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봉을 내려서며 본 미륵산


 

충무대교와 북쪽 조망, 멀리 벽방상(650m)이 보인다.

산림청에서 정한 100대 명산 중 통영 미륵산과 홍도 깃대봉, 두 곳을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가고파 산악회에서 미륵산 안내를 한다는 소식에 만사를 젖혀놓고 신청을 한다.

2011년 12월 11일(일)
가고파 산악회는 한때 백두대간과 9정맥 종주안내를 전문으로 하던 산악회로 이제까지 많은 종주자들을 배출해왔다. 나도 2004년 2월, 백두대간을 처음 시작할 때 안내를 받았고, 그 후 9정맥을 할 때도 여러 차례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지금은 여건이 달라져서, 100대 명산을 중심으로, 여전히 다른 산악회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산악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사방이 어두운 아침 7시, 롯데월드 앞에서 산악회버스에 오른다. 오늘 회비는 거리가 멀어 27,000원이다. 가고파에서는, 회비를 먼저 입금해야 산행신청을 할 수가 있다. 식사나 주류 등의 제공이 일체 없고, 산행을 도와주는 대장들도 없다. 이 회장이 혼자서 모든 잡무를 처리하고, 후미를 담당할 뿐이다. 산악회가 하는 일은 대원들을 산행지까지 데려다 주고, 산행 후에 출발지로 태워다 주는 것이 전부다. 따라서 회비도 버스 주행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거리가 가까운 금수산 경우, 회비는 17,000원이다. 단순하고 명료하다. 100대 명산 정도면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정표들이 길을 안내함으로 이런 식의 운영이 가능하겠다. 주말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 전에 신청을 해야 자리를 배정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산악회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인 죽전을 지나자 만석이 된다. 여자들이 1/3 정도다. 그 동안 산악회들을 따라 다녀 본 경험에 의하면, 되는 산악회일수록 여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버스는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죽암 휴게소에서 20분 동안 정차하고, 이어 잠시 고성휴게소를 들른 후, 통영대교를 건너, 11시 50분, 산행 들머리인 세포고개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 세포고개-현금산-여우치(미륵치)-미륵산-띠발등-용화사 광장〗으로 산행거리 는 약 6km 정도로 짧다.

미륵산 등산안내도

이 회장은 산행코스를 간략하게 설명한 후, 귀경버스는 4시 정각에 용화사 광장을 출발하고, 중앙시장을 들른 선두그룹을 픽업하기 위해, 4시 20분에 중앙시장 관광버스정류장에 잠시 정차할 것이니, 대원들에게 반드시 탑승시간을 지켜달라고 당부를 한다.


버스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마치고 도로를 건너, 11시 52분, 이정표가 있는 산길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겨울날씨치고는 드물게 포근하고 맑은 날씨다. 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구름이 낮게 깔린 찌푸린 날씨였었는데 통영으로 들어서면서 확연히 달라진 날씨가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등산로 입구이정표

기러기 편대를 이룬 대원들이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다. 15분 쯤 오르니 땀이 솟아, 윈드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기고, 최후미로 쳐져 천천히 뒤를 따른다. 12시 19분, 왼쪽에 보이는 전망대에 잠시 들러, 오른쪽으로 통영 시가지를 굽어보고, 왼쪽의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는 대원들

 

첫 번째 만난 전망바위에서 본 10시 방향의 조망

12시 25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산행들머리인 세포고개에서 0.9Km 떨어진 지점이다. 12시 31분, 미륵산 1.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6분 후, 통신탑이 있는 현금산(386m)에 올라 서호만과 그 너머 통영 시가지를 굽어본다. 오른쪽으로 미륵산이 우뚝하다.  

산양읍 갈림길 이정표

 서호만 과 통영시가지 그리고 오른쪽의 거제도

현금산의 통신탑

12시 44분, 안부에 내려서서, 눈앞에 우뚝 솟은 작은망 암봉을 카메라에 담고, 7분 후, 그 암봉에 올라 한동안 탁 트인 조망을 즐긴다. 이어 돌탑과 정상석이 있는 정토봉(작은망, 335m)으로 건너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가야할 미륵산을 바라본다.

안부에서 올려다 본 작은망 암봉

암봉에서 본 정토봉과 미륵산

서쪽 조망

한려수도, 정면의 거제도, 오른쪽이 한산도

정토봉에서 본 암봉과 현금산

정토봉 정상석과 돌탑

1시 55분, 이정표, 미륵산 등산안내도와 쉼터가 조성돼 있는 사거리 안부, 여우치(미륵치)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미륵산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좁은 암릉길을 지나고, 왼쪽에 뾰족한 암봉이 솟아 있는 전망바위를 거쳐, 철 계단을 올라 주위 조망을 즐긴다.

여우치 이정표

돌탑과 태극기

좁은 암릉길

암봉

철 계단 이에서 본 암봉 꼭대기

10시 35분, 인파로 붐비는 미륵산 정상에 오른다. 미륵산은 본래 암봉인 모양인데 지금은 정상에 마루를 깔고,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맨땅을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방이 탁 트여,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통영 주변의 멋진 풍광을 한 눈에 즐길 수 있어, 정상은 많은 등산객들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이고 정상석 주변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올려다 본 미륵산 정상

정상 암릉

정상석

봉수대터

정상 곳곳에 안내판들이 세워져 있어 조망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돕고 있다.


정상에 있는 상부 종합안내도 - 검정색은 덱크 길, 노란색이 등산로다

봉수대 쉼터

안내문

통영항 전망대

 

한려수도

복잡한 정상에서 계단 길을 따라 내려, 봉수대 쉼터를 지나고, 용화사 갈림길 사거리에 이르러, 오른쪽에 보이는 당포해전 전망대를 둘러보고, 박경리묘소 전망쉼터에 앉아, 잠시 정상주를 마시며 쉰 후, 남쪽으로 75m 떨어져 있는 정지용시비를 둘러보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용화사로 향한다.

사거리 갈림길 이정표

박경리묘소 쉼터 전망대

 당포해전 전망대

 

 

당포해전 해전도


 

 

 

당포해전 안내문


 

정지용 시비가 있는 데크


 

정지용 시비

돌 많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2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로 내려선다. 왼쪽은 미륵사, 오른쪽은 띠밭등 샘터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직진 길에는 아무 표시가 없다. 지도를 꺼내보고 직진한다. 낙엽이 쌓인 등산로가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로 이어지고 곳곳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2시 15분, 정상에서 왼쪽로 내려서서, 임도를 건너고, 2시 30분, 용화사에 도착하여, 잠시 절을 둘러본 후, 2시 42분, 용화사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이르러 오늘 산행을 마친다.

도솔암/ 띠밭등 샘 갈림길 이정표


 

용화사 - 초겨울 단풍이 이채롭다

보광전


 

보광전 안내판(사진 크릭하면 커짐)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광장 부근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버스는 4시 정각에 광장을 출발하여, 4시 20분, 중앙시장에서 뒤풀이를 즐긴 대원들을 픽업한 후, 서울로 향한다.

통영은 여러 차례 와 봤고, 차를 타고 미륵도를 지나며, 미륵산을 보았지만 섬에 올돌하게 솟아 있는 단산에 불과하고, 케이블카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등산할 만한 곳은 못된다고 생각하서, 지나쳐 버린 곳이다. 하지만 이후 미륵산이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든다는 소리에, 일부러 찾아와 보니, 명불허전, 과연 명산이다.

 


(2011. 12. 1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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