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평원 억새밭과 그 뒤로 보이는 재약산

 

영남알프스는 울산 울주구 상북면과 경남 밀양군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해발 1천m 이상의 8개 산군(山群)을 지칭한다. 가지산(1,240m), 운문산(1,188m), 천왕산(1,189m), 재약산(1,119m) 신불산(1,208m) 영축산(1,059m), 고헌산(1,032m), 간월산(1,083m) 등이 그것으로 유럽의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는 뜻에서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남알프스 개념도

 

영남알프스의 명물은 8∼9분 능선 곳곳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이다.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 60여만 평의 신불평원과 간월산 아래 간월재에도 10만여 평의 억새군락지가 있으며 고헌산 정상부근에도 20만여 평의 억새밭이 새하얀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재약산 사자평원은 1백여 만평에 이르는 영남알프스 제일의 억새군락지이었으나 억새평원에 잡목이 늘어나고 소나무를 심어 이제는 억새명소로의 빛을 잃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09년 10월 7일(수)
영남알프스 8개의 산군 중, 가지산, 신불산, 영축산, 간월산은 낙동정맥을 하면서 지났고, 운문산은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찾은 바가 있어, 영남알프스 중에 천황산, 재약산이 빠져 아쉬워하던 차에 정 산악회가 안내를 한다는 소식에 만사를 젖히고 산행신청을 한다.

 

정 산악회는 처음 참여한다.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보지만 특별한 정보가 없다. 정현숙 회장님이 자신의 성(姓)을 걸었고, 경유지가 강남에는 한 곳도 없다는 것이 눈에 뜨일 뿐이다. 7시 20분, 천호역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좌석은 35번, 비회원에 뒤 늦게 신청을 했으니 불만은 없지만 뒷좌석의 나이 드신 분이 시종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이 거슬린다. 아마도 회원 같은데, 시끄러우니까 산악회에서도 뒷자리에 배치를 한 모양이다. 저렇게 늙으면 안 되는데....

 

버스가 최종 경우지인 상일동을 지나자 버스 안은 만석이다.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평일에 만석이라니 흔한 일이 아니다. 당일로 영남알프스를 가기 때문인가? 회비가 이동거리를 감안하여 32,000원이니 싸기 때문은 아니겠고....버스가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아침식사 용으로 김밥과 백설기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하고, 실백을 띠운 따끈한 매실차를 따라준다.

 

이어서 배포하는 일몰시간까지 기재한 산행지도가 독특하다. 이윽고 정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한 후, 산행코스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오늘 산행을 도와줄 대장은 모두 4명이다. 산행 중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해 줄 터이니 기다렸다 후미대장에게 이야기하라고 한다. 상당히 자신이 있는 이야기이다. 언제까지 하산하라는 말도 없다. 다만 산행을 무사히 끝내고 10시 30분 경 서울에 도착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산악회가 배포한 개념도

 

버스는 용무를 위해 괴산과 청도 휴게소에 잠시 머무른 후 밀양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24번 국도를 달리다. 69번 국지도로 들어서서 배내고개를 향해 남진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빗방울이 흩날린다. 정 회장이 마이크를 잡더니 1000m가 넘는 고산이라 날씨 변화가 심하다며, 꼭 우비를 준비하고, 방풍재킷을 챙기라고 당부한다.

 

버스가 강한 바람을 뚫고 가파른 오르막도로를 힘겹게 오른다. 배내고개를 바로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오르막에서, 마주 내려오는 차를 피해 오른쪽으로 바짝 붙어 방향을 틀던 버스는 차체 앞부분이 도로면에 닿아 더 오르지를 못하고 멈춰 선다. 기사양반이 후진을 시도해 보지만, 이내 차 뒤축도 도로에 닿아 움직이지를 못한다. 전진도 후진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차 문마저 열수가 없어, 대원들은 뒤 창문으로 한사람 씩 탈출을 시도한다.

뒤 창문으로 탈출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이 힘을 합쳐 버스를 밀어보지만 차축이 도로에 닿은 버스는 요지부동이다. 시간은 자꾸 흘러 30여분이 후딱 지나고, 시각은 12시를 넘어선다. 창문으로 탈출한 대원들은 세 찬 바람 속에서 산악회의 조치를 기다리며 서성댄다. 12시 16분, 버스를 버려둔 채, 대원들은 선두대장을 따라 배내고개로 향한다.

 

12시 22분, 배내고개 주차장에서 서남쪽으로 천황산과 재약산을 바라보고, 12시 24분, 나무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로 들어서니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어 비로소 정신을 가다듬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숲을 벗어나 초지를 지난다. 강한 바람에 억새와 풀들이 이리저리 휘둘린다. 12시 43분, 능선에 올라 160도 방향으로 우뚝 솟은 신불산을 바라보고, 12시 50분, 헬기장을 지난다. 이 길은 2008년 6월, 낙동정맥을 하면서 가지산에 오르고, 능동산을 거쳐 하산했던 곳이라 낮이 익다.

내고개 주차장에서 본 천황산과 재약산

헬기장

 

12시 53분, 이정표가 있는 가지산 갈림길에 도착하여, 전망대에서 시커먼 구름을 이고 있는 고헌산을 카메라에 담고, 3분 후, 삼각점<언양 312/1982 재설>, 돌탑,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능동산(981m)에 올라, 160도 방향으로 다시 신불산을 바라보고, 바람을 피해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바람은 여전하나,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삼거리 이정표

망대에서 본 고헌산

능동산 정상

 

완만한 내리막길을 빠르게 진행하여, 1시 5분, 임도에 내려서고, 잠시 이를 따라 걷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키를 넘는 잡목지대를 지나 나지막한 둔덕에 오르니, 뜻밖에 능동 2봉(968m)이라는 정상석이 보이고 등산로는 왼쪽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임도

능동2봉

 

1시 18분, 안부에 내려섰다, 키를 넘는 잡목과 억새 사이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올라, 1시 20분, 조망이 트인 너른 공터에 이른다. 서쪽으로 천황산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이 웅장하고, 300도 방향으로 가지산이 우뚝하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시 24분, 다시 임도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키를 넘는 잡목과 억새밭을 지나고

공터에서 본 서쪽 조망

300도 방향의 가지산

 

임도가 이리구불 저리구불 이어지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주위의 웅장한 산세와 지나온 능선을 뒤 돌아보며 약 20분 정도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잔뜩 흐리기만 했던 하늘에서 후드득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한 무리의 대원들이 임도에 자리를 펼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곳에서 돌로 눌러 놓은 산악회 종이표지판이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라고 지시를 한다.

임도를 걷다 뒤돌아 본 능동산

임도 버리고 오른쪽 숲으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빽빽한 잡목 숲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빗방울은 여전히 후드득 거리지만 배낭커버를 씌워야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급한 오르막길을 6분 정도 올라 이정표가 있는 첫 번째 얼음골 갈림길에 이른다. 고도계의 수치는 1000m를 넘어선다. 천황산으로 향해 오르며 시야가 트여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첫 번째 어름골 갈림길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1시 56분, 시야가 트인 작은 둔덕에 오르니 길가에 삼각점이 보인다. 1,050m봉인 모양이다. 왼쪽으로 천황산의 부드러운 능선과 재약산의 암봉이 보인다. 조금 더 오르니 낡은 119조난 위치 표지판이 서 있는 너른 공터다. 억새가 듬성듬성 보이는 너른 초지 너머로 천왕산이 가깝다.

길가의 삼각점, 1050m봉이라고 짐작한다.

험상궂은 재약산

부드러운 천황산

 

억새밭 사이를 걷는다. 개가 컹컹 짖어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마당에 찦차가 세워져 있는 주택이 모습을 보인다. 등산로는 주택 앞을 지나 오른쪽으로 굽어져 능선으로 이어진다. 능선입구에 ‘사자평원 고산습지 보호안내문’ 과 이정표가 보인다. 천황산을 사자봉이라고도 부르는 것을 보면 이곳이 사자평원인 모양이다.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들어서며 뒤돌아 사자평원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자평원의 주택

사자평원 고산습지 보호안내문

이정표

돌아본 사자평원

 

2시 14분, 천왕산 1.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계단길을 오른다. 바람이 거세지며 안개가 몰려오고 빗방울이 흩날린다. 등산로는 능선왼쪽 사면의 잡목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2시 22분, 천황산 0.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습지 사이로 조성한 목책 길을 걷는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다 안개사이로 천황산 정상이 보인다.

이정표

목책길

 

목책길을 벗어나 눈앞에 보이는 정상을 향해 걷는다. 거센 바람에 몸이 날라 갈 것 같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서둘러 돌탑과 이정표 그리고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정상을 내려선다. 돌이 많은 가파른 내리막이다. 바위 위에 정교하게 쌓아 놓은 작은 돌탑들이 눈길을 끈다. 안개 사이로 천황재와 재약산이 모습을 보인다.

정상의 돌탑

이정표

정상석

내리막길에서 본 작은 돌탑들

안개 속의 천황재와 재약산

 

바위가 많은 암릉길이 끝나고 나무계단을 내려서며 천황재와 재약산을 가까이 본다.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고, 저 아래 간이매점의 연통에서 나오는 연기가 따듯하게 느껴진다. 앞섰던 대원들은 간이매점의 따듯한 난롯가에서 쉬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서둘러 매점으로 다가간다. 매점 앞의 이정표에는 재약산 수미봉까지는 1Km/30분, 천황재에서 표충사까지는 3.7Km/1시간 30분이라고 적혀있다.

가까이 본 천황재와 재약산, 재약산 오르는 길에는 인적이 없다.

간이매점 연통에서 연기가 따듯해 보인다.

이정표

 

2시 55분, 간이매점 앞에 이르니, 비닐 문이 열리며,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들인다. 매점 안 가득히 대원들이 쉬고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달랑 대원 두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대원들은 강한 바람에 겁을 먹고, 천왕재에서 표충사 쪽으로 탈출을 한 모양이다. 어쨌건 우선 따끈하게 마실 것으로 오뎅 탕을 주문하고, 서둘러 어한 주를 마시며 몸을 덥힌다.

 

커피를 다 마신 대원 두 사람이 먼저 출발하고, 혼자 남아 따끈한 오뎅으로 허기와 추위를 동시에 달랜다. 매점 밖으로는 여전히 천군만마가 치닫는 소리를 내며 바람이 기승을 부린다. 지금 시각이 3시 5분, 산행을 시작하여 2시간 30여분이 지난 시각이다. 이제 재약산을 넘고, 층층폭포를 거쳐, 옥류동천으로 내려서서 표충사까지 이르는 시간은 2시간 30분이면 가능 할 터이니, 시간은 충분하다. 혼자서라도 재약산을 넘겠다고 생각하며 서둘러 식사를 마친다.

 

비닐 문이 열리며 등산객 네 명이 들어선다. 반갑게도 우리 일행이다. 이들도 탈출할 생각은 없고, 재약산을 넘겠다며 막걸리를 주문한다. 3시 14분, 이들에 앞서 간이매점을 나와, 3시 18분, 이정표와 쉼터가 있는 천황재를 지나고, 목책길을 따라 바람을 헤치며, 천천히 재약산으로 향한다. 식사 후라 오르막길이 힘겹다.

천황재 이정표

쉼터

길게 이어지는 목책길

 

작은 둔덕을 넘어서서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바람소리에 섞여 멀리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서둘러 막걸리를 마신 후미일행이 다가오고 있다. 바위가 많은 암릉길에서 이들에게 길을 내주고 최후미로 혼자 떨어진다. 3시 43분, 이정표가 있는 주암계곡 갈림길을 지나 암릉길을 걷는다. 돌 많은 암릉길에서 앞사람들의 발자국을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잠시 발자국을 찾아 헤매다, 왼쪽 바위에 올라선다, 조망이 트이며 천황산과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후미 그룹이 모습을 보이고

이정표

천황산과 지나온 능선

 

3시 50분, 후미대장이 기다리고 있는 재약산 정상에 올라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서둘러 후미대장의 뒤를 따른다. 거센 바람 속에서 홀로 뒤쳐진 나를 기다려준 후미대장이 고맙고, 미안하다. 능선은 남쪽 문수봉으로 이어지고, 그 너머로 코끼리봉, 재약봉 능선이 우뚝한데, 등산로는 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이어진다.

재약산 정상

재약산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능선

 

저 아래 안부를 지나는 대원들을 굽어보고, 5분 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직진하여 문수봉을 넘고, 적조암을 거쳐, 표충사로 내려서는 길은 약 3.0Km, 왼쪽의 임도를 따라 걷다, 층층폭포, 흑룡폭포를 지나 표충사로 내려서는 길은 4.0Km가 넘어 1Km이상 거리차이가 나는데, 산악회는 우리들을 임도 쪽으로 유도한다. 완만하게 구불구불 이어져 내리는 신작로처럼 널찍한 비포장도로를 빠르게 달려 내린다.

능선안부를 지나는 대원들

이정표

 

4시 10분, 진불암 갈림길을 지나고, 4시 25분,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있는 층층폭포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가파른 계단을 내려선다. 4시 28분, 층층폭포 앞에 걸린 긴 출렁다리를 건넌다. 울퉁불퉁 바위들이 튀어 나온 절벽위로 가는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다리가 흔들려 사진이 흔들린다. 제대로 사진을 찍으려면 폭포 아래로 내려서야 하겠지만, 갈 길이 바쁜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층층폭포 갈림길 이정표

출렁다리에서 찍은 층층폭포

 

등산로는 깊은 계곡으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골짜기로 내려서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다리를 건넌다. 다리 아래로 보이는 계곡이 까마득하다. 4시 54분, 흑룡폭포 앞에서 쉬고 있는 대원들을 만난다. 서둘러 폭포를 카메라에 담고 앞서 나간다. 이제 표충사까지는 2Km 정도가 남았지만, 도중에 계곡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표충사를 둘러보고, 6시 이전에 주차장에 도착하려면 여유가 없다.

다리 아래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계곡

흑룡폭포

 

4시 57분, 표충사 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돌 많은 계곡길를 달려 내린다. 오른쪽 계곡에서 땀을 씻는 대원들이 보인다. 계곡으로 내려서서 웃옷을 벗고 땀을 닦는데 오싹 추위가 느껴진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5시 34분, 표충사로 들어서서, 약 10분 정도 경내를 둘러 본 후 일주문을 나선다.

표충사 3층석탑

대광전과 팔상전

표충사

표충사 일주문

 

이미 어둑해 지기 시작하는 도로를 서둘러 달려 내린다. 5시 57분,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며 천황산과 재약산을 카메라에 담고, 버스에 도착하여 뒤풀이 장으로 끼어든다. 된장국에 오징어 볶음, 나물에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 산악회에서 준비한 음식이 푸짐하다. 막걸리잔, 소주잔이 돌고 취기가 오른다.

주차장 입구 다리에서 본 천황산, 재약산

 

이윽고 하산한 대원들이 모두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 3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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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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