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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변에는 많은 산들이 있지만, 강북의 대표적인 명산은 북한산, 강남의 명산으로는 관악산(692.1m)을 꼽는다. 관악산의 지형도를 보면 동쪽의 관악산과 서쪽의 삼성산이 무너미고개에서 만난다. 두 개의 산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산이다. 따라서 관악산이라고 하면 이 두 개의 산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보통이다.
삼성산이 따로 별도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삼막사(三幕寺) 덕이 아닌 가 싶다. 신라 때 원효, 의상, 윤필 등이 암자를 짓고 수도를 한 곳이라 삼막사라는 절 이름이 생겼고, 그 삼막사 뒤로 우뚝 솟은 봉우리이다 보니 삼성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나보다.
2009년 5월 9일(토)
9정맥 종주가 끝나면 100대 명산을 중심으로 명산순례를 할 예정이다. 마침 명성산을 간다는 산악회가 있어 신청을 해 놓았지만, 금요일 오후, 참여자들이 적어 산행계획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혼자라도 가 볼까 생각했으나, 차편을 알아보고, 코스를 사전에 도상 답사하는 등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관악산은 연주대를 정점으로 하는 여러 능선을 타 보았지만, 아직 삼성산은 가 본 적이 없다. 100대 명산에 속하는 관악산의 반쪽만을 구경한 셈이다. 기회가 있으면 언제고 가 보아야겠다고 관심을 가졌던 곳이라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산행계획을 세울 수가 있어 산행코스를 『관악산 입구-돌산-칼바위(446m)-장군봉(412m)-삼성산(455m)-깃대봉(477m)-삼막사-제2전망대(239m)-관악역』으로 잡는다.
요즈음은 토요일 휴무인 곳이 많지만 그래도 직장인들의 출근시간을 피해 8시 30분경에 집을 나선다. 먼 거리가 아닌데도 두 차례나 지하철을 바꿔 타고, 2호선 서울대입구 3번 출구로 나오니, 관악산입구 행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녹색 지선버스 555A와 555B가 관악산입구 행이다.
등산안내도/부분
9시 38분, 관악산 입구에 도착한다. 마침 공사 중인 입구는 등산객들로 무척이나 붐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등산안내판에서 오늘의 등산구간을 카메라에 담은 후, 관악산으로 들어선다. 9시 46분,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갈림길에서 오른쪽 돌길로 들어선다.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시장 통 같이 붐비는 호수공원길에 비해 이쪽 길은 제법 호젓하다. 길가 돌 위에 배낭을 벗어 놓고 산행준비를 한 후, 예쁜 돌길을 천천히 따라 오른다. 9시 56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로프가 걸린 오르막이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오른쪽 길로 진행한다.
아름다운 돌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에 올라, 듬성듬성 바위들이 보이는 넓은 맨땅 오름길을 천천히 오른다. 왼쪽으로 바위 하나가 우뚝하다. 등산로를 버리고 올라서니 말뚝 삼각점이 있다. 다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왼쪽으로 돌산이 보이고, 10시 20분 돌산 아래에 선다. 등산로는 우회로로 이어지는데, 젊은이 몇 사람이 암릉을 타고 바로 오르기에 뒤따라 올라선다. 위험하거나 힘이 드는 암릉은 아니다. 구지 우회할 필요가 없겠다. 암릉 위 삼각점이 있는 곳에 서서 서울대를 굽어보고, 관악산을 우러른다. 340도 방향으로 신림동 아파트단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말뚝 삼각점이 있는 바위
돌산
돌산으로 오르는 암릉길,
돌산 삼각점
서울대
관악산
340도 방향의 조망
10시 24분, 태극기가 휘날리는 돌산 정상에 오른다. 누군가가 바위에 흰 페인트로 옥문봉(玉門峯)이라고 써 놓았다, 달필이다. 인근 주민들은 사이에서는 아마도 옥문봉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정상에서 가야할 능선과 삼성산, 그리고 관악산과 무너미고개를 바라본다.
돌산의 태극기
옥문봉
가야할 능선
삼성산
관악산과 무너미고개
암릉을 내려서서 10시 31분,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이정표가 있고, 119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는 현 위치가 돌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정표는 150m 떨어져 있다고 정확히 알려준다.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평탄한 산책길을 한동안 걷다, 다시 암릉 오름길을 오르며 장군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민주동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19 표지판
이정표
송림 산책길
암릉길
민주동산
10시 47분, 용암천 119 표지판이 있는 안부를 지나, 우회길을 버리고, 왼쪽에 보이는 암봉으로 바로 오른다. 정면으로 칼날바위능선이 잘 보이는 조망이 좋은 암봉이다. 10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이정표는 삼막사까지의 거리가 2.7Km라고 알려준다.
칼바위능선이 잘 보이는 암봉
안부사거리 이정표
와이어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시야가 트여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정동방향으로 관악산을 본다. 11시7분, 119표지판에 이른다. 표지판은 현재의 위치가 곰바위라고 알려주는데, 바로 그 옆에 있는 위험지역 안내판은 이곳을 칼바위라고 표기하고 있다. 우회로는 오른쪽으로 이어지지만 무시하고 직진하여 암릉을 오른다.
와이어 로프길
지나온 능선, 돌산이 보인다.
정동방향의 관악산
119 위치 표지판
위험지역 안내판
암벽이 앞을 막아선다. 발 놓은 곳 손잡을 곳이 있어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 뒤가 어떤지를 알 수가 없고, 숏 다리로 암벽을 오르다가, 무리하게 다리를 넓게 벌리면, 쥐가 날 염려도 있겠다. 무리하지 않고 우회로로 내려서서 암릉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암릉 꼭대기에 태극기가 휘날린다. 고도 446m의 깃대봉이다. 곰바위, 칼바위, 깃대봉의 3가지 이름으로 헷갈리는 곳이다.
암벽
국기봉
좁은 암릉길을 오르내린다. 뒤를 돌아보니 국기봉과 돌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조망이다. 11시 30분, 신록이 아름다운 넓은 사거리로 나온다. 이정표가 왼쪽은 삼거리, 오른쪽은 활터, 그리고 삼막사까지는 2.2Km라고 알려준다. 11시 32분, 장군봉(412m)을 지난다. 아무 표시도 없어, 무심히 지나치다 보면, 장군봉인지 모르고 지나게 된다.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주머니도 보인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활터 갈림길 사거리
이정표
장군봉
송림 사이로 넓게 이어지는 완만한 산책길을 따라 장군봉을 내려선다. 산책객들이 한결 많아진다. 정면으로 통신안테나가 높이 솟은 삼성산이 가깝고, 그 왼쪽으로 관악산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시흥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지나자 등산객들은 더욱 많아지고, 서울대갈림길 안부에 이르니, 등산로는 시장터를 방불케 한다.
장군봉을 내려서는 넓은 산책길
삼성산
관악산
가야할 또 다른 국기봉
서울대 갈림길 안부
다시 암릉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암릉을 네발로 기어오르니, 태극기가 휘날리는 또 다른 국기봉이다. 직진하여 내려서면 무너미고개로 이어지고, 삼성산으로 가려면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서야한다.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위험지역 안내판이 보인다. 12시 16분, 119 위치 표지판(국기봉)이 있는 넓은 암반 위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국기봉 정상
위험지역 안내판
뒤돌아 본 국기봉
국기봉 아래 넓은 암반
12시 41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암릉길을 내려서서, 12시 46분, 시멘트도로에 이른다. 119 위치 표지판은 현 위치가 거북바위라고 알려준다. 왼쪽은 통신시설이 있는 삼성산 초소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삼막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삼성산 우회로로 들어선다. 12시 51분,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고, 커다란 바위가 있는 안부를 지나, 다시 왼쪽 샛길로 접어드니 바로 삼성산 통신시설 철조망에 이른다.
삼성산초소, 삼막사 갈림길의 119 표지판
돌 많은 안부를 지나고
통신시설 철조망
삼성산 정상을 코앞에 두고도 오르지를 못하고, 능선으로 진입하여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우뚝 솟은 바위에 올라 가야할 476m봉(또 다른 국기봉)을 바라본 후, 조망이 좋은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걷는다.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암릉길과 삼성산 정상이 그림 같고, 70도 방향으로 관악산과 팔봉능선이 조망되는데, 서남쪽으로는 하산할 능선 위에 봉긋하게 솟은 367m봉과 제2전망대가 나침반 역할을 한다.
가야할 476m봉에 태극기가 보인다.
지나온 암릉과 삼성산 정상
하산해야 할 능선 위의 367m봉과 제2전망대
관악산 정상과 팔봉능선
1시 20분, 성불암 갈림길을 지나고, 1시 32분, 국기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젊은이가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캔 맥주를 팔고 있다. 반가워 캔 맥주 값을 물으니 4,000원이란다. 마시고 싶은 욕망과 가격을 비교한다. 지나친 가격이란 생각이 우세하여, 물통의 물만 마시고, 암봉을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삼막사를 굽어본다.
성불암 갈림길
국기봉 정상
1시 40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하산할 능선을 확인하고, 1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오른쪽 약 10분 거리의 삼막사로 향한다. 1시 56분, 삼막사에 이르러, 삼귀자, 월암당, 천불전, 명부전, 등을 두루 둘러보고, 2시 25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제2전망대로 향한다.
하산할 능선, 왼쪽 봉우리가 제2전망대
삼막사 갈림길 이정표
삼귀자
삼귀자 안내판
월암당
천불전
관음상인가?
갈림길의 산림욕장 안내도
부드러운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춘다. 가야할 367m봉과 제2전망대를 가까이 보고, 안양시가지를 내려다본다. 2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안양예술공원 주차장 갈림길을 지나고, 367m봉을 오르며 뒤돌아 삼성산, 삼막사, 국기봉을 한눈에 바라본다.
386m봉
제2전망대
안양시가지
뒤돌아 본 삼성산, 삼막사, 국기봉
367m봉은 암봉이다. 암릉길을 내려서서 제2전망대로 향한다. 암릉길을 걸으면서 전후좌우로 보는 조망이 가히 일품이다. 2시 58분, 삼림욕장 안내도와 표지목이 있는 제2전망대에 오른다. 암봉 위에서 경인교대, 외곽순환도로, 그리고 안양 시가지를 굽어본 후, 아기자기한 암릉길로 내려선다.
367m봉 정상
가야할 능선과 제2전망대
뒤돌아 본 367m봉
제2 전망대
경인교육대
외곽순환도롤
가야할 암릉길
암릉길을 내려서니 넓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3시 13분, 관악역 갈림길을 지나고, 17분 후, 삼막동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3시 39분, 심성초등학교 갈림길에 이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정표의 그 방향 글자를 검은색으로 덮어 지우고, 화살표에 X표를 해 놓았다. 길 폐쇄라는 의미일 터이지만 무시하고 넓고 뚜렷한 길을 따라 내린다. 등산로는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고, 다행히 철책 문이 열려있다.
관악역갈림길 이정표
길 폐쇄 표시 이정표
아파트단지를 통과하고, 3시 45분, 정문을 나와 왼쪽으로 내려서다, 슈퍼에 들러 캔 맥주 산다. 이어 1번 국도로 나와, 지하도를 통해 도로를 건너고, 3시 55분, 관악역에 도착한다.
아파트 단지를 나서고
1번국도
관악역
9시 38분, 관악산 입구에서 출발하여 3시 55분, 관악역에 도착하였으니, 약 6 시간 정도 산행을 한 셈이다. 아기자기한 암릉 길 그리고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편안한 산책로, 암릉에서 보는 시원한 조망 등 실로 멋진 산행코스다. 북한산의 비봉능선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인데 규모는 좀 작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더 낫다.
(2009.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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