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터질 것 같은 진달래 꽃망울
2009년 3월 15일(일)
송암 산악회의 호남정맥 14구간 산행에 따라나선다. 코스는 『피재-가지산(509.9m)-장고목재-삼계봉(503.9m)-노적봉(430m)-깃대봉(448m)-국사봉(449.1m)-곰재』로 도상거리는 약 12Km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귀 가리개를 할 정도로 쌀쌀하던 날씨가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면서 시간이 흐르자, 난방을 하지 않은 버스 안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창밖은 완연한 봄이다. 밝은 봄날, 산행하면서 맞는 바람이 부드러운 훈풍이고, 능선의 진달래 꽃 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다.
광주를 지난다. 버스가 갑자기 멈추더니, 몇 사람이 뛰어내려, 길가에 서 있던 코란도에서 지함박스 서너 개를 버스로 옮겨 싣는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고장 출신이 호남정맥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친구 분이 삼합과 막걸리를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남도의 정취이고 호남의 인심이 아니겠는가? 덕분에 하산 후 흐뭇한 뒤풀이 잔치가 벌어진다.
버스는 11시 28분, 유치면 경계판이 보이는 피재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버섯재배용 통나무를 쌓아 놓은 너른 임도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2분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 임도로 접어들면 오른 쪽 길가에 고사리 재배지역이니 산에 들어오지 말라는 팻말이 보인다.
산행시작
고사리 재배지역, 출입금지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8) 피재도착/산행시작-(11:30) 갈림길, 우-(11:35) 청주한공 가족묘-(11:37) 임도-(11:59) 410m봉, 좌-12:05) 전망바위-(12:15) 장평,우산 갈림길-(12:25) 봉/조망-(12:32) T자, 우-(12:34) 능선, 왼쪽 우회-(12:39) 능선, 왼쪽 우회-(12:42) 가지산 암봉 갈림길, 좌-(12:46~12:49) 가지산 암봉-(12:51) 갈림길 회귀-(12:58) 이정표/가지산-(13:05) 송전탑-(13:17) 무명봉, 좌-(13:22) 440m봉, 직진-(13:25) 봉, 좌-(13:30) 장고목재-(13:47) 이정표/삼계봉-(14:00) 삼계봉/삼각점-(14:03~14:13) 묘1기/간식-(14:24) 봉-(14:31~14:32) 노적봉/헬기장/땅끝기맥 출발점-(14:38) 헬기장-(14:40) 묘 1기-(14:42) T자. 우-(14:48) 깃대봉, 우-(14:51) 안부-(15:09) 국사봉, 우-(15:11) 백토재-(15:26) 봉, 약 400, 우-(15:32) 깃대봉 표지판, 좌-(15:41) 안부-(15:52) 봉, 좌-(15:53) 이정표<곤치휴게소 3.4Km>, 좌-(16:06) 안부-(16:09) 묘1기-(16:17) 340m봉-(16:19) 묘1기, 우-(16:20) 여흥민공 합장묘, 좌-(16:23) 곰재』간식 10분 포함, 총 4시간 5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용무를 보느라 잠시 임도를 벗어났다 되돌아오니, 아무도 없다. 용무를 보아야 하는 여자대원들을 생각해서 처음에는 진행을 서서히 하라는 김동화대장의 당부가 있었음에도 버스에서 내리자 선두는 무엇에 쫓기듯 내달리고, 나머지 대원들도 정신없이 그 뒤를 따른 모양이다. 청주한공의 가족묘를 거쳐, 뻘겋게 새로 조성해 놓은 임도를 지나, 진달래능선을 오른다. 진달래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듯 붉다.
청주한공 가족묘
진달래 붉은 꽃망울
바위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1시 50분, 능선이 분기하는 410m봉에 이르고, 이어 왼쪽으로 내려선다. 바람이 분다. 하지만 차가운 기운이 하나도 없는 훈풍이다. 나뭇가지사이로 가지산을 바라보며 비탈길을 내려선다. 12시 5분, 전망바위에 올라, 서쪽으로 용문리와 탐진강를 굽어보고, 280도 방향의 멋진 봉우리를 카메라에 담는다.
410m봉
용문리와 탐진강
280도 방향의 멋진 봉우리
12시 15분, 이정표가 있는 장평우산 갈림길에 내려선 후에야, 비로소 기다리고 있던 후미대장을 만난다. 이정표는 가지산까지의 거리가 1.6Km라고 알려준다. 12시 25분, 다시 전망이 트인 봉우리에 올라, 이번에는 가지산 암봉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선다.
장평우산 갈림길
가지산 암봉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두 차례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산죽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곳에서 오르막길이 가팔라지더니, 12시 42분, '장평'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외팔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이어지고, 가지산 정상인 암봉은 왼쪽이다. 왼쪽 가지산 암봉으로 향한다.
가지산 갈림길의 표지기들
12시 46분, 가지산 암봉에 선다. 조망이 빼어나다. 동남쪽으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서쪽으로 멋진 봉우리가, 북서쪽으로 봉덕리 산골마을, 그리고 동으로 우산리 넓은 들이 내려다보인다. 한 동안 주위를 둘러 본 후, 12시 51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마루금 능선을 걷는다.
가지산 암봉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
서쪽 조망
서북쪽 봉덕리 산골마을
동쪽의 우산리 넓은 들
갈림길
파란 산죽길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정면으로 가야할 가지산이 보인다. 12시 58분, 이정표가 있는 가지산(509.9m)에 오른다. 지도상에 표기된 가지산 정상이다. 암릉길이 이어지고, 로프가 걸려있다. 아마도 등산객들이 많은 곳인 모양이다. 1시 5분,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니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부드러운능선
지도상의 가지산
가지산 이정표
송전탑
1시 17분, 대원 두 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무명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1시 22분에 440m봉에 올라 직진하여, 1시 30분 임도가 지나가는 장고목재에 내려선다. 이정표는 삼계봉까지 1.0Km라고 알려준다. 임도를 건너 오르막길을 오른다. 시야가 트이며 110도 뱡향으로 병곡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정면에 가야할 봉우리가 우뚝하고, 오르막 경사가 가팔라진다. 1시 47분,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이정표는 현 위치를 삼계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형도를 보면 이 봉우리는 장고목재 이후 첫 번째 봉우리이고, 삼계봉은 그 다음 봉우리임을 알 수 있다.
장고목재 이정표
임도
110도 방향의 병곡마을
삼계봉으로 잘못 표기된 이정표
2시, 삼각점<청풍 307, 복구 2001.6>과 정상표지판이 있는 삼계봉(三界峰)에 오른다. 봉우리 이름은 세 곳의 경계가 되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어느 곳의 경계를 확인할 수가 없다. 가지산 암봉에서 이곳까지 이어지는, 지나온 봉우리들이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삼계봉 정상
정상 표지판
일직선으로 보이는 지나온 봉우리들
삼계봉을 내려서서 푸른 산죽사이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걷는다. 2시 3분, 길가에 있는 묘를 만나, 묘역으로 들어서서, 간식을 들며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삼계봉이 오늘구간의 절반을 조금 지난 지점이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큰 봉우리가 4개나 남아있다. 서둘러 산행을 속개한다. 등산로는 여전히 푸른 산죽 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지며 동북쪽으로 향한다. 시야가 트이며 140도 방향으로 병동마을과 병동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 무덤가
병동마을과 저수지
2시 24분, 봉우리 하나를 넘고 벌목지대를 지나, 2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바람재 삼거리, 너른 헬기장에 오른다. 헬기장 왼쪽 끝에 노적봉(430m) 돌 표지가보인다. 이곳이 땅끝기맥 시발점으로 이곳에서 해남 땅끝까지 도상거리 117Km의 산줄기가 이어진다고 쓰여 있다.
바람재 삼거리/노적봉/땅끝기맥 분기점
이정표
노적봉 돌 표지
노적봉을 내려서며 남쪽으로 가지산과 지나온 능선을 보고, 정면으로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38분, 헬기장을 지나, 산판길로 들어서서, 잠시 이를 따라 걷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 묘 1기를 지나고, T자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걷는다.
남쪽으로 보이는 가지산
가야할 능선
헬기장
다시 산죽길이 이어지고 능선이 가팔라진다. 2시 48분, 깃대봉(448m)에 오른다. 표지기들만 요란하고 별다른 표지는 보이지 않는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깃대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안부를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참나무 능선길을 걷는다. 능선이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잠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국사봉(499m)이다. 나뭇가지에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깃대봉
참나무 능선길
국사봉 정상
정상표지판
국사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조금 지나 대원들이 쉬고 있는 헬기장에 도착하여 술 한잔을 얻어 마시고 함께 출발한다. 3시 20분, 오른쪽의 우곡마을과 왼쪽의 이옥동을 연결하는 백토재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3시 26분, 고도 약 400m정도의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잠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3시 38분, 고도 약 47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깃대봉 표지판이 나뭇등걸에 매어져 있다. 어느 것이 진짜 깃대봉인가? 앞의 것이 지도상에 표기된 깃대봉이다.
헬기장
백토재
깃대봉 표지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북동쪽을 향해 안부를 지나더니, 곧이어 오르막길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동남쪽으로 향한다. 이어 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리며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는다. 오른쪽으로 지나온 가지산 능선이 검게 보인다. 3시 53분, 460m 정도 높이의 능선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의 현재 위치를 누군가가 긁어 버리고 대신 국사봉이라고 써 놓았다. 곰치휴게소까지의 거리 3.4Km도 엉터리다. 이곳부터 곰치까지는 그 절반 거리도 되지 않는다. 아마도 작업자가 위치를 잘못 알고 세운 모양이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꺽여 동남쪽으로 향하고
오른쪽으로 검게 보이는 가지산 능선
잘못 세워진 이정표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노송 한 그루가 긴 가지를 하늘로 뻗지 못하고 능선을 따라 기듯이 늘어져있다. 이윽고 내리막이 끝나고 평탄한 길을 지나 안부에 이르러 직진한다. 묘 1기를 지나고, 벌목지대를 거치며 능선은 왼쪽으로 굽어 오르막으로 오르더니, 4시 17분, 오늘 구간의 마지막봉인 340m봉에 이른다. 이어 무덤에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넓어진다.
노송
340m봉
4시 20분, 여흥민공 합장묘에 이르고, 왼쪽으로 굽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 4시 23분, 83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곰재에 내려선다. 이정표, 화순군 청풍면 경계판, 그리고 호남정맥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입간판이 보인다. 청풍면 쪽에 있는 웅치 휴게소로 향한다. 4시 27분, 휴게소에 도착하여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자리로 끼어든다.
여흥민공 합장묘
곰재
호남정맥 등산로 입구 입간판
곰치 휴게소
산악회가 준비한 술과 음식, 그리고 이 고장 분이 마련해 준 특식 '삼합'으로 모처럼 푸짐한 뒤풀이 모임을 갖는다. 4시 50분경, 후미그룹이 도착하고, 이들이 식사를 마치자, 5시10분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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