, 서쪽으로 가야할 숫개봉, 봉미산을 바라본다.

뒤돌아 본 고비산

억새밭

 

올라야 할 방화로

벽옥산

가야할 숫개봉, 봉미산


넓은 방화로가 오르내린다. 방화로를 따라 걸으며, 오른쪽으로 무등산과 용암산, 노인봉 등 지나온 마루금을 카메라에 담고, 오늘산행의 하산지점인 대덕마을을 굽어본다. 2시 39분, 竹山安公의 묘비가 있는 큰덕골재에 내려서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대덕마을로 탈출한다.

가야할 방화로

뒤돌아 본 방화로

무등산, 용암산, 노인봉 등 지나온 마루금

대덕마을


3시 정각,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대덕마을 노인회관에 이른다. 바람을 피해 버스정류장 안에 있던 회장님이 막걸리 잔을 들고 뛰어 나온다. 버너로 물을 데워 따듯하게 한 생두부와 시원한 김치를 안주로 막걸리를 마신다.

큰덕골재

대덕마을

약 1시간 후, 후미가 모두 하산하자, 4시 10분 경, 버스는 뒤풀이 장소인 화순으로 이동한다.

 


(2008. 12. 28.)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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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숲을 산책하는 대원들


2008년 11월 22일(토)

무주공산의 안내로 호남정맥 계당산 구간을 산행한다. 오늘코스는 『개기재(290m/2.5Km)-계당산(580m/2Km)-523m봉(2Km)-378m봉(2Km)-예재(300m)』로 도상거리 약 8.5Km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정겨운 야산을 오르내린다.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참나무 사이로 다시 봉우리가 보인다. 4~5분이면, 오를 수 있는 완만한 오르막이고, 2~3분이면 내려설 수 있는 가파르지 않는 내리막이 반복 되면서 점차 고도를 높인다. 가볍게 오르내리는 능선. 단풍이 곱게 물든 잡목 숲, 이따금 만나는 아름드리 노송, 좌우로 가까이 보이는 산골 마을들, 하지만 싸리나무 회초리가 얼굴을 후려치고, 억센 철쭉가지들이 갈 길을 방해한다.


지난 화요일, 오두지맥 마지막 구간을 산행하며 조망을 즐긴다고, 바람 부는 산정에서 20여분 동안 점심식사를 한 것이 무리였던 모양이다. 가벼운 감기기운에 온 몸이 무겁다. 무리하지 말고 감기가 떨어질 때까지 집에서 푹 쉬라는 집사람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매주 2회 산행이 생활의 일부가 돼 버린 터라, 또 다시 새벽 같이 일어나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탄천 휴게소에 버스가 잠시 머물 때, 차에서 내리니, 밖의 기온은 오늘도 역시 차고, 싸늘하다. 버스가 다시 출발하고, 산행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어 준비해 온 주먹밥으로 식사를 하고, 해열진통제 한 알을 복용한 후, 잠시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든다. 버스는 먼 길을 달려, 11시 10분, 화순군과 보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고도 약 290m의 개기재에 도착한다. 오랫동안 차 속에 갇혔던 대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 마치 해방이라도 된 듯,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등산로를 서둘러 오른다.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0) 개기재/산행시작-(11:14) 의령남씨 가족묘-(11:28) 봉, 약430, 우-(11:30) 능선 안부-(11:31) 묘 1기-(11:35) 안부-(11:39) 봉, 약460, 우(11:52) 봉, 약530, 좌-(11:54) 능선, 왼쪽 우회-(11:58) 봉, 약530-(12:14) 갈림길, 좌-(12:20) 헬기장-(12:32~12:33) 계당산 정상-(12:39~12:50) 간식-(13:05) 봉, 약600-(13:07) 떡갈나무 숲-(13:11) 532m봉-(13:19) 안부-(13:37) 봉, 약500, 급 좌 내림-(13:44) 봉 약470, 우-(13:48) 안부-(14:02) 봉, 약420-(14:08) 378m봉-(14:08) 안부-(14:22) 능선분기, 좌-(14:35) 봉, 약295-(14:37) 편백나무숲-(14:48) 벌목지대- (14:51) 헬기장-(14:53) 임도 삼거리, 우-(14:54) 갈림길, 좌-(14:58) 예재』간식 11분포함, 총 3시간 4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잡목과 덤불이 뒤엉킨 숲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너른 공터에 이른다. 의녕남씨(宜寧南氏)의 가족묘가 오랜 세월 풍상에 시달려 글자를 판독하기 힘들어진 족보와 함께 모셔져 있다. 이어 왼쪽으로 도로를 굽어보며 절개지를 따라 올라, 11시 28분, 고도 약 43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의녕남씨 족보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대원들

첫 번째 봉우리


이어 능선안부를 지나고, 묘 1기가 모셔진 묘역에서 잠시 왼쪽 복내면을 굽어본다. 등산로는 소나무 숲 사이로 평탄하게 이어지더니 완만한 내리막을 거쳐 잡목이 무성한 안부를 지난다. 4분 후 약 45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남서쪽을 향해 완만하게 내려선다.

약 450m 정도의 봉우리에서 등산로는 남서쪽으로


능선이 좁아지고 날등길이 이어진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마루금이 가깝게 보인다. 11시 52분, 노송이 버티고 선, 고도 약 520m정도의 봉우리를 지나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며, 동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나지막한 능선을 오른쪽에 두고 아름다운 사면길이 이어진다. 이어 짧은 급경사를 올라, 약 530m 정도의 봉우리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 용암산과 노인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520m봉

아름다운 사면 길

용암산과 노인봉


나지막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등산로는 거친 잡목 숲으로 이어진다. 싸리나무가지가 얼굴을 후려치고, 넝쿨이 발목을 휘감는가하면. 등산로를 가로 막고 쓰러진 나뭇등걸이 진행을 방해한다. 흡사 야산이라고 깔보지 말란 듯, 매서운 기개를 보이는 것 같다. 거친 잡목 숲을 걸으며 민초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연상한다.

거친 잡목 숲

등산로를 막은 나뭇등걸


12시 14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서, 여전히 거친 잡목 숲을 헤쳐 나간다. 한 무리의 대원들이 길가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10시경에 버스에서 브런치(Brunch)를 즐긴 터라 아직 식사 생각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12시 20분,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거친 철쭉군락지를 헤쳐 나간다. 문득 공간이 생겼는가 싶더니, 노송 한 그루가 마치 숲을 지키고 있는 목신(木神)처럼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다.

헬기장

잡목 숲 속에 홀로 우뚝 선 노송


계당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잡목 길을 오르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60도 방향으로 벽내면을 굽어보고, 30도 방향으로 모후산, 그리고 340도 방향으로 용암산과 정맥 마루금을 바라본다. 이제 계당산은 바로 코앞이다. 12시 32분, 삼각점과 정상 표지판이 있는 계당산 정상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 젊은 대원들이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20도 방향으로 멀리 모후산

용암산과 정맥 마루금



눈앞의 계당산

정상석

정상 표지판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왼쪽의 벽내면 넓은 들을 카메라에 담고,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 위, 소나무 아래에 앉아 지나온 계당산을 바라보며,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들며, 약 10분 간 휴식을 취한다. 이어 500m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지나온 계명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아름다운 떡갈나무 숲이 홀연히 이어진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아름다운 숲을 걷는 여자대원들 모습이 한가롭다.

벽내면 넓은 들

그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한 소나무

뒤돌아 본 계당산


1시 11분, 능선 분기봉인 523m봉에 올라, 왼쪽으로 송전탑이 이어지는 힘찬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 능선에 비해 빈약해 보이는 오른쪽 마루금을 바라본다. 능선 오른쪽으로 머그뱅이골이 내려다보인다. 1시 19분, 안부로 내려서서, 가야할 봉우리를 올려다보고, 1시 26분,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활짝 꺾어 내린다.

당당해 보이는 왼쪽 능선

부드럽게 이어지는 마루금과 산골마을


1시 37분, 약 50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 급 내리막길을 내려서고, 7분 후, 약 47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왼쪽으로 장천제가, 오른쪽으로 산골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소슬 님이 지나가고, 부회장님이 그 뒤를 따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급하게 내려선다. 시야가 트이며, 용암산과 지나온 정맥 마루금이 유장하게 흐르고, 머그뱅이골이 눈 아래 가깝다.

머그뱅이골


1시 48분, 안부에 내려서고, 2시 3분, 나뭇가지에 가득 걸린 표지기들이 환영하는 378m봉에 오른다. 이제 예재까지 남은 거리는 약 2Km, 다소 아쉬운 감이 드는 거리다. 5분 후,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어린 참나무 숲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른다. 낙엽이 발목까지 덮인다. 왼쪽 사면에 홍시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 혹시 떨어진 것이라도 있나 해서 가시덤불을 헤치고 감나무 아래까지 가보지만, 헛일이다. 나무가 너무 높아 올라갈 수도 없어, 밑동을 몇 차례 발로 차보지만 끄떡도 없다.

378m봉

부드럽게 이어지는 어린 참나무 숲길

산 사면의 홍시


2시 22분, 능선 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내리막길에서 장천저수지를 가깝게 보고,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오른쪽으로 편백나무 숲이 빽빽한데, 여자대원 세 사람이 숲을 향해 나란히 누워 기(氣)를 받고 있다. 조금 더 지나니 이번에는 멋진 향나무 단지가 이어진다.

가깝게 보는 장천 저수지

편백나무 숲

향나무 단지


거친 벌목지대를 거치고, 헬기장을 지나 숲을 빠져 나오니, 왼쪽에 29번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임도로 내려서서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높다란 통신탑이 보인다. 2시 54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숲으로 들어서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달려, 2시 58분, 산악회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예재에 도착한다. 어김없이 회장님이 막걸리 잔을 들고 반갑게 마중을 나온다.

벌목지대

예재


찬 막걸리 두어 잔을 마시고 나니, 땀이 식으며, 오싹 추위가 느껴진다. 서둘러 버스 안으로 들어가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는다. 이윽고 모든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자 버스는 3시 20분 경, 뒤풀이 장소인 화순 군청 앞의 단골집인 '철따라 맛 따라'로 향한다. 1인당 10,000원이면, 서민적인 남도음식과 식사, 그리고 하산 주를 양껏 즐길 수 있는 실비집이다.


오늘 뒤풀이는 BK 님이 쏜다. 젊고 힘이 넘치는 양반에게는 매 구간의 산행코스가 틀림없이 짧게 느껴질 터인데도 기꺼이 참여하고, 이처럼 뒤풀이 자리까지 마련하여, 우리들의 모임을 위해 기여한다. 참으로 고맙고 흐뭇한 일이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Contribution(기여)이라고 한다. 자기가 속한 소사이어티(Society)에 어떻게 기여해야 할 것인가를 늘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8. 11. 2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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