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리 뉴골든브릿지호에서 본 석양의 인천항

 

 

중국의 화산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주선하는 여행사나 산악회들이 번번이 성원 미달로 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이제껏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산이 좋은 사람들”이 모객 중인 5박 6일 숭산, 화산 트레킹의 출발이 10월 12일자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이다.

 

화산트레킹 출발이 확정된 것만으로도 족한데, 거기에 숭산트레킹과 소림사구경까지 덤으로 끼워준다는데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일찌감치 예약을 하고 계약금 20만원을 송금한다. 여행비용은 기본 699,000원에 단체비자수수료 25,000원과 가이드 팁 20,000원을 더해, 총 744,000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인천-청도 간의 왕복은 위동페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2013년 10월 12일(토)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택시로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택시요금 3,000원) 집합시간인 3시 보다 15분 빠른 시간에 대합실로 들어서니, 대합실은 인파로 가득하고, 다른 대원들도 모두 도착한 모양이다.

 제2국제여객선 터미널 출국장

 

이번 여행의 참여인원은 모두 16명이다. 구로 부녀자회에서 온 아주머니 8분, 남자단체 3명, 부부 한 쌍, 그리고 나를 포함한 독립군 남성 2명과 화산답사를 위해 참여한 산이 좋은 사람들의 이성근 회장 등이다.

소림사 탑림 앞에서 단체기념사진(펌)

 

처음 와 본 여객터미널 대합실을 둘러본다. 중국 사람들이 많아 시끄럽다. 비치된 안내 리플렛을 보니 우리가 타고 갈 배는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Ⅴ호로, 출항시간은 오후 7;30분에, 청도까지의 소요시간은 16시간이다. 운임은 자리에 따라 144,300원에서 204,300원으로까지 다양하다. 처음 타 보는 것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궁금한 것이 많다.

매표소

 

 

운임

 

 

웨이동 페리 골든브릿지호

 

4시 30분 경 출국심사를 마치고 배에 오른다. 생각보다 훨씬 큰 배다. 에스칼레타를 타고 2개 층을 올라, 잉어상이 있는 홀에 이른다. 벽에 걸려있는 배치도를 보니, 선실 외에 식당, 남녀 사우나, 편의점, 영화관, 노래방, 커피숍, 라이브카페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다. 총 톤수 29,554톤, 전장 195.95m, 최대운항속도 55Km/h, 여객정원 660명, 컨테이너 적재량 325. 종업원 70여명이 승선하고 있는 대단히 큰 배다.

승선

 

 

메인 로비의 인어상

 

우리 선실은 2층 304호실에 방이 상하로 배치되어 있고 방 번호가 붙어 있다. 내 방 번호는 ‘304-40’이다. 304호실의 40번방이라는 뜻이다.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이지만, 비교적 깨끗하고, 조용하다. 다만 승객이 많다보니 종종 도난사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교대로 방을 지켜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선실 1

 

 

선실 2

 

위동항운(威東航運)은 한.중의 합작회사인데 북한의 영해를 통과해야하는 관계로 선적은 중국이지만 사장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북유럽여행 때 타 보았던 살자라인 보다는 규모도 작고, 호사스럽지는 못해도 아시아최대규모의 카페리라고 한다. 잠시 선내를 둘러본다.

 상갑판

 

 

구명보트

 

 

 식당

 

 

 참치코너

 

 

 휴게실

 

저녁식사를 하고 갑판으로 나와 해질 무렵의 인천항 부근 풍광을 즐기고, 7시경 배가 출항하자. 배의 출항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와 아름다운 인천대교에 온통 시선을 빼앗긴다. 배가 항구를 벗어나 깜깜한 바다 위를 달릴 때 까지 갑판 벤치에 앉아 있다. 선실로 돌아와 잠시 책을 보다 잠자리에 든다. 다소 어수선한 감은 있지만 비행기여행보다 공간이 넓고 여유가 있어 좋다.

 해질 무렵의 인천항

 

 

 낙조

 

 

 출항

 

 

 인천 포트

 

 

 인천대교

 

2013년 10월 13일(일)

한국시간 5시 30분(현지시간 4시 30분)에 일어나 좁은 침상에서 3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서둘러 화장실을 사용한 후, 갑판 위로 올라간다. 우리 시간으로 6시 30분이 지난 시각이라, 사위가 밝아지긴 했으나, 아직은 동쪽 끝 바다와 맞닿은 하늘에는 붉은 기운조차 없다.

사위가 밝아지고

 

7시가 다 되어 하늘이 붉어지더니, 10분 즘 지나자 비로소 구름 위로 멀리 햇님이 모습을 보인다. 바다에서 장엄하게 치솟아 오르는 불타는 태양을 기대했었는데 실제로 본 햇님은 조용하기만하다. 아침식사시간을 알리는 방송소리가 들린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갑판으로 나와 바다 구경을 한다.

여명

 

 

 일출

 

멀리 청도가 모습을 보인다. 11시(현지시각)가 다 되어 배가 청도항에 도착하고, 하선하여 현지 가이드를 만나, 우선 점심식사를 하러, 경복궁이라는 한국식당으로 향한다. 식사를 마치고 12시 30분, 버스에 올라 800km 떨어진 등봉으로 향한다. 숭산이 있는 곳이다.

 멀리 청도가 보이고

 

 

 배가 항구로 접근한다.

 

 

경복궁

 

조선족 출신의 가이드가 우리들의 이번 여행을 간략히 소개한다. 이번 5박 6일 동안에 우리들은 약 3,000Km를 달려, 중국의 23개 성 가운데 산동성, 하남성, 섬서성의 3개성을 방문하고, 중국의 5악 중에 화산(서악)과 숭산(중산)을 오르는 위업을 달성한다고 한다.

6Km가 넘는 긴 바다 밑 터널을 지나고

 

이윽고 버스가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왕복 6차선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다.(우리나라도 박정희 대통령은 6차선 고속도로를 계획했으나, 김대중, 김영삼이 결사반대하는 바람에 4차선으로 타협을 본다.) 가이드는 고속도로의 통행제한 속도가 승용차 120Km/h, 버스 100Km/h, 화물차 80Km/h라고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이랬다면, 버스연합, 화물차조합이 부자들만 우대하는 차별대우라고 연일 데모를 하며 시정을 요구 했을 것이다. 민주화가 너무 잘 된 나라, 그래서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하지만 우리의 중국인 기사 장 따거는 100Km는 고사하고, 경제속도를 유지할 속셈인지 시간당 80Km 정도의 속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달린다

고속도로

 

버스는 대원들의 용무를 위해 잠시 휴게소에 들르는 것 외에는 계속 고속도롤 달린다. 현지시각으로 5시가 지나자. 차창 밖으로 지는 해가 보이고, 5시 25분 경, 오른쪽 창문 거대한 암산이 보인다. 아마도 태항산 줄기인 모양이다. 6시경 버스는 곡부에 도착하여, 약 40분 동안 저녁 식사를 한 후, 어둠 속의 고속도로를 계속 달려, 밤 12시 20분 경, 등봉에 진입하고, 이어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 한다. 청도를 출발 장장 12시간 만에 등봉에 도착한 것이다. 과연 중국은 큰 나라다.

5시가 넘자 해가 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암봉

 

 

저녁식사를 한 곡부

 

 

자정이 넘어 도착한 호텔

 

가이드는 6시30분 모닝 콜, 7시 식사, 7시 30분 출발이라고 아침 일정을 알려준다. 호텔 방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고, 중국 특유의 고약한 냄새도 나지 않는다. 아침에 제공되는 뷔페도 그런대로 먹을 만한 수준이다.10여 년 전의 중국호텔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201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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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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