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


낙남정맥이 끝나고 나니 이제 남은 공략대상은 호남정맥이다. 호남정맥은 지난해 송 선배의 소개로 무주공산 산악회에 중간에 끼어들어, 초당골에서 큰덕골재까지 내려왔으나, 남으로 내려올수록 참여 인원수가 줄어들자 무주공산도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하고 안내를 일시 중단한다.


안내를 재개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어 때 마침 북상 중인 송암 산악회로 갈아탄다. 그리하여 이제 3구간을 더 진행하면 큰덕골재를 지나가게 된다. 따라서 남은 것은 주화산에서 초당골까지, 그리고 모암재에서 외망까지의 구간이다. 생선으로 말하면 가운데 토막은 다 잘라 먹고 머리와 꼬리만 남은 셈이다. 산악회의 안내를 받아, 남은 머리와 꼬리를 완성하려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리지 모를 일이고, 그리되면 금년 중에 9정맥 종주를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다짐도 헛것이 돼 버린다.

만덕산 전위봉과 만덕산(우)


따라서 산악회의 안내를 받지 않는 개별산행이 불가피 한데, 한동안 함께 산행을 하던 深山도 집안사정 때문에 동반할 수가 없다고 하니, 남은 것은 '나 홀로 산행' 뿐이다. 하지만 집사람은 '나 홀로 산행'을 결사반대한다. 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집사람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홀대모들의 산행기도 읽어보게 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 끝에 드디어 알아서 하라는 승낙을 받는다.

만덕산 정상


2009년 2월 26일(목)

모래재로 가는 872번 시내버스를 타기위해 전날 10시가 조금 넘어 전주에 내려와서 버스가 지나가는 길 몫인 산정동 숙박촌의 찜질방에서 하루 밤을 보낸다. 6시경 찜질방을 나서지만, 잘못된 정보를 따라 버스정류장을 찾아 헤매다, 그만 첫차를 놓치고 만다. 다음 버스는 3시간 후에나 있으니,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요금 20,000원) 7시 20분 쯤 모래재 휴게소에 도착한다.


휴게소에서 3,500원짜리 우동 한 그릇으로 아침을 때우고, 7시 39분, 휴게소 주인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코스는『모래재 휴게소-세봉임도-주화산(565m)-514.5m봉-곰재-만덕산전위봉(744m)-마치재-566m봉-416.2m봉-황산재-슬재』로 도상거리는 약 21Km다.

모래재 휴게소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07:39) 전주공원입구/산행시작-(07:57) 세봉임도-(08:04~08:07) 주화산-(08;07) 헬기장-(08:18) 모래재/갈림길, 직진-(08:28) 520m봉, 좌-(08:43) 540m봉-(08:44) 밀양손공 묘-(08:53) 적천재-(08:58) 봉, 우-(08:59~09:05) 산죽지대-(09:07) T자, 우-(09:18) 514.5m봉-(09:36) 봉, 좌-(09:46) 봉-(09:50) 곰티재 안내판-(10:23) 묘 10여기-(10:24) 웅천전적비-(10:28) 곰치재/도로-(10;39) T자, 좌-(10:46~11:06) 봉/간식-(11:20) 530m봉-(11:21) 갈림길, 좌-(11:22) 오두재-(11:33) T자, 우-(11:41) 원불교 훈련원 갈림길-(11:47) 봉, 놔-(11:49) NO.55 표지석-(11;55) 제2쉼터-(12:07~12:08) 전망바위-(12:15) 이정표<정상 0.5Km>-(12:19) 암봉, 왼쪽우회-(12:22~12:24) 전망바위-(12:30~12:34) 만덕산 전위봉-(12:34~12:44) 전망바위/간식-(12:47) 암봉, 왼쪽우회-(12:54) 정수사 갈림길-(12:56) 암릉길-(13:14) 제5쉼터-(13:21) 이정표<정수사 2.1Km)-(13:26) 봉, 우-13:40) 봉, 좌-(13:46) 묘2기-(13:52) 마치재-(14:01) 566m봉-(14:03) 갈림길, 우-(14:15) 봉, 우-(14:21) 잡목지대-(14:28) 능선분기, 우-(14:36) 봉-(14:45) 봉, 좌-(14:51) 임도-(15:02~15:22) 간식-(15:23) 개간지대-(15;25) 드릅밭-(15;28) 땅에 떨어진 이정표, 우-(15:35) 임도-(15:37) 갈림길, 우-(15:40) 슬치-(15:48) 415.2m봉-(15:50) 묘1기-(16:12) 483m봉-(16:17) 봉-(16:26) 봉, 좌-(16:29) 봉, 좌-(16:39) 봉-(16:44) 임도/산전지재-(16:45) 갈림길, 우-(16:50) 봉, 좌-(16:53) 황산재-(16:53~17:01) 철책길-(17:03) 봉-(17:11) 벌목지대-(17:17) 봉-(17:18) 임도-(17:21) 비포장도로-(17:24) 갈림길, 우-(17:26) 고추밭-(17:27) 갈림길, 좌-(17;30) 갈림길, 좌-(17:39) 갈림길, 좌-(17:43) 갈림길, 우-(17:45) 임도, 좌-(17:47) 안부사거리, 우-(17:50) 가릶길, 우-(17:51) 갈림길, 우-(17;54) 정든장모텔-(17:55) 슬재』들머리 25분, 간식 3회 50분, 마루금 9시간 1분, 총 10시간 1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휴게소 건너편, 공원묘지로 개발 중인, 전주공원 입구에 돌비석이 서있다. 공원묘지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린 날씨에 아침이라 쌀쌀하다. 이윽고 시멘트도로가 임도로 변하고, 임도는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7시 50분, 주식회사 써미트 현장소장 명의의 출입통제 안내판을 지난다.

전주공원 입구


7시 57분, '세봉임도개통기념식수' 돌비석이 있는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표지기들이 가득 걸린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검게 드러난 맨땅에 하얀 서리가 수정처럼 솟아있다. 이윽고 3정맥 갈림길인 주화산에 오른다.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을 하면서 자난 곳이라 낮이 익다. 이정표는 여전한데, 비닐 정상표지판은 땅에 떨어져 흙속에 누워있다.

세봉임도 건너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으로


 

주화산 정상의 이정표

땅에 떨어진 정상표지판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을 함께 지났던 산정산악회 백두대간 3차 대원들의 면면이 떠오른다. 갑자기 외로워지는 느낌이다. 두꺼운 재킷을 벗고, 가벼운 방풍재킷으로 갈아 입은 후, 8시 7분, 남쪽능선을 따라 내린다. 곧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8시 18분,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왼쪽 내리막길은 휴게소로 내려서는 길이다. 개발 중인 전주공원묘지를 카메라에 담는다.

개발 중인 전주공원묘지


8시 28분, 52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낙엽이 발목까지 묻히는 참나무 숲 능선을 오르내린다. 조용한 산속에서 낙엽 밟는 소리만 요란하다. 8시 43분, 키 작은 산죽이 드믄드믄 보이는 540m봉에 오른 후, 직진하여 하여 내려서서 밀양손공의 너른 묘역에 이르자 등산로가 끊어지고, 오른쪽으로 너른 임도가 이어진다.

밀양손공의 묘


임도는 북쪽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아, 마루금인지 아니면 묘에 이르는 길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묘역주변을 다시 찬찬히 둘러봐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임도를 따라 내린다. 조금 지나자, 왼쪽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임도는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서쪽으로 향하고 이윽고 사거리 안부인 적천재에 내려선다. 직진하여 서너 발자국 오르니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설치한 표지석이 보인다.

적천재 표지석


낙엽이 쌓인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미끄럽다. 8시 58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한동안 키 큰 산죽지대를 통과한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낙엽 쌓인 능선을 지나며 오른쪽으로 고가도로와 그 뒤로 만덕산을 바라본다.

산죽지대

고가도로와 만덕산


9시 28분, 깃대가 있는 514.5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북쪽으로 첩첩이 이어지는 산세가 펼쳐진다. 가파른 날등길이 이어진다. 다시 봉우리 두어 개를 넘는다. 전형적인 호남정맥 마루금의 모습이다. 높지는 않지만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잇달아 이어져, 이슬비에 옷이 젖듯,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인다.

514.5m봉

북쪽 조망


등산로가 묘역을 왼쪽에 끼고 이어진다. 250도 방향으로 만덕산이 가깝다. 9시 50분, 안내판이 있는 곰티재에 내려선 후, 직진하여 철조망을 왼쪽에 끼고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이어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다, 9시 58분, 왼쪽 산길로 접어들고,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발목까지 묻히는 낙엽을 헤치고 평탄한 능선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다시 산길이 가팔라진다. 약 5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을 허위허위 올라, 10시 16분, 능선분기봉인 603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곰티재 안내판


10시 23분, 10여기의 묘들이 모여 있는 묘역을 지나고, 1분 후 웅치전적비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선조(宣祖) 25년(1592)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조선(朝鮮)의 관군(官軍)과 의병(義兵)이 전라도(全羅道)로 진출하려던 왜군은 맞아 장렬한 공방전을 전개하였던 격전지이다. 그 해 7월 충남(忠南) 금산(錦山)에 주둔하고 있던 왜장(倭將) 안고구치(安國寺) 게이강(惠瓊)이 이끄는 왜군이 2진으로 나뉘어 전주를 공략하려 하자 권율(權慄) 장군은 이티(梨峙)에서 적의 1진을 맞아 격파하고 김제군수(金提郡守) 정담(鄭湛), 해남현감(海南縣監) 변응정(邊應井), 나주판관(羅州判官) 이복남(李福南)이 이끄는 의병은 웅치에서 적의 2진을 맞아 험한 지형을 이용하여 일단 적을 격파하였다. 다음날 새벽 왜병은 전열을 가다듬어 재차 공격하여 왔다. 3일간에 걸쳐 전개된 이 전투는 임진전란사(壬辰戰亂史)에 손꼽히는 대격전이었고 특히 조선군의 주장(主將)인 정담은 포위당한 백병전으로 적을 무찌르다 순국(殉國)하였다. 그리하여 웅치 수비는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비록 무너졌지만 왜군도 많은 희생자를 내고 큰 타격을 받아 전주성(全州城)을 직접 공격하지 못하고 물러갔다. 웅치 싸움이 끝난 후 왜군은 조선군(朝鮮軍)의 충성심(忠誠心)과 용맹에 깊이 탄복하여 용전(勇戰)하다 순사한 조선군의 유해를 모아 무덤을 만들고 '조조선국(吊朝鮮國) 충간의담(忠肝義膽)'이라는 표목을 세워 조선의 충신(忠臣)과 의사(義士)의 영혼(靈魂)을 조상하기도 하였다. 1979년에 전라북도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웅치전적비를 세웠다." (펌)

웅치전적비


10시 28분, 웅치전적지 안내판을 지나고, 비포장도로를 건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0시 39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간간히 햇빛이 비치면서 점차 덥게 느껴진다. 10시 46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간식을 들며 약 20분간 휴식을 취한다.

봉/ 간식을 들며 휴식, 나뭇가지사이로 만덕산이 가깝다.


휴식을 마치고 봉우리를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익산-포항간의 고속국도 고가도로가 하얗게 내려다보인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지나고, 11시 20분, 작은 바위가 있는 530m봉에 오른다. 저공비행을 하는 제트기의 요란한 폭음이 고요한 산을 온통 뒤흔든다. 약 1분 정도 능선을 따라 내려서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능선을 버리고, 왼쪽 90도 방향으로 꺾어 내린다.

530m봉


11시 22분, 오두재로 내려선다. 등산로는 오두재에서 왼쪽으로 완만하게 굽어지고, 지금은 묵은 밭인 옛 인삼밭을 우회하여 오른쪽 숲으로 이어진다. 11시 33분, T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고가도로를 가까이 보고, 이어 암릉길을 걷는다. 11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원불교훈련원 갈림길을 지난다.

오두재로 내려서고

묵은 밭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원불교 훈련원 갈림길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라는 팻말이 간간이 보인다. 11시 47분,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NO. 55' 표지석을 지난다. 나무 등걸에 "대덕산 초선성지"라는 팻말이 보이자만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다. 11시 55분, 파란 벤치 2개가 있는 제2쉼터를 지난다.

NO. 55 표지석

제2쉼터


바위지대를 지나며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340도 방향으로 터널, 고가도로, 마을을 굽어본다. 가파른 날등길, 통나무 계단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고, 앞을 가로막는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전망바위에 서서 가야할 봉우리와 만덕산을 바라보고, 150도 방향으로 용포리를 굽어본다. 남쪽으로는 첩첩 산이 펼쳐진다. 가히 장관이다.

바위지대


 

340도 방향의 조망

150도 방향의 용포리

남쪽 조망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다시 암릉길을 네발로 기어오른다. 눈이 모두 녹아 다행이지 눈이 쌓여 있다면 무척 조심해야할 곳이다. 12시 30분, 이정표와 통신시설이 있는 만덕산 전위봉(744m)에 오른다. 만덕산 정상(762m)은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고, 마루금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만덕산 정상을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과 산행을 시작하여 이미 5시간 가까이 지났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13.2Km나 남아 있으니 과욕은 금불이라는 또 다른 생각으로 갈등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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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산 전위봉의 정상표지판

결국 혼자 하는 산행이니 무리를 하지 말자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대신 그 시간에 보다 여유 있게 주위 조망을 즐기기로 한다. 왼쪽 마루금으로 조금 내려서니 오른쪽에 전망바위가 보인다. 바위에 서서 다녀오기를 포기한 만덕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가야할 앞 봉우리를 눈여겨본 후, 서쪽과 북서쪽의 탁 트인 조망을 바라보며 잠시 정상주를 즐긴다.

전망바위

가야할 봉우리

서쪽 조망

북서방향


10여 분 간의 휴식을 즐긴 후 산행을 속개한다. 12시 47분,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지나온 암봉과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본 능선에 들어 선 후, 오른쪽의 마치리 쪽 산골마을을 굽어본다. 12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정수사 갈림길을 지나고, 칼날능선을 거쳐 올돌하게 솟아있는 암봉을 오른다. 손잡을 곳, 발 놓을 곳이 확실하여 위험하지는 않다. 암봉을 오르며 주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나온 능선

지나온 암봉

오른쪽 마치리

칼날능선과 암봉 그리고 가야할 능선

남쪽 조망


1시 5분, 바위 위에 서서 웅장하게 펼쳐진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고 가파른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거칠고 투박한 암릉이라 미끄럽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해 조심스럽다. 마지막 짧은 직벽은 설치된 로프에 매달려 내려선다. 1시 14분, 녹색 프라스틱 의자와 이정표가 있는 제5쉼터에서 마치 쪽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다려내려 정수사 2.1Km를 알리는 또 다른 이정표를 지난다.

가야할 능선

내려선 암벽

제5쉼터 이정표


작은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며 묘 2기를 지난다. 정면에 보이는 566m봉이 로마 병사의 투구모양을 하고 있다. 1시 52분,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마치재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566m봉을 지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잡목 넝쿨지대를 지난다, 이어 능선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상관저수지를 굽어본다.

정면에 보이는 566m봉

마치재


2시 36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2시 45분, 또 다른 봉우리에 이른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자, 바로 갈림길을 만난다. 양쪽에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무심히 걷다가는 오른쪽으로 진행하기 쉬우나, 마루금은 왼쪽이다. 2시 51분, 임도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왼쪽 뒤로 파란 지붕의 축사가 보인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자 갈림길이다

파란 지붕의 축사


계속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3시 2분, 임도가 왼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차갑다. 백세주와 보드카를 2:1의 비율로 혼합한 혼합주를 두어 잔 마신다. 산행을 시작한지 7시간이 넘었다. 오두재와 만덕산간을 제외하면 고도차가 큰 곳이 없는데도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오르내리다 보니 많이 지친 느낌이다. 약 2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간식 후 출발


벌목하여 개간한 목은 밭을 지난다. 왼쪽으로 보이는 구릉지가 거의 밭으로 변해 있다. 드릅밭 을 지나 숲으로 들어서자, 땅에 떨어진 이정표가 보이고,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3시 35분, 왼쪽에서 올라오는 너른 임도에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이어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글씨가 모두 바란 퇴색한 입간판에 누군가가 검정 펜으로 "수고하셨습니다. 100m만 더 가면 북치입니다." 라고 적어 놓았다. 거친 벌목지대를 지나 이윽고 파란 보리밭으로 나온다. 뒤로 보이는 슬치 마을이 아름답다.

묵은 밭

개간지역

보리밭과 슬치마을


파란 보리밭을 따라 너른 임도가 앞에 보이는 둔덕으로 이어진다. 3시 48분, 삼각점<임실 401, 1995복구>이 있는 416.2m봉에 오르지만 조망은 별로다. 이어 묘 1기를 지나고, 430m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4시 12분, 483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140도 방향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416.2m봉

140도 방향의 조망


고만고만한 봉우리 4개를 넘고, 4시 44분,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로 내려선다. 지도상의 산전리재라고 짐작한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덤불지대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내려서니 컨테이너 하우스가 있는 황산재다. 등산로는 임도를 건너 철책을 끼고 이어진다.

황산재


철책을 따라 좁은 길을 걷는다. 철책 안은 고랭지채소 밭인지 군데군데 검은 비료를 쌓아 놓았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등장하는 네 마리의 삽살개가 순차적으로 나타나, 맹렬하게 짖어대며, 환영을 한다. 5시 1분, 철책이 왼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철책을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봉우리 하나를 넘고, 임도에 내려선 후 이를 따라 걷는다.

철책 따라

오른쪽 산길

임도


등산로는 개간 중인 산 사면을 따라 희미하게 이어지더니, 다시 숲으로 들어서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오른쪽 넓은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임도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또 다른 임도와 합쳐져 비포장도로가 되고, 이어 시멘트도로로 변한다. 5시 24분,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개간 중인 산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임도

비포장도로

갈림길, 우


5시 26분, 고추밭을 지나고, 1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5시 30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도는 시멘트도로로 변하고, 밭 사이로 복잡하게 이어진다. 5시 39분, 전신주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후 두 차례 더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모두 오른쪽 길을 택해 앞에 보이는 박이뫼산으로 향한다.

갈림길, 좌

임도는 세멘트도로로 변하고

갈림길, 좌

임도 따라 박이뫼산으로


나지막한 둔덕 마루턱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비닐하우스가 보이는 안부로 내려서고, 안부에서 오른쪽 너른 임도를 따라 내린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5시 50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고, 1분후,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 후, 이어 '정든장' 모텔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왼쪽 정든장 모텔

슬재


5시 55분, 17번 국도변에 내려서고, 왼쪽 횡단보도 가까이에 있는 슬치버스정류장에서 752번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약 15분 쯤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한다. 요금은 2,100원, 고속버스터미널 가까운 곳에 내려달라고 부탁한다. 7시가 다 되어, 금암동 동사무소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약 5분 정도 걸으니, 고속버스 터미널이다. 7시 50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고, 가까운 식당으로 향한다.


(2009. 3. 2.)








at 01/09/2011 02:47 pm comment

잘보았습니다 부럽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우림님 건강하십시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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